대학을 졸업하며 사회에 진출할 때만 해도, 내가 다시 공부를 하고 싶어하게 될 줄은 몰랐다.
벌써 입사한 지도 4년.
서른을 넘겨 나는 다시 공부하고 싶다는 강한 열망에 사로 잡혀 버렸다.
지금 다니는 회사에 염증을 느껴버린 탓도 있을 것이고,
10년 후의 내 모습이 너무 불투명하다는 생각에 새삼 불안에 빠진 탓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현실에 안주해 발전 없는 나날을 보내는 내 자신에 대한 혐오 탓이 가장 클 것이다.
아직까지도 나는 이렇다 할 결정을 내리지는 못했다.
겨우 겨우 갖춰야 할 것들만 갖춰서 대학원 원서만 썼을 뿐이다.
어떻게 써야 할 지도 모르는 에세이를 겨우 끄적거리며 잠시 고민에 빠져 보지만, 이내 일상으로 돌아와 버렸다.
지난 8월, 토요일에 있었던 입학설명회에 참석했던 때만 해도 배움에 대한 강한 열망으로 당장이라도 회사를 그만 두고서 대학원 진학 준비를 할 것 같았지만,
어느새 나는 내년에 있을, 과장 진급 후의 내 모습과 대학원 졸업 후 다시 사회에 진출했을 때의 내 모습을 비교해 보며 열심히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을 따름이다.
결과가 나오고 고민해보자.
11월에 서류 전형 발표, 합격한다면 면접을 최선을 다해서 보고,
12월에 최종 합격자 발표.
1월에 등록할 때까지 시간이 있으니 그때 가서 고민해도 늦지 않겠지 싶지만 어디까지나 내 고민의 시기를 늦추려는, 비겁한 행동이란 것을 나는 너무나 잘 안다.
아직 나는 어른이 되려면 멀었나 보다.
아니, 나이를 먹을수록 마음이 점점 더 어려지고 약해지는 것 같다.
좀 더 어렸을 때, 안철수 교수처럼, 손석희씨처럼 배움에 때와 시기를 두지 말고 늦깍이 공부를 달가워 하는 사람이 되자고 다짐했던 나이지만 겨우 서른이 넘었을 뿐인 지금 나는 배움을 주저하게 된다.
현실이란 놈은 내게 너무 큰 괴물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