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01

불과 2년 전, 내가 학생이었던 시절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었던 5월 1일.

오늘은 근로자의 날, 노동절, May Day다.

달력의 까만 글씨이면서도 공식적으로 쉴 수 있는 날, 그것도 무려 유급휴가다!

이름에서부터 사회주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이 날은, 1886년 5월 1일 미국의 총파업을 시초로 하고 있어 무려 119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아직도 사회 곳곳에서 근로기준법 준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우리네 사회에서는 노동절을 기념하지 못하는 노동자, 근로자의 날에 쉬지 못하는 근로자가 지금도 너무나 많다.

하기사 최저임금도 보장받지 못하면서 착취 수준의 고된 노동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고,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근로빈곤층의 수가 갈수록 늘어가는 현실을 생각한다면 노동절을 챙긴다는 것은 그저 사치일 수도 있을 것이다.

노동조합을 억압하기 위한 “구사대”가 엄연히 존재했었고, 지금도 어딘가에 있을 지 모르는 사회.

노조의 합법적인 파업 활동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먼저 던지고, 그래서 “귀족 노조”라는 표현이 어린 아이들에게도 너무 익숙한 사회.

언제쯤 우리 사회는 사용자측과 노동자측이 서로 연대하며 발전해나갈 수 있을까.

힘없는 노동자의 한 사람인 나는, 119주년 노동절이 너무 슬프게만 느껴진다.

May 02

전세계적으로 돼지 독감(SI, Swine Influenza)가 유행이라지..

돼지 독감은 아닌 것 같지만, 나도 뒤늦게 감기 때문에 요 며칠 고생 중이다.

감기가 물러가라~

/사족/ 근데, 드림위즈 이 놈들은 무슨 서버 이전을 이렇게 하는지 모르겠다.

계속 연장 연장하면서 이틀 넘게 이메일도 못쓰게 하더니 아직까지 정상화가 안된 건지 로그인조차 못하고 있다.

초창기 때부터 애용해줬는데, 버릴 때가 된 건가.

May 08

2006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품이라는 타이틀 보다는,

오르한 파묵이라는 작가 이름 보다는,

“내 이름은 빨강(My name is Red)”라는 제목에 이끌려서 읽은 책이다.

90년대 유행하던 “최불암 시리즈”도 아닌데, 왜 요즘 자꾸 빨간색이 좋아지는 지 모르겠다.

추리소설인지 연애소설인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이 작품은 15C 이스탄불을 배경으로, 나에게는 조금 생소한 소재인 “세밀화”를 둘러싼 살인사건과

그 살인사건에 배후에 자리한 동서 문화의 충돌, 문예 사조의 변화와 그에 따른 신구 세력 간의 갈등, 초상화와 우상숭배 등 민감한 종교적 이슈 등을 다루고 있다.

워낙 세계사나 예술 쪽과는 담 쌓고 사는 사람이다 보니, 오르한 파묵이 묘사하는 소설 속 세계는 나에게는 상당히 낯설었고, 그래서 조금은 난해한 부분이 있어서 수월하게 읽힌 것 같지는 않다.

특히 중심 소재인 세밀화의 경우, 삽화가 전혀 없다보니 글로만 묘사된 그림을 상상하며 읽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읽는 재미만큼은 많이 감소된 듯.

그래도 가깝지만 먼 나라 “터키”에 대해서 꽤 많은 부분을 배울 수 있었던 기회이기도 했던 것 같다.

내용 면에서는 터키의 전통 문화를 고수하는 세밀화가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형태적인 면에서 포스트모더니즘적 요소가 눈에 띄는 독특한 소설.

그나저나 터키란 나라도 상당히 매력적인 것 같다.

나중에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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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15

나는 자기계발 서적은 잘 읽지 않는다.

그런 책들을 읽어보면 주장하는 내용들이 익히 다 알고 있던, 뻔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내용을 아는 것이 아니라, 그 내용을 실천하는 게 중요한 터라 자기계발 서적을 100권 읽든 1000권 읽든 책읽기에만 그친다면 달라질 건 없을 뿐이니까.

