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
<rss version="2.0"
	xmlns:content="http://purl.org/rss/1.0/modules/content/"
	xmlns:wfw="http://wellformedweb.org/CommentAPI/"
	xmlns:dc="http://purl.org/dc/elements/1.1/"
	xmlns:atom="http://www.w3.org/2005/Atom"
	xmlns:sy="http://purl.org/rss/1.0/modules/syndication/"
	xmlns:slash="http://purl.org/rss/1.0/modules/slash/"
	>

<channel>
	<title>stay on bomnal.org &#187; 읽다</title>
	<atom:link href="http://bomnal.org/php/blog/category/life/what-i-read/feed/" rel="self" type="application/rss+xml" />
	<link>http://bomnal.org/php/blog</link>
	<description>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description>
	<lastBuildDate>Sun, 15 Jan 2012 14:34:14 +0000</lastBuildDate>
	<language>en</language>
	<sy:updatePeriod>hourly</sy:updatePeriod>
	<sy:updateFrequency>1</sy:updateFrequency>
	<generator>http://wordpress.org/?v=3.3</generator>
		<item>
		<title>일의 기쁨과 슬픔</title>
		<link>http://bomnal.org/php/blog/945/</link>
		<comments>http://bomnal.org/php/blog/945/#comments</comments>
		<pubDate>Mon, 19 Dec 2011 14:09:49 +0000</pubDate>
		<dc:creator>admin</dc:creator>
				<category><![CDATA[일상의 발견]]></category>
		<category><![CDATA[읽다]]></category>

		<guid isPermaLink="false">http://bomnal.org/php/blog/?p=945</guid>
		<description><![CDATA[알랭 드 보통의 에세이집을 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많이 알려진 것과는 달리 내게는 그의 글이 그렇게 위트넘치는 재미있는 글이 아니었나보다. 연말에 다가와 연차를 쓰며 책읽기를 마무리 할 수는 있었지만, 그간 이 책을 오랫동안 붙잡고 있으면서 한 장 한 장 책장 넘기기가 아주 어려웠던 걸 보면 말이다. 물론 글 자체가 어려운 글은 아니다. 그런데 작가가 갑자기 [...]]]></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strong>알랭 드 보통</strong>의 에세이집을 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많이 알려진 것과는 달리 내게는 그의 글이 그렇게 위트넘치는 재미있는 글이 아니었나보다.</p>
<p>연말에 다가와 연차를 쓰며 책읽기를 마무리 할 수는 있었지만, 그간 이 책을 오랫동안 붙잡고 있으면서 한 장 한 장 책장 넘기기가 아주 어려웠던 걸 보면 말이다.</p>
<p>물론 글 자체가 어려운 글은 아니다.</p>
<p>그런데 작가가 갑자기 주제에서 벗어나 장황하다 싶을 정도로 맘껏 은유를 펼치다 보면 어느 새 주제에서는 살짝 핀트가 어긋난 방향으로 나아가곤 했고, 나로서는 그런 글이 적잖이 거부감을 불러일으켰다.</p>
<p>시작부터 혹평을 하게 되었으나 그의 직설적인 화법들은 반가운 부분도 있다.</p>
<p>괜히 감상에 빠져 현상의 밝은 면만을 칭송한다거나 짐짓 고상한 척 있는 척 하면서 잘난 체하는 모습도 찾아보기 힘들다.</p>
<p><span id="more-945"></span>본문에 나오는 표현들을 살펴 보자면,</p>
<p><em><font color="dimgray">박람회에 전시를 하러 나온 사람들 거의 모두가 창업의 성취라는 절벽에서 몸을 던졌다가 밑에 떨어져 납작하게 짜부라질 운명이었다. (p.312)</p>
