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 14
원인을 알 수 없었고, 누구도 그 원인을 알고 싶어하지 않는, 치욕스러운 백색 실명이 도시를 휩쓸고 지난간 후 4년..
눈먼 자들의 도시는 어떻게 변했을까.
…
최근 “미네르바”라는 인물의 구속 사건을 보면서, 나는 이 소설에 “리얼리즘 소설”이라는 내 마음대로의 잣대를 부여하였다.
무능하고 부패한 보수 정권은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의지 보다는 현재 가지고 있는 것을 그대로 유지하고 더 키워나가는 데 급급하여 또 다른 실명 사태를 초래하고,
아직도 “개 짖는 소리에 불안감을 느끼는” 일부 시민들은 채 눈을 뜨지 못한 채, 보수 정권의 입장을 더 공고히 해줄 뿐이다.
어릴 적에는 자동차가 쓩쓩 날아다니고, 누구나 달나라에 여행을 다닐 수 있을 거라고 상상하던 2010년을 목하에 둔 지금,
대한민국은 아직도 백색 실명을 앓고 있다.
일전에 시놉티콘이 무너지는 사회라는 글을 쓰면서 정부와 시민 간에 상호 대화가 민주주의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인지 지적했던 적이 있다.
일개 누리꾼에 불과한 “미네르바”가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이유로 자신의 가장 기본적인 표현의 자유조차 주장하지 못한 채 언론과 권력이라는 카르텔에 구속되는 것을 보면서, 나는 민주주의와 대한민국의 상관관계를 재차 따져보게 된다.
언제쯤이면 이 나라는 눈뜬 자들의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인가.
나 역시 눈먼 사람이기에 이런 글을 끄적인다는 게 사실 많이 우습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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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23
김규항은 독설가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쉽사리 희망의 불씨를 발견하지 못하는 그는 비관론자다.
그러나 그는, 내가 아는 한 가장 이상적인 모습의 기독교 신자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는 스스로 B급이라고 낮춰서 칭하고는 있지만, 요즘 같은 세상에 몇 남지 않은 좌파 다운 좌파다.
3년 전쯤에 나는 왜 불온한가라는 책을 통해 그의 삶과 종교관, 진보에 대한 생각을 접했을 때는 20대 중반이라는 나이가 되면서 나를 벗어나 내 주변의 것들에 조금씩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여유를 챙기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그 당시의 나는 더할 수 없이 순수했었고,
그래서 그것이 돈이든, 힘이든, 지식이든, 그 무엇이든 간에 조금이라도 “더 가진 자”가 “덜 가진 자”에게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눠주고 공유할 수 있는 세상이 가장 이상적이고, 그런 사람들이 가장 바람직한 삶을 사는 것이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었다.
그게 무엇이지 잘 모르면서도, 나는 “보수” 보다는 “진보”에 더 호감을 느꼈고, 자연스레 진보라는 단어에 걸맞는 생각과 행동을 따라하게 되었다.
그런 면에서, 그는 나에게 많은 영향을 준 사람이다.
이제는 절판되어 헌책방에서나 겨우 찾아볼 수 있는 “B급 좌파”라는 책을 구독한 것도,
3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그 당시의 “순수”가 많이 씻겨진 나를 좀더 선명한 색조로 채색하기 위해서였다.
그 당시와는 비교할 수도 없이 파쇼화 되어 버린 2008년 대한민국의 현실이 나를 자극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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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26
메일을 정리하다가 발견한 글..
사진작가 김중만이 쓴 글인데, 삶과 치열함에 대해 적은 글이라 쓸쩍 옮겨 본다.
이승하의 ‘신의 시간, 인간의 길’과 황지우의 ‘너를 기다리는 동안’이 그것이다.
이승하의 삶에 대한 치열함은 내 이야기처럼 느껴지고,
황지우의 끝없는 기다림 역시 당신들에 대한 내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사람은 누구나 살면서 인생에서 두세 번의 큰 고비를 맞는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두세 번이지만 나에게는 열 번 정도가 찾아왔다.
어렸을 때 정부파견 의사인 아버지를 따라 아프리카로 가서,
사진으로 전시회를 열고 성공했지만 한국 국적이 없어 추방을 당한 적도 있고,
잘못된 오해 때문에 정신병원에 갇힌 적도 있다.
굴곡 많은 삶을 살아오면서 가장 많이 느낀 것은 외로움과 기다림이었다.
그것들은 마치 내 인생의 동반자와 같이 느껴질 정도였다.
이 시 두 편은 나의 외로움과 기다림, 그로 인한 치열함을 그대로 나타낸다.
또한, 나에게 고통이 다가왔을 때
그때마다 항상 내 곁에 있는 건 사진이었다.
나는 외로움을 사진으로 표현할 수 있었다.
그리고 느꼈다.
작가는 지독하게 외로워야, 기다려야, 치열해야 하는 구나...
그렇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
이 두 편의 시, 사진 그리고 치열함은 나와 계속 함께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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