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취하라
그것보다 우리에게 더 절실한 것은 없다.
시간의 끔찍한 중압이 네 어깨를 짓누르면서
너를 이 지상으로 궤멸시키는 것을 느끼지 않으려거든
끊임없이 취하라.
무엇으로 취할 것인가.
술로 , 시로 , 사랑으로, 구름으로, 덕으로
네가 원하는 어떤 것으로든 좋다.
다만 끊임없이 취하라.
그러다가 궁전의 게단에서나
도랑의 푸른 물 위에서나
당신만의 음침한 고독 속에서
당신이 깨어나 이미 취기가 덜하거나
가셨거든 물어보라
바람에게, 물결에게, 별에게, 새에게, 시계에게,
지나가는 모든 것에게, 굴러가는 모든 것에게
노래하는 모든 것에게, 말하는 모든 것에게 물어보라.
그러면 바람이, 물결이, 별이, 새가
시계가 대답해 줄 것이다.
취하라. 시간의 노예가 되지 않으려면
취하라
항상 취해 있으라.
술이건, 시이건, 미덕이건 당신 뜻대로
- 보들레르, 「취하라」
(원문은 아래와 같다.
Enivrez-vous
Il faut etre toujours ivre. Toue est la : c’est lunique question pour ne pas sentir l’horrible fardeau du Temps qui brise vos epaules et vous penche vers la terre, il faut vous enivrer sans treve.
Mais de quoi? De vin, de poesie ou de vertu, a votre guise. Mais enivrez-vous.
Et si quelquefois, sur les marches d’un palais, sur l’herbe verte d’un fosse, dans la solitude morne de votre chambre, vous vous reveillez, a la vague, a l’etoile, a l’oiseau, a l’horloge, a tout ce qui fuit, a tout ce qui gemit, a tout ce qui roule, a tout ce qui chante, a tout ce qui parle, demandez quelle heure il est; et le vent, la vague, l’etoile, l’oiseau, l’horloge, vous repondront : “Il est l’heure de s’enivrer! Pour n’etre pas les esclaves martyrises de Temps, enivrez-vous; enivrez-vous sans cesse! De vin, de poesie ou de vertu, a votre guise.”)
고등학교 다닐 때쯤에 보들레르의 시를 처음 접하고,
무언가에 홀리듯이 바로 서점에 달려가 그의 시집 『악의 꽃』 을 사들고 오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나중에 문학 수업 시간에 보들레르의 시가 잠깐 언급되었을 때 내 눈이 유난히 반짝거렸던 기억도 난다.
이 “취하라”는 보들레르의 시중에서도 상당히 유명한 시이고,
때문에 누구든지 어디에선가 이 싯구가 인용된 것을 한번쯤은 보았을 것이다.
그의 시 특유의 퇴폐적이고 염세적인 성격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크게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만한 시다.
오늘 우연히 인터넷에서 “보들레르의 시, 취하라”라는 구절을 보고
여기 이렇게 끄적거려 본다.
취하라. 시간의 노예가 되지 않으려면
취하라
항상 취해 있으라.
술이건, 시이건, 미덕이건 당신 뜻대로
나 역시 그처럼 취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기에 마음껏 취할 수 없는 현실이, 그리고 내 자신이 더욱 안타깝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