<p>그는 내가 흥미를 보이자 허리를 굽혀 좀 크다 싶은 서류가방에서 브로슈어를 꺼냈다. 댈러스-포트워스 공항 근처 산업지구에 자리 잡은, 지붕의 윤곽을 가로질러 빨간 줄무늬가 있는 회색 창고 세 채가 보였다. &#8220;다른 어떤 회사도 수평 통합 연료 솔루션을 제공한 실적에서는 우리 회사에 미치지 못합니다.&#8221; 브로슈어는 그렇게 선언했다. 물론 이 영업 책임자가 선택한 호텔을 보면 모든 잠재적 고객이 그 당찬 자기 평가에 동의해 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p.345)</font></em></p>
<p>다분히 냉소적인 그의 어조가 독자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것일까?</p>
<p>아무튼 이 책은, 그가 화물선, 물류, 비스킷 공장, 직업 상담, 로켓 과학, 그림, 송전 공학, 회계, 창업자 정신, 항공 산업이라는 열 개의 주제로</p>
<p>여러 직업군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보고 그들의 하루 일상을 관찰하면서 &#8220;인간에게 일이란 무엇인가?&#8221;라는 철학적인 주제를 풀어낸 에세이집이다.</p>
<p>애초에 일에서 즐거움 보다는 괴로움을 더 많이 느끼고 있던 나였기에,</p>
<p>과연 책 표지에 떡 하니 자리잡은 일의 &#8220;기쁨&#8221;을 찾아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로 펴 들었던 책이었고</p>
<p>책에서 그에 대한 대답을 명료하게 일러주지는 않았으나</p>
<p>다양한 직업군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8220;일상&#8221;에 포커스를 맞춤으로써</p>
<p>나 역시 그들처럼 잡념도 잊고 그저 일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작은 위안을 얻을 수는 있었던 것 같다.</p>
<p>일에서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도 분명 적잖이 있을테지..</p>
<p>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는데 그런 점은 좀 아쉽지만, 한 편으로는 과장되거나 꾸며낸 이야기들을 전달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는 점이 좋았다.
<p>&nbsp;</p>
<p><strong>ex libris;</strong></p>
<blockquote><p>일이 의미 있게 느껴지는 건 언제일까? 우리가 하는 일이 다른 사람들의 기쁨을 자아내거나 고통을 줄여줄 때가 아닐까? 우리는 스스로 이기적으로 타고났다고 생각하도록 종종 배워왔지만, 일에서 의미를 찾는 방향으로 행동하려는 갈망은 지위나 돈에 대한 욕심만큼이나 완강하게 우리의 한 부분을 이루고 있는 듯하다. (중략) 우리가 그저 물질만 생각하는 동물이 아니라 의미에 초점을 맞추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div align="right">- p.86</div>
<p>&nbsp;</p>
<p>누가 물어보았다면 그 이유를 바로 대지는 못했겠지만, 어쨌든 그녀의 어떤 분위기 때문에 몇 년 전 맨해튼의 현대미술관에서 본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이 떠올랐다.<br />
《현대미술관》(1939)에서 여자 안내원은 전전 시절 영화관의 장식이 화려한 층계 앞에 서 있다. 관객은 어둠침침한 속에 가라앉은 것처럼 보이는데, 그녀는 노란 빛을 흠뻑 뒤집어쓰고 있다. 호퍼의 작품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지만, 그 표정을 보면 그녀의 생각이 어디 먼 곳에 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안내원은 젊고 아름답다. 금발은 섬세하게 컬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왠지 가슴 뭉클한 연약함과 불안한 분위기가 돌봐주고 싶은 마음과 더불어 욕망을 자극한다. 그녀가 하고 있는 일은 비록 초라하지만, 이 그림에서 그녀는 완결성과 지성의 수호자이며, 영화의 신데렐라다. (중략) 결국 관객이 영화 때문에 보지 못한 것을 더 조용하고, 더 주의 깊은 표현으로 구현해내는 일은 화가의 몫으로 남겨졌다.
