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 23

나의 눈물샘을 마구 자극하던 웹툰, 야옹이와 흰둥이 연재가 끝이 났다.

행복한 결말이지만, 과연 저것이 행복한 결말일까 싶은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지나치게 현실적인, 그래서 더 가슴 아프고 감동적인 만화.

이제 야옹이와 흰둥이가 웃음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힘든 세상을 헤쳐 나가는 모습은 볼 수 없겠지 ㅠㅠ

매주 꼬박꼬박 쳉겨보던 즐거움을 이제는 어디서 찾아야 하나…

Mar 26

누군가 평점 9.8을 자랑하는 웹툰이라고 소개하길래,

「야옹이와 흰둥이」라는 정겨운 제목을 가지고 있길래,

이렇다할 약속도 없이 그냥 집에서 뒹굴대는 주말이었기에,

찾아서 본 웹툰.

요즘 웹툰들처럼 화려한 색감도 없는 밋밋한 흰 배경에 검은색 펜으로 그려낸 투박한 그림체의 만화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정겹고 포근하게 느껴지는 캐릭터들 때문에 보는 내내 흐뭇했다.

삶이라는 것, 그 자체를 그려내고 있는 웹툰이랄까?

고되고 힘들지만, 그래도 한켠에는 희망이 자리하고 누군가의 배려가 있고 함께 하는 이의 지지가 있기에 감히 오늘을 견뎌낼 수 있게 한다.

그림체가 좋아야 좋은 만화고, 사람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는게 아니란 것을 이 웹툰을 보며 다시금 깨달았다.

원래 DC인사이드 카연갤에서 연재되던 웹툰이라고 하던데, 작가가 가진 따뜻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다.

이제 30대 초반인 작가의 삶에 대한 놀라운 성찰과 담백한 표현력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아직 연재 중이어서 다음 회차를 기다려야 한다는 아쉬움과 함께, 작가가 오랫동안 이 작품을 연재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동시에 생기는 건 아이러니다.

요즘 챙겨보는 웹툰 중에 성게군의 “마조&새디”(결혼하고 싶어지는 만화!!!)와 함께 베스트로 꼽고 싶은 작품이다.

→ 보러 가기 (다음 웹툰, 연재 中)

Dec 26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보고 나서 정말 깜짝 놀랐던 영화.

나탈리 포트만의 연기 변신도 놀랍지만,

시나리오나 영상,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연출력, 어느 하나 흠잡을 데가 없다.

시간 때우기용 스릴러 영화나 한 편 보자는 심산으로 보게 됐으나, 내가 기대하고 있던 액션+범죄+스릴러물이 아니라 “백조의 호수” 공연을 준비하는 발레리나의 이야기였고

그래서 잘못 골랐나-_- 싶었으나.. 점점 영화에 빠져들게 만드는 굉장한 흡입력과 몰입감이 있었다.

이렇게 잘 만들어진 영화라니..

국내에는 내년 2월 개봉인 것 같은데 솔직히 대중들의 많은 관심들을 받아낼만한 흥생성 영화는 아닌 것 같아, 많은 이들이 이런 걸작을 그냥 지나쳐 버릴 것 같아 너무 아쉽다.

내가 전혀 기대하지 않아서, 방심한 상태였기에 더 큰 전율과 감동을 받은 것일 수도 있지만 영화의 완성도 만큼은 정말 기립박수를 보내고 싶을 만큼 뛰어나다.

고상한 취미와는 거리가 있는 사람이다보니 발레에도, “백조의 호수”에도 사전지식이 거의 없었음에도 영화에 빠져드는 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

오히려, 영화를 보고나서 “백조의 호수” 작품에 대한 미약한 지식을 얻게 되었으니 덤이 생긴 거라고 해야할까?

정말 양 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강력 추천하고 싶은 영화다.

나탈리 포트만은, 레옹으로 데뷔한 뒤 스타워즈 에피소드와 브이 포 벤데타 등에서 얼굴을 비췄으나 이렇다 할만큼 인상적인 모습을 못보여준 느낌이었는데 이 영화를 고른 것은 정말 훌륭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그녀의 배우 생활에 있어 아주 커다란 방점이 되어 줄 영화라고 생각한다.

Sep 23

그냥 나중에 봐야지 했던 것들을 연휴가 몰아서 본 것인데, 두 편이 인도영화, 한 편이 이란영화라니 내 영화 취향도 참 독특하구나 싶다.

그러나 영화의 국적이 뭐 중요한가?

보고나니 다른 사람들에게 마구 추천해주고픈 영화들이라 모처럼 나의 묘한 취향이 빛을 발했던 것 같다.

 

첫 번째. 세 얼간이(3 idiots)

“세 얼간이”라는 제목과 “코미디”라는 장르 때문에, 내가 아주 아주 좋아하는 영화, 짐캐리 주연의 “덤앤더머” 비슷한 분위기일 줄 알았다.

그러나 왠걸.. 전혀 바보스럽지 않은 세 명의 친구 이야기다.

인도의 일류 공대에 진학한 주인공들이 “란초”라는 친구를 중심으로 겪게되는 사건과 사고들이 이야기의 주를 이루고 있는데,

우리네와 닮은 듯, 또 다른 듯한 그들의 학창시절 이야기가 때로는 감동적으로, 때로는 유쾌한 웃음으로 다가왔다.

예전에 인도여행 할 때, 그들의 학구열을 느껴보겠다고 델리대학 등 몇몇 캠퍼스를 무작정 거닐었던 기억이 나서 그런지 영화의 배경이 되는 대학 캠퍼스가 왠지 더 친숙하기도 했다.

문(文)을 중시했던 조선시대의 뿌리깊은 의식이 아직도 사회 저변에 깔려있어 아직까지도 기술자들이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 우리네 현실에서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이공계 선호 현상.

영화에도 무조건 자식이 공학자로 성공하기를 바라는 맹목적인 이공계 선호 의식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인도라는 나라는 인구는 중국 다음으로 많지만, 소를 숭배하고, 쥐가 들끓고, 아직도 계급에 의해 태어나면서부터 사람의 위치가 결정되는 미개한 후진국으로만 여겨졌었다.

지금에 와서는 당시 내가 가졌던 생각들이 편견에 지나지 않았다고 깨달은 부분도 있고, 그들의 종교나 역사에 대한 이해를 통해 어렸을 때와는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 부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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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12

작년 11월에 방영되었으니 얼추 1년 가까이 된 건데, 우연찮게 어디서 주워 듣고 뒤늦게 본 다큐.

KBS 스페셜 781화 – 꿈꾸는 자들의 섬, 노량진 (2009/11/22)

재수생들을 위한 대입 학원으로 유명했던 노량진은 어느새 공무원 시험과 각종 고시를 준비하는 많은 이들의 꿈과 희망을 먹고 사는 또 다른 공간이 되어 버렸다.

세상과는 격리된 노량진이라는 섬에서 살며, 조금씩 자신의 꿈을 현실로 바꾸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경주하는 우리 시대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이 다큐는 내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주었다.

애초에 시험과는 인연이 없었고, 그래서 그런 수험생활은 아예 해 볼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나,

그리고 운이 좋아 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사회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던 나로서는 도무지 경험해 볼 수 없었고 그래서 관심갖지 못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내 주변에도 각종 고시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여럿 있다.

수험 준비로 바쁘고, 또 그런 상태로 취업한 친구들과 만나는게 부담스럽다고 느껴지는 것인지 자주 얼굴을 볼 수는 없지만 가끔 그런 친구들과 만나보면

무엇이 그들의 꿈과 희망을 갉아먹으며 그 아까운 젊음과 열기를 낭비하게 만드는 것인가에 대해 깊은 회의를 느끼곤 한다.

아무리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이루어 낸 잉여의 시대라고는 하지만,

젊은이들의 꿈과 희망, 그들의 열정마저도 사회의 잉여로 치부되어 원래의 가치보다 평가절하되어 낭비되어서는 안될 것인데

그들이 수험이라는 굴레에 씌어 좀 더 생산적이고 가치있는 곳에서 그 꿈과 희망, 열정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세상과는 유리된 곳에서 하루에 서너시간 잠을 자며, 천원짜리 주먹밥으로 허기를 채우면서 그들이 달려가는 곳, 그 끝에는 과연 무엇이 있을 것인가.

그 끝에 도달하는 “선택받은 자”들은 과연 행복할까?

그들의 저당잡혔던 젊음은 꿈이 현실로 바뀐 후에도 여전히 또다른 꿈과 희망을 소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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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07

일전에도 밝혔듯이 나는 호러물, 미스터리물, 괴기물 이런 장르에 환장하는 사람이다.

그 묘한 취향 탓에 좀비(zombie)가 소재인 영화들은 닥치는대로 보곤 했는데,

특히 조지 로메로 감독의 영화들은 신작이 나올 때마다 빼놓지 않고 봐야 직성이 풀린다.

살아있는 시체, 신체 접촉 또는 공기 중 감염을 통해 끊임없이 세력을 넓혀가는 바이러스같은 존재, 좀비.

출연 작품이 많은 좀비다 보니, 영화마다 모습도 하는 행동도 천차만별이고 어떤 게 진짜 원래의 좀비다운(?) 좀비인 것인지 헷갈릴 지경이지만,

다행히도 그런 좀비들의 선조들 이야기가 있었으니 리처드 매드슨의 1954년 작품, 나는 전설이다(I Am Legend)가 되겠다.

유명한 작가 스티븐 킹은 이 작품을 읽고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했다는 말을 남겼다 하니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작가는 아니지만 그의 미국 문학 내 입지와 유명세를 짐작하고도 남는다.

원래 유명하고 또 대단한 작품이다 보니 지금까지 많이 영화화 되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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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08

달리는 김에 한 편 더!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장편 데뷔작, 요시노 이발관.

카모메식당(かもめ食堂, 2006), 안경(めがね, 2007)에서 본 익숙한 배우(모타이 마사코 라는 이름의)가 요시노 이발관의 미용사로 나오는 엽기 발랄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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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의 전통이라는 이유로, 남자 아이들에게 바가지 머리(라고는 하지만, 블루클럽의 X두컷이 더 걸맞은 이름같다)를 강요하는 어느 작은 시골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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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06

잘 만들어진 슬로우 푸드 같은 영화.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영화를 처음 접한 건, “카모메식당(かもめ食堂, 2006)”이었다.

여성 감독답게 아주 섬세하면서도 독특한 분위기의 영화로 강한 인상을 남겨주더니,

어쩌다 접하게 된 “안경(めがね, 2007)”으로 또 한 번 즐거운 미소를 머금게 만들어주었다.

무슨 까닭에서인지, 문명을 벗어던지고 싶은 생각에 휴대폰 전파가 닿지 않는 어느 바닷가 마을을 찾게 된 타에코.

그녀는 그곳에서 봄마다 마을을 찾아와 빙수를 파는 사쿠라, 지각을 밥 먹듯이 하는 젊은 생물 선생 하루나, 손님이 붐비는 것을 걱정하는 이상한 민박집 주인 유지 등과 함께 소통하게 되고,

처음에는 사색하는 법을 몰라 지루함을 느끼던 그녀였지만, 어느 틈엔가 사색하고 싶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사색할 수 있는 그곳에서 “사색의 삶”에 적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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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19

재일조선인들 문제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되고 관심을 갖게 된 건,

아마도 재일조선인 작가인 가네시로 가즈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GO”를 봤을 때였던 것 같다.

그 전까지만 해도, 그저 일본 내에 우리나라가 아니라 북한과 교류하는 동포들이 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을 뿐,

그들이 어디서 온 사람들인지, 어떤 삶을 살아왔고,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 지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

그러다 “GO”를 보고 나서 그들 또한 우리의 동포들이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일본 우익들의 협박과 사회적 차별에 고통받으면서도 “우리의 것”을 지키기 위해 힘든 투쟁을 하는 사람들임을 알게 되었다.

이 영화는 일본 훗카이도의 유일한 조선인 학교인, “훅가이도조선초중고등학교”에서 1년간 학생들, 교원들과 함께 하며 그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담아 낸 다큐 영화다.

외교적인 문제 때문에 우리 정부는 그들에게 아무런 재정적인 지원도 해주고 있지 않지만, 그들에게 우리나라는 북한과 마찬가지로 “언젠가는 돌아가야 할 고향 땅”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없다.

그들은 민족이라는 지우개로 정치와 이념이라는 구분선을 깨끗이 지우고 살아가는 우리 동포들이기 때문이다.

일본 내에서 “각종학교”로 분류되는 비정규 교과 과정이기에 그들은 대입을 위해 별도의 시험을 치러야 하고,

거리 문제로 초등학교 입학하면서부터 기숙사 생활을 시작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그들은 “우리 학교”를 지키기 위해 함께 울고 함께 웃는다.

