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 08

2011년 12월 27일, 해바뀜을 코앞에 둔 날 인사발령이 났다.

연말이라 괜히 마음도 바쁘고 이런저런 정리안된 일들 때문에 신경 쓸 일도 많았는데 이번에 새로 들어온 신입사원들 배치하면서 나만 따로 발령을 냈다.

정기인사가 1월에 예정되어 있었고 그때 내가 부서를 옮기게 될 거라는 예상을 하고 있었기에, 갑작스러운 인사발령에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게다가 생각치도 않던 지방으로의 근무지 이전.

인천, 지방이라고 하기에는 가까운 수도권이지만 인천공항을 밟은 것 말고는 한 번도 간 적 없는 곳.

그리고 집에서 출퇴근하기에는 너무 거리가 멀어서 자취생활을 시작해야 한다.

군대에서 보낸 2년을 제외하고 여지껏 집에서 학교 다니고 직장 다녔던 나에게는 새로운 도전(?)인 셈이다.

사실 그 새로운 도전이 걱정되는 것은 전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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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19

알랭 드 보통의 에세이집을 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많이 알려진 것과는 달리 내게는 그의 글이 그렇게 위트넘치는 재미있는 글이 아니었나보다.

연말에 다가와 연차를 쓰며 책읽기를 마무리 할 수는 있었지만, 그간 이 책을 오랫동안 붙잡고 있으면서 한 장 한 장 책장 넘기기가 아주 어려웠던 걸 보면 말이다.

물론 글 자체가 어려운 글은 아니다.

그런데 작가가 갑자기 주제에서 벗어나 장황하다 싶을 정도로 맘껏 은유를 펼치다 보면 어느 새 주제에서는 살짝 핀트가 어긋난 방향으로 나아가곤 했고, 나로서는 그런 글이 적잖이 거부감을 불러일으켰다.

시작부터 혹평을 하게 되었으나 그의 직설적인 화법들은 반가운 부분도 있다.

괜히 감상에 빠져 현상의 밝은 면만을 칭송한다거나 짐짓 고상한 척 있는 척 하면서 잘난 체하는 모습도 찾아보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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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09

2011년 12월 7일

내일로 예정되어 있던 대학원 합격자 발표 문자가 왔다.

면접 볼 때, 너무 삽질을 한 탓에 당연히 떨어질 것을 예상하고 있었기에 아무 기대 안하고 합격자 조회를 했다.

결과는 역시나 불합격.

전공 관련 질문에 꿀 먹은 벙어리처럼 아무 대답도 못하고 우물쭈물 대던 나였으니 합격하면 오히려 그 학교를 불신하게 되었으리라.

무슨 일이든 간절함과 노력 없이는 아무 결실도 맺을 수 없다는 평범한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일단은 그냥 회사를 더 다닐 생각이다.

한 달 정도 뒤에는 진급도 예정되어 있고, 그 이후에 이직을 생각해보는게 나을 것 같다.

또, 한편으로는 대학원 진학에 대해 정보를 구하다가 듣게 된, “지금 대학원 들어가기에는 늦은 나이”라는 말을 면접에 들어가자마자 교수가 내게 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기에 더욱 결심을 굳혀본다.

결국 대학원 진학도 내게는 그저 도피처일 뿐이었나 보다.

 

2011년 12월 8일

나이를 먹으니 점점 흐리멍텅, 점점 “중간”이 넓어진다.

젊었을때는 뭔가 극명하게 “예”와 “아니오”를 구분할 수 있었는데 (물론 그것이 옳고 그름과 통하지는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점점 이럴수도 저럴수도 있다고 타협하며 그레이존을 넓히게 된다.

극단적인 사고를 지양하고 여유로워졌구나.

세상을 보는 인식의 폭이 넓어지고 아량이 커졌구나.

마치 내 자신이 전보다 더 성숙해지고 어른스러워지는 것 같지만

사실은 아마도 실패의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줄여 보려는 본능적인 방어기재일 것이다.

지금은 성공과 실패를 알 수 없지만, 만약 지금의 선택으로 내가 실패하게 된다는 것이 겁난다.

아마 이것이 관용과 여유로워짐의 실체일 것이다.

나이먹는다는 것은 어른스러워지는 것과는 다른 말이다.

어른이 되기 전에 나이를 먼저 먹고 싶지는 않았는데..

내 나잇값 하면서 산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요즘 결혼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회사 여직원이 내게 조언을 구해와서 내가 해준 얘기가 바로 어른 되기 전에 나이부터 먹지 말라는 것이었는데

그런 조언 해 줄 자격이 나부터도 없다는 게 우습다..

 

2011년 12월 9일

뜻하지 않은 연락이 왔다.

지금 이 블로그도 거의 업데이트 없이 가끔 소소한 글이나 올리고 있는 정도이지만,

다음에서 운영하는 티스토리 블로그 계정은 거의 이벤트용으로나 써먹는 곳이다.

티스토리에서 1년에 한번씩 블로거들을 대상으로 탁상달력 사진 공모전을 하는데 당선된 사진들로 달력을 제작해서 블로그들에게 배포하는 행사다.

아마 올해가 세네번째 쯤 되었을 것이다.

나도 작년부터 참여했는데, 원래 사진 찍는 일 자체도 별로 없고 사진 찍는 재주도 없는 터라 참여만 하는 수준으로 응모를 했다.

그런데.. 덜컥 당선이 되어 버렸다.

당연히 참가상(탁상달력 1개) 기대하고 응모한 것인데, 정말 일말의 기대없이 응모했던 것인데 이렇게 당선이 되다니

한 편으로는 얼떨떨하면서도 인생은 뜻하지 않은 곳으로는 잘도 흘러 가는구나 싶은 무상함이 느껴진다.

엊그제 대학원 불합격 소식을 듣고 난 뒤라 그 결과와 자꾸 비교하게 되는 것 같다.

간절이 바라지 않아도 될 일은 되는구나.. 하핫…

그나저나 당선작들을 보고 있노라니.. 왜 내 사진만 이리 허접해 보이고 끼지 말아야 할 자리에 끼어있는 듯한 기분인걸까.

그럴 이유가 없음에도 괜히 부끄러워진다.

Nov 13

빈집

-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Nov 08

 

인간은 금지된 것을 욕망한다. – 라캉

 

나는 내가 남들보다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읽으며, 욕심 버리고 담백하게 사는 삶을 꿈꾸면서도

책상에 너저분하게 쌓여만 가는, 내가 “불필요한 것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 욕심이라는 놈을 쉽게 벗지는 못할 것 같다.

좀 더 나이가 들고, 욕심을 컨트롤 할 수 있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면 모를까.

요즘 내가 아주 욕심내고 있는 것이 하나 있다.

그런데 그것은 내것이 아닐 뿐더러, 내것이 될 수 없는 것이다.

내게는 허락되지 않은 것이라고 할까?

오늘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내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 욕망하게 되는 것 아닐까?

어차피 남자는 본능적으로 소유욕 보다는 정복욕이 훨씬 크니까 그것을 가지고 난 다음에는 열망도 금새 사그라들겠지?

하는..

그래서 지금 내 욕심이 부질없는 것이라는 결론을 “이성적으로” 내리게 되었다.

하지만.. 그래도 이 가슴속의 욕망을 어쩔수가 없나 보다…

Oct 31

질투는 나의 힘

- 기형도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 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가을이라는 계절은 시를 생각나게 하지만,

유독 가을에 어울리는 시인이 바로 기형도가 아닐까 싶다.

언제나 마지막 구절에서 멈칫거리게 만드는 그의 시, “질투는 나의 힘”을 다시 읽어보며 가을밤, 10월의 마지막을 보내본다.

Oct 22

대학을 졸업하며 사회에 진출할 때만 해도, 내가 다시 공부를 하고 싶어하게 될 줄은 몰랐다.

벌써 입사한 지도 4년.

서른을 넘겨 나는 다시 공부하고 싶다는 강한 열망에 사로 잡혀 버렸다.

지금 다니는 회사에 염증을 느껴버린 탓도 있을 것이고,

10년 후의 내 모습이 너무 불투명하다는 생각에 새삼 불안에 빠진 탓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현실에 안주해 발전 없는 나날을 보내는 내 자신에 대한 혐오 탓이 가장 클 것이다.

아직까지도 나는 이렇다 할 결정을 내리지는 못했다.

