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 01

기사 원문

관련기사 – ‘잠 안자고 영화 오래보기’ 신기록 도전

지난 금요일 시작된 제2회 ‘잠 안자고 영화 오래보기’ 대회가 66시간 42분 56초의 한국 신기록을 세우고 마감됐습니다.

[중략]

이번 대회 우승자 두 사람에게는 올해 칸 영화제를 무료로 다녀올 수 있는 특전이 주어집니다.

지난 번에 이 대회 광고 보고서 지원할까 하다가

가뜩이나 잠이 많은 내가 과연 12시간이나 버텨낼 수 있을까 싶어 포기했었다.

사실 1등되어서 칸 영화제 갈 생각은 아예 못했고,

36시간 버텨서-_- DVD 플레이어나 탈 생각이었다.

어차피 집에 있는 DVD 플레이어도 가물에 콩나듯이 써먹고 있지만

공짜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던가;;

어쨌거나 신기록 세운 사람들 정말 대단하다. 그리고 존경스럽다.

그들은 영화의 진정한 광팬이어서 칸에 꼭 가야만 했거나

아니면 해탈의 경지에 이른 강한 정신력의 소유자이리라.

Mar 01

그냥 웃겨서.. 자월에서 펌질

Mar 02

출처: http://rosa.ibbun.net/blog/?no=123

홀로 서기 1

-서정윤-

둘이 만나 서는 게 아니라
홀로 선 둘이가 만나는 것이다

1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가슴이 아프면
아픈 채로,
바람이 불면
고개를 높이 쳐들어서, 날리는
아득한 미소

어디엔가 있을
나의 한 쪽을 위해
헤매이던 숱한 방황의 날들
태어나면서 이미
누군가가 정해졌었다면,
이제는 그를
만나고 싶다

2

홀로 선다는 건
가슴을 치며 우는 것보다
더 어렵지만
자신을 옭아맨 동아줄,
그 아득한 끝에서 대롱이며
그래도 멀리,
멀리 하늘을 우러르는
이 작은 가슴
누군가를 열심히 갈구해도
아무도
나의 가슴을 채워줄 수 없고
결국은
홀로 살아간다는 걸
한겨울의 눈발처럼 만났을 때
나는
또다시 쓰러져 있었다

3

지우고 싶다
이 표정 없는 얼굴을
버리고 싶다
아무도
나의 아픔을 돌아보지 않고
오히려 수렁 속으로
깊은 수렁 속으로
밀어 넣고 있는데
내 손엔 아무것도 없으니
미소를 지으며
체념할 수밖에
위태위태하게 부여잡고 있던 것들이
산산이 부서져 버린 어느날, 나는
허전한 뒷모습을 보이며
돌아서고 있었다.

4

누군가가
나를 향해 다가오면
나는 < 움찔> 뒤로 물러난다
그러다가 그가
나에게서 떨어져 갈 땐
발을 동동 구르며 손짓을 한다

만날 때 이미
헤어질 준비를 하는 우리는,
아주 냉담하게 돌아설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아파오는 가슴 한 구석의 나무는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떠나는 사람은 잡을 수 없고
떠날 사람을 잡는 것만큼
자신이 초라할 수 없다
떠날 사람은 보내어야 한다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일지라도

5

나를 지켜야 한다
누군가가 나를 차지하려 해도
그 허전한 아픔을
또다시 느끼지 않기 위해
마음의 창을 꼭꼭 닫아야 한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얻은 이 절실한 결론을
< 이번에는>
< 이번에는> 하며 여겨보아도
결국 인간에게서는
더이상 바랄 수 없음을 깨달은 날
나는 비록 공허한 웃음이지만
웃음을 웃을 수 있었다

아무도 대신 죽어주지 않는
나의 삶,
좀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6

나의 전부를 벗고
알몸뚱이로 모두를 대하고 싶다
그것조차
가면이라고 말할지라도
변명하지 않으며 살고 싶다
말로써 행동을 만들지 않고
행동으로 말할 수 있을 때까지
나는 혼자가 되리라

그 끝없는 고독과의 투쟁을
혼자의 힘으로 견디어야 한다
부리에,
발톱에 피가 맺혀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숱한 불면의 밤을 새우며
< 홀로 서기>를 익혀야 한다

7

죽음이
인생의 종말이 아니기에
이 추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살아 있다
나의 얼굴에 대해
내가
책임질 수 있을 때까지
홀로임을 느껴야 한다

그리고
어딘가에서
홀러 서고 있을, 그 누군가를 위해
촛불을 들자
허전한 가슴을 메울 수는 없지만
< 이것이다> 하며
살아가고 싶다
누구보다도 열심히 사랑을 하자

오늘 개강일이었다.