남의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내면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외면적인 부분에서도 노력하지 않으면 “우리의 것”을 지켜낼 수 없다며,

추위를 감내하면서까지, 우리가 보기에는 고루하다 싶을 정도로, 치마 저고리를 고집하는 사람들.

2시간 남짓의 러닝타임 동안, 집단화를 통해 강화되는 그들의 “민족주의”라는 낡은 이념이 다소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런 이념적인 접근을 떠나, 이국땅에서 살면서도 고향을 잊지 못하고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고향을 그리는 이들의 이야기라는 차원에서 감상한다면 상당히 감동적인 영화다.

아니, 영화가 아니라 현실이겠지.

지구 상의 유일한 분단 국가, 그 갈라짐의 세월이 길어질수록 더 많은 비극과 고통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Jun 14

방송된지 수년도 더 지난 드라마를 굳이 지금 보게 된 이유는.. 특별히 없다.

국내에도 워낙 익히 알려진 일본 드라마 중 하나이고,

마침 내가 무료하던 게 이유라면 이유일까.

어쨌든 그래서 보게 되었는데, 1화에서부터 주인공 나츠미(타케우치 유코)의 매력에 푹 빠지고 말았다.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레스토랑 “키친 마카로니”에 우연찮은 계기로 가게 된 나츠미가 주문한 오므라이스를 먹으며 “오이시이(おいしい, 맛있다)”라고 말하는 장면은 이 드라마 최고의 명장면!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요리들을 보며 왠지 군침을 흘리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된 것도 이 드라마가 가진 또 하나의 매력이다.

대개 12~13화 정도의 길이를 가지고 있는 일본 드라마는 내용이 짧아서 보는데 부담이 없다.

시즌1 흥행하면 시즌2, 시즌3, 시즌4,… 지치지도 않고 찍어대는 미드는 나를 지치게 한다.

그리고 담백하면서 소소한 일상을 담아내는 경우가 많아서 재벌과 엮이고 의사, 변호사가 나오지 않으면 전개가 안되는 우리나라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는 잔잔한 재미가 있다.

물론 일본 드라마의 오버하는 연기와 연출, 뻔한 전개는 마이너스..

런치의 여왕을 보면서는,

구리 료헤이의 “우동 한 그릇”을 떠올리게 하는 가난한 부녀 손님이 등장하는 에피소드가 제일 어색했던 것 같다.

가난한 서민들에게 살아가는 힘을 주는 “런치”라는 걸 보여주고 싶은 건 알겠지만, 이건 좀..

어쨌든 아버지 뜻을 이어 30년이 넘도록 같은 맛을 지켜내며 “키친 마카로니”만의 “런치”를 지켜나가는 네 형제의 모습을 보니

점점 전통의 것을 잃어가고 있는 우리네 모습과 대비되어 안타까움을 느껴야 했다.

재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종로 피맛골이 사라지고 한옥 가옥들이 철거되는 21세기 대한민국,

장인정신과 전통을 지킨다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Jun 12

일찍이 싯다르타는 인간이 왜 늙고 병들고 죽어야 하는 지에 대해 고민했다 한다.

죽음.

태어남이 있기에 생명은 죽음을 피할 수 없다.

그 어떤 부귀와 영화를 누린다 해도, 언젠가는 죽음이라는 방식으로 생과 세상에 작별을 고해야 한다.

81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작품,

굿’ 바이 : おくりびと : Good & 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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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24

무한동력

누군가의 추천으로 보게 된 웹툰이다.

총 102화로 구성되어 있는데, 너무나 일상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는 데다가 마치 내 자신, 그리고 내 주변 사람들을 보는 듯이 만화 속 캐릭터들이 너무 친근하게 다가와서 단숨에 마지막회까지 내달리고 말았다.

억지로 꾸며진 설정과 비현실적인 소재, 먼치킨 캐릭터들이 난무하는 TV나 영화 속 “가상현실”에는 거부감을 느끼기에

평소에도 사람 냄새나는 휴먼다큐가 아니면 TV라는 바보상자와는 접하는 일이 좀처럼 없는 나로서는,

나와 같은 나이의 작가가 그려내는 이야기들이 너무나 현실적으로 느껴져서 상당히 기분좋게 봤던 것 같다.

“무한동력”이라는 소재는, 남들은 불가능하다고 비웃는 꿈일지언정 그 꿈을 위해 사는 것이 얼마나 멋진 삶인지를 보여주는 적절한 소재인 것 같다.

우공이 산을 옮긴다고 하면 세상 사람들은 그를 비웃는다.

지금의 세상은 현실주의자들 뿐이니까.

지나칠 정도로 현실을 좇다보니 꿈 조차도 현실에 가두게 된 현대인들에게는 좋은 약이 되는 작품같다.

현재 야후!에서 완결된 작품을 볼 수 있고, 7월에는 단행본도 출간될 예정이라 하는데,

김형태님의 책들과 함께, 나처럼 꿈을 잃고 사는 20대 청년들이 한번쯤 보고 잔잔하지만 긴 여운을 느껴봤으면 한다.

가장 중요한 좌표: [무한동력 보러가기]

Mar 29

기품있는 마리아(Maria, Full of Grace)

남미(南美)라는 공간은 우리에게 어떻게 각인되어 있는가?

브라질의 삼바축제와 그 축제 열기만큼이나 정열적인 삶과 사랑, 축구, 커피, 잉카 및 마야 문명,…

그리고 히스패닉들의 범죄와 그 범죄의 주요 매개물인 마약.

영화의 배경이 되는 콜롬비아는 그 남미 지역에서도 주요 마약 생산국 리스트에 올라있는 나라다.

나라의 주요 산업이 농업과 목축업 광업 등 1차 산업 위주로 구성되어 있는 경제 후진국이기에 마약 생산으로 인해 움직이는 지하 경제 규모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결코 작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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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12

괴물급 고교 야구 선수 선동렬을 라이벌 대학에 빼앗기지 않으려고 직접 광주에 내려간 스카우터의 이야기.

이 영화가 서두에 밝히듯이 픽션 99%를 토대로 만든 영화다.

임창정 주연의 유치한 코미디물로 간주되어 시장에서는 무참히 참패한 영화지만, 사실 이 영화의 가치는 1%의 논픽션에 있다.

영화의 공간 배경은 선동렬 선수의 출신 고교(광주일고)가 있는 광주.

시간 배경은 1980년 5월 8일부터 열흘 간이다.

이제 감이 오는가?

3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결코 잊어서는 안될 그 날, 광주 민중항쟁의 단편이 이 영화에는 담겨 있다.

하지만 이 영화가 민중항쟁을 풀어내는 것은 영화 “화려한 휴가”의 방식과는 전혀 다르다.

99% 픽션이라는 옷을 입고 있기에 1% 논픽션의 무게감은 사뭇 가볍다.

역사적 사건의 재조명, 사회적 의식의 재확인이라는 목적에 짓눌려 마치 르포르타쥬인 양 흉내만 내는 영화가 아니다.

스카우터 “이호창”의 시선으로 그 당시 젊은이의 “선택”, 그리고 그 선택의 “변화 과정”을 보여줄 뿐이다.

무게는 한결 가벼워졌으나, 울림은 작아지지 않았다.

이런 영화가 사람들의 선택을 많이 받지 못한 우리네 영화계 현실이 안타까울 뿐.

여담이지만, 나는 배우 임창정을 좋아한다.

그의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홍콩 배우 주성치의 연기 냄새가 조금 맡아진다.

과장된 몸짓과 바보같은 대사 이면에 숨겨진 진지함, 인생의 무게감.

얼마 전 새 앨범을 발표하고 가수 활동을 재개했던데, 연기자로서도 그의 색깔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Mar 11

태생은 인도(India)지만, 발리우드 영화도 아니요, 얼마 전 아카데미를 휩쓸며 화제를 모은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처럼 그들의 가난하지만 가난하지 않는 삶을 그린 영화도 아니다.

다분히 기독교적인 배경을 두고 만들어진 영화라, 헐리우드 영화를 보는 것 같기도 했다.

델리 시내 어느 허름한 극장에서 현지인들과 함께 호흡하며 느꼈던 발리우드 영화의 흥분감은 없었지만 다소 식상한 소재를 가지고도 충분한 감동을 이끌어낸 좋은 영화라는 점은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태어나면서부터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는 장애를 가진 한 소녀(미셸 맥날리)가 자신의 삶을 어둠(Black)에서 빛으로 이끌어 준 스승(데브라이 사하이)을 만나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한 발짝씩 세상을 향해 걸어가는 과정이 그려져 있다.

이야기구조는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위인 헬레켈러-설리반 선생님의 이야기를 닮았다.

애초에 헬렌켈러 이야기에 기초를 두고 만들어진 시나리오이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세월이 흘러 알츠하이머병을 앓게 된 스승을, 자신이 빛으로의 길로 인도하고 보살피려는 소녀(이제는 더 이상 소녀가 아니지만)의 이야기가 한 번 더 감동을 가져 온다.

나같은 평범한 사람에게는 너무나 지겹고 따분한 일상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그 지겨움과 따분함이 그들의 꿈과 닮은 모습일 수도 있다는 깨달음을 넌지시 던져 준 영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셸이 첫 평가에서 전 과목 낙제점을 받게 되었을 때, 둘이 함께 웃음을 터뜨리며 춤추는 씬이었다.

“인생의 시작이 어머니의 자궁이든 대지이든… 그 여정은 어둠에서 시작되어 어둠으로 끝납니다.
우리 모두 언젠가는 이 어둠을 지나서 광명에 이를 것입니다.”

“꿈은 눈이 아니라 마음으로 보는 것이에요. 전 눈이 안보이지만 꿈이 있어요.”

“내가 넘어지기 전에 나는 법을 알려주고 싶어요. 나도 늙어가잖아요.”

“맥날리 부인, 인생은 아이스크림. 녹기 전에 맛있게 먹어야죠.”

Mar 04

영화 도그빌(Dogville)

- 감독: 라스 폰 트리에(Lars Von Trier)
- 주연: 니콜 키드먼(Nicole Kidman)
- 장르: 드라마
- 제작년도: 2003년

그냥 어쩌다 접하게 된 영화.

생각없이 보게 된 건데, 보통 영화의 1.5배는 되는 러닝 타임이 지루하지 않을 정도로 몰입해서 보았다.

간만에 블로그 포스팅을 부르는 영화였던 것 같아, 잠깐 끄적여 본다.

아래에 씌여진 글은 다수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어서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다소 불편한(?) 글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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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04

행복한 가정은 살아가는 모습이 비슷하다. 그러나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가 지은, 안나 카레니나는 이렇게 시작한다.

그가 간파한 것처럼, 불행의 모습은 십인십색 너무나 다른 모습으로 찾아오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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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06

livesofothers.JPG

(스포 약간 포함;)

타인의 삶.

어느 중증 관음증 환자의 위험한 이웃집 훔쳐보기…

…는 아니다=ㅂ=ㅋ 포스터 보고 혹시나 다른 내용-_-을 떠올렸다면 낭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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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18

 

시험도 막바지.. 슬슬 방학이 다가오는 시점에 오랜만에 포스팅하는 간단 리뷰~

(날이 갈수록 글쓰기가 귀찮아지고, 포스팅하기가 부담되니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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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 10

미디어다음에 강풀 작가의 새 만화 “26년” 연재가 시작되었다.

1년전에 5.18 25주기에 맞춰 광주민중항쟁 관련 특집만화를 그린 적이 있었는데 그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작업인 모양이다.

며칠전 예고편에 이어 오늘 첫화가 올라왔는데, 아직 연재 초기라 이렇다할 감흥은 없다.

강풀 작가는, 내가 알기로, 90년대 학번을 가지고 있다.

80년대 학생운동의 현장에서 직접 투쟁하지는 않았으나 선배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받은 세대다.

그래서 그의 새 작품에 많은 기대가 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있는 그대로, 만화라는 미디어가 가진 장점을 십분 발휘하여 많은 젊은 세대들이 진실에 좀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학살자는 여전히 전대통령 예우를 받으며 잘 살고있는 반면, 희생자와 그 가족들은 숨죽이고 침묵해야 하는 사회.

이 모순된 사회에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는 것 같아서 반갑다.

Apr 01

좌부녀(座敷女).

일본말로 “미치광이 여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한다.

왜 뜻도 통하지 않는 원제를 그대로 가져다 썼나 싶으면서도,

“미치광이 여자”라는 번역된 제목을 달고 있는 막화책 표지를 생각해보니 이것도 좀 아니다 싶다.