<div align="right">- pp.91~92</div>
<p><a href="http://bomnal.org/php/blog/images/2011/12/New_York_Movie_by_Hopper_Edward.jpg" target="_blank" rel="lightbox[945]"><img src="http://bomnal.org/php/blog/images/2011/12/New_York_Movie_by_Hopper_Edward-300x243.jpg" alt="" title="New_York_Movie_by_Hopper_Edward" width="300" height="243" class="alignnone size-medium wp-image-946" /></a>
<p>&nbsp;</p>
<p>엔지니어의 간결성이 적용되어 이익을 볼 수 있는 감정의 예는 부족하지 않은 것 같았다. 가령 특별히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들에게서 사랑을 이끌어내고자 하는, 이따금씩 생기는 이상한 욕망을 우아하게 암시할 수 있는 기호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이것을 β라고 해두자).
<div align="right">- p.230</div>
<p>&nbsp;</p>
<p>사무실에서 편안함을 느낀다는 것은 곧 로비의 이상한 은 조각품에 눈길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고, 이곳이 첫날 얼마나 낯설어 보였는지 잊어버렸다는 것이다. 일을 시작한다는 것은 자유의 끝이라는 뜻이지만, 동시에 의심과 집념과 변덕스러운 욕망의 끝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중략) 사무실에서 하루가 시작되면 풀잎에 막처럼 덮인 이슬이 증발하듯이 노스탤지어가 말라버린다. 이제 인생은 신비하거나, 슬프거나, 괴롭거나, 감동적이거나, 혼란스럽거나, 우울하지 않다. 현실적인 행동을 하기 위한 실제적인 무대다.
<div align="right">- pp.266~267</div>
<p>&nbsp;</p>
<p>물론 권력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재구성되었을 뿐이다.
<div align="right">- p.281</div>
<p>&nbsp;</p>
<p>사무실 문명은 커피와 알코올 덕분에 가능한 가파른 이륙과 착륙이 없으면 존립할 수 없을 것이다.
<div align="right">- p.298</div>
<p>&nbsp;</p>
<p>일은 그 본성상 그 자신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진지하게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면서 다른 데로는 눈을 돌리지 못하게 한다. 일은 우리의 원근감을 파괴해버리는데, 우리는 오히려 바로 그 점 때문에 일에 감사한다. 우리가 이런저런 사건들과 난잡하게 뒤섞이도록 해주는 것에, 파리로 엔진오일을 팔러 가는 동안 우리 자신의 죽음과 우리의 사업의 몰락을 아름다울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게 해주는 것에, 그것을 단순한 지적 명제로 여기게 해주는 것에 감사한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근시안적으로 행동한다.
<div align="right">- p.364</div>
</blockquote>
]]></content:encoded>
			<wfw:commentRss>http://bomnal.org/php/blog/945/feed/</wfw:commentRss>
		<slash:comments>0</slash:comments>
		</item>
		<item>
		<title>빈집 by 기형도</title>
		<link>http://bomnal.org/php/blog/940/</link>
		<comments>http://bomnal.org/php/blog/940/#comments</comments>
		<pubDate>Sun, 13 Nov 2011 12:02:29 +0000</pubDate>
		<dc:creator>admin</dc:creator>
				<category><![CDATA[가져오기]]></category>
		<category><![CDATA[일상의 발견]]></category>
		<category><![CDATA[읽다]]></category>

		<guid isPermaLink="false">http://bomnal.org/php/blog/?p=940</guid>
		<description><![CDATA[빈집 -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strong>빈집</strong>
<div align="right">- 기형도</div>
<p>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p>
<p>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br />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br />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br />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br />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br />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p>