겨우 겨우 갖춰야 할 것들만 갖춰서 대학원 원서만 썼을 뿐이다.

어떻게 써야 할 지도 모르는 에세이를 겨우 끄적거리며 잠시 고민에 빠져 보지만, 이내 일상으로 돌아와 버렸다.

지난 8월, 토요일에 있었던 입학설명회에 참석했던 때만 해도 배움에 대한 강한 열망으로 당장이라도 회사를 그만 두고서 대학원 진학 준비를 할 것 같았지만,

어느새 나는 내년에 있을, 과장 진급 후의 내 모습과 대학원 졸업 후 다시 사회에 진출했을 때의 내 모습을 비교해 보며 열심히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을 따름이다.

결과가 나오고 고민해보자.

11월에 서류 전형 발표, 합격한다면 면접을 최선을 다해서 보고,

12월에 최종 합격자 발표.

1월에 등록할 때까지 시간이 있으니 그때 가서 고민해도 늦지 않겠지 싶지만 어디까지나 내 고민의 시기를 늦추려는, 비겁한 행동이란 것을 나는 너무나 잘 안다.

아직 나는 어른이 되려면 멀었나 보다.

아니, 나이를 먹을수록 마음이 점점 더 어려지고 약해지는 것 같다.

좀 더 어렸을 때, 안철수 교수처럼, 손석희씨처럼 배움에 때와 시기를 두지 말고 늦깍이 공부를 달가워 하는 사람이 되자고 다짐했던 나이지만 겨우 서른이 넘었을 뿐인 지금 나는 배움을 주저하게 된다.

현실이란 놈은 내게 너무 큰 괴물같다.

Sep 27

“살인의 해석”이라는 제목만 본다면, 몇 가지의 단서만으로 살인사건을 풀어 나가는 범죄심리학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책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소설은 그렇게 뻔한 추측으로 예단하기에는 너무나 놀라운 소재와 배경을 담고 있다.

1900년대 초에 실제로 있었던 프로이트와 융의 미국 방문을 소재로 삼아, 그들이 직접 뉴욕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의 간접적으로 연류되고(물론 피해자측과의 접촉으로) 그들의 심리학 이론을 토대로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는 굉장히 흥미로운 소설이다.

주인공인 스트래섬 영거 박사와 사건의 핵심인물들은 모두 가상의 인물들이지만 프로이트와 융을 비롯해서 당시 활동하던 에이브러햄 브릴, 산도르 페렌치, 스미스 엘라이 펠리페, 어니스트 존스, 찰스 루미스 다나 등 수많은 실존인물들을 등장시키고 있고

20세기 초, 전세계에서 가장 앞선 성장을 이끌어가던 미국 뉴욕의 맨하튼을 배경으로

정신분석학 이론과 셰익스피어의 “햄릿”이라는 문학적 요소, 스승과 제자이지만 한 편으로는 반목하는 프로이트와 융의 묘한 관계 등 많은 양념들을 적절히 배합하여 만들어진 이 멋진 추리소설은

실제로 셰익스피어와 정신분석학, 법률학 등을 깊이있게 공부한 작가 제드 러벤펠드의 배경이 없었다면 만들어지기 어려웠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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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18

“야마구치 마사야”라는 일본 작가와 “살아 있는 시체의 죽음”이라는 제목.

동양적 세계관이 이입된 흔치 않은 좀비물일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일본 미스테리계에서 아주 호평받은 본격 추리소설이다.

20세기 미국 뉴잉글랜드에 소재한 툼스빌이라는 마을과 그곳에서 장의사업을 크게 이뤄낸 스마일리 발리콘가(家)가 소설적인 배경이다.

그리고 작가는 거기에 소설적인 허구를 하나 더한다.

원인을 알 수 없지만, 전세계 곳곳에서 시체들이 되살아나 자신의 죽음을 잊은 듯이 행동하는 묘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

물론, 이들은 사고능력을 잃고 살아있는 사람의 육체를 물어뜯기 위해 달려드는 좀비와는 다르다.

죽기 전과 똑같이 생각하고, 판단할 줄 알며, 때로는 살아있을 때 보다 더 나은 운동능력(걷지 못하던 사람이 뛸 수 있게 된다든지)을 가지게 되어 마치 생명이 끊이지 않고 죽음이라는 소멸의 시기가 유예된 존재가 된다.

그리고 이 “살아 있는 시체”라는 소재를 이용해서, 작가는 발리콘가를 둘러싼 살인사건을 흥미롭게 전개한다.

애초에 기대했던 소재는 아니었으나 굉장히 독특한 소재와 전개를 보여주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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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17

트위터를 통해 우연히 접하게 된 글인데, 번역이 좀 어색하긴 하지만 자본주의의 속성에 대한 훌륭한 우화인 것 같아서 옮겨본다.

수조의 우화(The Parable of the Water-Tank)

by 에드워드 벨라미(Edward Bellamy)

아주 건조하고 메마른 나라가 있었다. 그래서 그곳에 사는 민중들은 물이 부족해 몹시 힘들어했다. 그래서 민중들은 아무 일도 하지 못 하고, 아침부터 밤까지 오로지 물만 찾으러 다녔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물을 찾지 못해 죽어갔다.

그럼에도 그 나라에는 다른 사람들보다 교활하고 부지런한 사람들이 살았으며, 이들은 다른 사람들이 찾지 못하는 곳에 물을 모아 저장해놓고 있었다. 이 사람들의 이름은 자본가였다. 그러던 어느 날 민중들이 자본가들에게 가서, 물이 너무 필요하니 마실 수 있도록 모아둔 물을 달라고 간청했다. 하지만 자본가들은 이렇게 말했다.

“꺼져, 이 멍청한 인간들아! 왜 너희들한테 우리가 모아놓은 물을 줘야 되나. 그러면 우리도 너희들처럼 될 거고, 너희들과 같이 죽어갈 텐데 말이야. 하지만 우리가 하는 말을 잘 들어. 우리의 노예가 되면 물을 주겠다.”

그러자 민중들이 말했다.“물만 주신다면 저와 제 아이들은 당신의 노예가 되겠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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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03

매일 전쟁같은 복잡한 일상을 보내느라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친 현대인들.

하지만 아무리 복잡해 보이는 문제가 주어지더라도 이를 단순화하면 의외로 해결책은 쉽게 나오는 법이다.

문제의 구조를 해체하고 이를 단순화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자기계발 서적, 심플 플랜.

은 아니고, 이 책은 스콧 스미스가 지은 장편 미스테리 소설이다.

책 제목만 보고 오해하는 사람이 있길래, 잠깐 헛소리를 좀 해봤다.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은 길을 가다가 우연찮게 돈다발 내지는 금덩어리가 뚝 하고 하늘에서 떨어지는 공상을 해보게 된다.

형태는 다르겠지만,

로또 복권을 구입하며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람들이나 (물론 나도 포함=_=)

일제치하 당시 침몰되었다는 전설의 보물선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이나

내 통장에 출처를 알 수 없는 “검은 돈”이 입금되었으면 하고 잠깐 공상에 빠지는 사람들이나 모두 비슷한 마음일 것이다.

자본주의 세상에서, 돈이란 것은 이처럼 불로소득을 꿈꾸게 할 정도로 사람들의 마음속에 욕심을 한껏 키워 놓았기 때문이다.

90년대 초에 발표된 이 소설은 바로 이런 소재를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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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28

후지와라 효과는 근접해 있는 두 열대 저기압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현상으로, 일본의 기상학자 후지와라 사쿠헤이(藤原咲平)가 발견했다.

열대 저기압은 대개 가까이에 있는 고기압이나 기압골에 의해 생기는 바람으로 흘러가며 이동한다. 여기에 2개의 열대 저기압이 접근하는 경우, 그 열대 저기압의 회전(북반구에서는 반시계 방향, 남반구에서는 시계 방향)을 통해 불어 오는 바람으로 흘러가는 효과가 더해진다. 이 때문에 때로는 기형적인 진로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 예측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후지와라 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열대 저기압의 강도나 세기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1000km 이내에 들어야 한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 열대 저기압이 2개 이상 존재하는 현상은 대서양이나 인도양에서는 별로 나타나지 않고, 대부분 태평양, 특히 북서 태평양에서 많이 볼 수 있다.

- 출처 : 위키백과

세상에는 참 다양한 배울거리가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내가 참 아는게 부족하다는 것을 요즘들어 더 절실히 깨닫곤 한다.