비도 오고, 밀리고 밀린 과제들을 보니 한숨만 나오길래 머리도 식힐겸 들쳐 본 만화다.

원래 공포물을 좋아하는 데다가, 작가가 “드래곤 헤드”를 그린 모치즈키 미네타로라서 별 고민없이 선택했다.

실은 그 전부터 추천하는 사람들을 여럿 봐오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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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05

“이름이란 뭐지? 장미라 부르는 꽃을. 다른 이름으로 불러도 아름다운 그 향기는 변함이 없는 것을.”

– 셰익스피어, 로미오와 줄리엣 中

꽤 오랫동안, 귀차니즘의 압박으로 영화나 음악은 리뷰 글을 안쓰고있다;;

일기장에 짤막하게 느낌이나 감상을 몇 줄 끄적거리기는 하는데, 블로그 포스팅은 내게 상당한 정신적 고역이기에 자제하는 편이다.

그런데 간만에 좋은 영화를 봐서 글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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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24

1910~1992년
총칼이 이 땅을 지배하던 시대
일제 식민 정권과 군부 독재 정권에 희생당한 모든 분들께
“칼로 일어선 자 반드시 칼로 망한다”
“그 칼에 봉사한 자 반드시 역사의 칼에 베인다”는
만고의 진리와 심판을 담아
삼가 이 책을 바칩니다.

“왜곡된 역사나 날조된 신화보다
더 서글픈 것은 세뇌당한 영혼이다”

- 책 앞머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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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20

스윙걸즈 (スウィングガ-ルズ: Swing Girls, 2004)

일본, 코미디

감독 : 야구치 시노부

출연 : 우에노 주리, 칸지야 시호리, 다케나카 나오토, 와타나베 에리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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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04

거북이도 난다 (Turtles Can Fly, Lakposhtha Ham Parvaz Mikonand, 2004)

이란, 이라크 | 드라마 | 97 분

감독 : 바흐만 고바디

공식 홈페이지 : www.turtlecanf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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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 10

PM 11:14 (11:14, 2003)

미국, 캐나다 | 드라마, 코미디, 범죄, 스릴러 | 85 분 | 개봉 2005.06.02

감독 : 그레그 마크스

출연 : 힐러리 스웽크(버지), 패트릭 스웨이즈(프랭크), 콜린 행크스(마크), 레이첼 리 쿡(셰리), 헨리 토마스(잭), 벤 포스터(에디), 릭 코메즈, 클락 그레그(경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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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 09

우주전쟁 (War Of The Worlds, 2005)

미국 | SF, 드라마, 스릴러 | 116 분 | 개봉 2005.07.07

감독 :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 톰 크루즈(레이 페리어)

공식 홈페이지 : 국내 해외 Continue reading »

Jun 29

나는 음악이든 영화를 보든 책을 읽든 만화를 보든 특별한 취향없이 이것 저것 잡식하는 스타일이다.

제대로 된 안목을 갖추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괜한 선입견에 간과해버릴 수 있는, 숨어있는 명작들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이기도 하다.

그래서 대개는 아무거나 손에 잡히는 대로, 누군가 던져주는-_- 대로 듣고, 읽고, 보는 편이다.

그러나 나도 사람이기에;; 선호하는 작가나 작품은 있다. Continue reading »

May 14

혈의 누 (血의 淚: Blood Rain, 2005)

한국 | 범죄, 스릴러, 미스터리 | 119 분 | 개봉 2005.05.04

감독 : 김대승

출연 : 차승원(원규), 박용우(인권), 지성(두호), 윤세아(소연), 최지나(만신)

국내 등급 : 18세 관람가

공식 홈페이지 : 국내 http://www.bloodtears.co.kr/

19세기 조선시대 말엽, 제지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외딴 섬 마을 동화도. 어느 날 조정에 바쳐야 할 제지가 수송선과 함께 불타는 사고가 벌어지고…. 사건을 해결하고자 수사관 원규 일행이 동화도로 파견된다.

섬에 도착한 첫 날, 화재사건의 해결을 서두르던 원규 일행 앞에서 참혹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범인을 알 수 없는 살인 사건으로 동요하는 마을 사람들은 7년전, 역모를 이끈 천주교도와 한패로 낙인찍혀 온 가족이 참형을 당한 강객주의 원혼이 일으킨 저주라 여기며 점점 광기에 휩싸여간다. 그리고….. Continue reading »

Mar 13

아무도 모른다 (誰も知らない: Nobody Knows, 2004)

일본 : 드라마 : 140 분 : 개봉 2005.04.01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야기라 유야, 키타우라 아유, 키무라 히에이, 시미즈 모모코, 칸 하나에

해외 등급: PG-13

어느날 엄마가 갑자기 떠나버린 후 남겨진 네 남매가 주변의 무관심 속에 힘겹게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작품. 주인공 야기라 유야는 10대의 나이에 칸느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칸느영화제 역대 최연소 남우주연상 수상)


이 영화 꼭 극장에서 보고 싶었다.

그러나 개봉일이 4월인지라 어둠의 유혹-_-을 떨칠 수 없었다;;

보고 나니 후회된다, 너무 좋은 영화였기에…

“조제, 호랑이와 물고기들” 이후 최고의 영화다. ★★★★★ ★★★★☆

이 영화는 도쿄에서 일어났던 실화를 바탕으로한,

부모없이 살아가는 네 남매의 이야기다.

부모가 세상을 달리해버린 천애고아들은 아니다.

떠나버렸지만 어머니도 있고, 아버지’들(배다른 남매이기에)’도 있다.

그러나 그들은 아이들을 외면한다.

당연히 자신들이 책임져야 할 일인데도,

오히려 그 책임의 대상에게 모든 것을 전가해버린다.

무책임한 그들이고 그래서 비난의 대상이 되지만, 한편으로는 그들을 전적으로 욕할 수만도 없다.

그들도 부모일진데 까닭없이 아이들을 버리기야 하겠는가.

힘겨운 삶이, 세상이, 그리고 사회가 그들을 짓누르기 때문이겠지..

아직 부모의 보살핌과 사랑이 필요한 어린 아이이면서도

동생들을 뒷바라지하는 주인공 “아키라”의 모습은 가슴 뭉클한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어린 아이의 모습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꿈을 꾼다는 값싼 사치마저도 누리지 못하고,

삶을 체념하고 운명에 저항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아키라와 그 동생들의 모습은

그들을 지켜보는 기성 세대들이 부끄러움에 스스로 고개를 떨구게 할 만한 것이었다.

이 이야기는 현대 일본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것은 곧 우리의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벌써 잊혀지고 있지만, 얼마 전 불거져나왔던 “결식아동 문제”와 “부실 도시락” 파문을 보더라도 그렇다.

우리 사회 곳곳에도 아키라 남매에 못지 않은,

아니 이보다 훨씬 더 곤궁하고 힘든 환경에 처한 아이들이 상당수 있을 것이다.

그 아이들도 꿈꾸는 법을 잊었을까?

그 속에 과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밝게 살아가는,

“천국의 아이들”의 ‘알리’와 ‘자라’같은 아이들이 얼마나 있을지..

그들을 그냥 지켜보기만 하는, 그럴 수밖에 없다고 자위하는 내 자신이,

그리고 우리 사회가 너무 부끄럽기만 하다.

“나는 바보입니다. 12살, 13살난 어린 시다들이 먼지먹고 폐병들어 일전 한 푼 못받고 공장에서 쫓겨나갈 때… 나는 가만 있었습니다…”

-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中에서…

Mar 07

위다웃 패들 (Without A Paddle, 2004)

미국 : 코미디 : 95 분 :

감독: 스티븐 브릴

출연: 매튜 프린스, 앤드류 햄튼 … more

해외 등급: PG-13

뭐 그리 주목받은 영화는 아니다.

영화 정보를 제공하는 국내 사이트들(네이버 필름, 엔키노, 필름2.0 등)에서는 시놉시스를 포함한 자세한 해설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나 역시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나와서 겨우 알게 된 영화다.

해설을 보면 장르가 코믹 로드 무비다.

제목에 쓰인 단어 “패들(paddle)”은 카누 등의 노를 의미하는데,

이는 급류 타기를 해 본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영화는 약간 좋지 않은 상태를 가진 세 명의 친구들이,

역시 어린 시절과 청소년 시절을 함께 울고 웃으며 자랐던 친구 빌리의 장례식에서 만나

빌리가 살아 있을 때 찾아 헤맸던, 전설의 은행강도 D. B. 쿠퍼가 남긴 돈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다.

그래서 제목에서 암시하듯 오레곤 주로 가서 그 숲속의 강을 카누를 타고 탐험하게 되고,

그 곳에서 갖가지 사건을 겪게 되면서 결국 노를 잃고, 지도도 잃고, 갈 곳도 잃게 된다.

코미디 영화는 관객의 웃음만을 유발할 의도로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영화속에는 감독이 관객에게 전달하려는 사회적인 메시지들이 곳곳에 녹아있게 마련이고,

따라서 영화를 보며 한껏 웃고 난 뒤, 영화가 끝나며 크레디트 화면이 올라갈 즈음에는 약간의 여운을 던져 주기도 한다.

이 영화도 두 가지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세 친구가 온갖 모험을 겪고 난 후 깨닫게 되는 진정한 우정, 그 우정의 소중함이고,

또 하나는 현재 자신이 처해있는 시간, 그 순간의 소중함이다.

솔직히 코미디 영화치곤 웃기는 장면이 많지는 않았다.

난 단순하고 유치한 성격이라(그래서 주성치 영화도 좋아한다) 웬만하면 잘 웃고 넘어가는 편인데,

이 영화를 보면서는 웃었던 장면이 몇 안되는 것 같다.

제일 웃겼던 부분은 곰*-_-*이 나오는 장면정도..

토일렛 코미디의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저급 코미디지만

“우정”이라는 메시지 전달에 있어서는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 ★☆☆☆☆

Feb 28

숨바꼭질 (Hide And Seek, 2005)

미국 : 스릴러, 드라마, 공포 : 102 분 : 개봉 2005.02.25

감독: 존 폴슨

출연: 로버트 드니로(데이빗 캘러웨이), 다코타 패닝(에밀리 캘러웨이) … more

국내 등급: 15세 관람가

공식 홈페이지: 국내 http://www.foxkorea.co.kr/hidegame

데이비드 캘러웨이 박사(로버트 드 니로)의 9살 짜리 딸 에밀리(다코타 패닝)는, 엄마의 갑작스러운 자살 이후 커다란 정신적 충격에 빠져 집에만 틀어박혀 지낸다. 데이비드의 제자인 캐서린 칼슨 박사(팜케 얀센)에게서 몇 달 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은 에밀리는 조금씩 회복의 기미를 보인다. 이에 데이비드는 딸의 건강을 위해 공기 좋은 뉴욕 외곽의 작은 마을로 이사를 가기로 마음 먹는다.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상당히 안정을 되찾은 듯 보이던 에밀리가 어느날 찰리라는 상상속 친구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데이비드는 ‘찰리’라는 존재가, 에밀리가 자기자신을 표현하는 긍정적인 방법 중 하나라 생각하며 안심하지만, 어느 날 그 ‘찰리’로부터 온 피로 쓴 메시지가 집안 곳곳에서 발견되자,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는다. 이제 그는 찰리의 존재 여부를 밝혀내야 할 뿐만 아니라, 그와의 광적인 죽음의 게임에 빠져있는 사랑하는 딸, 에밀리를 구해내야만 하는데…

영화 “아이 앰 샘(I am Sam)”의 그 꼬마를 기억하는가?

국내외의 수많은 로리팬들을 기쁘게했던 그 꼬마.. “다코타 패닝

그리고 설명이 필요없는 명배우 “로버트 드니로“가 만난 스릴러 영화 “숨바꼭질

이 영화는 결말이 두 개다.

예전에 “28일 후”라는 영화처럼 두 개의 엔딩으로 개봉한다고 한다.

국내에서만 그렇게 개봉한다는 데 이유는 모르겠다.

“나비효과”처럼 감독판과 극장판의 엔딩이 다른 것도 아니고,

관객에게 두 가지 엔딩을 보여주려는 의도는 무엇인지..

어쨌거나 마지막 결말 부분이 1분 30초 가량 차이가 난다고 한다.

아래 부분은 스포일러성 글이므로 보고 싶은 사람은 긁어서 보길..

영화는 좀 뻔한 내용이다.

이미 너무 식상한 소재의 하나가 되어버린 다중 인격을 다루고 있다.

결말에 따라 해석하는 방향이 다르긴 하다.

