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 02

프로야구에서 신인왕을 수상한 선수가 그 이듬해에 헤매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프로무대에 데뷔한 첫해의 성적이 너무 좋으면 대부분 마음이 풀어진다. 자만심에 차 겨울에 제대로 연습을 하지 않게 된다. 이전 마음가짐으로 다음 시즌에 나서면 성적이 좋을 리가 없다. 많은 선수들이 이러한 슬럼프를 경험한다. 프로야구에서는 이를 ’2년차 슬럼프’라고 부른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스포츠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 [중략] … 심리학자들은 인내의 한계설로 2년차 징크스를 설명한다. 새로운 변수가 나타나지 않는 한 모든 국민들을 1년이상 긴장 상태로 묶어 놓는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이론이다. … [하략]

- 국방일보 기사 중에서(http://www.dapis.go.kr/mndweb/daily/1999/03/0323-22.htm)

대학생활에도 2년차 슬럼프가 있다.

지금의 내가 그렇고, 내 주위에 친구들을 봐도 그런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원인은 여러가지일 것이다.

2학년에 들어와 전공 공부가 심화되면서 부담도 느끼고,

이게 정말 나의 적성과 맞는 길인지, 앞으로 전망이 밝을지 의구심도 든다.

게다가 남자라면 대부분 이 시기에 입대를 위한 휴학과 전역 후 복학이 이뤄지기에

낯선 사람들 틈에 끼어서 새롭게 인간관계를 형성해야 한다는 부담과 자리를 비웠던 2년간의 공백을 단시간내에 메워야 한다는 부담이 가중된다.

경제가 정말 어렵다한다. 청년 실업이 50만에 이른다는 얘기는 이미 너무 많이 들어서 귀가 따갑다.

얼마 전에는 모 기업 채용에 응시했던 사시 합격자, 토익 만점들이 서류전형에서 탈락했다는 기사도 있었다.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불과 1~2년 후면 처하게 될 현실일 뿐이다.

요즘처럼 나이를 먹는다는 사실이 부담스럽게 느껴진 적이 없다. 철모르던, 그래서 빨리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어린 시절이 정말 그립다.

오늘 전공 수업이 두 개 있었다.

1~3교시는 수리경제학이었고, 4교시는 보험학원론이었다.

수리경제학 시간에 교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
(이 교수님은 내가 정말 존경하고 좋아하는 분인데, 나이가 젊어서 그러신지 인생의 선배로서 좋은 충고를 많이 해주신다.
덕분에 수업 시간마다 긍정적인 자극들을 많이 받고 있다.)

“사회적인 분석은 크케 정량적인 분석과 정성적인 분석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래서 수학이나 통계학적인 base를 가지고 있으면 아주 유리하다. 그러나 기술적인 것만 갈고 닦아서는 도구로 쓰일 수밖에 없다. 거기에 더해서 여러 분야의 지식을 함께 아울러야 한다. 영어만 잘하면 통역사는 될 수 있다. 그러나 경제, 경영학적인 지식을 갖추고 영어도 잘하면 CEO가 될 수 있다. ”

“꿈을 가져라. 너무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꿈은 일단 달성되면 허탈함을 느낀다. 좀 더 추상적이고 원대한 꿈을 가져라. 큰 꿈의 흐름을 따라 노력하다보면 물론 실패할 수도 있다. 그러나 꿈을 접어서는 안된다. 꿈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꺾는 내 안의 모든 적과 싸워 이겨라. 적을 싸워서 이길 실력을 키워라. 전투(combat)에서는 지더라도 전쟁(war)에서는 승리해라. ”

모처럼 자극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수업을 받고 보험학 수업에 들어갔다.

그랬더니, 교수님이 강의가 몇 시간 남지 않았다고 하시며 꼭 들려주고 싶은 얘기가 있단다.

그러시면서 몇 가지 말씀을 해주셨는데, 그 중에 이런 게 있었다.

“갈수록 사회에서 quantitative analysis가 중요해지고 있어서 수학과 통계학이 전망이 밝다. 그러나 이것만 가지고는 안된다. 그러면 기술자(technician)는 될 수 있어도 리더(leader)는 될 수 없다. 재무나 회계같은 경제, 경영학적 지식도 갖춰야 한다. 거기에 프리젠테이션 능력도 키워야 하고, 영어 실력도 있어야 한다. 물론 교양도 쌓아야 한다. ”

두 분이 약속이나 하신 것처럼 같은 취지로, 같은 내용의 충고를 하셨다.

머리가 깨이는 느낌이었다. 마치 나를 겨냥한 충고 같았다.

오랜만에 자신감과 의욕이 샘솟는 것 같았다.

그래.. 언제까지나 이대로 슬럼프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을 수만은 없다.