Aug 23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잘 알려진 작가, 밀란 쿤데라의 처녀작이다.

내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읽고 포스팅한 게, 2006년 10월의 일이니 벌써 5년 전이다.

그 당시에 나는 그 책을 처음 접했을 때와는 달리 공감되 되고 재미도 있어 몰입해서 읽었다는 얘기를 했었다.

그리고 5년의 시간이 지난 뒤, 나는 이 책, 농담을 읽으며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트렌디한 젊은 작가, 특히 여류작가들의 연애소설에서 느껴지는 감정이 서투름, 말랑말랑함, 설렘 등의 가벼운 감정들이라면,

그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감정들이란 그보다는 훨씬 더 어른스럽고 진중한, 그래서 닳고 닳은 느낌의 무거운 감정들인 것 같다.

작품의 배경은, 전후 공산화가 진행되었던 체코슬로바키아이다.

주인공 루드빅 얀은, 동기 여학생에게 치기어린 연심을 표현하기 위해 농담 섞인 엽서를 보냈다가, 이 일이 이상하게 꼬여버려 결국 정치재판을 받고 당(공산당)에서도, 학교에서도 쫓겨나 버린다.

그리고 이후, 그의 삶은 그가 생각하던 것과는 너무나 엇나가 버리게 되고 오랜 시간이 흘러 시대가 변한 뒤 사회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된 이후에도 정치재판에서의 일은 증오의 기억으로 남게 된다.

그러던 그에게 그 정치재판을 주도했던 제마넥의 그림자가 다가오고, 그는 제마넥의 아내인 헬레나를 이용하여 10여년 만의 복수를 계획하며 고향 마을로 향하게 된다.

그러나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또 다른 패배감과 절망감, 그리고 놓쳐버린 옛사랑(루치에)에 대한 아쉬움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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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07

벌써 2011년도 8월..

이제는 점점 나이 먹는 것에도, 시간이 무심히 흘러가는 것에도 무뎌진다.

이제 남은 2011년은 곧 발매될 “은하영웅전설”과 “디아블로3″로 채워지리라!

아..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닌데 ㅠㅠ

Aug 07

땀나는 주말을 맞아, 두 곳의 멋진 블로그를 소개해 본다.

1. Recombinart Records [Go!]

흑백의 인상적인 첫페이지에 큰 고래 그림이 반기는 이 블로그는 Stuart McMillen 이라는 작가가 카툰을 연재하는 곳이다.

짧은 카툰 속에 그는 참 많은 생각꺼리를 남겨놓는 작가다.

정치, 경제, 사회, 환경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공감을 이끌어 내면서 한 편으로는 반성과 부끄러움을 느끼게 한다.

영문이기는 하지만, 어려운 어휘와 표현을 담고 있지는 않기에 이해에 어려움이 있지는 않다.

포스팅된 카툰이 많지는 않지만 앞으로를 기대하며 즐겨찾기를 안할 수 없게 하는 곳.

작가의 홈페이지는 여기다.

 

2. よわよわカメラウーマン日記 [Go!]

아주 독특하게도, 점프샷을 찍어서 올리는 아주 발랄한 일본 아가씨의 블로그다.

아이디어의 기발함과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결단력, 생각을 구현해내는 기술력, 그리고 미모+_+

어느 것 하나 흠잡을 데 없는 대단한 블로그, 그리고 그 쥔장이다.

어떤 의도로 이런 블로깅을 시작한건지, 단순히 취미로 하는 것인지, 궁금한게 무척 많고 또 사귀고 싶은 사람이지만(이성적인 의도 말고 어디까지나 재미있는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는 측면에서=_=) 일본인이기에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 아쉽기만 하다.

이 블로그와는 전혀 관계가 없겠지만, 일본에는 자판기 사진만 찍어서 올리는 독특한 블로그도 있다 한다.

바로 여기!

일본에는 오타쿠 문화 때문인지, 독특한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다.

Jul 31

몇년 전에 산 책들도 아직 읽지 않은 주제에,

이번달 카드 실적 채워야지! + 더운 여름이니까 역시 미스테리지!! + 특가 한정 판매니까!!! 라는 이유를 대고 또 책을 몇 권 사고 말았다.

야마구치 마사야 – 살아 있는 시체의 죽음
제드 러벤펠드 – 살인의 해석
스콧 스미스 – 심플 플랜

그리고 미스테리는 아니지만, 전부터 읽어야지 했었던 보통의 에세이 “일의 기쁨과 슬픔”

마지막으로, 국딩때의 추억돋는 책 “모험도감”

다섯권 다해봐야 25,000원도 안되니, 이렇게 알뜰하게 책쇼핑에 성공한 나에게 박수라도 쳐주고 싶은 심정이기도 하다.

그리고 책을 고르다가 알게 된 놀라운 사실!

아서 클라크의 “유년기의 끝”이 복간되어 나오고 있었다는 것.

요번에는 사지 않았다만, 곧 지르게 되리라.

언제 산 지도 모르는, 밀란 쿤데라의 “농담”을 요즘 읽고 있는 나이지만,

또 이렇게 “언젠가 읽을 책들”은 집안 구석구석에 쌓여만 간다.

Jul 23

나의 눈물샘을 마구 자극하던 웹툰, 야옹이와 흰둥이 연재가 끝이 났다.

행복한 결말이지만, 과연 저것이 행복한 결말일까 싶은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지나치게 현실적인, 그래서 더 가슴 아프고 감동적인 만화.

이제 야옹이와 흰둥이가 웃음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힘든 세상을 헤쳐 나가는 모습은 볼 수 없겠지 ㅠㅠ

매주 꼬박꼬박 쳉겨보던 즐거움을 이제는 어디서 찾아야 하나…

Jul 23

1970년대 이래 프랑스 최고의 작가로 일컬어지는 미셸 투르니에(Michel Tournier).

매번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세계적인 작가 중 한 사람이다.

그의 명성은 전부터 들어왔었는데, 특히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에 대해 극찬하는 사람도 여럿 보았다.

나는 그의 산문집인 “짧은 글, 긴 침묵”으로 그를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대중적인 것은 아니지만 깊은 통찰력을 가진 작가라는 인상을 받게 되었다.

께나 묵직하고 진중한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가볍게 읽은 요량으로 집어 들었던 산문집인데, 생각보다 쉽게 읽히지가 않아 오랜 시간동안 붙잡고 있어야 했다.

(물론 요즘 부쩍 분주해진 일 때문에 삶의 여유가 눈에 띄게 줄어든 탓도 있을 것이다)

집, 도시들, 육체, 어린이들, 이미지, 풍경, 책, 죽음이라는 7가지 주제로 나뉘어 그가 살아 오면서 눈과 가슴과 머릿속에 닮아두었던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데

딱히 내용이 어려운 것은 아니었으나, 한 두번 씹고 넘겨도 소화가 되어버리는 그런 캐쥬얼한 타입의 글은 분명히 아니었다.

기대했던 것 보다는 다소 아쉬었던 글읽기.

나중에 시간이 되면, “로빈슨 크루소”를 멋지게 패러디했다는 그의 대표 작품,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을 읽어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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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18

우연찮게 접하게 된 책이다.

장미와 찔레.

제목만 봐서는 어떤 내용일까 전혀 짐작이 되질 않는다.

방황하고 고민하는 젊은이들에게 약이 되는 책이라길래, 마침 저자가 책을 전자책 형태로 무료 공개했다길래 받아서 읽어보았다.

사회생활이 이제 1년 조금 넘은, 중소기업 직원 “장미주”의 이야기다.

입사할 당시의 초심도 흐려진 지금, 그녀는 상사와의 관계, 자신의 현재 처지와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해 불안과 불만을 가지게 되었고

사회생활 자체에 대해 염증을 느끼다가 대기업에 가면 달라질까, 대학원을 가보면 어떨까 하는 고민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대학원 진학을 위한 추천장을 받기 위해 모교의 성교수를 방문하게 되면서, 그를 통해 인생을 변화시켜 나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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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15

동생처럼 챙기는 회사 동생과 대화하는데, 이 친구가 자신이 좀 더 어렸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다.

20대 후반으로, 서른이라는 나이가 결코 낯설지 않은 때가 오다 보니 심적으로 많이 불안한 모양이다.

왜 아니겠는가.

나 역시 그당시에 비슷한 고민을 하지 않았던가.