아버지가 또 다른 인물인 “찰스”로 밝혀지는 엔딩은 어머니의 외도로 정신적 충격을 받은 아버지가

어머니와 에리자베스의 살인과 관련된 일련의 살인 사건들을 자행한 범인이라는 내용이고,

아멜리가 그림을 그리며 끝나는 엔딩은 어머니의 죽음으로 정신적 충격을 받은 아이가 병원에서 머릿속으로 여러가지 인물과 사건을 꾸며낸 것이라는 결론을 보여 준다.

첫번째 엔딩에서도 모든 사건이 아멜리의 상상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는 증거가 곳곳에서 포착되기는 하지만 표면적으로 드러난 것만으로는 그렇다.

어찌 되었건 내 생각에 이 영화의 결말이 두 개인 것은 감독의 숨겨진 의도를 설명해 줄 하나의 도구로 쓰였던 것 같다.

그러니까 감독의 원래 의도는 첫 부분의 어머니의 죽음과 마지막의 병원 장면을 제외한 영화 속 사건과 인물들이 모두 아멜리의 머릿속에서 일어난 상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고,

관객에게 더욱 혼란을 심어줄 생각에 두 가지 엔딩을 준비한 것 같다.

영화는 그럭저럭 볼 만은 했다.

어느 정도 예상된 결말이기에 스릴러물로서의 만족은 그다지 충족되지 못했지만

영화가 끝난 후 영화 해석을 둘러싼 충분한 논쟁거리를 만들어 놓았다는 점은 마음에 든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썩 잘 만들어진 영화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 ★☆☆☆☆

근데 영화를 보면서 들었던 생각..

제목이 숨바꼭질.. 영화의 주된 소재다.

새삼스럽게 서양 아이들도 우리처럼 숨바꼭질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딜가나 인간 본성은 똑같나 보다.

지구 반대편에서 아이들이 같은 놀이를 하고 있다니..

Feb 22

타월이란 행성간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가 지닐수 있는 물건중 최고로 쓸모있는것이다.

타월은 어떤 점에서는 대단히 실용적이다. 자글란 베타 행성의 차가운 달들 사이를 여행할 때는 몸에 둘러서 보온용으로 쓸 수 있다. 산트라기누스 5호 행성의 눈부신 대리석 모래 해변에서는 타월을 깔고 누워, 머리를 어찔하게 하는 그 바다 수증기를 들이마실 수도 있다. 카크라푼 행성의 사막에서는 불타는 듯 반짝이는 별들 아래서 덮고 잘 수도 있다. 느리고 둔중한 모스 강을 따라 조그마한 뗏목을 타고 여행할 때는 돛으로 사용하라. 맨주먹 싸움이 붙으면 적셔서 사용하라. 머리에 감으면 유독가스를 물리치거나, 트랄 행성의 레이브너스 버그블래터 비스트의 시선을 피할 수도 있다(이녀석은 깜짝 놀랄 정도로 멍청해서 , 당신이 녀석을 보지 못하면 녀석도 당신을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 머리빛만큼의 지능도 없지만 식욕만은 엄청나다). 위급 상황에서는 조난 신호로 타월을 흔들어댈 수도 있고, 그러고도 충분히 깨끗해 보이면 물론 몸의 물기를 닦는 데도 쓸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타월에는 엄청나게 폭넓은 심리학적 가치가 있다는 점이다. 어떤 히치하이커가 타월을 가지고 다닌다는 사실을 어떤 스트랙(히치하이커가 아닌 사람)이 알게 되면, 그는 그 히치하이커가 칫솔과 세수 수건, 비누, 비스킷깡통, 보온병, 나침반, 지도, 끈 뭉치, 모기약, 우비, 우주복 등등도 가지고 다닌다고 자동적으로 믿어버린다. 게다가 그 스트랙은 그 히치하이커가 어쩌다가 이 물건들이나 다른 이런저런 물건들을 ‘잃어버렸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기꺼이 이 물건들을 빌려줄 것이다. 그 스트랙은, 광대한 은하계의 구석구석을 히치하이크하며 그 모든 불편을 참아내고 최대한 돈을 아껴 쓰고 끔찍한 승산들과 맞서 싸우고 끝까지 이겨내면서도 여전히 자기 타월이 어디에 있는지 아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대접해줄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히치하이커들 사이에서는 이런 은어가 유행하게 되었다.

“이봐, 자네 그 포드 프리펙트라는 후피를 새스하나? 그녀석은 정말 자기 타월이 어디 있는지 아는 프루드라니까.”(후피 : 정말 침착한 사람/새스 : 알다, 인식하다, 만나다, 섹스하다/프루드 : 정말 놀라울 정도로 침착한 사람.)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하고 있는 영화 중 하나이다.

영화화된다는 얘기가 2001년쯤에도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아마 당시에 캐스팅까지 된 상태에서 상업성 여부를 둘러싼 논란때문에 영화화가 유보되었을 것이다)

요즘 인터넷에서 떠도는 기사와 사진을 보면 조만간 극장에서 볼 수 있을 것 같다.

워낙 유명한 책이고, 매니아적인 요소도 많아서 기대하고 있는 사람들도 꽤 많은 것 같다.

예전에 책을 보다가 그 책 저자가 강추를 쎄우길래

책 제목도 워낙 흥미롭고 재밌을 것 같다는 기대감에 책을 찾았었는데

우리나라에는 전권 5권 중 4권까지만 번역되어 나왔을 뿐 아니라 재고를 구하기가 거의 불가능했다.

포기하고 잊고 살다가 얼마 전 “책세상”이라는 출판사에서 전권을 완간했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반가웠는데,

이젠 영화화 얘기도 솔찮게 들려온다.

요즘 자금난에 시달리는데다가 요번 달에 지른 책들도 두자릿수라 책 구매는 당분간 보류지만,

영화가 개봉하기 전에 꼭 봐야할 책이다.

그리고 영화, 반지의 제왕의 빈 자리를 채워 줄 새 시리즈가 탄생하길..

News about Douglas Adams and 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

Feb 20

블로그 포스팅이 없었던 약 한달동안 내가 보고, 듣고, 읽은 것들

일기장을 잠시 뒤져보니 꽤 많다.

1. 본 것
- 쿵푸 허슬
- 코로나도
- 파파라치
- 월드 오브 투머로우
- 에너미 앳 더 게이트
- 쏘우
- 여선생 vs 여제자
- 파라다이스 빌라
- 화이트 칙스
- 하트 브레이커스
- 아는 여자
- 천국의 책방-연화
- 쓰리, 몬스터
- 은장도
- 알렉산더
- 터미널
- 스텝포드 와이프
- 모터싸이클 다이어리
- 시실리 2km
- 귀신이 산다
- 반딧불의 묘
- 나인야드2
- 피닉스
- 투머로우

2. 들은 것
- 이소라, 눈썹달
- Love Psychedelico
- The Indigo

3. 읽은 것
- 존 그레이,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 장승수,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 김태연, 사람들은 나를 성공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 오하라 미쓰요, 그러니까 당신도 살아
- 김규환, 어머니 저는 해냈어요
- 앤디 앤드루스,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
- 파스칼 크로시, 아우슈비츠
- 스콧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 루이제 린저, 생의 한가운데
- 쥘 베른, 15소년 표류기 1,2
- 유시민, 경제학카페
- 허브 코헨, 협상의 법칙

Jan 05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ジョゼと虎と魚たち: Josee, The Tiger And The Fish, 2003)

일본 / 2004.10.29 / 드라마 / 117분

츠네오는 심야의 마작 게임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 최근 그곳의 가장 큰 화제는 밤마다 유모차를 끌고 산책하는 할머니의 이야기다. 그 안에는 큰돈이나 마약이 들어있을 거라고 수근대는 손님들. 그러던 어느 날 새벽 츠네오는 언덕길을 달려 내려오는 유모차와 마주치는데, 놀랍게도 그 안에는 한 소녀가 있었다. 그것이 츠네오와 조제의 첫만남…

할머니는 다리가 불편해 걷지 못하는 손녀를 유모차로 산책시키고 있었던 것. 그녀의 이름 조제는 프랑소와즈 사강의 소설에서 따온 이름이다. 츠네오는 음식솜씨가 좋고 방 안 구석에서 주워온 책들을 읽는 것이 유일한 행복인 조제와 친구가 된다. 그런데 예쁜 여자친구도 있지만 웬일인지 자꾸 이 별나고 특별해 보이는 조제에게 끌리는 츠네오. 그렇게 두 사람은 조금씩 조금씩 서로에게 가까워지며 사랑을 시작한다.

이 영화는 아쿠타가와상 수상 작가인 타나베 세이코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처음에는 장애를 가진 여자와 한 남자가 만나서 결국은 사랑하게 된다는 해피엔딩을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몇 년 전에 봤던 일드였던 “뷰티플 라이프”가 떠올랐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이 영화에는 뭔가가 있었다.

영화 첫 부분에 츠네오가 과거의 여행을 회상하는 장면에서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너무나 현실적인, 그래서 너무나 잔인하게 느껴지는 결말 부분은 더욱 안타깝고 아련하게 느껴졌다.

이 영화가 츠네오와 조제가 장애라는 현실의 장벽을 극복하며 사랑을 이루는 이야기로 끝나버리지 않은 게 너무 다행스럽다.

떠나가야 할 때가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언젠가는 다가 올 이별을 준비하는 조제..

그리고 준비된 이별이기에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안녕하는 그들..

그러나 돌아섰을 때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과 심연에 자리잡고 있다가 다시 찾아오는 그리움과 외로움..

오랜만에 가슴 뭉클한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본 것 같다. ★★★★★ ★★★★☆

Jan 04

하나와 앨리스 (花とアリス: Hana & Alice, 2004)

일본 / 2004.11.17 / 로맨스(멜로) / 135분

하나는 어릴 때부터 단짝 친구인 앨리스가 점찍은 남자애를 보여준다며 끌고 간 곳에서 마음을 콩닥뛰게 만드는 꽃미남 소년 미야모토를 발견한다. 몰래 뒷조사를 통해 확인한 바로 미야모토는 한 학년 선배이자 만담동호회 회원. 하나는 만담동호회에 가입해서 미야모토의 관심을 얻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본다. 그러던 어느 날, 하나는 마침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게 된다. (이런!)

머리 다친 선배에게 기억 상실이라 뻥친 것도 모자라 ‘나한테 사랑 고백했잖아!’라고 외치는 귀여운 스토커 하나. 그리고 친구의 애정사기극(?)에 거침없이 동참한 앨리스. 그러나 그들의 우정은 미야모토로 인해 예기치 않은 삼각관계로 발전하는데…

고등학교 다닐 때, 지금처럼 인터넷이 보급되어 있기는 커녕

(98년 당시 이메일 주소 가지고 있는 애는 우리 반에 나 혼자 뿐이었다;;)

CD 레코더조차 귀했던 시절..

당시 가장 흔한 어둠의 경로는 비디오 테이프였다.

나도 가끔 친구들을 통해 일본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을 구해서 보기도 했는데,

자막이 없는 비디오를 만날 때면 적잖이 당황했었던 기억이 난다.

(단, “이웃집 토토로”는 자막 없이 봐도 재밌더라;;)

암튼 그 때 한참 유행하던 영화가 바로 “러브 레터”였으니..

나중에 정식으로 국내 개봉이 이뤄지긴 했으나 이미 볼 사람들은 20세기에 다 봤다고 하는 명작 영화다.

나카야마 미호가 하얀 설원을 뛰어가며 외치는 대사 “오겡끼 데스까-_-”, remedios의 배경음악..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리고 2000년, 뭔가 깊은 여운을 남긴 채 끝을 내며, 모처럼만에 극장을 찾은 나를 당황하게 했던 영화 “4월 이야기”

이와이 슌지 감독은 국내에 많은 팬이 있는 감독 중 하나다.

수채화같은 아름다운 영상과 잔잔히 흐르는 음악..

아련한 사랑의 감정을 따뜻하고 풋풋하게 연출해내는 그의 능력은 분명 대단하다.

별 것 아닌 사랑 이야기도 그의 손을 거치고 나면 한 편의 아름다운 동화가 된다.

“하나와 앨리스”도 마찬가지.

절친한 단짝 친구인 하나와 앨리스, 그녀들 사이에 끼어든 한 남자로 인한 사랑의 줄다리기..

사랑이냐 우정이냐를 놓고 고민하는, 뻔한 삼각관계 이야기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다.

복잡미묘한 둘 사이의 심리 상태를 아주 교묘하게, 그러면서도 적절하게 묘사하고 있다.

마지막 부분, 앨리스의 발레신은 꼭 놓치지 말아야 할 명장면..