[제4회 경험생명표 다운로드] – 보험학원론 과제 작성용 임시 링크;;

Dec 03

원숭이는 적을 만들지 않는다

사쿠라이 히데노리 지음 / 김현희 옮김

책소개

히데요시의 인간경영 기술을 현대 비즈니스 문제에 비추어 소개한 책. 다섯 개의 큰 주제 아래 100가지의 인간관계 노하우를 담았다. 특히 목표설정, 성과보상, 인재경영 등 다양한 비즈니스의 문제와 조직 경영과 직원의 가족에게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방법까지, 전국시대 당시 히데요시의 발자취를 더듬어 가며 지혜를 구하고 있다.

이 책에서 히데요시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상책이라고 전한다. 적의 허점과 심리상태를 정확히 읽어내는 능력이 히데요시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이었던 것이다. 일례로, 히데요시는 홀로 적장을 찾아가 그 위신을 세워주고 신뢰를 확인시켜줌으로써 적을 가장 충성스런 부하로 만들기까지 했다. 이처럼 이 책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적조차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 줄 알았던 탁월한 심리기술자 히데요시의 인간경영 기술을 소개한다.

사쿠라이 히데노리 – 1931년 도쿄에서 출생했다. 도쿄 외국어대학 러시아어학과를 졸업했고, 코분샤(光文社)의 ‘재밌는 클럽’에서 시대소설을 담당했다. 이후 마츠모토 세이쵸(松本淸張), 고미 야스히로(五味康裕) 등 많은 작가를 키웠다. 31세라는 젊은 나이로 < 여성자신>의 편집장에 취임하여 판매 100만부를 올리는 잡지사로 키워냈다. 여성지 경력 30년의 노하우를 이론화한 저서나 강연에서는 정평이 나 있다. 운명론에 대한 지식도 깊다. 현재 (주)우먼웨이브 대표이자 쿄리츠 여자대학사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결혼 이런 남자를 선택하라」「운명은 35세에 결정된다」등 다수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

국사책에 수없이 등장했던 이름, 전국 시대의 일본을 통일한 무장.

임진왜란을 일으켜 조선을 침공한, 우리에게는 적으로만 느껴지는 남자다.

이 책을 처음 알게 된 건 군대에 있을 때였다.

군대에는 국방일보라는 신문이 있는데, 일주일에 한 번(요일은 기억나지 않는데 목요일인가 금요일쯤이었던 것 같다)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명성을 획득한 인사들이 책을 한 권씩 소개하는 칼럼이 있었다.

“내가 읽은 이 책”이던가? 아님 “나를 바꾼 한 권의 책”이던가? 암튼.. 뭐 그런 제목의 칼럼이었다.

내가 군대있을 때 유일한 즐거움이 독서였기 때문에 다른 때는 몰라도 그 날이 되면 국방일보를 열심히 뒤적거렸다.

그러던 어느 날, 아마 퇴역 장성이었던 것 같은데, 그 칼럼에서 이 책을 소개하고 있었다.

제목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원숭이는 적을 만들지 않는다”

신문이나 잡지에서 이런류의 칼럼을 통해 소개되는 책들은 거의 여과없이 구해서 보는 스타일이라서
(티핑 포인트란 책도 몇년전에 모 신문에서 한 여성사업가가 소개한 책이었다)

나의 도서 구매/독서 리스트-_-에 올려놓았다가 이번에 읽게 되었다.

책 내용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거의 완벽에 가까운 대인 관계 기술에 관한 것이다.

아무래도 일본인에 의해서 쓰여진, 일본의 영웅적 인물에 관한 글이어서 그런지 많이 미화되거나 왜곡된 점은 있겠지만

책의 내용만으로 보면,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확실히 매력적인 인물로 여겨진다.

사회 생활에서 가장 어려운 건 인간 관계인 것 같다.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몰라도, 직장에 다니는 직장인들에게서는 “일이 많고 어려워서 피곤하고 힘든 게 아니다. 그것보다는 인간 관계가 더 힘들다. “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나도 한 해 두 해 나이를 먹어가면서 인간 관계의 어려움을 많이 느낀다.

사람을 다루는, 대인 기술이 중요하다는 걸 알지만 그게 그리 쉽게 터득되는 것이던가..

책 내용은 기대했던만큼의 수준은 아니었다.

얼마 전에 읽었던 “아무도 네 인생을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처럼 제목만 강한 인상을 남겼을 뿐, 내용은 별 거 없었다.

말단 직원으로서, 조직의 중간 관리자로서, 그리고 최고 경영자로서의 인간관계 노하우를 100개로 나눠서 담고 있는데,

대부분 피상적으로 짚고 넘어가는 스타일이라 남는 건 없었다.