그럼에도 이 책을 읽게 된 건, 업무상 알게 된 업체의 이사란 사람이 선물로 줬기 때문인데, 사실 읽으면서도 썩 내키지는 않았었다.

100년 가까이 된 고전이고, 나폴레온 힐, 로버트 슐러, 앤서니 로빈스 등에 영향을 준 유명한 책이라고는 하지만,

제목부터 낚시의 느낌이 확 나는게, 흔하디 흔한 재테크 관련 서적이라는 생각이라는 들었다.

다행히 “나는 얼마 투자해서 얼마 벌었다”, “돈 벌려면 뭐부터 해라” 하는 식의 재테크 가이드북은 아니었다.

목표에 대한 뚜렷한 신념과 강한 의지, 반드시 이루어낼 수 있다는 긍정적 사고, 그리고 이를 위한 실천력을 강조하는 책이다.

그런 사고와 태도를 가지고 있다면 누구든, 얼마간의 실패를 경험한다고 해도 언젠가는 자신이 목표로 하던 “부자”의 위치에 이를 수 있다는 내용이다.

저자가 책을 낸 뒤로 한 세기의 시간이 지나갔다.

그가 호언장담하던 대로 그의 조언에 맞게 행동해서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는 세상이 여전히 유효한지는 알 수 없다.

긍정적 사고와 태도, 분명히 살아가면서 중요한 삶의 방식이라고는 생각하지만 덮어놓고 긍정만 하기에는 이 세상이 너무나 많이 변질되어 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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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23

주말이라 늦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안타까운 일이 벌어져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얼마 전, 장영희 교수의 별세 소식을 들었을 때도, 어제는 탤러트 여운계씨가 세상을 떠났다는 뉴스를 접했을 때도,

재주 많은 사람들이 병마와 싸우다 결국 힘겹게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그런데, 오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은 그 방식이 자살이었다는 점에서,

그 자살의 원인이 (적어도 내가 추측하기에는) 본인 보다는 본인이 아닌 주변에 의한 부분이 크다는 점에서,

그리고 우리나라의 역대 지도자 중 내가 인간적으로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했던 분이라는 점에서 더 울림이 크게 느껴진다.

퇴임 후, 귀향한 봉하마을에서 손녀들을 돌보는 할아버지의 정겨운 모습이 무척이나 잘 어울렸던 분인데,

그런 평화로운 노후의 삶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사실이 고인에게 너무나 미안하고 부끄럽게 생각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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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24

무한동력

누군가의 추천으로 보게 된 웹툰이다.

총 102화로 구성되어 있는데, 너무나 일상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는 데다가 마치 내 자신, 그리고 내 주변 사람들을 보는 듯이 만화 속 캐릭터들이 너무 친근하게 다가와서 단숨에 마지막회까지 내달리고 말았다.

억지로 꾸며진 설정과 비현실적인 소재, 먼치킨 캐릭터들이 난무하는 TV나 영화 속 “가상현실”에는 거부감을 느끼기에

평소에도 사람 냄새나는 휴먼다큐가 아니면 TV라는 바보상자와는 접하는 일이 좀처럼 없는 나로서는,

나와 같은 나이의 작가가 그려내는 이야기들이 너무나 현실적으로 느껴져서 상당히 기분좋게 봤던 것 같다.

“무한동력”이라는 소재는, 남들은 불가능하다고 비웃는 꿈일지언정 그 꿈을 위해 사는 것이 얼마나 멋진 삶인지를 보여주는 적절한 소재인 것 같다.

우공이 산을 옮긴다고 하면 세상 사람들은 그를 비웃는다.

지금의 세상은 현실주의자들 뿐이니까.

지나칠 정도로 현실을 좇다보니 꿈 조차도 현실에 가두게 된 현대인들에게는 좋은 약이 되는 작품같다.

현재 야후!에서 완결된 작품을 볼 수 있고, 7월에는 단행본도 출간될 예정이라 하는데,

김형태님의 책들과 함께, 나처럼 꿈을 잃고 사는 20대 청년들이 한번쯤 보고 잔잔하지만 긴 여운을 느껴봤으면 한다.

가장 중요한 좌표: [무한동력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