이와이 슌지의 영화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다. ★★★★★ ★★☆☆☆

Dec 31

니벨룽의 반지 (The Ring Of The Nibelungs, 2004)

독일,남아공 / 드라마,액션,모험,판타지

Based on the Germanic myth “Das Nibelungenlied” and the Nordic “Volsunga Saga” which also inspired the four-opera cycle by Richard Wagner and J.R.R. Tolkien’s epic “The Lord of the Rings”, this is the story of the young blacksmith Siegfried, who, not knowing that he is heir to a conquered kingdom, becomes popular with the Burgunds by slaying their bane, the dragon Fafnir. When the reward seems to be a huge treasure, Siegfried ignores the curse that lies on the hoard – which now seems to endanger his love to beautiful Norse warrior queen Brunhild.

이 영화는 극장 개봉을 위해서 만들어진 영화가 아니라 TV 방송을 위해 제작된 2편짜리 영화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래도 극장용 영화에 비해 전체적으로 좀 떨어지는 B급 영화지만, 러닝타임인 3시간이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꽤 흥미로운 영화였다.

그 이유는 이 영화의 스토리가 나름대로 탄탄하기 때문인데,

독일 문학의 고전이며, 봉건시대 기사문학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니벨룽겐의 대서사시(Das Nibelungenlied)”와 북유럽의 신화인 “불숭가 사가(Volsunga Saga)”를 기초로 만들어진 작품이기 때문이다.

흔히 이 영화를 톨킨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반지의 제왕” 시리즈와 비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영화 제작 목적도 다르고, 이에 따라 투입된 자금과 인원이 비교가 안되는 만큼 영화의 스케일이나 영상과 비교한다는 것은 솔직히 어불성설이다.

또 내용이나 전체적인 구성, 배우들 연기같은 영화 내적인 요소들도 반지의 제왕과 견주기에는 다소 무리일 듯 싶다.

그러나 이 영화가 TV 방송을 염두에 두고 제작된 B급 영화라는 점에 주목했을 때,

인간의 탐욕이 결국은 파멸만을 초래한다는 작품의 주제를 효과적으로 잘 전달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한 나라의 왕자라는 고귀한 신분의 비밀을 가진 채, 평범한 대장장이의 삶은 살아가는 주인공 지그프리드..

그러던 어느 날 우연찮게 운석이 떨어져 그걸로 신검을 만들어 내고-_-;;

갑자기 등장한 사악한 용을 잡아 영웅이 된다.

(이 때 용의 피로 목욕재개를 하게 되는데, 이로써 그는 어떤 칼과 창으로도 흠집하나 낼 수 없는 육백만달러의 사나이가 된다-_-

완전 무협지다, 금강불괴지신이라니..

그리고 이 부분은 마지막 결말 부분의 복선 구실을 하게 되는데, 그리스 신화의 아킬레스 이야기가 떠오르게 했다)

서서히 자신의 운명을 깨닫고 자신을 찾아가게 되는 주인공..

이후 펼쳐지는 모험 이야기가 다소 황당하게 느껴지는 점도 없지 않았으나

비극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결말 부분도 마음에 들었고, (난 개인적으로 해피 엔딩이 싫다)

마법과 용이 등장하는 중세 유럽풍의 모험 이야기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만족스러운 영화였다.

비록 어둠의 경로로 유통되는 영화이기는 하지만,

반지의 제왕류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볼 만한 영화다. ★★★★★ ★★★☆☆

Dec 31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 (A Time For Drunken Horses, 2000)

프랑스,이란 / 2004.08 / 드라마 / 80분

칸느 영화제 황금카메라상 수상, 국제비평가연맹상 수상.

이란과 이라크의 오랜 전쟁을 겪으며 황폐해질대로 황폐해진 국경 마을, 바네(Baneh). 어머니가 막내를 낳다 죽고 밀수길에 나섰던 아버지마저 지뢰를 밟고 목숨을 잃으면서 12살 난 소년 아윱(Ayoub)은 졸지에 가족들을 책임져야하는 꼬마 가장이 된다. 아윱은 학교까지 그만두고 돈벌이에 뛰어들지만, 아픈 형 마디(Madi)의 약값을 치르고 나면 여동생 아마네(Amaneh)에게 새 공책을 사주기도 빠듯하기만 하다.

설상가상으로 수술을 서두르지 않으면 마디가 몇 개월 못가 죽게 될 거라는 의사의 진단에, 아윱은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밀수하는 사람들의 심부름꾼이 된다. 국경을 넘나들어야하는 밀수는 이란과 이라크 국경수비대의 눈을 피해야하는 것은 물론, 밀수꾼을 습격하여 물건을 강탈하는 무장괴한의 위협을 감수해야하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일. 게다가 사방에는 전쟁 중 양국에서 뿌려놓은 지뢰들이 깔려있어 언제 밟을지 모르고, 짐을 나르는 말과 노새들에게 술을 먹이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혹독한 추위와 눈보라도 견뎌내야 한다.

아윱은 이 모든 어려움을 참아내며 묵묵히 일하지만 제대로 품삯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보다 못한 누나 로진(Rojin)은 마디를 수술시켜달라는 조건을 걸고 이라크로 팔려가다시피 시집을 간다. 로진과 신부 일행은 가여운 꼬마 동생 마디를 노새의 짐광주리에 싣고 눈발을 헤치며 이라크 국경까지 도착하지만, 신랑의 어머니는 노새 한 마리로 신부값을 치른 후, 마디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돌려보낸다.

마디가 곧 수술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물거품이 되지만 아윱은 좌절하지 않는다. 아윱은 밀수꾼들을 따라 이라크로 가서 신부값으로 받은 노새를 팔아 수술비를 마련하고, 마디를 수술시켜 데려오겠다는 계획으로 또 한번 밀수행렬에 합류한다. 마디를 노새 위에 싣고 밀수꾼들을 따라나선 길에 아윱은 매복한 무장강도들의 습격을 받는데… 살인적인 추위를 이겨내게 하기 위해 술을 너무 많이 먹인 탓에, 취해버린 노새들은 위급상황에서 달아나지 못하고 쓰러져버린다. ?밀수꾼들은 노새들과 밀수품을 버리고 도망치지만, 마디의 생명을 구해줄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인 노새를 버려두고 도망칠 수 없는 아윱! 아윱은 쓰러져 있는 노새에게 일어나라고 울부짖으며 애원하지만 술에 취한 노새는 꼼짝도 않고 무장강도들의 총소리는 점점 가까워지는데…

난 이란 영화를 좋아한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체리향기”같은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영화들은 물론이고,

몇 년 전에 내게 아주 큰 감동을 줬던 “천국의 아이들”도 내가 무척 좋아하는 영화다.

경제적으로는 아주 낙후된 곳, 그래서 첨단 문명의 혜택과는 거리가 먼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지만

그래서 더욱 순수하고 맑은 영혼, 따뜻한 가슴을 가진 사람들..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

이 영화는 쿠르드족 감독에 의해 만들어진 쿠르드족의 모습을 담은 영화다.

흔히 쿠르드족이라고 하면, 총과 칼로 무장한 게릴라 집단을 떠올리지만 실상 그들의 모습은 그렇지 않다.

그들은 그저 역사를 통해 수많은 수난을 겪어야만 했던, 힘없는 소수 민족일 뿐이다.

(최근에 있었던 이라크와 미국 전쟁 때에는 과거 후세인이 쿠르드족 수십만명을 학살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영화속에서 그려지는 쿠르드족 마을의 모습도 가난한 시골 마을의 모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막내 동생을 낳다가 돌아가신 어머니, 그리고 지뢰 사고로 돌아가신 아버지..

생계를 위해 공부마저 포기하고 동생들을 보살피기 위해 궃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 “아윱”의 모습을 보며,

동생 수술비를 벌기 위해 노새 한 마리에 거의 팔려가다시피 시집을 가게 되는 “로진”의 모습을 보며,

아직 어리지만 자신보다 오빠들을 먼저 생각하고 위할 줄 아는 “아마네”의 모습을 보며 가슴 한 구석에서 잔잔한 감동이 피어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산에서 도적을 만나 도망쳐야 하는 다급한 상황에서, 너무 술을 많이 먹인 탓에 쓰러져 일어날 줄 모르는 노새에게

아윱이 일어 나라고 소리치며 우는 마지막 장면은 단연 압권이다.

이것은 영화지만, 분명히 지구 반대편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이라크와 미국간의 전쟁탓에 지금쯤 그 마을은 전보다 더 궁핍하고 곤궁한 생활을 하고 있을거라는 생각에 한없이 서글퍼진다.

헐리웃 영화의 화려한 장면은 없다. 그러나 따뜻한 감동은 있다. ★★★★★ ★★★★☆

Dec 28

몬스터 (Monster, 2003)

미국,독일 / 2004.06.18 / 범죄,드라마 / 111분

‘에일린’는 어릴 적 꿈 많고 조숙한 아이였다. 그러나 불우한 가정환경 때문에 13살 때부터 동생들 뒷바라지를 위해 거리의 창녀로 나서게 된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안 동생들에게 쫓겨나 고향을 등진 에일린. 밤거리에 서서 지나가는 차를 세워 하루하루를 연명하던 에일린은, 문득 망가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자살하기로 결심한다.

비를 피해 마지막으로 목을 축이러 들어간 바. 에일린은 거기에서 천진한 소녀 ‘셀비’를 만나 가까워진다. 에일린은 셀비와 순진한 사랑에 빠지고 그럴 수록 그녀에게 집착하게 된다. 돈이 필요했던 에일린이 다시 찾은 곳은 언제나 그랬듯이 거리 위. 거기에서 한 남자를 만나 숲속으로 들어서지만 남자는 에일린의 손을 묶은 채 가학적인 섹스를 벌이려고 한다. 가까스로 풀려난 에일린은 남자를 총으로 쏴 죽이고, 그후 집에서 도망나온 셀비와 함께 싸구려 모텔을 전전하면서 도피 행각을 벌인다.

더 이상 창녀 생활을 할 수 없게 된 에일린. 셀비와 함께 지내기 위해선 돈이 있어야 했지만 일자리를 얻기 위한 면접에서는 번번히 냉대와 모욕만이 돌아올 뿐이다. 때를 같이해 신문지상에 오르내리는 의문의 살인사건에 관한 기사. 그런데도 에일린은 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시 창녀로 돌아온다. 하지만 그녀의 절망적인 처지와 셀비를 향한 애정은 계속해서 살인과 강도 행각을 불러 온다. 결국 여섯명의 남자가 그녀의 손에 죽음을 맞았고, 불행하게도 그 중엔 퇴역 경찰까지 포함돼 있었는데.

“사랑은 모든 것을 정복한다. 구름 뒤에는 햇빛이 있고, 운명은 산도 움직일 수 있다. 사랑은 언제나 최후의 길이며, 모든 일에는 원인이 있다. 생명이 있으면 희망이 있다. 희망… 당신들에게 할 말이 있어요.”

“에일린과 셀비는 그후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에일린 우르노스(Aileen Wuornos)는 플로리다에서 12년 동안 사형수로 복역하다, 2002년 10월 9일 사형이 집행 됐다.”

영화가 시작되면 처음으로 볼 수 있는 자막.. based on a true story…

이 영화는 실제로 일어났던 미국 최초의 여성 연쇄살인범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샤를리즈 테론은 이 영화를 위해 30파운드(30*0.45=13.5kg)나 되는 살을 찌우고,

영화속에서 심하게-_- 망가진 모습으로 열연을 펼쳤고 그 결과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어쩌면 저렇게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연기할 수 있는지..

영화 속의 모습이 더 진짜같고 자연스러울 정도다.

2시간 남짓한 영화 한 편의 대사 속에 “fuck”이라는 단어가 무려 142번이나 등장한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말 한마디 하는데도 도대체 몇번씩이나 “fuck”을 외쳐대던지..

“fuck”의 다양한 쓰임새를 배울 수 있는 영화다.

뭐, 대사는 좀 듣기 거북해도 영화 내용은 좋다.

때로는 허구보다 더 드라마틱하고 믿기 어려운 게 현실 아니던가?

13살부터 어린 동생들을 위해 거리의 여자가 되어야만 했던 주인공 에일린..

삶을 거의 자포자기하던 그녀는 셀비를 만나서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그녀를 위해, 그들의 미래를 위해, 그리고 돈을 위해 살인을 계속해서 저지르게 된다.

결말은 뻔하다. 죄를 지었으니 당연히 처벌을 받아야겠지..

누구나 살아가며 선택을 하게 된다.

어찌 보면 삶의 모든 순간들이 선택의 연속이다.

그러나 때로는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상황이 내게 강제로 부여하는 것만을 선택해야 할 때가 있다.