대충 요약하면, 히데요시는 주인이었던 오다 노부나가와는 달리 부하들의 마음을 이해해주고 정에 많이 치중했다는 점,

부하들의 공은 크게 치하하고 돈을 아끼지 않았다는 점, 괜한 희생을 내기보다는 적을 압도하거나 회유해서 싸우지 않고 이기려고 했다는 점,

일을 할 때는 집중력있게, 그리고 신속하게 처리해서 절반의 비용으로 두 배의 효과를 내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 이런 내용들이다.

내용의 포커스가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점도 내게 감흥을 불러일으키지 못한 요인 중 하나일 것이다.

기억에 남는 구절.. 내 우유부단한 성격탓인지 아직도 뇌리에 각인되어 있다.

#87 기회는 더욱 크게 만들어라 中
‘기회의 신은 앞머리밖에 없다’ 라는 속담이 있다. 좋은 기회는 단 한 순간밖에 없고 그 기회를 놓치면 아무리 발버둥쳐도 소용없다는 의미다. 기업에서 큰 활약을 할 수 있는 기회는 한 순간뿐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결단이 늦으면 그 기회는 물거품이 되고 만다. … [하략]

인간 관계에 정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은 읽어볼만 하다. ★★★★★ ★☆☆☆☆

Dec 11

대략 오늘부터 약 일주일간 즐거운!!! 기말고사 기간이다.

별로 배운 것도 없는 것 같은데 벌써 한 한기를 마무리할 시점이라니..

별로 해놓은 것도 없는 것 같은데 벌써 한 해를 마무리할 시점이라니..

2학기 기말고사 볼 때는 연말 우울증의 영향으로 좌절하기 십상이다.

우울해지지 말아야지;;

아래는 이번 기말고사 시험 일정

12/11 식생활과 건강

12/13 심리학의 이해, 전산실습2

12/14 보험학원론

12/15 선형대수학, 영화의 이해

12/16 수리경제학

더해서 12/17 보험학원론 과제 제출..

이것까지 하면 끝이다, 힘내자!!!

10분 더 공부하면, 마누라가 바뀐다! -_-;;;

Dec 14

원래 설문도 별로 안좋아하고, 펌질도 상당히 귀찮아하는데, 우연히 친구 블로그에서 보고 내용이 짧아서 퍼왔다.

사실은 시험공부해야 되는데 하기 싫어서 뻘짓 중이다. -_-;;

암튼 설문 시작~

1. 책상에 늘 꽂아두고 있는 책이 있는가? 있다면 무엇?
- 나는 책상을 늘 깨끗이 하는 편이다. 책은 책장에 있어야 한다. 지금 보고 있는 책이 아니라면 책상에 놔두지 않는다.
질문을 보아하니 늘 옆에 두고 수시로 뒤적거리는 책이 있느냐는 내용같은데, 좋은 책들이 너무 많아서 그럴 수가 없다.
가끔 책장 앞에서 책들을 헤집어 볼 때는 있다.

2. 어쨌든 서점에서 눈에 뜨이면 사지 않고는 못 배기는 종류의 책들이 있는가? 있다면 무엇?
- 내용도 중요하지만, 내 경우 책의 제목과 표지 디자인도 상당히 중요시한다. 마음을 확 휘어잡는 제목을 가진 책들은 대개 내용도 좋은 경우가 많다. 제목과 디자인도 책 내용의 연장선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판단 요소라고 본다.

3. 올해 읽은 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 티핑 포인트, 홍당무, 국화와 칼, 그리고 읽다가 끝내 다못읽었지만 시뮬라시옹

4. 인생에서 가장 먼저 ‘이 책이 마음에 든다’고 느꼈던 때가 언제인가?
- 솔직히 기억 안난다. 책을 1~2년 전에 처음 읽은 것도 아니고, 나는 내가 읽었던 대부분의 책에서 영감을 받았기 때문에 딱 꼬집어서 언제 어떤 책이다라고 하기가 어렵다. 굳이 들자면 초딩 시절같다. 그 때도 내 인생에 있어 다독의 시기였으니까..

5.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 책이 있는가? 있다면, 어떤 책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 데미안, 청소년기에 만났던 막스 데미안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리고 1984, 군대 있을 때 본 책인데 가끔 반추하게 될 때마다 조지 오웰이란 사람이 정말 위대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올해 봤던 티핑 포인트도 나의 사고 전환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6. 단 한 권의 책으로 1년을 버텨야 한다면 어떤 책을 고르겠는가?
- 1년을 버틴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 1년간 1권의 책만 봐야 한다는 것인가? 그런 상황이되면, 톨스토이의 인생독본(요즘에는 인생이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듯 하다)을 보면 될 것 같다.