<p>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br />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p>
]]></content:encoded>
			<wfw:commentRss>http://bomnal.org/php/blog/940/feed/</wfw:commentRss>
		<slash:comments>0</slash:comments>
		</item>
		<item>
		<title>질투는 나의 힘 by 기형도</title>
		<link>http://bomnal.org/php/blog/933/</link>
		<comments>http://bomnal.org/php/blog/933/#comments</comments>
		<pubDate>Sun, 30 Oct 2011 15:09:23 +0000</pubDate>
		<dc:creator>admin</dc:creator>
				<category><![CDATA[가져오기]]></category>
		<category><![CDATA[일상의 발견]]></category>
		<category><![CDATA[읽다]]></category>

		<guid isPermaLink="false">http://bomnal.org/php/blog/?p=933</guid>
		<description><![CDATA[질투는 나의 힘 - 기형도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 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a href="http://bomnal.org/php/blog/images/2011/10/jealousy.jpg" rel="lightbox[933]"><img src="http://bomnal.org/php/blog/images/2011/10/jealousy.jpg" alt="" title="질투는 나의 힘" width="740" height="497" class="alignnone size-full wp-image-935" /></a></p>
<p><strong>질투는 나의 힘</strong>
<div align="right">- 기형도</div>
<p>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br />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br />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br />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br />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br />
지칠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br />
나 가진 것 탄식 밖에 없어<br />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br />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br />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br />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br />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br />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br />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p>
<p>&nbsp;</p>
<p>가을이라는 계절은 시를 생각나게 하지만,</p>
<p>유독 가을에 어울리는 시인이 바로 기형도가 아닐까 싶다.</p>
<p>언제나 마지막 구절에서 멈칫거리게 만드는 그의 시, &#8220;질투는 나의 힘&#8221;을 다시 읽어보며 가을밤, 10월의 마지막을 보내본다.</p>
]]></content:encoded>
			<wfw:commentRss>http://bomnal.org/php/blog/933/feed/</wfw:commentRss>
		<slash:comments>0</slash:comments>
		</item>
		<item>
		<title>살인의 해석</title>
		<link>http://bomnal.org/php/blog/929/</link>
		<comments>http://bomnal.org/php/blog/929/#comments</comments>
		<pubDate>Tue, 27 Sep 2011 06:34:42 +0000</pubDate>
		<dc:creator>admin</dc:creator>
				<category><![CDATA[일상의 발견]]></category>
		<category><![CDATA[읽다]]></category>

		<guid isPermaLink="false">http://bomnal.org/php/blog/?p=929</guid>
		<description><![CDATA[&#8220;살인의 해석&#8221;이라는 제목만 본다면, 몇 가지의 단서만으로 살인사건을 풀어 나가는 범죄심리학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책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소설은 그렇게 뻔한 추측으로 예단하기에는 너무나 놀라운 소재와 배경을 담고 있다. 1900년대 초에 실제로 있었던 프로이트와 융의 미국 방문을 소재로 삼아, 그들이 직접 뉴욕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의 간접적으로 연류되고(물론 피해자측과의 접촉으로) 그들의 심리학 이론을 토대로 사건을 [...]]]></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8220;살인의 해석&#8221;이라는 제목만 본다면, 몇 가지의 단서만으로 살인사건을 풀어 나가는 범죄심리학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책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p>