첫 수업이 대개 그렇듯이 과목/교수님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와 간략한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여기에 또 하나.

교수님들의 자극성 발언-_-;; (내가 학교 다니며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기도 하다)

오늘 1교시 첫시간에 교수님이 이제 3학년이 된 학생들에게 이러저러한 말씀들 해주시며,

교수님 대학 다니실 때 대학가에서 유행하던 시가 있었노라고 하셨다.

제목은 홀로서기이고 부제 – 둘이 만나 서는 게 아니라, 홀로 선 둘이가 만나는 것이다 – 가 달려 있다하시며,

3학년인 너희들이 들으면 많이 공감할만한 시라고 하시기에 집에 와서 “홀로서기”라는 시를 찾아보았다.

내 나이 어느덧 스물다섯, 홀로서기에는 좀 늦은 감이 있기에 더욱 와닿는 시다.

Mar 02

출처: http://rosa.ibbun.net/blog/?no=131

홀로서기 2

-서정윤-

1

추억을
인정하자
애써 지우려던
내 발자국의 무너진 부분을
이제는 지켜보며
노을을 맞자.
바람이 흔들린다고
모두가 흔들리도록
버려 둘 수 없다는 걸
깨닫기까지
얼마나 많은 것을 또
잊어야 했나

아름다움을 잃어버리는 순간은
육신의 어떤 일도
중요하지 않다.
내 가슴에 쓰러지는
노을의 마지막에 놀라며
남은 자도 결국은
떠나야 한다.

2

아무도
객관적인 생각으로
남의 삶을
판단해선 안된다.
그 상황에 젖어보지 않고서
그의 고민과 번뇌를
이해할 수 있을까
그가 가졌던
그 숱한 고통의 시간을
느껴보지 않고서, 그누구도
비난해선 안된다.
너무 자기 합리화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지만
그래도 가슴 아득한 곳에서
울려나오는 절망은 어쩔 수 없고
네 개의 가시로 자신은
완전한 방비를 했다면
그것은
가장 완전한 방비인 것이다

3

나로 인해
고통 받는 자
더욱 철저히 고통하게
해 주라.
고통으로 자신이
구원 받을 수 있을 때까지

남이 받을 고통 때문에
자신을 희생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가.
아닌 것은 아닌 것일 뿐
그의 고통은
그의 것이다.
그로 인해 일어난 내 속의 감정은
그를 더욱 나약하게 만들 뿐
아닌 것은 언제나
아닌 것이다
그로 인한 고통이 아무리 클지라도
결국은
옳은 길을 걸은 것이다.

4

나의 신을 볼
얼굴이 없다.
매일 만나지도 못하면서
늘 내 뒤에 서 있어
나의 긴 인생길을 따라다니며
내 좁은 이기심과 기회주의를
보고 웃으시는 그를, 내
무슨 낯을 들고 대할 수 있으리.

부끄러움으로 인해
자신을 돌아보지만
자랑스레 내어 놓을 것이라곤
하나도 없기에
좀더 살아
자랑스러운 것 하나쯤
내어 보일 수 있을 때가 되면
자신있게 신을 바라보리라 지만,
언제가 되어질지는, 아니
영원히 없을지도 모르겠기에
< 나>가 더욱 작게 느껴지는 오늘
나를 사랑해야 할 것인가, 나는

5

나 인간이기에 일어나는
시행착오에 대한 질책으로
어두운 지하 심연에
영원히 홀로 있게 된대도
그 모두
나로 인함이기에
누구도 원망할 수 없으리
내 사랑하는 내 삶에 대한
책임은
나에게 있으니
나, 유황부에 타더라도
웃으려고 노력해야지.
내가 있는 그
어디에도 내가 견디기에는
너무 벅찬데
나를 이토록 나약하게 만든
신의 또다른 뜻은 무엇일까.