하물며 20대 아가씨가 받아들이는 “나이듦”에 대한 고민이란 결코 남자의 그것과는 견주기 힘들 것이라는 짐작이 된다.

작년이었던가.

갑자기 거울 속에 비춘 나의 모습이 굉장히 어색하게 느껴지고,

이마에 생긴 주름 하나(실제로는 주름이 생겨나려고 자리잡아가는 모습)에 예민하게 반응했던 때가 있었다.

나이먹는다는게 두려워지고, 내가 5년 뒤, 10년 뒤, 20년 뒤에 나이 든 모습을 상상하며 나이먹는다는 사실에 슬몃 절망감을 느끼기도 했다.

아닌게 아니라, 몇 년 전부터 눈에 띄일 정도로 심해진 기억력 감퇴 때문에 나의 청춘은 가버린게 아닌가 하고 내심 고민하던 차였다.

(물론 더 나이드신 분들이 본다면, 아직 어린 놈이 겨우 그 정도 갖고 고민하냐며 핀잔을 주실 지도 모르겠지만, 인간은 상대적이니까, 어제와 오늘의 내 모습, 작년과 올해의 내 모습을 견주어 보는게 우선인 것을 어찌 하겠는가)

아무튼 그렇게 나는 이미 나이들어버린 나, 앞으로 점점 기력이 다하고 생상함을 잃어버리게 될 나의 모습에 경악하며 우울한 나날을 보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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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12

대학측에서 등록금 10% 인하의 조건으로 정부지원을 요구했다는 어처구니 없는 기사를 보며 잠깐 글을 써 본다.

졸업한지 몇 년이 지났지만, 내가 재학하던 시절의 기억을 떠올려 보더라도 매년 경제상황이나 물가인상율 등과는 관계없이 대학측에서 일방적으로 올렸던 등록금은 분명 나를 비롯한 대학생들에게는 큰 부담이었다.

지금의 대학 등록금은 분명히 조정되어야 한다.

대학측은 수백, 수천억원의 적립금을 쌓아두려고만 할 뿐, 학생들의 고충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작금의 현실.

그러나 그것이 정부의 지원, 즉 국민의 세금으로 해결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어떤 경제학자가 한 칼럼을 통해 지적했지만, 등록금의 문제는 독점적인 가격에 대한 문제이고,

이는 보조금 지급이 아니라 가격 규제로 해결해야 될 문제이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소득 수준 대비 과한 등록금의 문제, 매년 살인적으로 치솟는 등록금에 대한 제재의 문제인 것이다.

당연히 정부의 보조금 지급은 논외의 대상이 되어야 하고, 대학측에서 좀 더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이 문제에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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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06

“미사고의 숲”이라는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는 “未思考”라는 한자어를 머릿속에 떠올렸다.

그러나 “미사고(Mythago)”는 신화(myth)와 심상(라틴어로 imago)을 결합한 단어이다.

로버트 홀드스톡의 대표작이자 20세기 환상문학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소설.

사실 주인의 손을 타지 못하고 책장에 꽂혀 있는 기간이 꽤 길었던 책 중 하나다.

누군가의 추천으로 구입하고 두어번 읽기를 시도했다가 다소 이질감이 느껴지는 배경과 소재 때문에 몇 장 넘기다가 다시 책장에 꽂아놓았던 기억이 있었다.

괜히 햇볕에 닿아 표지 색만 탈색되어 버린 비운의 책=_=

이번에는 꼭 읽어봐야지 하고 초반의 고비를 넘겼는데, 이럴 수가!!! 읽다보니 엄청나게 재미있는게 아닌가!!!!!

개인적인 성향 탓도 클 것이다.

나는 많지는 않아도 동서양의 환상 문학을 여럿 접해보았고, 그 과정에서 환상 문학을 좋아하게 되었다.

아마 중고등학교 재학 시절에 처음 접했던 미즈노 료의 “로도스도 전기”가 그 처음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물론 그 작품이야 환상 문학계에서는 아류의 아류 정도로 치부되는 정도이긴 하지만 톨킨이나 루이스, 르귄 등 저명한 작가의 작품들을 접해 보지 못했던 당시에 내게 있어서는 굉장히 새롭고 놀라운 경험이 아닐 수 없었다.

어쨌든 그 이후로 나는 비현실적인 시간과 공간을 창조해 내고, 그 새로운 세계관을 토대로 그럴듯한 이야기를 지어내는 작가들의 열렬한 팬이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지금의 내게 있어서도 환상 문학은 그게 누구의 작품이든 그 범주에 속해 있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흥미를 일으킨다.

이 소설도 그런 이유로 처음 책장에 꽂히게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실상 이 작품은 내가 기대하던, 환상 문학의 범주와 그 가치를 뛰어넘는 대단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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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06

구직자들이 갖는, 또 회사에서 구직자에게 심어주는 환상 중에 “가족같은 회사”라는 게 있다.

나 역시 구직자 시절에는 가족같은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는 환상에 빠져 있었다.

업무 중심의 다소 딱딱한 회사 생활을 벗어나서, 가족처럼 희노애락을 함께 하는 회사.

직장 생활이니만큼 기본적인 예의와 체계는 갖춰야 하겠지만, 때로는 격의없이 서로를 대하고 그래서 서로 편하게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는 생각도 함께 할 수 있는 회사.

그래서 “가족같은” 분위기를 내세우는 회사들에 많이 끌렸었다.

물론 연봉, 직업적 안정성, 성장성, 복지, 교육제도 등 회사와 업무를 선택하는 다른 기준들에 우선하지는 않았더라도 가족같은 분위기라는 다소 모호하면서 또 비가시적인 가치는 늘 선택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는 요소 중 하나였다.

이제 직장생활이 만 3년을 넘어가고, 새로 들어오는 신입사원들을 몇 번 맞다보니 “가족같은 회사”라는 게 얼마나 부질없고, 실현 불가능한 환상인지,

또 그것이 완벽하든 다소 불완전하든 어떠한 형태로든 구현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직장인에게 있어서는 결코 바람직한 회사의 모습이 되어주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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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10

화차(火車) : 생전에 악행을 한 망자를 태워 지옥으로 옮기는 불수레

“모방범”과 함께 미미여사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작품, 화차.

그 이름에 걸맞는 작품이기를 기대가 어느 정도 되었지만, 그 기대를 충분히 부응하고도 남을 정도로 충분히 재미있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긴장을 풀고 싶지 않아서, 어디서든 틈만 나면 책을 꺼내들고 책장을 넘기고 싶은 강한 충동이 일어 일주일간 정말 즐거웠다.

총상을 입고 잠시 휴직 중인 경관 혼마,

아들 사토루를 돌보며 일선으로의 복귀를 기다리던 그에게 아내의 조카인 가즈야가 불쑥 찾아온다.

한동안 연락도 않던 그가 내놓는 제안은, 혼마로서는 얼굴도 한 번 보지 못한 그의 약혼녀 세키네 쇼코를 찾아달라는 것,

과거의 개인파산 이력이 드러나고 갑자기 자취를 감춘 그녀였기에 경찰에 직접 의뢰하지 못하고, 휴직 중인 경찰이라는 신분을 가진 그에게 찾아온 것이다.

왠지 모를 직업적 호기심 때문인지, 비록 아내의 장례식에도 찾아오지 않아 괘씸한 마음은 가지고 있었지만, 생전의 아내가 아끼던 조카의 부탁이기 때문인지 그는 마지못해 그의 청을 수락하고 그녀의 주변을 조금씩 탐문하며 진실에 다가간다.

그리고 그는 갑자기 벽에 부딪치게 된다.

작품의 초반부, 소설의 구성으로 보자면 발단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단계일텐데 이 부분에서 사건의 방향이 크게 바뀌면서 화제의 중심이 “세키네 쇼코”에서 “신조 교코”로 전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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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03

다시 이어지는 미미여사 책 읽기.

최면술을 통한 연속 살인이라는 소재로, 사건의 서술자인 주인공 “구사카 마모루”를 통해 일련의 사건들을 풀어나간다.

구사카 마모루라는 소년(고등학생)은 “모방범“의 “쓰카다 신이치”를 굉장히 많이 닮아있다.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친척집에 맡겨졌다는 두 소년의 성장배경 뿐만 아니라, 소심한 듯 하면서 또래 답지 않게 과단성을 보이는 용기있는 성격이나 자라온 환경 탓에 어쩔 수 없이 가지고 있는 짙은 그림자과 주변에 대한 폐쇄성.