<p>하지만 이 소설은 그렇게 뻔한 추측으로 예단하기에는 너무나 놀라운 소재와 배경을 담고 있다.</p>
<p>1900년대 초에 실제로 있었던 프로이트와 융의 미국 방문을 소재로 삼아, 그들이 직접 뉴욕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의 간접적으로 연류되고(물론 피해자측과의 접촉으로) 그들의 심리학 이론을 토대로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는 굉장히 흥미로운 소설이다.</p>
<p>주인공인 스트래섬 영거 박사와 사건의 핵심인물들은 모두 가상의 인물들이지만 프로이트와 융을 비롯해서 당시 활동하던 에이브러햄 브릴, 산도르 페렌치, 스미스 엘라이 펠리페, 어니스트 존스, 찰스 루미스 다나 등 수많은 실존인물들을 등장시키고 있고</p>
<p>20세기 초, 전세계에서 가장 앞선 성장을 이끌어가던 미국 뉴욕의 맨하튼을 배경으로</p>
<p>정신분석학 이론과 셰익스피어의 &#8220;햄릿&#8221;이라는 문학적 요소, 스승과 제자이지만 한 편으로는 반목하는 프로이트와 융의 묘한 관계 등 많은 양념들을 적절히 배합하여 만들어진 이 멋진 추리소설은</p>
<p>실제로 셰익스피어와 정신분석학, 법률학 등을 깊이있게 공부한 작가 제드 러벤펠드의 배경이 없었다면 만들어지기 어려웠을 것이다.</p>
<p><span id="more-929"></span>가상인물이지만 영거와 노라의 로맨스라든가, 당시 뉴욕 사교계 이야기, 경제력의 상징이던 고층건물 건축 붐, 뉴욕 삼두회와 태머니 홀의 존재 등도 흥미를 불러 일으키는 읽을거리 중 하나였다.</p>
<p>꽤 두꺼운 분량이지만, 정말 손에서 놓기가 힘들 정도로 흡입력 있었고, 나중에는 분량이 더 길었으면 하는 아쉬움마저 남길 정도로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다.</p>
<p>애초에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에 관심이 있기도 했고, 미스테리라는 장르 자체가 내가 가장 선호하는 장르이기도 하지만 그런 요소들을 배제하더라도 정말 잘 쓰여진 소설임에는 분명하다.</p>
<p>책 표지에도 커다랗게 쓰여있는 영화화가 기약없는 약속으로 지지부진하다는 게 너무나 아쉬울 뿐.</p>
<p>소재 부족에 전전긍긍하며, 과거 영화 재탕 삼탕은 물론이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권 영화 판권까지 가져가서 영화화하는 헐리웃에서 왜 이렇게 훌륭한 소재를 두고 영화화를 주저하는 것인지 이해가 안갈 뿐이다.</p>
<p>짧은 러닝타임에 담아내기에는 너무나 스케일이 큰 탓일까?</p>
<p>소재도 그렇고, 배경도 그렇고, 영화화만 잘 이뤄낸다면 분명 흥행에는 무리가 없을 텐데..
<p>&nbsp;</p>
<p><strong>ex libris;</strong></p>
<blockquote><p>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순간을 살아야 한다. 단지 순간을 위해서만 살아야 한다. 그렇지만 의미를, 꿈과 비밀과 인생에 대한 의미를 얻고 싶다면, 아무리 어둡더라도 과거를 돌아볼 줄 알아야 하며, 아무리 불확실하더라도 미래를 위해 살아야 한다. 그리하여 자연은 행복과 의미를 우리 앞에 대롱대롱 흔들어대며 둘 중 하나만을 선택하라고 다그친다.
<div align="right">- pp.9~10</div>
<p>&nbsp;</p>
<p>그렇지만 언제나 세상은 이런 식으로 돌아간다. 인간은 가장 현실적이지 못한 것을 가장 좋아하게 마련이다.
<div align="right">- p.115</div>
<p>&nbsp;</p>
<p>헤겔이 말했듯이, 사람의 욕망은 언제나 다른 사람의 욕망을 갈망하는 데서 시작된다.
<div align="right">- p.287</div>
<p>&nbsp;</p>
<p>&#8220;박사는 문명화된 지성을 떠나보내려 하고 있소. 인간의 잔혹성을 감시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을 말입니다. 그 대가로 뭘 제공할 거요, 프로이트 박사? 그 자리에 뭘 갖다놓을 겁니까?&#8221;<br />
&#8220;다만 진실이죠.&#8221; 프로이트가 대답했다.<br />
&#8220;오이디푸스의 진실이요?&#8221;<br />
&#8220;다른 진실들과 더불어서요.&#8221; 프로이트가 말했다.<br />
&#8220;진실을 알게 된 오이디푸스의 종말이 좋았던가요?&#8221;
<div align="right">- pp.292~293</div>
<p>&nbsp;</p>
<p>&#8220;박사님의 책들은 금세기에 가장 중요한 사상입니다. 미국은 그것들에 굶주려 있어요. 저는 확신합니다.&#8221;<br />
프로이트는 대답을 하려고 입술을 뗐지만 혀가 말을 삼켜버렸다. 그의 마음이 누그러졌다. &#8220;자네는 좋은 젊은이야, 영거.&#8221; 박사는 한숨을 쉬었다. &#8220;미안하네. 굶주림에는 큰 기대를 걸 수가 없군. 굶주린 사람들은 뭐든 먹게 마련이니까.&#8221;
<div align="right">- p.454</div>
<p>&nbsp;</p>
<p>모든 가정생활은 심리적인 손상이 가장 큰 사람을 중심으로 조직되게 마련이지.