7. 책이 나오는 족족 다 사들일 만큼 좋아하는 작가가 있는가?
- 없다. 좋아하는 작가는 몇 있지만 그렇다고 그 작가들의 작품을 다 구해서 읽지는 않는다. 책을 선택할 때 작가 이름은 잘 보지 않는다.

8. 언젠가는 꼭 읽고 싶은데 엄두를 못 내고 있는 책이 있는가? 있다면 무엇인가?
- 시뮬라시옹, 정말 너무나 놀랍고 새로운 개념을 다룬 책이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 철학자들, 그리고 철학책들을 아무렇지 않게 읽어낼 수 있는 사람이 너무 부럽다. 그리고 니체, 들뢰즈도 읽어 보고 싶다.

9. 헌책방 사냥을 즐기는가, 아니면 새 책 특유의 반들반들한 질감과 향기를 즐기는 편인가?
- 헌책이 주는 매력이 있지만, 아무래도 새책이 더 좋다. 요즘은 주변에서 헌책방을 찾기도 쉽지 않거니와 시대가 변하면 책의 해석도 달라져야 하므로 가능하면 새롭게 번역된, 현실 감각에 맞게 재해석된 책을 보는 게 좋다고 본다.

10. 시를 읽는가? 시집을 사는가? 어느 시인을 가장 좋아하는가?
- 시집은 거의 사지 않고 자주 읽지도 않는다. 그러나 시집이 땡길 때가 분명히 있다.
내가 가진 시집이라면 보들레르의 “악의 꽃”, 이상의 “오감도”, 그리고 류시화 시인과 이정하 시인들의 책들..
어쨌든 지금 가장 좋아하는 시인이라면 이정하 시인

11. 책을 읽기 가장 좋은 때와 장소를 시뮬레이션한다면?
- 최고의 때와 장소는 군대에 있을 때다. 이 때 만큼 독서의 즐거움을 만끽한 시절이 없었다. 책 읽는 것만이 나의 유일한 낙이었다.
평소에는 주로 등하교 하면서 지하철에서 책을 많이 본다. 민망스럽게 앞사람 얼굴을 빤히 쳐다보는 게 싫기도 하거니와 짜투리 시간이 너무 아깝다.
집에서는 당연히 화장실에 갈 때다. 책을 보기 위해서라도 일부러 화장실에 가는 경우가 많다;;

12. 혼자 책을 읽으면서 조용히 주말 오후를 보낼 수 있는 까페를 한 군데 추천해 보시라.
- 까페에 책보러 간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 솔직히 북까페 아닌 이상 책 볼만한 분위기가 아닐텐데..

13. 책을 읽을 때 음악을 듣는 편인가? 주로 어떤 종류의 음악을 듣는가?
- 나는 단순한 인간이라 멀티 태스킹이 잘 안된다. 음악들을 때는 음악만, 책읽을 때는 책만 보는게 편하고 좋다.

14. 화장실에 책을 가지고 들어가는가? 어떤 책을 갖고 가는가?
- 이건 그 때 그 때 다르다. 보기 편한 잡지를 가지고 들어갈 때도 있지만, 그냥 지금 읽고 있는 책을 가지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아님 PDA나 손전화기 들고 들어가서 e-book을 보기도 한다. 요즘에는 “자기를 다스리는 지혜”라는 책을 보고 있다. 단락 단락 호흡이 짧은 책이라 화장실에서 보기 좋다.

15. 혼자 밥을 먹으면서 책을 읽는가? 그런 때 고르는 책은 무엇인가?
- 원칙적으로 혼자는 밥을 안먹는다. 혹시 혼자 밥먹어야 할 상황이 되면 그냥 굶어버린다;;

16. 지금 내게는 없지만 언젠가 꼭 손에 넣고 싶은 책이 있다면 무엇인가?
- 너무 많다. 나는 늘 온라인 서점 책 보관함에 수십만원 어치의 책들이 들어있다. 나의 재력으로는 도저히 감당 안돼서 구매하는 것보다는 새로 추가되는 것들이 더 많지만, 언젠가는 그 책들이 모두 나의 책장에 꽂힐 날이 오겠지..

17. e-book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e-book이 종이책을 밀어낼 것이라고 보는가?
- 요즘 PDA로 지하철에서 “다빈치 코드”를 읽고 있다. e-book은 분명 장점을 가지고 있다. ??엄청난 휴대성은 정말 무시할 만한 것이 못된다. 그러나 디지털이 아무리 발전해도 결코 따라잡을 수 없는 아날로그만의 매력이 있다. 종이책은 분명 휴대하기 불편하지만, e-book은 결코 가지지 못할 향기를 가지고 있다. 아마도 지금 상태로라면 종이책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18. 책을 읽는 데 있어서 원칙이 있는가? 있다면 무엇인가?
- 베스트 셀러는 웬만하면 보지 않는다. 스테디 셀러와는 달리 베스트 셀러는 책 내용보다는 마케팅의 힘으로 순위가 매겨지는 경향이 짙기 때문이다. 시일이 지나고 내 나름대로 판단이 서면 볼 때도 있지만, 대개는 내 선택 밖이다.