Mar 02

출처: http://rosa.ibbun.net/blog/?no=111

스물다섯

흔히 알려진 바와 달리,
스물 다섯 살이란
여자들이 처음으로 심각하게 희망을 잃는 나이이다.
매사가 그렇듯이 스물다섯 살의 여자 역시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결혼하는 여자와 여행하는 여자.

그것은 현실의 강박적 요구에 대한, 역시
강박증적 욕망일 것이다.

나는 여행하려는 측이었다.
여행을 떠남으로써 어떻게도 할 수 없는
스물다섯 살의 시간을 잘게 찢어
부도처리된 어음처럼 관대하게
내 머리 위로 날려 버리고 싶었다.

< 난 유리로 만든 배를 타고 낯선바다를 떠도네> 전경린

남자지만.. 공감이 가기에..

Mar 02
항상 취하라
그것보다 우리에게 더 절실한 것은 없다.
시간의 끔찍한 중압이 네 어깨를 짓누르면서
너를 이 지상으로 궤멸시키는 것을 느끼지 않으려거든
끊임없이 취하라.

무엇으로 취할 것인가.
술로 , 시로 , 사랑으로, 구름으로, 덕으로
네가 원하는 어떤 것으로든 좋다.
다만 끊임없이 취하라.

그러다가 궁전의 게단에서나
도랑의 푸른 물 위에서나
당신만의 음침한 고독 속에서

당신이 깨어나 이미 취기가 덜하거나
가셨거든 물어보라
바람에게, 물결에게, 별에게, 새에게, 시계에게,
지나가는 모든 것에게, 굴러가는 모든 것에게
노래하는 모든 것에게, 말하는 모든 것에게 물어보라.

그러면 바람이, 물결이, 별이, 새가
시계가 대답해 줄 것이다.

취하라. 시간의 노예가 되지 않으려면
취하라
항상 취해 있으라.
술이건, 시이건, 미덕이건 당신 뜻대로

                              - 보들레르, 「취하라」

(원문은 아래와 같다.

Enivrez-vous

Il faut etre toujours ivre. Toue est la : c’est lunique question pour ne pas sentir l’horrible fardeau du Temps qui brise vos epaules et vous penche vers la terre, il faut vous enivrer sans treve.
Mais de quoi? De vin, de poesie ou de vertu, a votre guise. Mais enivrez-vous.
Et si quelquefois, sur les marches d’un palais, sur l’herbe verte d’un fosse, dans la solitude morne de votre chambre, vous vous reveillez, a la vague, a l’etoile, a l’oiseau, a l’horloge, a tout ce qui fuit, a tout ce qui gemit, a tout ce qui roule, a tout ce qui chante, a tout ce qui parle, demandez quelle heure il est; et le vent, la vague, l’etoile, l’oiseau, l’horloge, vous repondront : “Il est l’heure de s’enivrer! Pour n’etre pas les esclaves martyrises de Temps, enivrez-vous; enivrez-vous sans cesse! De vin, de poesie ou de vertu, a votre guise.”)

고등학교 다닐 때쯤에 보들레르의 시를 처음 접하고,

무언가에 홀리듯이 바로 서점에 달려가 그의 시집 『악의 꽃』 을 사들고 오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나중에 문학 수업 시간에 보들레르의 시가 잠깐 언급되었을 때 내 눈이 유난히 반짝거렸던 기억도 난다.

이 “취하라”는 보들레르의 시중에서도 상당히 유명한 시이고,

때문에 누구든지 어디에선가 이 싯구가 인용된 것을 한번쯤은 보았을 것이다.

그의 시 특유의 퇴폐적이고 염세적인 성격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크게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만한 시다.

오늘 우연히 인터넷에서 “보들레르의 시, 취하라”라는 구절을 보고

여기 이렇게 끄적거려 본다.