<div align="right">- p.455</div>
<p>&nbsp;</p>
<p>프로이트의 말은 언제나 옳았다. 박사는 본성에 거울을 들이대고 있었다. 하지만 박사는 현실이 거울에 비친 영상을 보았을 뿐이다.<br />
그것은 아들이 아니라, 아버지의 문제였다. 어린 소년이 어머니와 아버지 사이에 끼어들었을 때, 이 삼각관계에서 깊은 질투를 느끼게 되는 쪽은 바로 아버지다. 아버지는 자연스레 아들이 자기와 아내 사이의 특별하고도 독점적인 관계에 끼어들었다고 느끼게 된다. 젖을 빨며 시끄럽게 울어대는데도, 그 어머니가 완벽하다며 칭찬해마지 않는 침입자의 손에서 반쯤 놓여나고 싶어한다. 아버지는 심지어 아들이 죽기를 바란다.<br />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는 진짜지만, 그 모든 서술부의 주어는 아이가 아니라 부모였다.
<div align="right">- pp.476~477</div>
</blockquote>
]]></content:encoded>
			<wfw:commentRss>http://bomnal.org/php/blog/929/feed/</wfw:commentRss>
		<slash:comments>0</slash:comments>
		</item>
		<item>
		<title>살아 있는 시체의 죽음</title>
		<link>http://bomnal.org/php/blog/924/</link>
		<comments>http://bomnal.org/php/blog/924/#comments</comments>
		<pubDate>Sun, 18 Sep 2011 13:16:46 +0000</pubDate>
		<dc:creator>admin</dc:creator>
				<category><![CDATA[일상의 발견]]></category>
		<category><![CDATA[읽다]]></category>

		<guid isPermaLink="false">http://bomnal.org/php/blog/?p=924</guid>
		<description><![CDATA[&#8220;야마구치 마사야&#8221;라는 일본 작가와 &#8220;살아 있는 시체의 죽음&#8221;이라는 제목. 동양적 세계관이 이입된 흔치 않은 좀비물일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일본 미스테리계에서 아주 호평받은 본격 추리소설이다. 20세기 미국 뉴잉글랜드에 소재한 툼스빌이라는 마을과 그곳에서 장의사업을 크게 이뤄낸 스마일리 발리콘가(家)가 소설적인 배경이다. 그리고 작가는 거기에 소설적인 허구를 하나 더한다. 원인을 알 수 없지만, 전세계 곳곳에서 시체들이 되살아나 자신의 죽음을 [...]]]></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8220;야마구치 마사야&#8221;라는 일본 작가와 &#8220;살아 있는 시체의 죽음&#8221;이라는 제목.</p>
<p>동양적 세계관이 이입된 흔치 않은 좀비물일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일본 미스테리계에서 아주 호평받은 본격 추리소설이다.</p>
<p>20세기 미국 뉴잉글랜드에 소재한 툼스빌이라는 마을과 그곳에서 장의사업을 크게 이뤄낸 스마일리 발리콘가(家)가 소설적인 배경이다.</p>
<p>그리고 작가는 거기에 소설적인 허구를 하나 더한다.</p>
<p>원인을 알 수 없지만, 전세계 곳곳에서 시체들이 되살아나 자신의 죽음을 잊은 듯이 행동하는 묘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p>
<p>물론, 이들은 사고능력을 잃고 살아있는 사람의 육체를 물어뜯기 위해 달려드는 좀비와는 다르다.</p>
<p>죽기 전과 똑같이 생각하고, 판단할 줄 알며, 때로는 살아있을 때 보다 더 나은 운동능력(걷지 못하던 사람이 뛸 수 있게 된다든지)을 가지게 되어 마치 생명이 끊이지 않고 죽음이라는 소멸의 시기가 유예된 존재가 된다.</p>