19. 보너스..
이문열 삼국지의 기록은 가나출판사의 <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의해 깨졌는데, 그 정확한 판매 부수가 오리무중인 것도 기막힌 일이오. 출판사는 공식적으로 천 백만부 정도 나갔다고 신고했지만, 검찰에서는 장부에 없는 판매 부수가 그 두 배가 넘는다고 보고 있다고 하니까.. 책 많이 팔아 먹고도 작가에게 돈 안주고 버티다가, 작가가 고소하고 비자금 의혹을 제기하면서 비로소 출판사 오너가 거액을 빼돌린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고 하니 참… 베스트셀러 기록을 세워 놓고도 빼돌린 액수가 드러날까 무서워 판매 부수를 숨기고 있는 형국이오. 왕년에 조정래가 출판사에서 태백산맥 팔아먹고 인세 떼먹는다고 10 년 동안 소송을 벌였던 것처럼,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저자 역시 비슷한 길을 걷지 않을까 하오

도갤에서 본 글이다. 나는 우리나라 출판계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생각한다.

뭐 출판계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많이 멍들어있지만,
그래도 책을 만들어내는 일을 공산품 제조와 동일시하는, 사명감없는 출판업계는 빨리 정신차리길 바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바라는 건,책값이 너무 비싸다는 것.. 온라인 서점들 할인 안해줘도 되니, 그 만큼 책값의 수준이 낮아졌으면 좋겠다.

괜히 하드커버로 양장본만 찍어서 비싸게 팔 게 아니다. 예전처럼 서점에서 날렵한 페이퍼북들을 발견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Dec 17

오늘 올해 마지막 시험이 있었다.

아침에 나가면서 지하철 역에 비치된 무가지 신문을 보곤 하는데(주로 보는 건 포커스;;),

오늘따라 “오늘의 운세” 부분이 눈에 띄었다-_-

어디 보자.. 오늘의 운세.. 일이 너무 잘 풀리니 걱정말라는 운세였다.

오늘의 운세라니.. 띠별로 나온 것이니 12명 중 한 명은 동일한 운세로 하루를 산다는 것 아닌가.

당연히 평소 때는 무시하고 지나쳤겠지만, 날이 날이니만큼 신경쓰이는 게 사실이었다.

그렇게 미신의 힘을 빌어 자신감을 약간이나마 키워주고, 학교에 갔다.

오늘 마지막 시험 과목은 수리경제학.

시험지를 받아보는 순간,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4문제였는데, 모두 이미 잘 알고 있는 유형의 문제들..

1, 2번 문제는 정말 막힘없이 풀었다.

그리고 3번, 잘 풀리다가 막히기 시작했다.. 그래 4번은 쉬운거잖아, 쉬운 것부터 풀어놓자;;

4번은 풀리긴 하는데 뭔가 내 의도와는 다른 결과가 나와서 당혹스러웠다-_-;;

이상해서 다시 계산해보고 다시 해보고.. 약 한시간 고민하다가 결국 시간의 압박으로 포기.. 그대로 놔두고 다시 3번..

또 30분가량 헤매다가 시험 시간 종료 임박;; 결국 시험 시간 3시간을 다 쓰고, 불안한 마음으로 시험지를 제출했다.

그래서인가? 아니면 내일까지 제출해야 할 과제물이 하나 남아서인가?

뭔가 홀가분하고 후련한 느낌이 조금이라도 들어야 하는데, 전혀 느낌이 없다.

방학이라.. 70일간 난 무얼해야 할까..

Dec 18

너는 기분이 좋으면 멍멍하고 짖는다.
화가 났을 때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짖지.
너는 감정의 미묘한 차이를 나타내는 데 많은 한계가 있어.
네가 표현할 수 있는 뉘앙스는 별로 많지 않아.

하지만 나는 너와 달라.
기분이 좋을 때, 나는 그 좋은 기분의 미묘한 차이를 여러 가지로 표현할 수 있어.
싱긋거리거나 껄껄거릴 수도 있고, 때에 따라서는 엉엉 울 수도 있어.

화가 났을 때도 마찬가지야.
나는 허허 웃는 것까지 포함해서 아주 다양한 방식으로 내 감정을 드러낼 수 있어.
그 이치는 아주 복잡하고 대단히 혼란스러워.

예를 들면 이런거야.
너는 착한 개야.
그리고 내가 개를 좋아한다는 건 두말할 필요도 없지.
그런데도, 나는 이따금 네가 고양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어.