또한 소설적인 전개가 모두 두 소년의 내적 갈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도(이건 주인공이니까 당연하겠지만) 굉장히 유사하다.

그러다보니, 주인공인 마모루에 대해 더 강한 애착을 갖고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모방범”이 그러했듯이, 이 소설에도 뒷통수를 치는 강한 반전이나 콩닥콩닥 마음 졸이게 만드는 서스펜스, 이도저도 아니면 굉장히 매력적인 악당이라든지 천재적인 두뇌와 뛰어난 운동능력을 가진 먼치킨 주인공 같은 것은 없다.

그럼에도 따분하지 않고, 시종일관 긴장을 풀지 않게 만드는 것은 그녀의 대단한 능력일 것이다.

좋은 맥주를 평가할 때, “목넘김이 좋은” 맥주라는 표현을 쓰곤 한다.

나는 미미여사의 소설에 “글넘김이 좋은” 작품들이라는 칭찬을 해주고 싶다.

마지막으로, 소설 속에서 마모루의 동급생인 “요이치”와의 대화에서 “불안한 여신들”이라는 미술작품 얘기가 나오는데,

워낙 그쪽 분야에 대해 얕디 얕은 지식을 갖고 있던 탓에 처음 들어보는 작품명과 작가 이름 때문에 전혀 공감이 되지 않았다.

뒤늦게 찾아보니, 영문 원제가 “The Disquieting Muses”로 초현실주의풍의 독특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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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 17

일본 추리소설계의 여왕으로 일컬어지는 미야베 미유키, 일명 미미여사는 현대물 뿐만 아니라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시대 미스테리 작품도 많이 남겼다.

시대 미스테리의 대표작으로는 “외딴 집”이 있는데, 이건 아직 안읽어봤으므로 여기서는 언급할 필요가 없고..

이번에 접하게 된 단편집 “괴이” 역시 그녀의 이런 시대 미스테리 중 하나이다.

아무래도 일본 만화나 영화를 통해 이미 시대물에도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 있다보니 배경이나 인물 등에 이질감은 별로 없었다.

단지, 내가 기대했던 미스테리 보다는 괴담들을 모아놓은 것 같다는 생각에 조금 아쉽기는 했다.

이런 류의 괴담집에도 사족을 못쓰는 나로써는 이것도 나름 반가운 일이기는 했지만 괴담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부족한 기괴함, 다시 말해서 요괴라든가 귀신이라든가 하는 요소들이 다소 부족하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었다.

“우부메의 여름”을 염두에 두고 비교했던 탓일까?

아무리 그래도, 그녀의 디른 작품을 읽어보지 않고 예단하면 안되겠지?

Mar 26

누군가 평점 9.8을 자랑하는 웹툰이라고 소개하길래,

「야옹이와 흰둥이」라는 정겨운 제목을 가지고 있길래,

이렇다할 약속도 없이 그냥 집에서 뒹굴대는 주말이었기에,

찾아서 본 웹툰.

요즘 웹툰들처럼 화려한 색감도 없는 밋밋한 흰 배경에 검은색 펜으로 그려낸 투박한 그림체의 만화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정겹고 포근하게 느껴지는 캐릭터들 때문에 보는 내내 흐뭇했다.

삶이라는 것, 그 자체를 그려내고 있는 웹툰이랄까?

고되고 힘들지만, 그래도 한켠에는 희망이 자리하고 누군가의 배려가 있고 함께 하는 이의 지지가 있기에 감히 오늘을 견뎌낼 수 있게 한다.

그림체가 좋아야 좋은 만화고, 사람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는게 아니란 것을 이 웹툰을 보며 다시금 깨달았다.

원래 DC인사이드 카연갤에서 연재되던 웹툰이라고 하던데, 작가가 가진 따뜻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다.

이제 30대 초반인 작가의 삶에 대한 놀라운 성찰과 담백한 표현력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아직 연재 중이어서 다음 회차를 기다려야 한다는 아쉬움과 함께, 작가가 오랫동안 이 작품을 연재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동시에 생기는 건 아이러니다.

요즘 챙겨보는 웹툰 중에 성게군의 “마조&새디”(결혼하고 싶어지는 만화!!!)와 함께 베스트로 꼽고 싶은 작품이다.

→ 보러 가기 (다음 웹툰, 연재 中)

Mar 14

절판되고 한참 시간이 흐른 뒤에 나는 이 책을 알게 되었고,

도서관에서도 쉽게 찾아보기 힘든 책이라 구해 볼 수가 없었다.

그러던 와중에 3~4년 쯤 전에 이 책이 재발간 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듣게 되었다.

사실 대중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책이다 보니 재발간되는 것은 기대하지도 않았기에 재발간 소식이 더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출판사 입장에서 잠재적인 수요를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었을 터, 아직 순수 문학에 갈증을 느끼는 많은 독자층이 있으리라는 생각에 절로 흐뭇해진다.

사실 재미있는 책은 아니다.

1960년대 미국의 시대정신을 고스란히 담아 낸 작품이기에 영미 문학사에서는 굉장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 당시 시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아무런 가치가 없는 글일 것이다.

물론 내가 당시 미국 사회의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의식을 가진 독자라는 의미는 아니다.

가급적 이해하려고 노력했지만, 역시나 인물과 배경에까지 곳곳에 녹아있는 수많은 은유와 풍자들을 제대로 캐치해 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애초에 작가의 의도 자체가 그런 모호한 이해-이것은 이 소설이 포스트 모더니증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에 있다는 점에서 독자의 역량 부족은 덮어두어도 될 듯 하다.

워터멜론, 아이디아뜨(iDEATH), 잊혀진 작품들, 인보일(inBOIL), 마가렛, 폴린, 호랑이들, 송어, 동상 등 작품에 등장하는 배경과 인물들을 나름대로 해석해서 서평을 적어보려다가, 책 뒷부분 “작품 해설”을 읽고 난 후 내 감상에 너무 많은 영향을 받아 버려서 그만 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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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11

인생에 있어서 성공이란 무엇일까?

돈이나 명예를 얻고 높은 지위에 오르는 것을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까?

삶에 있어 부족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돈과 자존감을 잃지 않을 정도의 명예는 필요하겠지만 그것이 성공의 필요 충분 조건은 아닐 것이다.

내 인생의 목표는 행복이다.

내가 무엇이 되든, 무슨 일을 하든 간에 나와 내 주변의 가족들, 친구들이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삶.

물론 내 행복을 위해 타인의 행복을 해치지 말아야 한다는 전제 하에서다.

지금의 내가 과연 그런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지, 또 장래의 행복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그렇다”라고 말하기 어렵지만,

적어도 내가 나에게 닥친 선택의 기로에서 언제나 “행복”이라는 가치를 우선해서 생각하고 행동하고 있다는 것만은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

내가 친동생처럼 아끼는 회사 후배가 요즘 진로 문제로 고민이 많다.

그래서 이 친구와 인생이라든지, 직업선택이라든지, 성공이라든지, 큰 테마를 가지고 대화를 할 때가 종종 있는데 오늘 오래전에 들었던 어느 어부와 벤처투자가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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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27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지만, 엄연하게 일어나고 있는 현실.

언젠가 우리 인간들은 우리 스스로 초래한 재앙의 댓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Feb 08

지금으로부터 약 100여년 전, 헝가리에서 출생한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유럽의 전설적인 주식투자자로 알려져 있는 사람이다.

그는 주식투자를 통해 많은 부를 축적했으며, 그의 투자경험과 지식을 토대로 많은 저서를 남겼다.

그리고 이 책,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는 그가 남긴 최후이자 최고의 명저로 일컬어지는 작품이다.

그의 이름이 생소한 사람이라고 해도, 주식투자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본 사람이라면 금리와 주식, 채권, 부동산 등을 엮어놓은 달걀 형태의 그림에 대해서는 한번 쯤 들어보았으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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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23

내가 그의 글을 처음 접한 것은 중학교 다니던 시절이다.

지금도 계속 발간이 되는지는 모르겠는데, 당시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독서평론 잡지가 있었다.

잡지 이름도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무튼 그 잡지 창간호에 박완서님의 “꼴지에게 보내는 갈채”라는 수필이 실렸었다.

외출했다가 우연히 마주치게 된, 마라톤 선수들.