<p>그리고 이 &#8220;살아 있는 시체&#8221;라는 소재를 이용해서, 작가는 발리콘가를 둘러싼 살인사건을 흥미롭게 전개한다.</p>
<p>애초에 기대했던 소재는 아니었으나 굉장히 독특한 소재와 전개를 보여주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다.</p>
<p><span id="more-924"></span>서술을 맡고 있던 주인공 그린이 갑자기 독살되고, 그가 되살아나 살아 있는 시체로서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는 구성도 그렇지만</p>
<p>소설 곳곳에서 풍기는 컬트적인 분위기가 살인, 시체, 죽음 등 다소 무거워질 수 있는 소재들과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는 점도 경탄을 자아냈다.</p>
<p>이런 발상과 구성을 갖춘 미스테리 작품이 나올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일본이라는 나라의 문학계가 참으로 부럽기만 할 뿐이다.</p>
<p>그리고 사족이지만, 맥주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노래로 만들었다는 아일랜드의 민요, &#8220;존 발리콘은 죽어야 한다네. John Barleycorn must die.&#8221;에 얽힌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p>&nbsp;</p>
<p><strong>ex libris;</strong></p>
<blockquote><p>&#8220;이른바 평안한 죽음을 기록한 방법론이지. 그중에 재미있는 부분이 있었다. 악마가 죽어가는 사람에게 거는 다섯 가지 유혹의 덫이라는 게 적혀 있더구나.&#8221;<br />
&#8220;유혹의 덫&#8230;&#8230; 그게 뭡니까?&#8221;<br />
&#8220;신앙에 대한 의심, 자신의 죄에 대한 절망, 이승의 재화에 대한 집착, 영혼의 구원에 대한 회의, 그리고 스스로를 위대하다고 보는 교만, 이 다섯 가지다. 보아하니 너는 흥미가 있나 보구나, 존. 죽음에 대한 네 생각을 들려주겠느냐?&#8221;
<div align="right">- p.151</div>
<p>&nbsp;</p>
<p>만약 개체가 영속성을 획득하면 어떻게 되겠느냐? 이 지상은 그런 교만한 개체로 넘쳐나고, 결국 종은 절멸하고 말겠지. 개체의 사멸이 있어야 비로소 종의, 인류의 영속성을 얻을 수 있는 게다. (중략) 말하자면 죽음은 풍요로운 재생을 약속하는 것이기도 하단다.
<div align="right">- pp.155~156</div>
<p>&nbsp;</p>
<p>있어야 할 장소에 존재하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div align="right">- p.300</div>
<p>&nbsp;</p>
<p>살아 있는 시체들이 무덤으로 돌아가지 않는 이유는 아직 이 세상에 미련이 남아 있기 때문이었다.
<div align="right">- p.614</div>
<p>&nbsp;</p>
<p>미치광이는 이성을 잃은 사람이 아니라 이성을 제외한 모든 것을 잃은 사람을 말하지. 미치광이는 미치광이 나름대로 논리가 있어. 멀쩡한 사람들처럼 감정이나 불안, 불신이 끼어들 여지가 없는 순수하고 확고한 논리가 말이야. 그리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법이지.
<div align="right">- p.615</div>
</blockquote>
]]></content:encoded>
			<wfw:commentRss>http://bomnal.org/php/blog/924/feed/</wfw:commentRss>
		<slash:comments>0</slash:comments>
		</item>
	</channel>
</rs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