오늘 과제물 제출을 위해 학교에 갔다 왔다.

어제 시험은 이미 끝났고, 오늘 과제물을 제출하면서 이번 학기가 완전히 끝나버렸다.

이제 남은 건 알파벳 문자 몇 개가 적힌 종이 쪼가리를 받는 것 뿐이다.

복학하고 처음 맞이했던 학기, 그래서 더 열심히하려고 노력했고 미약하나마 자신감도 많이 회복됐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 지는 모르지만, 거기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내가 열심히 노력했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니까..

과제물을 제출하고(제출 과정에서 약간의 삽질이 있긴 했다), 밥을 먹고 나니 대략 5시..

7시 30분쯤에 약속이 있었는데, 집에 갔다가 다시 나오기에는 짧은 시간이어서 학교에서 시간을 때우기로 했다.

방학을 맞아 집에 내려간다는 친구넘을 배웅해주고, PC방에 가서 시간을 때울까 하다가

“PC방”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매캐한 담배 연기 자욱한 풍경이 나의 발목을 잡았다.

그래서 도서관 휴게실에서 PDA를 들고 놀다가, 열람실에 들어가 상뻬의 책을 한 권 집어왔다.

“속 깊은 이성친구”

전체가 하나의 이야기가 아니고,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다른 이야기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책이다.

단순하지만 결코 단순하지 않은 상뻬의 그림과 글이 마음을 포근하고 편안하게 했다.

제목은 ‘속 깊은 이성친구’지만(원제도 저런 의미인지는 모른다-_-), 책 속에는 수탉과 암닭 얘기도 있고

여자 아이들의 동성친구 얘기도 나온다. (물론 이성 관계에 대한 얘기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의 묘한 심리들을 이번에도 그의 방식대로 너무나 간결하고 단순하게, 그러나 정확하게 짚어내고 있다.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읽으면서 자꾸 내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상뻬다운 책이다.

단 30분만 투자하면, 이 책을 통해 메마른 감성을 조금이나마 채울 수 있을 것이다. ★★★★★ ★★★☆☆

Dec 20

노 브레인 레이스 (Rat Race, 2001)

캐나다,미국 / 2004.09.24 / 코메디 / 111분

30년 만에 상봉하는 철없는 엄마(우피 골드버그)와 과격한 딸(라네이 채프만).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미식 축구 경기에서 말도 안 되는 실수를 저질러 미식 축구 팬들의 표적이 된 심판 오웬(쿠바 구딩 주니어). 세상 일엔 도무지 관심이 없고 산만하기 그지없는 이탈리아 남자 엔리코(로완 앳킨슨). 가는 곳마다 대혼란을 일으키는 사고뭉치 듀웨인(세스 그린), 블레인(빈스 블러프) 형제. 총각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라스베가스에 오게된 바른 생활 사나이 닉(브레킨 메이어)과 화나면 헐크로 변하는 미녀 헬리콥터 조종사(에이미 스마트). 가족 등쌀에 밀려 라스베가스로 여행 온 쫀쫀한 가장 랜디(존 로비츠)와 그의 가족… 이들 여섯 팀은 우연히 특별한 동전을 손에 넣게 되고 카지노 재벌 도날드 싱클레어로부터 특별한 제안을 받게 되는데…

그가 제안한 것은 라스베가스로부터 700마일 떨어진 뉴멕시코에 있는 200만 달러를 차지하기 위한 레이스. 여섯 명 중 한명은 반드시 백만장자가 될 수 있는 높은 확률의 게임이다. 인생일대의 기회를 잡기 위해 서둘러 떠난 그들. 200만 달러를 차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서로를 방해하며 뉴 멕시코를 향하는 여섯 팀에게는 어떤 일들이 펼쳐질 것인가?

캐스팅은 화려하다. 미스터 빈으로 잘 알려진 “르완 앳킨슨”과 “우피 골드버그”는 말할 것도 없고, “스타쉽 트루퍼스(OCN 덕분에 5~6번은 본 듯하다)”와 얼마 전의 대박 영화였던 “나비 효과” 등으로 얼굴이 많이 팔린 “에이미 스마트”,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의 “쿠바 쿠딩 주니어” 등 낯익은 배우들이 총출연한다.

그러나 그 뿐이다. 솔직히 정말 재미없다.

2001년에 제작된 철지난 영화를 “노브레인 서바이버”와 “정준하”라는 트렌드에 섞어 뒤늦게 개봉했을 때 이미 어느 정도 짐작은 했었다.
(영화 게시판에는 이 영화가 이미 2001년경에 TV에서 방영됐었다는 얘기도 있었다;;)

하지만 시종일관 재미없다가 마지막 부분의 어설프게 감동을 주려는 결말은 정말 시간 아깝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코미디의 사회적 기능도 중요하지만, 그건 이차적 목적일 뿐이다.

