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이준기 주연의 “플라이, 대디, 플라이”라는 영화가 제작되었다.
원작은 가네시로 가즈키라는 제일교포 작가가 쓴 동명의 소설이었다.
이 영화를 통해 그의 작품들이 국내에도 많이 소개되었고, 그의 이름도 많이 알려지게 되었지만 사실 내가 그의 작품 세계를 처음 접한 것은 “GO”라는 영화를 통해서였다.
역시 동명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GO”라는 작품에는 작가 자신의 분신이기도 한, 조총련계 일본인이 겪는 아노미에 대해 현실적인 묘사가 담겨있다.
비록 이 문제에 대해 적절한 대안을 제시해주지 못한다는 것은 영화(소설)이 보여주는 한계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그런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주었다는 점, 그래서 재일조선인 문제가 일본 사회의 통합이라는 대의를 위해서 작지만 큰 걸림돌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Revolution No.3에도 “순신”이라는 재일조선인 캐릭터가 존재한다.
싸움만큼 공부도 잘 하지만, 자신의 처지때문에 어떤 분야에서든 No.1이 될 수 없음을 간파한 그는 대학진학을 포기하는 비운의 캐릭터다.
GO에서 만큼 재일조선인 문제를 비중있게 다루지는 않지만, 소설을 읽는내내 그의 고뇌가 너무 크게 느껴져서 계속 신경쓰인게 사실이었다.
…
책 제목이 “혁명”을 뜻하는 “Revolution”을 품고있는 데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이 소설의 주인공들은 “GO”에서와는 달리 “비정상적인”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 작은 혁명을 시도한다.
그 혁명이, 젊은 날의 호기로 치부해버릴 수 있는 유치한 움직임에 지나지 않는다 할 지라도 기존의 잘못된 틀을 부수려고 발버둥치는 행동들은 모두 위대한 것이며, 그래서 그들을 보고 통쾌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인가 보다.
ex libris >>
아하하하.
히로시, 지금, 우리들의 세계는,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있다.
너에게 보여주고 싶었어.
- p.75
“(전략) 너는 고된 인생을 살지도 모르겠다. 상처받아 좌절하는 일도 있겠지. 그리고…….”
우리는 세계와의 거의 완벽에 가까운 조화를 느끼면서 히로시의 마지막 말에 귀 기울였다.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춤추는 거야.”
- p.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