누구나 1등과 2등의 치열한 순위 다툼에 주목하지만, 그는 “꼴찌”에게 눈길을 준다.

내게 수필이라는 글의 매력을 처음 알게 해 준 그 글은, 십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잡지에 실린 삽화와 함께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그리고 그날 이후, 박완서라는 작가는 나에게 “옆집 아줌마”(실제로 그런 옆집 아줌마가 있지 않다는 건 불행이지만)같은 이미지로 간직되었다.

그의 글은 늘 푸근함과 편안함을, 그리고 어딘지 모를 따뜻함이 느껴지곤 한다.

사실 그의 작품을 그다지 많이 접해보지 못했으면서도, 언제나 나는 우리나라의 현대 여류작가를 떠올릴 때면 제일 먼저 그를 떠올렸고,

내 주변의 소중한 님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들에는 늘 그의 저서들이 한켠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랬던 그가 이승의 인연을 다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트위터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말할 수 없이 안타까움을 느꼈다.

이제는 더 이상 그의 소박하지만 푸근한, 그리고 따뜻하고 편안한 글들을 접할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아쉽기만 하다.

가난한 문인들에게 조의금을 받지 말라는 유지를 남겼다는데, 평소 그의 인품을 드러내는 마지막 전언이 그의 죽음을 더욱 슬프게 만든다.

부디 저 세상에서 편안하게 영면하시기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Dec 26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보고 나서 정말 깜짝 놀랐던 영화.

나탈리 포트만의 연기 변신도 놀랍지만,

시나리오나 영상,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연출력, 어느 하나 흠잡을 데가 없다.

시간 때우기용 스릴러 영화나 한 편 보자는 심산으로 보게 됐으나, 내가 기대하고 있던 액션+범죄+스릴러물이 아니라 “백조의 호수” 공연을 준비하는 발레리나의 이야기였고

그래서 잘못 골랐나-_- 싶었으나.. 점점 영화에 빠져들게 만드는 굉장한 흡입력과 몰입감이 있었다.

이렇게 잘 만들어진 영화라니..

국내에는 내년 2월 개봉인 것 같은데 솔직히 대중들의 많은 관심들을 받아낼만한 흥생성 영화는 아닌 것 같아, 많은 이들이 이런 걸작을 그냥 지나쳐 버릴 것 같아 너무 아쉽다.

내가 전혀 기대하지 않아서, 방심한 상태였기에 더 큰 전율과 감동을 받은 것일 수도 있지만 영화의 완성도 만큼은 정말 기립박수를 보내고 싶을 만큼 뛰어나다.

고상한 취미와는 거리가 있는 사람이다보니 발레에도, “백조의 호수”에도 사전지식이 거의 없었음에도 영화에 빠져드는 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

오히려, 영화를 보고나서 “백조의 호수” 작품에 대한 미약한 지식을 얻게 되었으니 덤이 생긴 거라고 해야할까?

정말 양 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강력 추천하고 싶은 영화다.

나탈리 포트만은, 레옹으로 데뷔한 뒤 스타워즈 에피소드와 브이 포 벤데타 등에서 얼굴을 비췄으나 이렇다 할만큼 인상적인 모습을 못보여준 느낌이었는데 이 영화를 고른 것은 정말 훌륭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그녀의 배우 생활에 있어 아주 커다란 방점이 되어 줄 영화라고 생각한다.

Dec 05

연세도 있으시고, 건강도 안좋다는 얘기를 들었었지만

예상하고 있었다고 해도, 누군가의 죽음은 분명 슬픔을 가져온다.

특히나 그 누군가가 내가 존경해 마지 않았던 그런 분이라면 더더욱..

올해는 유난히 큰 별들이 많이 지는 것 같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Dec 01

명문 트리니티 고등학교에는 아주 강력하지만, 그래서 겉으로 드러날 수 없는 “야경대”라는 학생 조직이 존재한다.

흔히 얘기하는 불량써클이지만, 우리의 그것과는 약간 다른 성격이다.
(물론 이건 시차와 지역차가 있기 때문이겠지만)

이들은 무작위로 선택되어지는 학생들에게 “과제”를 부여하고, 그들이 그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을 통해서, 학생 전체를 복종시키고 학교와 선생들에게 반항하며 쾌감을 즐기는 집단이다.

그 집단의 중심에는 힘이 아닌 머리로 조직을 지배하는 “아치 코스텔로”라는 “과제 부여자”가 있다.

그리고 이 학교에는 전통적으로 학교장이 진행하는 초콜릿 판매 행사가 매년 있다.

전체 학생들에게 판매할당량을 주고, 판매 수익을 학교 재정에 사용하는 것인데, 교장이 자리를 비운 사이 대행을 맡은 레온 선생은 예년과는 달리 판매량과 가격을 높여 학생들에게 무리한 판매를 요구한다.

신입생 “제리 르노”는 야경대로부터 10일간 초콜릿 판매를 거부하라는 과제를 부여받게 되고, 레온 선생의 차가운 시선을 외면하며 묵묵히 과제를 수행해낸다.

그러나, 열흘 뒤..

그는 자신의 의지에 의해 초콜릿 판매를 거부하게 되고, 이로 인해 레온 선생(학교)과 야경대에게 “초콜릿 전쟁”을 벌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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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15

고백부터 하자면,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치 내가 쓴 글들인 것 같아서 부끄러움마저 느낄 지경이었다.

그냥 구절구절 공감가는 정도가 아니라 마치 누군가 내 속마음과 생각들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처럼 작가의 생각과 경험 중 많은 부분이 공유되고 있었다.

잘은 몰라도 30대 중후반 정도의 나이를 가졌을 작가는, 책날개에 적힌 짧은 이력과 책속에서 말하는 내용으로 미루어 보건데, 나와는 살아온 이력이 많은 부분 차이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신기할 정도로 나와 비슷한 감성을 가지고 있었다.

사실 9월 쯤엔가, 교보문고에 나갔다가 이 책을 발견하고 몇 장 넘겨보고 나서 바로 이 가을에 꼭 읽어야지 했던 책이니 그럴만도 하다 싶다.

그래서 이 책은, 내 주변 사람들에게는 절대로 권하지 않을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이 충분히 좋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이 책을 통해 내 발가벗겨진 모습을 보는게 조금은 부끄럽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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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27

찬바람에 옷깃을 슬며시 여미기 시작하는 이맘때쯤이 되면 생각나는 노래들이 있다.

그리고 목소리가 있다.

내게는 “이소라”라는 여가수가 그렇다.

앨범이 나오면 반드시 음반을 구입하는 가수이기도 한 그녀.

2008년 12월 정규 7집 발표 이후, 2년간 소식이 없더니 드디어 앨범을 냈다.

아쉽게도 정규 음반이 아닌 리메이크 앨범, 그것도 팝 리메이크다.

01. Dream A Little Dream Of Me – The Mamas & Papas
02. Two Sleepy People – Art Garfunkel
03. My One And Only Love – Sting
04. Alone Again – Gilbert O’Sullivan (타이틀)
05. Stuck In The Middle With You – Stealers Wheel
06. Turn Turn Turn – The Byrds
07. Rain – Jose Feliciano
08. Almaz – Randy Crawford
09. No Matter What – Boyzone
10. Rainy Days And Mondays – Carpenters
11. Gloomy Sunday – Billie Holida

앨범이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바로 인터넷쇼핑몰에서 구입했다.

내가 들을 것과 내가 아끼는 회사 동생을 위한 한 장.

그리고 택배로 받자 마자 MP3로 추출하고 플레이어에 담았다.

귀에 익숙한 팝들을 그녀만의 감성과 음색으로 재해석했기에 요즘 이 노래들을 계속 반복 청취하고 있지만,

역시 그녀의 최고 명반이었던 6집 “눈, 썹, 달”을 처음 들었을 때의 기억 탓인지 이번 앨범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특히 이번에 정규 8집을 은근히 기대하고 있던 터라 아쉬움은 실망으로 바뀌고 있다.

6집 앨범을 다시 꺼내들고 “바람이 분다”를 조용히 틀어본다.

Oct 25

인간은 본질적으로 외로운 존재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다른 사람과 관계 맺어야 하고, 그 관계 속에서 안도하고 위안을 얻어야 살 수 있다.

다른 사람이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고, 나의 부족한 면을 이해해주며, 내 사소한 장점이라도 칭찬해줄 때 우리는 외로움을 잊을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나와 비슷한 처지에 처해있는 사람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나만 힘들고 어려운게 아니라는 사실에서 힘을 얻는다.

