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 16

달콤한 나의 도시의 작가 정이현.

낭만적인 사랑과 그 귀결인 행복한 결혼을 꿈꾸는 우리 시대의 발칙하지만 귀여운 악녀 이야기.

단편집인 “낭만적 사랑과 사회”에는 다양한 악녀들이 등장한다.

때로는 상혼을 위해 상대 남자를 고르고, 때로는 자신의 이상을 위해 남자를 이용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낭만적인 사랑을 완성시키는 악녀들도 있다.

그러나 이런 악녀들의 행동이 결코 밉게만 보이지 않는 것은,

내가 남자이고, 그래서 아직은 사회의 기득권 계층에 속해 있다는 안도감을 조금이나마 느끼고 있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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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사건의 원인이 단 하나뿐이라는 가정은 인생을 덜 살아본 사람들이나 하는 겁니다. 인생은 보기보다 복잡하고 난해한 퍼즐이랍니다.

- p.111, “순수” 中에서
Sep 09

나이를 먹어가며 잃는 것도 많지만, 삶이 덧없지만은 않았는지 어렸을 때는 결코 체득할 수 없었던 삶의 기술들을 하나씩 배워가기도 한다.

그 중의 하나가 어떤 현상을 그 자체로만 바라보는 게 아니라 한 번쯤은 다른 방향에서도 생각해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것이 바쁜 상황에서도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여유로움인지, 단지 어렸을 적의 순수함을 잃고 점점 의심만 늘어나서인지는 모르겠으나 10대~20대 초반의 나를 돌이켜보니 분명 그런 기술이 생긴 것 같기는 하다.

첫번째…

어제, 사업 실패 때문에 수십억원의 사채빚에 시달리던 모 연예인의 자살 소식이 들려왔다.

그 배경이 어찌 되었든, 아직 앞날이 창창한 젊은이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다는 사실은 분명 안타까운 일이고, 그 과정에서 많은 고통을 겪었던 만큼 저 세상에서는 편히 쉴 수 있도록 바라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삼가 고인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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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23

원본 글 출처: 다음 카페 ‘최규호 변호사의 불합격을 피하는 법’

남자가 여자를 고를 때(배우자를 선택할 때)..

읽고서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공감한 글이라 옮겨본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주변 친구들이 하나 둘씩 결혼을 하고, 이미 결혼을 한 선배들로부터 이야기를 들으며 나 역시 “결혼”이라는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된다.

내가 생각하는 배우자감의 우선적 조건은 “밝고 건강한 사람”이지만, 사실 외모나 학력, 직업 등 그 외의 요소들을 완전히 간과할 수 있다고 자신할 수는 없다.

그런 요소들이 “밝고 건강함”이라는 우선적 조건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 것도 사실인 데다가 우리나라의 특수성으로 인해, 결혼은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과 가족의 결합으로 봐야 하고, 따라서 당연하게도 나의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들의 생각과 의견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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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 28

몇 년 전에 이준기 주연의 “플라이, 대디, 플라이”라는 영화가 제작되었다.

원작은 가네시로 가즈키라는 제일교포 작가가 쓴 동명의 소설이었다.

이 영화를 통해 그의 작품들이 국내에도 많이 소개되었고, 그의 이름도 많이 알려지게 되었지만 사실 내가 그의 작품 세계를 처음 접한 것은 “GO”라는 영화를 통해서였다.

역시 동명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GO”라는 작품에는 작가 자신의 분신이기도 한, 조총련계 일본인이 겪는 아노미에 대해 현실적인 묘사가 담겨있다.

비록 이 문제에 대해 적절한 대안을 제시해주지 못한다는 것은 영화(소설)이 보여주는 한계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그런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주었다는 점, 그래서 재일조선인 문제가 일본 사회의 통합이라는 대의를 위해서 작지만 큰 걸림돌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Revolution No.3에도 “순신”이라는 재일조선인 캐릭터가 존재한다.

싸움만큼 공부도 잘 하지만, 자신의 처지때문에 어떤 분야에서든 No.1이 될 수 없음을 간파한 그는 대학진학을 포기하는 비운의 캐릭터다.

GO에서 만큼 재일조선인 문제를 비중있게 다루지는 않지만, 소설을 읽는내내 그의 고뇌가 너무 크게 느껴져서 계속 신경쓰인게 사실이었다.

책 제목이 “혁명”을 뜻하는 “Revolution”을 품고있는 데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이 소설의 주인공들은 “GO”에서와는 달리 “비정상적인”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 작은 혁명을 시도한다.

그 혁명이, 젊은 날의 호기로 치부해버릴 수 있는 유치한 움직임에 지나지 않는다 할 지라도 기존의 잘못된 틀을 부수려고 발버둥치는 행동들은 모두 위대한 것이며, 그래서 그들을 보고 통쾌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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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하하.
히로시, 지금, 우리들의 세계는,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있다.
너에게 보여주고 싶었어.

- p.75

 

“(전략) 너는 고된 인생을 살지도 모르겠다. 상처받아 좌절하는 일도 있겠지. 그리고…….”
우리는 세계와의 거의 완벽에 가까운 조화를 느끼면서 히로시의 마지막 말에 귀 기울였다.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춤추는 거야.”

- p.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