코미디는 웃겨야 하는 장르다.

웃기지도 않는 영화에 코미디란 장르를 부여한 것 자체가 코미디다.

영화내내 기면발작 증세 하나로 웃겨 보려는 “르완 앳킨슨”,

미스터 빈 생각하며 약간 기대했는데 솔직히 말해서, 수십년 전에 만들어진 채플린의 영화가 훨씬 재밌다-_-;;

정말 시간 낭비다. 출연 배우의 광팬이 아니라면 절대 보지 마라.. ★★☆☆☆ ☆☆☆☆☆

Dec 20

사마리아 (사마리아 / Samaria, 2004)

한국 / 2004.03.05 / 드라마 / 95분

유럽 여행을 갈 돈을 모으기 위해 채팅에서 만난 남자들과 원조교제를 하는 여고생 여진(곽지민 분)과 재영(서민정 분). 여진이 재영인 척 남자들과 채팅을 하고 전화를 걸어 약속을 잡으면, 재영이 모텔에서 남자들과 만나 원조교제를 한다. 여진은 재영이 남자들을 만나기 전 화장을 해주고, 그녀가 남자들을 만나고 있는 동안 밖에서 기다린다. 낯 모르는 남자들과 만나 섹스를 하면서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재영. 여진은 남자들과의 만남과 섹스에 의미를 부여하는 재영을 여진은 이해 할 수가 없다. 여진에게 어린 여고생들의 몸을 돈을 주고 사는 남자들은 모두 더럽고 불결한 존재일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모텔에서 남자와 만나던 재영은 갑자기 들이닥친 경찰들을 피해 창문에서 뛰어 내려 여진의 눈 앞에서 죽게 된다.

재영의 죽음에 커다란 충격을 받은 여진은 재영의 죽음을 위로하기 위해 재영의 수첩에 적혀 있는 남자들을 차례로 찾아간다. 재영 대신 남자들과 원조교제를 하는 여진. 원조 교제 후 재영이 전에 받았던 돈을 여진이 차례로 돌려주자 남자들은 오히려 평안을 얻게 된다. 남자들과의 잠자리 이후 남자들을 독실한 불교 신자로 이끌었던 인도의 바수밀다와 같이 여진 또한 관계를 맺은 남자들을 차례로 정화해 나간다.

사건 현장에 나갔다가 우연히 옆 모텔을 보게 된 형사 영기(이얼 분)는 모텔에서 남자와 함께 나오는 여자가 자신의 딸 여진임을 알게 된다. 아내 없이 오직 하나뿐인 딸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영기에게 딸의 매춘은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오고, 이후 영기는 계속해서 여진을 미행하기 시작한다. 하루하루 남자들을 만나는 여진을 미행하던 영기는 여진과 만나는 남자들에게 접근하기 시작하는데…

영화 볼 때만 해도 별로 기대하지 않았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 대해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었고,

이미 너무 흔해져 버린 사회 문제를 소재로 다루고 있어서 식상한 영화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생각외로 좋았다. 뭐 그렇다고 아주 좋았다는 건 아니고, 예상보다는 좋았다는 거다.

여주인공인 여진과 그의 아버지를 따라가는 감정선의 흐름도 괜찮았고,

원조교제라는 사회 문제를 바수밀다나 사마리아같은 종교적인 개념들로 투사시켜 해석하려고 한 의도도 좋았던 것 같다.

11일만에 촬영을 끝냈다니 영화 구성의 엉성함은 필연적인 것이지만.. ★★★★★ ★★★☆☆

마지막 장면에서 아버지가 여주인공 여진에게 운전을 가르쳐주면서 던지는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이제부턴 여기 혼자서 가는 거야. 아빠는 이제 안따라가…”

Dec 21

하울의 움직이는 성 (Howl’s Moving Castle, 2004)

일본 / 2004.12.23 / 판타지,로맨스(멜로),SF,모험 / 119분

무대는 19세기 말, 유럽의 근미래화가들이 상상으로 그려냈던 마법과 과학이 공존하고 있는 세계 ‘앵거리’. 소피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모자상점에서 쉴틈없이 일하는 18살 소녀이다. 어느 날 오랫만에 마을로 나간 소피는 우연히 하울을 만나게 된다. 하울은 왕실 마법사로서 핸섬하지만 조금 겁이 많은 청년이다. 그런데 하울을 짝사랑하는 황무지 마녀는 두 사람의 사이를 오해, 주문을 걸어 소피를 90살의 늙은 할머니로 만들어 버린다. 그 후 가족을 걱정한 소피는 집을 나오게 되고 황무지를 헤매다가 하울이 사는 성에서 가정부로 낯선 생활을 시작한다. 그런데 그 거대한 성은 사람들이 그토록 무서워하는 ‘움직이는 성’이었다. 4개의 다리로 걷는 기괴한 생물 ‘움직이는 성’ 안에서 하울과 소피의 기묘한 사랑과 모험이 시작되는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들은 늘 물질 문명에 대한 비판과 자연에 대한 향수를 담는다.