우리가 가장 힘들고 외로울 때는, 지금 겪고 있는 고민과 어려움이 나만의 것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아닐까?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는 서른이라는 나이와 현실이 주는 무게감에 지친 청년들에게 “당신만 그런게 아니다”라는 공감과 위안을 주는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기대한 것만큼 위로가 되는 책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내가 겪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해 전문가의 입을 빌려 설명을 듣다보니 어느 정도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서른살이라는 타이틀과는 달리, 학교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사회생활을 막 시작하게 되는 20대 중후반의 젊은이들에게 더 좋은 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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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16

건투를 빈다.

딴지일보라는 인터넷 매체를 만들어 이끌고 있는 딴지총수 김어준.

젊은 세대들에게 인생선배로서 이런 저런 조언을 많이 해주던 그가 나, 가족, 친구, 직장, 그리고 연인 등에 대한 고민들에 대해 진지하지만 사뭇 가벼운 태도로 대답해주는 칼럼집이다.

김어준의 정면돌파 인생매뉴얼이라는 부제답게, 이런 저런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하고 갈등에 빠져있는 젊은이들에게 괜히 뭔가 있는 척 “가오잡지 않고” 시원하게 조언을 해주고 있다.

그의 스타일 대로 마치 술자리에서 아는 형에게 쓴소리 듣는 느낌의 문체로 쓰여진 글이라 읽기도, 내용을 받아들이기에도 아주 편했다.

예전에 블로그에 “내 나이 서른, 뭘 하고 싶은지 뭘 잘하는지 도무지 모르겠어요” 라는 글을 한 번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상당히 공감하는 내용이었기에 이번에 책을 고를 때도 주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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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09

첫 번째, 대학 신입생 시절 에피소드

10년 전에 있었던 일이라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래도 기억을 더듬어 얼개를 재구성해보면 다음과 같다.

팀플 과제를 위해 조금은 서먹서먹한 친구들 몇과 수업이 끝난 후 어울리게 되었던 초여름 쯤.

과제 얘기로 시작했지만, 우리는 곧 다가온 방학 계획 이야기, 기타 신변 잡기적인 이야기들을 하게 되었고 그러다가 어느 틈엔가 종교 얘기를 꺼냈다.

6~7명 정도 뭉쳐있던 아이들 중 상당수가 개신교도였고, 또 그들 대부분이 모태신앙이어서(나는 모태신앙이라는 말을 이때 처음 들었다, 태어나면서부터 종교를 갖는다는 건 내가 생각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방학 중에 있다는 전국 규모의 종교행사 얘기를 하게 되어 그리 된 것 같다.

아무튼 중고등학교 다니던 시절, 주변의 절친한 친구 중에는 독실한 신앙을 가진 친구가 없었기에 종교에 대한 담론에 상당히 목말라 있던 내게는 그들과의 대화가 상당히 유익한 기회가 되었고,

나는 그들에게 내가 전부터 궁금해왔지만, 결코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지 못했던 것을 묻게 되었다.

“살인, 강도, 강간 등 온갖 악행을 일삼아 모든 사람들에게 죽일 놈 소리를 들었던 극악한 범죄자가 있다. 결국 그는 법의 집행을 받게 되었으나 사형 판결을 받던 때에도 전혀 늬우치는 기색이 없었고 피해자에 대해 사과할 줄도 모르던 악인이었다. 그러나 그가 형 집행을 얼마 앞두고 종교를 접하게 되었고, 그들이 말하는 회개라는 과정을 거치게 되었다면 그는 하나님의 나라, 천국에 가게 되는가?
반대로 항상 주변의 어려운 사람을 살피며, 뭐든 제 것을 나눠주려는 아량을 베풀어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한 몸에 받던, 살아있는 성인이라고까지 칭송받을 만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죽는 그 순간까지 종교를 갖지 않았고 그래서 그들이 말하는 회개를 하지 못한다면 그는 지옥에 가게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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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28

내가 아주 어렸을 때, 그러니까 아마 초등학교 저학년 쯤 되었던 때였을 것이다.

일본 미스터리 걸작선(?)이라는 단편소설집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까지 “에밀과 탐정들” 같은 아동소설만 읽어왔던 나에게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본격 추리물은 상당히 큰 충격을 주었고,

머리나쁜 내가 아직까지 내용이 몇 장면 기억에 담아두고 있는 걸 보면 어린 마음에도 께나 흥미롭게 읽었던 것 같다.

그때의 기억 때문인지 인터넷에서 특가 판매하는 이 추리단편집을 보고서는 거의 주저함 없이 카드를 꺼내들었고,

여름부터 시작한 나의 개인적인 독서캠페인인 “미스터리 위주로 가자”의 막을 내리는 작품이 되고 말았다.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 작가 18인의 특별 추리 단편선이라는 부재를 달고 있고,

적색의 수수께끼, 청색의 수수께끼, 백색의 수수께끼, 흑색의 수수께끼, 이렇게 총 4권으로 구성되어있다.

왜 저렇게 색을 입혀놨는지는 사실 다 읽고 난 지금도 잘 이해가 가지 않는데, 이건 일본쪽에서 출판될 때부터 붙어있던 제목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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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23

그냥 나중에 봐야지 했던 것들을 연휴가 몰아서 본 것인데, 두 편이 인도영화, 한 편이 이란영화라니 내 영화 취향도 참 독특하구나 싶다.

그러나 영화의 국적이 뭐 중요한가?

보고나니 다른 사람들에게 마구 추천해주고픈 영화들이라 모처럼 나의 묘한 취향이 빛을 발했던 것 같다.

 

첫 번째. 세 얼간이(3 idiots)

“세 얼간이”라는 제목과 “코미디”라는 장르 때문에, 내가 아주 아주 좋아하는 영화, 짐캐리 주연의 “덤앤더머” 비슷한 분위기일 줄 알았다.

그러나 왠걸.. 전혀 바보스럽지 않은 세 명의 친구 이야기다.

인도의 일류 공대에 진학한 주인공들이 “란초”라는 친구를 중심으로 겪게되는 사건과 사고들이 이야기의 주를 이루고 있는데,

우리네와 닮은 듯, 또 다른 듯한 그들의 학창시절 이야기가 때로는 감동적으로, 때로는 유쾌한 웃음으로 다가왔다.

예전에 인도여행 할 때, 그들의 학구열을 느껴보겠다고 델리대학 등 몇몇 캠퍼스를 무작정 거닐었던 기억이 나서 그런지 영화의 배경이 되는 대학 캠퍼스가 왠지 더 친숙하기도 했다.

문(文)을 중시했던 조선시대의 뿌리깊은 의식이 아직도 사회 저변에 깔려있어 아직까지도 기술자들이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 우리네 현실에서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이공계 선호 현상.

영화에도 무조건 자식이 공학자로 성공하기를 바라는 맹목적인 이공계 선호 의식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인도라는 나라는 인구는 중국 다음으로 많지만, 소를 숭배하고, 쥐가 들끓고, 아직도 계급에 의해 태어나면서부터 사람의 위치가 결정되는 미개한 후진국으로만 여겨졌었다.

지금에 와서는 당시 내가 가졌던 생각들이 편견에 지나지 않았다고 깨달은 부분도 있고, 그들의 종교나 역사에 대한 이해를 통해 어렸을 때와는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 부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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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12

작년 11월에 방영되었으니 얼추 1년 가까이 된 건데, 우연찮게 어디서 주워 듣고 뒤늦게 본 다큐.

KBS 스페셜 781화 – 꿈꾸는 자들의 섬, 노량진 (2009/11/22)

재수생들을 위한 대입 학원으로 유명했던 노량진은 어느새 공무원 시험과 각종 고시를 준비하는 많은 이들의 꿈과 희망을 먹고 사는 또 다른 공간이 되어 버렸다.

세상과는 격리된 노량진이라는 섬에서 살며, 조금씩 자신의 꿈을 현실로 바꾸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경주하는 우리 시대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이 다큐는 내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주었다.

애초에 시험과는 인연이 없었고, 그래서 그런 수험생활은 아예 해 볼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나,

그리고 운이 좋아 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사회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던 나로서는 도무지 경험해 볼 수 없었고 그래서 관심갖지 못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내 주변에도 각종 고시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여럿 있다.