취하라. 시간의 노예가 되지 않으려면
취하라
항상 취해 있으라.
술이건, 시이건, 미덕이건 당신 뜻대로

나 역시 그처럼 취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기에 마음껏 취할 수 없는 현실이, 그리고 내 자신이 더욱 안타깝기만 하다.

Mar 05

워터십 다운의 열한 마리 토끼

리처드 애덤스 지음 / 햇살과나무꾼 옮김

사계절출판사 펴냄

ISBN : 89-7196-985-7

1972년 영국에서 출간된 동물 판타지 소설. 열한 마리 토끼들이 재앙이 닥친 고향 마을을 탈출해 새로운 이상향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겪는 온갖 모험과 유혹, 전투, 사랑, 우정이 대서사시처럼 펼쳐진다.

죽음과 현실의 세계를 오가며 앞일을 예지하는 파이버, 현명한 지도자 헤이즐, 싸움이라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불굴의 전사 빅윅, 뛰어난 이야기꾼 댄더라이언, 침착하고 총명한 블랙베리, 몸집은 작지만 충직한 에이콘 등 다양하고 생생한 등장인물이 읽는 맛을 더한다.
이 소설은 30여 년이 흐르는 동안 20여 개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적으로 널리 읽혔다. 출간되자마자 고전의 반열에 오르며 수많은 찬사와 격찬을 받았고, 영미권에서는 존 버니언의 「천로역정」에 비유되며 톨킨의 「반지의 제왕」에 버금가는 높은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원작의 명성을 살려 1978년에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고, 뛰어난 문학성 덕분에 영미권에서는 고등학교 교재로도 사용되고 있다. 작가 리처드 애덤스는 이 작품으로 세계적인 작가가 되었으며, 카네기 상과 가디언 상의 영예를 안았다.

우선 출판사부터 짚고 넘어가면, 어린이와 청소년 책을 주로 출판하는 사계절 출판사다.

어렸을 적 사계절에서 나온 책을 상당히 많이 읽고 자랐기에 오랜만에 보는 출판사명이 그리 반가울 수 없었다.

경기 침체와 함께 가뜩이나 빈약한 재무구조로 인해 우리 출판업계가 전반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용케도 잘 버텨주고 있나보다.

요몇년간 소리소문 없이 사라져간 출판사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아무쪼록 오래오래 장수하며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을 위한 양서들을 많이 출판해주길 바란다.

책 얘기로 돌아와서, 우선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의 주인공은 “토끼들”이다.

흔히들 이 책들 두고 “동물 판타지 소설”의 백미라고도 하고, 동물판 “반지의 제왕”이라고 평가하기도 하는데

실제로 읽어보면 탄탄한 구성과 개성넘치는 등장 캐릭터들, 뛰어난 배경 묘사 등 어느 것 하나 흠잡을 데 없이 잘 쓰여진 책이다.

이미 애니메이션화 되어있고, 우리나라에서는 EBS를 통해 방영된 적이 있다고 한다.

등장하는 게 토끼들뿐이라 영화화는 어려울까?

“워터십다운… “은 동물이 주인공이지만, 일련의 우화들처럼 의인화시킨 동물을 빗대어 인간 세상을 풍자하려는 의도로 쓰여진 책은 아니다.

(이런 소설은 역시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이 지존급이 아닐까 싶다)

단지 동물(토끼)의 관점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물론 허구의 것이지만) 풀어낸 소설일 뿐이다.

물론 소설 곳곳에 인간들의 이기적이고 무분별한 환경 파괴로 자연 생태계가 무너지는 모습이나

인간 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흉내내고 있는 워터십다운(민주주의), 에프라파(전체주의) 토끼마을의 모습 등은 독자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렇지만 결말 부분에도 드러나 듯, 에프라파 마을을 무력으로 통치하던 토끼이자 이 소설의 최고의 악역인 “운드워트 장군”조차도

토끼의 수준을 넘어선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로 묘사되고 있다.

이를테면, 작가인 애덤스는 정치적인 문제에까지는 손을 쓰고 싶지 않았나 보다.

만약 그가 정치적인 가치 판단을 개입시켜 결말을 달리 했다면 “동물농장” 버금가는 정치 우화 소설이 되었을까?

