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만일 시인이라면,
그대는 이 종이 안에
구름이 떠있는 걸 분명하게 볼 수 있다.
구름이 없다면, 물이 있을 수 없다.
물이 없다면, 나무들이 자랄 수 없다.
나무들이 없다면, 그대는 이 종이를 만들 수 없다.
따라서 여기, 구름이 있다.
이 종이의 존재는 구름의 존재에 달려 있다.
종이와 구름은 매우 가까운 관계이다.- 틱낫한, 평화로움 中에서
드디어 귀차니즘을 극복하고(!) 사진을 올리기로 했다.
뭐.. 언젠가는 정리해둬야지 생각했던 거라 비교적 시간 여유가 있는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 며칠이 될 지는 몰라도 애써보기로 했다- _-
벌써 다녀온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러버려서 기억에서 가물 가물 잊혀지려고 하는 여행이지만, 부족한 기억은 사진과 일기장이라는 기록을 통해 보충해나가기로 했다.
2번, 3번 방문한 곳이 있어서 처음에는 도시/지역별로 사진을 올릴까 했는데, 아무래도 나의 자취를 따라 진행하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해서 시간의 흐름을 그대로 따라서 올리기로 마음 먹었다.
부족한 실력에 똑딱이로 찍은 사진이라, 사진 크기는 줄이되 원본에 다른 리터칭은 가하지 않았다.
워낙 남보이기에 부끄러운 외모라 내 얼굴이 단독으로 나온 사진은 올리지 않았으며, 여로를 함께 한 친구들의 얼굴은 초상권을 고려해서 살포시 가렸다.
마지막으로, 클릭하면 좀 더 큰 사진을 감상할 수 있다.
갑자기 여기 저기서 날 불러제껴서 바빠진 요즘이라 1주일만에 올리는 2편.
(면접보랴, 결혼식 다니랴, 몇몇 술자리 챙겨 다니랴 은근히 바빴다- _-)
최고의 입장료를 자랑하는 “타즈 마할”이 주요 볼거리(?)
1월 19일 자이푸르
자이푸르에서 밝아오는 하루.
이미 방문했던 델리, 아그라와 함께 북인도의 골든 트라이앵글로 불리는 도시 관광 도시 자이푸르는, 핑크 시티(Pink City)라는 별칭에 걸맞게 도시 내의 유적지들이 대부분 붉은 색을 띄고 있다.
사실 핑크 색이라고 하기에는, 인도인들의 색채감각을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색감이다.
어쨌든 기차역에 가서 표부터 예약했다.
가이드북에는 최신식으로 현대화된 시설이라 좋다고 되어 있지만 막상 가보니 다른 곳과의 차별화된 서비스 따위는 전혀 없었다.
그런 걸 기대한 내가 잘못이지- _-
난, 구직자다.
아직 졸업을 한 학기 남겨둔 휴학생이지만, 작년 하반기 공채도 해보고, 올해 상반기 공채(내년 2월 졸업자가 지원 가능한 몇 군데)와 인턴 공채를 해봤다.
마음 먹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또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에는 다른 구직자들에 비해서 “절박함”이라는 요소가 많이 부족한 상태였기 때문에 지원서를 내고, 필기 시험을 보고, 면접을 보면서도 여유를 잃지 않을 수 있었고 합격과 불합격으로 이분되는 결과에 대해서도 그다지 감흥을 느끼지는 못했다.
내가 정말 가고 싶은 회사, 합격하면 열심히 일할 회사가 아니더라도 모집 공고가 나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열심히 “경험치”를 높이기 위해 지원서를 써냈다.
그래, 경험치.. 어쩌면 나는 게임을 하고 있는 기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스크롤 압뷁 주의)
인도의 기차는 안내 방송이 전혀 없다.
영어 방송은 커녕 자국어 안내 방송도 안 한다.
기차역에 도착해도 역이름은 힌디로 쓰여있을 뿐, 영어 안내는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에 자칫 기차역을 지나쳐버리기 일쑤다.
게다가 무슨 연착이 그리 많은지, 제 시간에 출발/도착하는 기차를 찾기가 어렵다.
그래서 지금쯤 어디를 가고 있는지, 목적지까지는 얼마나 남았는지, 주변의 현지인들에게 미리미리 물어두지 않으면 내려야 할 때 내릴 수 없다- _-
물론 그것도 사람들마다 대답이 다른 경우가 많아서 최소한 서너사람에게는 신세를 져야 한다.
하지만 밤기차일 경우에는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도착 시간이 이른 아침이나 새벽 시간일 경우에는 아무리 예정시간보다 1~2시간 일찍 알람을 맞춰놓아도 불안해서 잠을 편안하게 잘 수가 없다.
자이푸르에서 조드푸르로 가기 위해 처음으로 탔던 밤기차에서, 우리는 자칫 기차역을 그냥 지나칠 뻔 했다.
사실 그렇게 지나쳐버려서 계획하지 않은 이름 모를 도시에 도착한다해도 아무 문제가 될 건 없지만, 아니 오히려 그 편이 훨씬 재미있는 여행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그때 당시에는 목적지를 지나친다는 게 무슨 큰 일이라도 되는 줄 알았었다.
(그 이후로도 기차를 타며 수많은 위기의 순간을 맞았지만;; 타고 난 행운 덕분인지 무사히 여행을 마칠 수 있었다.)
(갈수록 심해지는 스크롤 압뷁)
1월 24일 우다이푸르
여행 온 지 열흘이 지나는 시점.
007 시리즈(옥토퍼스) 촬영지이기도 한 우다이푸르는 멋진 호수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풍광이 있는 곳이다.
차들이 거의 없다보니 공기도 많이 깨끗하게 느껴지고, 지금까지 열흘간 둘러봤던 관광 유적지들의 부산스러움도 덜 한 곳이다.
그리고 이런 주변 환경 덕분인지 왠지 모를 여유가 맘껏 느껴지기도 한다.
새벽에 도착해서 숙소를 잡고, 잠시 쉬었다가 오후에 호수 주변을 돌아 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