그것이 나를 깊은 나락의 저 편으로 이끄는 것이라 할 지라도.. ★★★★★ ★★★☆☆

Dec 27

레트로액티브 (Retroactive, 1997)

미국 / 액션,SF,스릴러 / 90분

고속도로에서 작은 교통사고를 낸 범죄심리학자 카렌. 그녀는 마침 지나가던 자동차에 도움을 청해 견인차가 있는 곳까지 함께 동승하게된다. 그 차에는 프랭크와 레이앤이라는 젊은 부부가 타고 있었는데, 사실 프랭크는 불법으로 고가의 컴퓨터칩을 팔아넘기는 악덕 사기꾼이었고, 그의 아내 레이앤을 모질게 학대하는 난봉꾼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카렌은 그들 부부와의 여행이 조금씩 불편해퉁을 느낀다.

간이휴게소에 들른 프랭크. 그와 오랫동안 거래해온 그 간이 휴게소 주인이 무언가를 건네주고, 그것을 본 프랭크는 사나운 짐승처럼 레이앤에게 화를 낸다. 그가 레이앤의 간통사실을 알게된 것이다. 달리는 차 안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던 프랭크는 홧김에 권총으로 레이앤을 쏘아 죽이고 만다. 그 다음 총구가 카렌에게 향하려던 순간 카렌은 차에서 탈출한다.

미친듯이 달리다, 당도한 곳은 바로 과거로의 시간역행 시스템을 연구하는 가속화 연구소. 실수로 시간 역행 구역으로 들어간 카렌은 예기치 않게 20분전의 과거로 다시 돌아가게 되고 돌이킬 수 없었던 살인사건을 막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다시 주어지게 된다. 그러나 사건을 예방하려던 카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만 하고 카렌은 자신의 시간여행으로 빚어진 엄청난 일들을 수습하기 위해 계속해서 시간역행구역으로 들어간다.

사람들이 가장 흔하게 하는 공상 중 하나가 바로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과거로 돌아가는 것일 것이다.

인간은 매순간을 후회속에 보내는 동물이니까.. 과거에 대한 미련을 버리기가 힘들기 때문이겠지..

그래서인지 “타임 머신”을 소재로 한 소설도, 그리고 영화도 너무너무 많다.

이제는 고전 영화에 속하는 “백 투 더 퓨쳐” 시리즈부터 얼마 전 극장가에서 한참 흥행몰이를 했던 영화 “나비 효과”까지..

올해 8월 무렵이던가? 감독판 “나비 효과”의 충격적인 엔딩을 보며 아주 큰 재미를 느꼈던 생각이 난다.

주인공이 과거로 돌아가 자신의 의도대로 역사를 바꾸려고 한다는 다소 식상한 소재를 가지고도 저런 수작을 만들어낼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이 영화는 97년작이다. 철지난 영화고 B급 영화라 TV와 케이블 방송에서도 수차례 방영된 적이 있다.

뒤늦게 빛을 본 건 역시 “나비 효과” 탓이다. 그런데 B급치고는 “나비 효과” 못지 않게 잘 만들어진 영화다.

내용을 엇비슷하다.

10분, 20분전처럼 아주 짧은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기계장치가 있고,

자신이 처한 현실을 바꿔보려고 과거 여행을 반복하는 주인공이 있다.

그러나 현실은 만만치가 않다. 주인공은 자신의 선택으로 변화된 새로운 현실에 만족하지 못한다.

자신의 의도와는 달리 늘 어긋나버리는 현실..

“나비 효과”를 재밌게 본 사람이라면 금새 익숙해 질만큼 두 영화가 아주 닮아 있다.

결말 부분도 마찬가지다.

헐리우드 영화에서 늘 보여주던, 그래서 미리 예상하고 기대하던 엔딩이 아니다.

그게 결국 영화가 전달하려는 메시지겠지만.. 뭐.. 결국은 que sera sera인가-_-;;

B급 영화이다 보니, 또 7년묵은 영화다 보니 다소 유치한 장면과 어설픈 구성도 눈에 띄이는 게 사실이지만

시간 죽이기 용으로는 제격인 영화가 아닌가 싶다.

쓰레기통 속에서 반지를 찾아낸 듯한 느낌이 드는 영화다. ★★★★★ ★★★☆☆

Dec 27

빌리지 (The Village, 2004)

미국 / 2004.09.24 / 스릴러,드라마,공포 / 106분

사방이 숲으로 둘러싸여있는 작은 마을! 평화로운 삶을 위해 이곳에 모여든 소수의 사람들은 그곳에서 그들만의 부락을 이루어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겉으로 보면 완벽할 정도로 평화롭고 목가적인 마을이지만 주민들은 그들의 보금자리를 둘러싸고 있는 숲 속에 정체불명의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생명체의 존재 자체가 너무나 두렵기 때문에 누구도 입 밖에 내지 않을 뿐이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숲의 괴물과 주민들 사이에는 묵시적인 정전상태가 유지되고 있었던 것인데 언제부턴가 이 마을에는 불길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한다.

마을 청년인 노아 퍼시(아드리엔 브로디 분)가 정신질환을 앓자 루시우스 헌트(호아킨 피닉스 분)가 마을 원로들의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숲 너머 마을에서 약을 구해올 목적으로 숲 안으로 들어갔다가 공포에 눌려 돌아온 일이 있기 때문이다. 허락 없이 마을을 벗어나려고 했던 루시우스는 마을 지도자인 에드워드 워커(윌리엄 허트 분)_로부터 혹독한 질책을 받는다. 그런 루시우스에게 워커의 딸인 아이비(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가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가진다. 문제는 노아 퍼시도 아이비를 남몰래 좋아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편 루시우스가 숲에 들어갔다고 도망쳐온 다음부터 집집마다 현관에 붉게 칠해진 피가 발견된다. 그 뿐만이 아니다. 생가죽이 벗겨진 여우의 사체들도 곳곳에서 발견되자 급기야 마을 주민들은 처음으로 겪는 공격적 위협으로부터 불안과 공포에 휩싸이기 시작하는데…!

주말마다 TV와 케이블 방송에서는 극장가와 비디오 가게에서 만날 수 있는 여러 영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한다.

이 영화를 처음 만난 것도 그 프로그램에서 였다.

늘 그렇듯이 저런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영화는 다 재밌어 보인다-_-;;

당연한 거다. 영화 유통사에서 영화 홍보라는 목표를 위해서, 미리 보여줘야할 것과 미리 보여주면 안될 것을 가리지 않고 편집해서 방송국에 가져다 주니까..

그리고 TV 프로그램 제작자들은 편집과 짜집기에 남다른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니까..

그렇지만 이 영화에 주목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감독이 “M. 나이트 샤말란”이었다는 점이다.

“스튜어트 리틀”같은 영화도 만들었지만-_-;;(이걸 극장가서 보다니…) 어쨌든 그 유명한 영화 “식스 센스”를 만든 사람 아니던가..

재미를 떠나서 그의 영화 스타일이 맘에 들기에 “빌리지”도 꼭 봐야만 했다.

이제 영화 얘기..

전체적인 영화의 분위기는 맘에 들었다.

마지막까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마을에 뭔가 대단한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 같은데, 그게 뭘까..” 궁금해하며 영화의 흐름을 따라가도록 잘짜여진 영화같다.

내 기준에서, 몰입하기 쉬운 영화였다고나 할까..

감독이 전달하려고 한 사회적인 메시지는 제껴두더라도 영화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후한 점수를 주고 싶은 영화였다.

그러나 아쉬웠던 건 바로 영화의 마지막 반전..

영화 마지막 부분에 어느 정도 예상되었던 반전이 펼쳐졌고.. 그래서 별로 놀랍지 않았다.

꼭 스포일러가 반전을 미리 알려준 것마냥 마지막 부분에 대한 기대도 없었고, 그래서 별다른 감흥도 없었다.

예상치 못한 반전에 큰 충격을 받았으면 좋았을걸-_-;;

감독의 이전 작품인 “언브레이커블”이나 “싸인”과 비교해도 더 괜찮았던 것 같다.

샤말란 감독의 영화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지루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 ★★★☆☆

Dec 23

매트릭스 (The Matrix, 1999)
매트릭스 2 – 리로디드 (The Matrix Reloaded, 2003)
매트릭스 3 – 레볼루션 (The Matrix Revolutions, 2003)

얼마 전에 장 보드리아르의 “시뮬라시옹”을 보기도 했고, 매트릭스 2편과 3편을 안봤다는 게 갑자기 생각나서 3편을 연속으로 몰아서 봤다.

내용 이해도 잘 되고, 너무 재미있었다.

나중에 반지의 제왕 시리즈도 이렇게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999년, 고3 수능 끝나고 학교에서 괜히 할 것 없으니 단체로 이리 저리 많이 돌아다녔다.

무슨 기념관이나 박물관같은 곳도 갔었고, 영화도 보러갔다.

그 때 단체 관람했던 영화가 바로 “매트릭스”였다.

당시 우리 옆반애들은 이거 안보고 “간첩 리철진” 보더라만;;

아무튼 이 영화는, 늘 세상 모든 것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며 멀더식으로 “진실은 저 편에” 있다고 믿던 내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던 작품이다.

다분히 극단적인 상상이라 설마 진실은 아닐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내가 살아가는 이 세계에 대한 색다른 접근은 분명 놀라운 것이었다.

그러다가 내가 군대에서 열심히 삽질할 동안 2편과 3편이 나란히 개봉했다. (내용으로 보면 한 작품 쪼개서 개봉한 꼴이지만 어쨌든;;)

당연히 못봤다. 군대 있을 때 영화 보려구 개봉 날짜에 휴가 날짜 맞췄던 건 “반지의 제왕” 시리즈밖에 없다. (두 번 다 크리스마스 때 나왔다는;;)

얼마 전에 읽다 만 “시뮬라시옹”, 감독인 워쇼스키 형제가 책을 보고 영감을 얻어 매트릭스를 만들었다고 하는.. 현대 프랑스 철학의 문제작 중 하나다.

원본이 없는 이미지, 즉 파생된 실재(hyperreal) “시뮬라크르”에 대해 다루고 있는 이 책은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로 놀랍고도 새로운 방식으로 세상을 궤뚫어 보고 있다.

너무 앞서나가는 게 아닌가 싶어 그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하기는 힘들지만, 포스트 모던 사회에 던지는 그의 화두는 결코 간과할만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아무튼 워쇼스키 형제는 보드리아르의 생각처럼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인간을 지배하는 기계 문명이 만들어낸 시뮬라크르의 세상으로 묘사하는 영화를 만들어냈다.

전체적으로는 SF 장르의 흔하디 흔한 내러티브인 기계와 인간의 대결 구도를 담고 있지만, 여기에 가미된 철학적 접근이 이 영화를 명작의 반열에 올려 놓았다.

그러나 어찌 됐건 이 영화는 3부작 영화는 아니다. 전체적인 흐름은 이어지지만, 1편과 속편은 스타일이 너무 다르다.

속편을 보면서 내가 느낀 건 스미스 요원이 마치 컴퓨터 바이러스같다는 생각(그는 자기 복제가 가능한 변종 프로그램이며 시스템을 파괴하는 악성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스미스 요원과 네오의 대결은 마치 바이러스와 백신 프로그램의 대결처럼 보였다;;),

1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 생각(다이 하드2와 터미네이터2 빼고)뿐..

동양적인 인과론이나 숙명론(카르마), 또 영화에 간간히 등장하는 철학적 화두들은 반가웠지만 그 뿐이었다.

1편과는 달리 스토리 구조가 너무 빈약하다는 느낌이었다.

대중성을 조금 훼손하더라도 좀 더 본질적으로, “매트릭스”에 대한 형이상학적 접근을 시도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못내 아쉽기만 하다. 1편은 ★★★★★ ★★★★★ 속편은 ★★★★★ ★★★☆☆

Dec 21

새벽의 황당한 저주 (Shaun Of The Dead, 2004)

영국 / 액션,코메디,공포,판타지,로맨스(멜로) / 94분

전자제품 판매원으로서 하루하루 그저 그런 인생을 살아가는 숀은 이제 30살이 얼마 남지 않은 29살의 청년이다. DJ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숀은 추억의 레코드 판을 수집하며 꿈을 접고 살아가고 있다. 자신의 직업에 만족하지도 못하고 삶의 목표도 없는 숀의 일상은 지루하고 괴롭기만 하다.