이 책은 몇가지 재미있는 요소들을 안고 있는데,

먼저 책 곳곳에 등장하는 토끼어들이다.

예를 들어, “엘릴”은 여우나 담비, 고양이 등 토끼의 적들을 뜻하는 말이며

“실플레이”는 토끼들이 풀을 뜯기 위해 굴 밖으로 나오는 행위를 일컫는다.

이러한 토끼어들을 설명하는 별도의 페이지가 필요할 정도로 자주 등장하기에

나중에는 학계에서 공식적으로 쓰이는 용어가 아닐까 착각도 든다-_-;;;

두번째로는 토끼들의 신앙과 신화인데, 인간처럼 토끼들에게도 “프리스”(의인화된 태양)라는 신이 존재하고 어려운 상황에 봉착했을 때는 그들도 거기에 의지한다.

또 전설 속의 영웅인 “엘-어라이라”와 그의 충직한 부하 “랍스커틀”이 등장하는 신화들은 책속 이야기꾼인 “댄더라이언”의 입을 통해 여러 차례 서술되는데

그것 자체로도 꽤 흥미진진한 이야깃거리이면서 동시에 전체적인 사건의 흐름에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다.

마지막으로는 토끼들의 생태에 대한 묘사인데,

애덤스가 록클리의 “토끼의 사생활”을 참고해서 책을 집필했기에 일반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던

토끼들의 여러가지 생태(굴파기라든가 먹고 자는 기본적인 것들)를 엿보게 해준다.

나는 예전에 “토끼가 비를 맞고 죽었다”라든가 “토끼를 목욕시켰더니 죽었다”는 소리를 주워들어 토끼와 물이 상극인 줄 알았는데,

개처럼 강물에서 헤엄도 칠 줄 알고, 비를 맞아도 체온이 급격하게 떨어지지만 않으면 상관없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먹고 자고, 짝짓기하는 기본적인 본능의 모든 행동의 준거가 되는 토끼들의 모습이지만

오히려 그것이 더 현실적이고 사실적인 모습이라는 생각에 녀석들이 더욱 귀엽게 느껴진다.

분량이 많은 편도 아닌데 굳이 4권으로 분권해서 출판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기도 하지만(결국 나중에 단권으로 묶여 출간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완역판이 출간되기까지 나름대로 우여곡절도 있었다하니 이해하고 넘어가주자.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너무 재미있게 읽었고,

특히 3부 끝부분에서는 박진감 넘치는 전개로 인해 잠을 줄여가며 토끼들을 관찰했다.

너무 어리지만 않다면 아이들이 읽어도 좋을 책이 아닐까 싶다. ★★★★★ ★★★★☆

Mar 07

위다웃 패들 (Without A Paddle, 2004)

미국 : 코미디 : 95 분 :

감독: 스티븐 브릴

출연: 매튜 프린스, 앤드류 햄튼 … more

해외 등급: PG-13

뭐 그리 주목받은 영화는 아니다.

영화 정보를 제공하는 국내 사이트들(네이버 필름, 엔키노, 필름2.0 등)에서는 시놉시스를 포함한 자세한 해설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나 역시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나와서 겨우 알게 된 영화다.

해설을 보면 장르가 코믹 로드 무비다.

제목에 쓰인 단어 “패들(paddle)”은 카누 등의 노를 의미하는데,

이는 급류 타기를 해 본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영화는 약간 좋지 않은 상태를 가진 세 명의 친구들이,

역시 어린 시절과 청소년 시절을 함께 울고 웃으며 자랐던 친구 빌리의 장례식에서 만나

빌리가 살아 있을 때 찾아 헤맸던, 전설의 은행강도 D. B. 쿠퍼가 남긴 돈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다.

그래서 제목에서 암시하듯 오레곤 주로 가서 그 숲속의 강을 카누를 타고 탐험하게 되고,

그 곳에서 갖가지 사건을 겪게 되면서 결국 노를 잃고, 지도도 잃고, 갈 곳도 잃게 된다.

코미디 영화는 관객의 웃음만을 유발할 의도로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영화속에는 감독이 관객에게 전달하려는 사회적인 메시지들이 곳곳에 녹아있게 마련이고,

따라서 영화를 보며 한껏 웃고 난 뒤, 영화가 끝나며 크레디트 화면이 올라갈 즈음에는 약간의 여운을 던져 주기도 한다.