이번 작품은 전쟁, 특히 합목적성을 갖추지 못한, 그래서 무의미한 희생만을 초래하는 전쟁에 대한 비판의 시각이 담겨있다.

이전 작품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비교해서 이게 더 낫다 저게 더 낫다는 식의 글들이 많이 보이는데,

재미라는 측면에서는 분명 “센과…”보다는 다소 떨어진다.

전작보다는 좀 더 난해하고, 반전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어서인지 동화같은 느낌으로 가볍게 볼 수 있는 애니는 아니다.

하지만 메시지 전달력이라는 측면에서, 또 작품 전체적인 완성도라는 측면에서는 “센과…”보다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미야자키의 작품에 늘 함께하는 “히사이시 죠”의 음악도 좋았다.

그러나 결말 부분은 어거지로 얼버무리는 것 같은 느낌이었고, 다소 황당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 미야자키 스타일이라고도 할 수 있는 애니속의 convention들이 약간은 식상하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었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원령공주”를 마지막 작품으로 하겠다던 그의 말이 지켜졌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국내 개봉은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한단다.

쟁쟁한 작품들이 23~25일에 맞춰 개봉을 계획하고 있던데 과연 그 속에서 얼마나 많은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을지..

미야자키의 작품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볼 만한 작품이기는 하다. ★★★★★ ★★★☆☆

Dec 21

새벽의 황당한 저주 (Shaun Of The Dead, 2004)

영국 / 액션,코메디,공포,판타지,로맨스(멜로) / 94분

전자제품 판매원으로서 하루하루 그저 그런 인생을 살아가는 숀은 이제 30살이 얼마 남지 않은 29살의 청년이다. DJ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숀은 추억의 레코드 판을 수집하며 꿈을 접고 살아가고 있다. 자신의 직업에 만족하지도 못하고 삶의 목표도 없는 숀의 일상은 지루하고 괴롭기만 하다.

삶의 유일한 기쁨은 매력적이고 지적인 동갑내기 여자 친구인 리즈와 엄마 뿐이다. 그런데, 급기야 3년이나 사귀던 여자친구 리즈에게 실연을 당하고, 숀은 큰 상심에 빠진다. 괴로운 마음에 술을 청하고, 술에서 깨어난 다음날 아침, 영국은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돌고 있었다. 하루 아침에 끔찍한 악몽 같은 세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세상은 온통 사람들을 먹어치우는 `움직이는 시체` 좀비들이 거리를 배회하고 있고, 심지어 숀의 집 뒤뜰에도 이들이 침입한다. 자다 일어난 상황에 좀비들과 맞닥뜨리게 된 숀은 살아 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좀비에 맞서 싸우게 된다. 백수인 죽마고우, 애드의 도움을 받은 숀은 사랑하는 엄마 바바라와 여자친구 리즈를 좀비 들로부터 구해내기 위해서 고군분투한다. 그러나 이들은 유명한 영웅도 아니고 지극히 평범한 청년들이다. 이들에겐 총도 없고, 어마어마한 무기도 없는데 숀과 에드는 어떻게 좀비를 이겨낼 수 있을까….

이제는 공포 영화의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은 좀비물..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이라는 3부작 좀비 영화가 만들어진 이후 수많은 아류작들이 제작되었다.

이 시리즈의 2편이 얼마 전 리메이크 되었던 “새벽의 저주(Dawn of the dead)”인데, 이 영화는 극중 주인공의 이름인 “숀”을 이용해서 제목을 패러디했다.

생각외로 코미디와 호러를 잘 섞어놓은 영화다. 별 기대없이 봤는데 정말 재밌었다.

“28일 후”에서 보여지는 진화형 좀비가 아닌, 쪽수로 승부하는 전형적인 좀비들을 상대로 하는 주인공 일행의 다소 엽기적인 행동들이 꽤나 재미있게 묘사되고 있다.

좀비 영화를 보면서 궁금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코미디의 기법으로 재밌게 풀어내고 있는 영화다.

주인공 일행이 좀비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거리를 지나 도피처인 술집으로 들어갈 때 보여주는 행동은 단연 압권이었다.

코미디 영화치고는 잔인한 장면들도 많고, 컬트 영화의 성격이 짙기는 하지만 최근에 봤던 어떤 코미디 영화보다도 재미있었다.

시간 때우기용으로 좋은 B급 호러 코미디 영화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