삶의 유일한 기쁨은 매력적이고 지적인 동갑내기 여자 친구인 리즈와 엄마 뿐이다. 그런데, 급기야 3년이나 사귀던 여자친구 리즈에게 실연을 당하고, 숀은 큰 상심에 빠진다. 괴로운 마음에 술을 청하고, 술에서 깨어난 다음날 아침, 영국은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돌고 있었다. 하루 아침에 끔찍한 악몽 같은 세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세상은 온통 사람들을 먹어치우는 `움직이는 시체` 좀비들이 거리를 배회하고 있고, 심지어 숀의 집 뒤뜰에도 이들이 침입한다. 자다 일어난 상황에 좀비들과 맞닥뜨리게 된 숀은 살아 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좀비에 맞서 싸우게 된다. 백수인 죽마고우, 애드의 도움을 받은 숀은 사랑하는 엄마 바바라와 여자친구 리즈를 좀비 들로부터 구해내기 위해서 고군분투한다. 그러나 이들은 유명한 영웅도 아니고 지극히 평범한 청년들이다. 이들에겐 총도 없고, 어마어마한 무기도 없는데 숀과 에드는 어떻게 좀비를 이겨낼 수 있을까….

이제는 공포 영화의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은 좀비물..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이라는 3부작 좀비 영화가 만들어진 이후 수많은 아류작들이 제작되었다.

이 시리즈의 2편이 얼마 전 리메이크 되었던 “새벽의 저주(Dawn of the dead)”인데, 이 영화는 극중 주인공의 이름인 “숀”을 이용해서 제목을 패러디했다.

생각외로 코미디와 호러를 잘 섞어놓은 영화다. 별 기대없이 봤는데 정말 재밌었다.

“28일 후”에서 보여지는 진화형 좀비가 아닌, 쪽수로 승부하는 전형적인 좀비들을 상대로 하는 주인공 일행의 다소 엽기적인 행동들이 꽤나 재미있게 묘사되고 있다.

좀비 영화를 보면서 궁금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코미디의 기법으로 재밌게 풀어내고 있는 영화다.

주인공 일행이 좀비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거리를 지나 도피처인 술집으로 들어갈 때 보여주는 행동은 단연 압권이었다.

코미디 영화치고는 잔인한 장면들도 많고, 컬트 영화의 성격이 짙기는 하지만 최근에 봤던 어떤 코미디 영화보다도 재미있었다.

시간 때우기용으로 좋은 B급 호러 코미디 영화다. ★★★★★ ★★☆☆☆

Dec 21

하울의 움직이는 성 (Howl’s Moving Castle, 2004)

일본 / 2004.12.23 / 판타지,로맨스(멜로),SF,모험 / 119분

무대는 19세기 말, 유럽의 근미래화가들이 상상으로 그려냈던 마법과 과학이 공존하고 있는 세계 ‘앵거리’. 소피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모자상점에서 쉴틈없이 일하는 18살 소녀이다. 어느 날 오랫만에 마을로 나간 소피는 우연히 하울을 만나게 된다. 하울은 왕실 마법사로서 핸섬하지만 조금 겁이 많은 청년이다. 그런데 하울을 짝사랑하는 황무지 마녀는 두 사람의 사이를 오해, 주문을 걸어 소피를 90살의 늙은 할머니로 만들어 버린다. 그 후 가족을 걱정한 소피는 집을 나오게 되고 황무지를 헤매다가 하울이 사는 성에서 가정부로 낯선 생활을 시작한다. 그런데 그 거대한 성은 사람들이 그토록 무서워하는 ‘움직이는 성’이었다. 4개의 다리로 걷는 기괴한 생물 ‘움직이는 성’ 안에서 하울과 소피의 기묘한 사랑과 모험이 시작되는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들은 늘 물질 문명에 대한 비판과 자연에 대한 향수를 담는다.

이번 작품은 전쟁, 특히 합목적성을 갖추지 못한, 그래서 무의미한 희생만을 초래하는 전쟁에 대한 비판의 시각이 담겨있다.

이전 작품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비교해서 이게 더 낫다 저게 더 낫다는 식의 글들이 많이 보이는데,

재미라는 측면에서는 분명 “센과…”보다는 다소 떨어진다.

전작보다는 좀 더 난해하고, 반전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어서인지 동화같은 느낌으로 가볍게 볼 수 있는 애니는 아니다.

하지만 메시지 전달력이라는 측면에서, 또 작품 전체적인 완성도라는 측면에서는 “센과…”보다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미야자키의 작품에 늘 함께하는 “히사이시 죠”의 음악도 좋았다.

그러나 결말 부분은 어거지로 얼버무리는 것 같은 느낌이었고, 다소 황당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 미야자키 스타일이라고도 할 수 있는 애니속의 convention들이 약간은 식상하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었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원령공주”를 마지막 작품으로 하겠다던 그의 말이 지켜졌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국내 개봉은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한단다.

쟁쟁한 작품들이 23~25일에 맞춰 개봉을 계획하고 있던데 과연 그 속에서 얼마나 많은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을지..

미야자키의 작품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볼 만한 작품이기는 하다. ★★★★★ ★★★☆☆

Dec 20

사마리아 (사마리아 / Samaria, 2004)

한국 / 2004.03.05 / 드라마 / 95분

유럽 여행을 갈 돈을 모으기 위해 채팅에서 만난 남자들과 원조교제를 하는 여고생 여진(곽지민 분)과 재영(서민정 분). 여진이 재영인 척 남자들과 채팅을 하고 전화를 걸어 약속을 잡으면, 재영이 모텔에서 남자들과 만나 원조교제를 한다. 여진은 재영이 남자들을 만나기 전 화장을 해주고, 그녀가 남자들을 만나고 있는 동안 밖에서 기다린다. 낯 모르는 남자들과 만나 섹스를 하면서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재영. 여진은 남자들과의 만남과 섹스에 의미를 부여하는 재영을 여진은 이해 할 수가 없다. 여진에게 어린 여고생들의 몸을 돈을 주고 사는 남자들은 모두 더럽고 불결한 존재일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모텔에서 남자와 만나던 재영은 갑자기 들이닥친 경찰들을 피해 창문에서 뛰어 내려 여진의 눈 앞에서 죽게 된다.

재영의 죽음에 커다란 충격을 받은 여진은 재영의 죽음을 위로하기 위해 재영의 수첩에 적혀 있는 남자들을 차례로 찾아간다. 재영 대신 남자들과 원조교제를 하는 여진. 원조 교제 후 재영이 전에 받았던 돈을 여진이 차례로 돌려주자 남자들은 오히려 평안을 얻게 된다. 남자들과의 잠자리 이후 남자들을 독실한 불교 신자로 이끌었던 인도의 바수밀다와 같이 여진 또한 관계를 맺은 남자들을 차례로 정화해 나간다.

사건 현장에 나갔다가 우연히 옆 모텔을 보게 된 형사 영기(이얼 분)는 모텔에서 남자와 함께 나오는 여자가 자신의 딸 여진임을 알게 된다. 아내 없이 오직 하나뿐인 딸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영기에게 딸의 매춘은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오고, 이후 영기는 계속해서 여진을 미행하기 시작한다. 하루하루 남자들을 만나는 여진을 미행하던 영기는 여진과 만나는 남자들에게 접근하기 시작하는데…

영화 볼 때만 해도 별로 기대하지 않았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 대해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었고,

이미 너무 흔해져 버린 사회 문제를 소재로 다루고 있어서 식상한 영화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생각외로 좋았다. 뭐 그렇다고 아주 좋았다는 건 아니고, 예상보다는 좋았다는 거다.

여주인공인 여진과 그의 아버지를 따라가는 감정선의 흐름도 괜찮았고,

원조교제라는 사회 문제를 바수밀다나 사마리아같은 종교적인 개념들로 투사시켜 해석하려고 한 의도도 좋았던 것 같다.

11일만에 촬영을 끝냈다니 영화 구성의 엉성함은 필연적인 것이지만.. ★★★★★ ★★★☆☆

마지막 장면에서 아버지가 여주인공 여진에게 운전을 가르쳐주면서 던지는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이제부턴 여기 혼자서 가는 거야. 아빠는 이제 안따라가…”

Dec 20

노 브레인 레이스 (Rat Race, 2001)

캐나다,미국 / 2004.09.24 / 코메디 / 111분

30년 만에 상봉하는 철없는 엄마(우피 골드버그)와 과격한 딸(라네이 채프만).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미식 축구 경기에서 말도 안 되는 실수를 저질러 미식 축구 팬들의 표적이 된 심판 오웬(쿠바 구딩 주니어). 세상 일엔 도무지 관심이 없고 산만하기 그지없는 이탈리아 남자 엔리코(로완 앳킨슨). 가는 곳마다 대혼란을 일으키는 사고뭉치 듀웨인(세스 그린), 블레인(빈스 블러프) 형제. 총각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라스베가스에 오게된 바른 생활 사나이 닉(브레킨 메이어)과 화나면 헐크로 변하는 미녀 헬리콥터 조종사(에이미 스마트). 가족 등쌀에 밀려 라스베가스로 여행 온 쫀쫀한 가장 랜디(존 로비츠)와 그의 가족… 이들 여섯 팀은 우연히 특별한 동전을 손에 넣게 되고 카지노 재벌 도날드 싱클레어로부터 특별한 제안을 받게 되는데…

그가 제안한 것은 라스베가스로부터 700마일 떨어진 뉴멕시코에 있는 200만 달러를 차지하기 위한 레이스. 여섯 명 중 한명은 반드시 백만장자가 될 수 있는 높은 확률의 게임이다. 인생일대의 기회를 잡기 위해 서둘러 떠난 그들. 200만 달러를 차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서로를 방해하며 뉴 멕시코를 향하는 여섯 팀에게는 어떤 일들이 펼쳐질 것인가?

캐스팅은 화려하다. 미스터 빈으로 잘 알려진 “르완 앳킨슨”과 “우피 골드버그”는 말할 것도 없고, “스타쉽 트루퍼스(OCN 덕분에 5~6번은 본 듯하다)”와 얼마 전의 대박 영화였던 “나비 효과” 등으로 얼굴이 많이 팔린 “에이미 스마트”,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의 “쿠바 쿠딩 주니어” 등 낯익은 배우들이 총출연한다.

그러나 그 뿐이다. 솔직히 정말 재미없다.

2001년에 제작된 철지난 영화를 “노브레인 서바이버”와 “정준하”라는 트렌드에 섞어 뒤늦게 개봉했을 때 이미 어느 정도 짐작은 했었다.
(영화 게시판에는 이 영화가 이미 2001년경에 TV에서 방영됐었다는 얘기도 있었다;;)

하지만 시종일관 재미없다가 마지막 부분의 어설프게 감동을 주려는 결말은 정말 시간 아깝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코미디의 사회적 기능도 중요하지만, 그건 이차적 목적일 뿐이다.

코미디는 웃겨야 하는 장르다.

웃기지도 않는 영화에 코미디란 장르를 부여한 것 자체가 코미디다.

영화내내 기면발작 증세 하나로 웃겨 보려는 “르완 앳킨슨”,

미스터 빈 생각하며 약간 기대했는데 솔직히 말해서, 수십년 전에 만들어진 채플린의 영화가 훨씬 재밌다-_-;;

정말 시간 낭비다. 출연 배우의 광팬이 아니라면 절대 보지 마라.. ★★☆☆☆ ☆☆☆☆☆

Nov 22

분신사바 (2004)

한국 / 2004.08.05 / 공포 / 92분

서울에서 전학 와 아이들에게 왕따를 당하던 유진(이세은). 괴롭힘에 못견뎌 하던 유진은 어느 날, 친구들에게 저주를 내리고픈 마음에 영혼을 부르는 죽음의 주문 ‘분신사바’를 외운다. 마음 속으로나마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웠던 친구들. 그러나 이 날 이후, 분신사바 주문은 현실이 되고 같은 반 친구들이 한명씩 죽어나간다.

마침 이 학교로 새로 부임해온 미술교사 은주(김규리)는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불안해하고, 그런 은주를 유독 유진만이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본다. 분신사바 주문 그 이후, 미술교사 은주 눈에만 존재하지 않는 29번 학생 ‘인숙’(이유리)이 보이고 의문의 원혼 인숙의 등장으로 인해 은주는 점점 공포감에 휩싸이게 된다. 엄청난 저주 속, 숨겨진 진실. 은주는 점차 저주의 실체에 맞닥뜨리게 되는데.

분신사바 놀이하고 그게 귀신을 불러서 저주를 받은 반친구들이 죽어나가고..

여기까진 그런대로 봐줄만 했다.

근데 갑자기.. 내용이 요상하게 돌아간다.

30년 전에 마을에서 벌어진 사건이 어쩌구 저쩌구 하더니만..

지들이 KKK단인 줄 아는 마을 사람들-_-;;이 등장하고.. (정말 어이없었음)

분신사바만 가지고는 영화 스토리 쓰기가 힘들었나?