이 영화도 두 가지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세 친구가 온갖 모험을 겪고 난 후 깨닫게 되는 진정한 우정, 그 우정의 소중함이고,

또 하나는 현재 자신이 처해있는 시간, 그 순간의 소중함이다.

솔직히 코미디 영화치곤 웃기는 장면이 많지는 않았다.

난 단순하고 유치한 성격이라(그래서 주성치 영화도 좋아한다) 웬만하면 잘 웃고 넘어가는 편인데,

이 영화를 보면서는 웃었던 장면이 몇 안되는 것 같다.

제일 웃겼던 부분은 곰*-_-*이 나오는 장면정도..

토일렛 코미디의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저급 코미디지만

“우정”이라는 메시지 전달에 있어서는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 ★☆☆☆☆

Mar 07

제목 : 자살, 그대곁에 머물 수 있는 유일한 길 (전 2권)
작가 : 노을
출판 : 계몽사

내가 베스트셀러 목록을 불신하는 것과는 반대로 책을 고를 때 맹신하는 것이 있는데,

어느 특정 인물의 개인적인 추천이다. (여기서 특정 인물은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가진 유명 인사가 아니라도 좋다)

특히 그 인물이 자신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친 책이라고 하면 별로 망설임없이 책을 선택하곤 한다.

인터넷 서점에서는 그 자취도 찾아볼 수 없는 이 책,

자살, 그대곁에 머물수 있는 유일한 길도 그래서 알게 되고, 읽게 된 책이다.

디씨 도서갤을 제집 드나들둣이 출입하다 보니 약간은 독특한 책 제목이 뇌리에 박히지 않을 수 없었다.

책을 보기 전에는 워낙 특이한 제목이기에 도대체 무슨 내용일까 싶어 기대를 많이 했었다.

한 사람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 책이라고 하니 기대가 클 수밖에..

중학교 재학 시절 서초패왕이라는 비디오 시리즈물을 봤던 기억이 난다.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초패왕 항우와 그의 라이벌 유방, 한신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비디오물이었다.

흔히 초한지라는 중국 소설로 익히 알려진 이야기다.

“역발산 기개세(力拔山 氣蓋世)”라는 말로 잘 알려진 타고난 영웅, 항우..

그러나 그가 그렇게 매력적인 캐릭터로 사람들의 머릿속에 남게 된 것은 비단 산을 뽑을만 했다는 그의 괴력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영웅의 운명으로 태어났으나 천하를 차지하려는 욕심은 크지 않았던 그였고,

흔히 우미인으로 더 잘 알려진, 그의 아내 우희에 대한 사랑에 더욱 집착했던 그였다.

이 책은 바로 항우와 우희 이야기다. 촛점은 항우에게 좀 더 맞춰져 있지만..

작가는 죽음조차 초월한 사랑이야기를 그려보고 싶어서 책을 썼다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워낙에 널리 알려진 이야기인 만큼 재미는 보장된 셈이고,

(두 권으로 그 이야기들을 다 담아내려고 하다보니 빠진 부분, 축소된 부분도 부지기수지만..)

아방궁의 수많은 궁녀도 마다하고 오직 한 여자만 바라본 항우의 러브스토리도 눈물겹다.

그러나..

어찌되었건 이 책이 내게 썩 대단한 감동을 불러일으키지는 않았다.

이미 익히 알고 있던 이야기이기도 했고, 충분한 감동을 일으키기에는 분량이 너무 적기도 하다.

역시 책이라는 건 읽는 사람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상당히 다르게 읽히는 것 같다.

남에게 좋은 책이 언제나 나에게도 좋은 책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 ★★☆☆☆

Mar 08

"Impossible is just a big word thrown around by small men who find it easier to live in the world they've been given that to explore the power they have to change it. Impossible is not a fact. It's an opinion. Impossible is not a declaration. It's a dare. Impossible is potential. Impossible is temporary. Impossible is nothing."

- adidas

오늘도 힘겨운 하루..

그래도 힘내자!!! 아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