괜히 스케일 키워보려다가 수습 안되니까 말도 안되는 내용으로 마무리 짓는 느낌;;

그렇다고 거기에 극적인 반전이나 감동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 그런 거였구나”하며 관객을 수긍하게 할 만한 설득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눈을 바싹 치켜 뜬, 나미꼬 이세은이 젤 무섭더라;;

오랜만에 스크린 복귀한 김규리의 열렬한 팬이거나 한국형 KKK단의 모습을 보고 싶은 사람 아니면 보지 마라.

령, 여유계단과 맥을 같이하는 시간 낭비용 공포 영화다, 줴길;; ★★★★★ ☆☆☆☆☆

Nov 21

피구의 제왕 (Dodgeball: A True Underdog Story, 2004)

미국 / 2004.11.12 / 코메디 / 93분

낡고 초라하지만, 가진 것 없는 회원들에게는 斂資?휴식처 같은 ‘애버리지 조 체육관’이 폐쇄 위기에 처한다. 맞은편에 들어선 글로보 피트니스 센터의 사장인 화이트 굿맨(벤 스틸러 분)이 체육관을 허물고 회원전용 주차타워를 짓기로 한 것이다. 체육관 주인 피터(빈스 본 분)는 한달 안에 대출금 5만 달러를 갚지 못하면 체육관을 화이트에게 넘겨야 하는 상황. 도저히 돈을 구할 방법이 없어 자포자기한 그에게 회원 중의 한명이 우승 상금 5만 달러가 걸린 피구 대회에 참가하자고 제안한다.

피구를 애들 장난쯤으로 생각한 피터는 코웃음을 치지만, 다른 회원들의 간청에 못 이겨 대회 참가를 결정한다. ‘애버리지 조’팀은 지역 예선에서 걸스카웃 팀에게 처참하게 깨지지만, 상대팀이 약물 복용으로 실격하는 바람에 어부지리로 본선 진출권을 따낸다. 그때 그들의 실력을 지켜보던 한 남자가 코치를 자청하고 나선다. 그는 바로 ‘피구의 제왕’으로 통했던 전설적인 피구 스타 패치스. 이제 애버리지 조 팀은 패치스의 지도 아래 지옥 훈련을 시작한다.

한편, 피터 일행이 피구 대회에 참가한다는 첩보를 입수한 굿맨은 고춧가루 뿌리기에 나서 최강의 멤버들로 퍼플 코브라 팀을 구성한다. 굿맨의 팀은 승승장구를 거듭하여 결승에 진출하고, 그의 바람대로 애버리지 조를 최후의 상대로 맞이하게 된다. 결승전이 벌어지기 전날, 피터와 라이벌 관계에 있던 굿맨은 그의 자존심을 짓밟을 음모를 꾸민다. 현금 10만 달러를 들고 피터를 찾은 그는 돈을 받는 대신 결승전을 포기하라고 제안한다. 이에 피터는 돈을 받고 짐을 챙겨 떠나는데…

이 영화를 처음 알게 된 건, 일요일마다 TV에서 하는 영화 소개 프로그램을 통해서였다.

원래 주성치식의 코미디 영화를 상당히 좋아하는지라 상당히 눈길이 끌렸다.

룰은 좀 다르지만 어쨌든 피구는 피구(避球)다.

서양에 정말 피구란 운동이 알려졌는지는 몰라도 이걸 소재로 삼다니 감독이란 사람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급 코미디 영화의 기본적인 요소들(슬랩스틱적인 장면이나 저급한 성적 장면 등)은 그런 대로 갖추고는 있지만,

솔직히 보고 나서 시간아깝다는 생각이 전혀 없는 건 아니었다.

TV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볼 건 이미 다 봤기 때문일까?

아니면 내가 B급 코디미 영화에 너무 많은 기대를 걸었기 때문일까?

주성치식 코미디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이미 봤다면, 돈과 시간이 넘쳐나지 않는다면..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 ☆☆☆☆☆

Nov 21

알 포인트 (R-Point, 2004)

한국 / 2004.08.20 / 액션,전쟁,공포,미스테리 / 106분

1972년, 베트남 전쟁의 막바지, 200명의 부대원 중, 혼자 살아 남은 혼?전투의 생존자 최태인 중위(감우성)는 악몽에 시달리며 괴로워한다. 그러나 그의 본대 복귀 요청은 철회되고, CID 부대장(기주봉)은 그에게 비밀 수색 명령을 내린다.

72년 2월 2일 밤 10시. 이날도 사단본부 통신부대의 무전기엔 “당나귀 삼공…”을 외치는 비명이 들어오고 있다. 6개월 전 작전 지역명 ‘로미오 포인트’에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18명의 수색대원들로부터 계속적인 구조요청이 오고 있었던 것. 그 흔적 없는 병사들의 생사를 확인할 수 있는 증거물을 확보하는 것이 이번 작전의 목표다.

3일 후, 좌표 63도 32분, 53도 27분 _ 로미오 포인트 입구. 어둠이 밀려오는 밀림으로 들어가는 9명의 병사들 뒤로 나뭇잎에 가려졌던 낡은 비문이 드러난다.

不歸! 손에 피 묻은 자, 돌아갈 수 없다!!! 7일간의 작전, 첫 야영지엔 10명의 병사가 보이고… 그러나 이제 하루가 시작되고 있을 뿐이다.

나는 공포물을 상당히 좋아한다.

만화든 영화든 소설이든 공포물은 거의 가리지 않고 본다.

비디오나 만화책을 빌리려 대여점에 가면 알바하는 아가씨가 꼭 한마디씩 한다.

“무서운 거 좋아하시나 봐요. 혹시 이거 보셨어요?”

그럼 난 대답한다. “네-_-;;”

그리고 또 하나, 군대 다녀오면서 전쟁물도 좋아하게 되었다-_-;

밴드 오브 브라더스, 위 워 솔져스, 블랙 호크 다운 등.. 모두 원츄다;;

알 포인트는 월남전을 배경으로 하는 공포 영화다.

주위에서 재밌다는 평을 많이 들은 영화였기 때문에 약간의 기대를 가지고 영화를 봤다.

기존에 봤던 한국 공포물들보다는 확실히 소재도 참신했고, 내용 구성이나 연기자들 연기도 괜찮은 잘 만든 영화였다.

결정적으로 공포물치고는 전혀 공포스럽지가 않긴 했지만, 내용 자체만은 절대 시간 아까운 영화는 아니었다.

근데 영화 보는 내내 통신병의 교신 내용 한마디에 일일이 신경이 쓰여서-_-

(저 녀석 통신 보안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잖아, 갑자기 발성법이 안맞는군, 저 무전기는 P-xx잖아.. 뭐 이런게 생각나더라;;)

내가 생각해도 참 어이가 없더라.

암튼 진정한 공포 영화, 제대로 된 전쟁 영화를 원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한번 볼 만한 영화다. ★★★★★ ★★☆☆☆

Oct 20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世界の中心で, 愛をさけぶ, 2004)
일본 / 2004.10.08 / 로맨스(멜로),드라마 / 138분

감독 : 유키사다 이사오

출연 : 오사와 타카오, 시바사키 코우, 나가사와 마사미, 와타나베 미사코, 모리야마 미라이

드디어 시험이 끝났다.

뭐.. 다음주 목요일에 시험 하나가 남아있긴 하지만(교수님이 유럽 출장가느라 진도를 못빼서-_-),

그건 1주일 뒤 일이니까 일단은 오늘로서 공식적인 시험 일정 끝이다.

사회 적응 기간인 관계로 시험 결과가 썩 만족스럽게 나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복학생의 이미지가 실추되지 않는 선에서 학점 관리가 이루어질 것 같다.

제발 복학생은 공부도 열심히하고 성적도 대체로 잘나온다는 편견을 버려라.

아닌 넘들도 상당히 많더라.

꼭 군대 갔다와서 복학해야 정신차리고 열심히 하는 게 아닌것이다. -_-;;;

암튼 오늘 시험도 끝나겠다 오랜만에 문화생활을 좀 해보려고 영화관에 갔다.

역시나 평일이라 사람은 없었다.

간만에 가운데 자리에 앉아서 (게다가 바로 앞자리도 비어 있었다) 기분 좋게 영화 관람을 했다.

오늘 고른 영화는 이미 너무 잘알려진 일본 영화 세.중.사였다.

드라마부터 보려고 다 다운받아놨다가 시간이 허락하지 못해서 못보고 영화부터 봤다.

돈아깝지 않았다. 간만에 잘고른 영화라는 느낌이다.

뻔한 소재와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스토리..

그러나 구성의 힘인지, 배우들의 연기탓인지, 감독의 역량인지, 아님 다른 뭔가가 있는건지..

뭔가 달랐다, 기존의 흔해빠진 멜로영화들과는.

입가에 미소를 짓게하는 유쾌한 장면들과 눈물샘을 자극하는 스토리..
(물론 나는 감정이 메마른 인간이라 울컥하지는 않았지만)

문화생활이 옴팡지게 그리운 사람은 친구&연인 손 붙잡고 극장가서 꼭 보라.

결코 7,000원이, 그리고 138분이 아깝지 않다. ★★★★★ ★★★☆☆

P/S 근데 이 영화에서 나오는 헤드폰 정말 갖고 싶다.
영화 내내 소니 홍보하던데 소니에서 특별히 다시 만들어 팔면 지르게 될 것 같다;;

Sep 27

시놉시스

“알렉스, 네 가족을 만나서 기뻐.”

외딴 시골집. 알렉스의 집에 놀러온 첫날밤, 메리는 알렉스의 가족이 무참히 살해되는 광경을 목격한다. 하지만 알렉스만은 죽이지 않는 살인마. 그녀를 꽁꽁 묶어 트럭에 실은 살인마는 어디론가 차를 달린다.

“왜 알렉스에게 그렇게 관심이 많지? 널 유혹했어? 내게도 유혹의 눈길을 보냈지.”

어둠 속의 자동차 추격 신. 살인마는 메리를 적당히 놀리며 마지막까지 공포로 떨게 만든다. 그리고 도착한 숲 속의 작은 비닐하우스. 메리는 그 음침한 곳으로 접어들고 드디어 살인마와 대면한다. 하지만 살인마의 반응은 의외다. “왜 알렉스에게 그렇게 관심이 많지?” 메리는 대답 대신 가시 철망으로 칭칭 감은 각목을 복수의 철퇴처럼 내리친다. 살인마의 얼굴에 퍽퍽 박히는 각목. 살인마는 살인 당한다.

“네가 우리 가족 전부를 죽였어!”

이제 모든 것이 끝난 것일까? 간밤의 핏빛 악몽은 사라지고 평화가 찾아온 것일까? 하지만 알렉스는 메리에게 소리친다. “저리 비켜! 내게 가까이 오지 마!” 일가족을 모두 잃은 충격이 너무 컸던 것일까? 갑자기 메리에게 칼을 겨누며 울부짖는 알렉스. 그녀가 알고있는 비밀은 무엇일까?

85 분 / 미상 / 2003-08-29 개봉
제작사 : Europa Corp., Alexandre Films / 배급사 : 아우라 엔터테인먼트

장르 범죄 / 호러
국가 프랑스

감독 알렉상드르 아야
출연 세실 드 프랑스 / 마이웬 르 베스코
각본 알렉상드르 아야
제작 알렉상드르 아르카디
음악 프랑수아 에드
촬영 맥심 알렉상드르

공중파도 케이블도 어쩜 그리도 재활용들을 잘 하는지;;

올해도 역시 TV 편성표는 날 심심하게 한다.

그래서 정말 오랜만에 비디오를 빌리러 갔다. (한 반년은 된 것 같다-_-)

일단 울형의 추천으로 보게 된 영화, 엑스텐션..

약간은 예상되지만 나름대로 놀라운;; 반전도 가지고 있고,

잔인함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생각보다 꽤 재미있었던 영화다.

영화 첫부분에 여주인공과 친구가 라디오 들으며 흥얼거리던 샹송도 귀에 익은 곡이라 반가웠다. (Ricchi E Poveri – Sara Perche Ti Amo)

그러나 역시 아쉬웠던 건 결말부분;;

얼마 전 학교 수업 때문에 알프레드 히치콕의 “사이코”를 봐서인지,

아니면 중학교 때 봤던 애거서 크리스티의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이 떠올라서인지 전혀 놀랍지 않았다;;

그래도 정말 심심해서 시간을 때우고 싶다면,

그리고 잔혹한 걸 좋아하는 독특한 취향을 가진 사람이라면,

추천하고픈 영화다. ★★★★★ ★★☆☆☆ (7점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