수험 준비로 바쁘고, 또 그런 상태로 취업한 친구들과 만나는게 부담스럽다고 느껴지는 것인지 자주 얼굴을 볼 수는 없지만 가끔 그런 친구들과 만나보면

무엇이 그들의 꿈과 희망을 갉아먹으며 그 아까운 젊음과 열기를 낭비하게 만드는 것인가에 대해 깊은 회의를 느끼곤 한다.

아무리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이루어 낸 잉여의 시대라고는 하지만,

젊은이들의 꿈과 희망, 그들의 열정마저도 사회의 잉여로 치부되어 원래의 가치보다 평가절하되어 낭비되어서는 안될 것인데

그들이 수험이라는 굴레에 씌어 좀 더 생산적이고 가치있는 곳에서 그 꿈과 희망, 열정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세상과는 유리된 곳에서 하루에 서너시간 잠을 자며, 천원짜리 주먹밥으로 허기를 채우면서 그들이 달려가는 곳, 그 끝에는 과연 무엇이 있을 것인가.

그 끝에 도달하는 “선택받은 자”들은 과연 행복할까?

그들의 저당잡혔던 젊음은 꿈이 현실로 바뀐 후에도 여전히 또다른 꿈과 희망을 소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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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12

오늘 우연찮게 접하게 된, 부천시 소사고등학교 앞 “풍림문구”의 마케팅 이야기.

복잡한 마케팅이론 따위는 배워본 적 없을 터이지만, 오랜 경험과 타고난 유머감각에서 우러난 살아있는 마케팅으로 입가의 웃음을 짓게 하고 손님들의 발길을 찾게 만드는 어느 작운 문구점 주인 아저씨.

2004년경에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면서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그 덕에 언론에서도 몇 차례 다뤄지는 유명세를 치렀던 모양이다.

나는 오늘 처음 알게 되었는데(당시에 나는 군복무를 하고 있었으니 그럴 법도 하다),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꽤 재미도 있었고, 주인 아저씨가 학생들을 생각하는 온정이 느껴져서 훈훈하기도 했다.

문구점에서 팔던 만두를 코만두로 바꿔부르고 “만두 십계명(TEN COMMANDOMENTS)”을 적어놓은 센스나

컵라면 구입시 물값 250원을 받는데에 대한 자세한 설명 등은 귀엽게까지 느껴졌고,

“LEONARDO DICAPRIO(내일이라도 빚갚으리오)”라는 안내판을 통해 학생들의 외상값 독촉을 하고 있는 모습, 그램수로 판매하는 실내화 등은 뭔가 학생들에 대한 배려가 저변에 깔린 듯해서 따뜻함이 느껴졌다.

뭐든 자기의 일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런 이들은 그 분야에서 어떤 식으로든 부각될 수 밖에 없고, 종국에는 성공(성공의 의미와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가 문제이겠지만)하게 되는 것 같다.

나의 일을 사랑하기.

분명 어려운 일이기는 하다.

그래서 풍림문구의 기발한 마케팅과 그 주인 아저씨의 장인정신(?)이 더 빛나 보이는 것이리라.

그리고 학창 시절, 학교 앞 문구점에 대해 아주 즐거운 기억을 가지고 있을 소사고 출신 학생들에게 부러움이 느껴진다.

[관련 글 링크]

1. 전설의 부천 소사고앞 풍림문구를 아십니까? (네이버 카페 글)

2. 위키백과 설명

3. 세계 유일 ‘엽기’ 문구점을 모르면 간첩 (오마이뉴스 기사)

Sep 12

오늘 맛컬럼니스트 황교익씨의 컬럼을 읽다가 재미있는 표현을 하나 배웠다.

그도 김명민 교수의 책을 읽고나서, 자신의 평생 가치관으로 삼았다는 “일리(一理)”라는 표현이다.

“맛이란 무엇인가를 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나의 가치관은, 이 세상은 ‘일리(一理)’다. 김명민 교수가 쓴 책을 보고, 평생 가치관으로 가져가자, 한 것이 일리다. 누구나 자기만의 논리를 갖고 세상을 해석하는 방법이 있다. 그게 일리다. 진리는 잘못하면 지적인 허영이 되지만, 나는 진리 아닌 일리를 갖고 있다. 그래야 다른 사람의 일리가 보인다. 나는 일리고, 여러분이 가진 생각도 일리다. 그런 생각을 갖고 들어 달라.”

인간이 단맛에 강렬한 욕구를 느끼는 이유 – 『미각의 제국』 황교익

사회생활을 하면서, 아니 더 정확하게는 점점 머리가 굵어져가는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행동을 같이 하게 되면서 뼈저리게 느끼게 되는 바는 인간이란게 고집이 참 센 존재라는 점이다.

나 역시 그 인간의 범주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니, 고집이 세다는 걸 자인하게 되면서도 도무지 다른 사람의 말은 들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 고집쟁이들을 접하게 될 때면 잠깐이라도 당혹감을 감출 수가 없다.

내 기억이 맞다면 아마 일전에 포스팅한 글에서, 파스칼의 “팡세” 얘기를 했을 것이다.

고등학교 때로 기억하는데, 윤리 교과서에 실렸던 “피레네 산맥 이쪽에서의 정의는 저쪽에서 정의가 아니다.”라는 문장을 읽고 자기 중심적으로만 사고하던 사춘기 시절에 큰 충격을 받았었다는 일화.

그 이후로 가급적 “내 정의”를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고 그걸 주입하려고 애쓰지 않으려 노력해왔다.

사실 나도 최고집. 황고집 못지 않은 고집의 달인이라 얼마 만큼이나 그게 지켜졌을 지는 솔직히 자신은 없다만,

그래도 그게 지양해야 할, 옳지 못한 태도라는 점만은 분명히 알고 있다.

아무튼 평소의 가치관이 그렇다보니, 오늘 접하게 된, “일리”라는 표현은 상당히 의미있게 다가올 수 밖에 없었고

그 동안 내가 가지고 있던 가치관을 잘 드러내주는 표현이라는 생각에까지 도달하게 되었다.

세상은 일리로 가득차 있다.

내가 옳은 것처럼, 남들도 옳다.

좀 더 타인의 생각을 존중해주고, 남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고, 다른 이의 정의를 내 것처럼 기꺼이 받아들여줄 수 있는 성숙한 사람들과 많이 교류하고 싶다.

어디까지나 나의 바람일 뿐이겠지만.

Aug 21

추리소설의 여왕, 애거서 크리스티.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그녀의 대표적인 작품이고, 추리소설계에서 워낙 유명한 작품이다 보니 추리소설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소설의 배경이나 대략적인 이야기 흐름 정도는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서로 다른 배경에서 살아 온 그들은 나이도 제각각, 직업도 제각각이지만 “오웬”이라는 미지의 인물로부터 초대를 받아 “병정 섬”으로 향하게 된다.

그러나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성대한 파티가 아니었으니,

그곳은 다른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았으면서도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 처벌받지 않았던 그들을 처단하기 위한 처형장이었던 것이다.

“병정 섬”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그들의 인원수와 일치하는 10개의 병정 인형, 그리고 어렸을 적의 자장가로 기억하던 “꼬마 병정” 이야기.

그들은 “꼬마 병정” 이야기를 흉내낸 모습으로 차례차례 한사람씩 죽음을 맞게 되고,

그 섬에 그들 외에는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점점 서로에 대한 불신과 언제 찾아올 지 모르는 죽음에의 공포로 고통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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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11

앤서니 버지스의 “시계태엽 오렌지”는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 인간의 자유의지를 빼앗겨버린 어느 청년의 이야기다.

스탠리 큐브릭에 의해 영화화되어, 그 영화조차 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로 알려졌을 만큼 대단한 고전 명작 소설이지만 아쉽게도 70년대 초에 제작된 영화라 구해보기도 쉽지가 않다.

헐리웃에서 21세기에 걸맞은 내용으로 새롭게 영화화를 시도하면 좋을텐데,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가 워낙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평이라 요즘 감독 중 과감히 그 명성에 도전할 만한 사람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소설은 알렉스라는 이름의 10대 비행 청소년의 관점으로 서술된다.

알렉스라는 캐릭터 자체가 은근히 매력적인 악당인데다가, 온갖 비속어와 10대들의 풋내나는 말투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읽으면서도 읽는 맛이 나는 작품이다.

악질 범죄자에 대한 새로운 교화 프로그램의 실험대상이 된 주인공이 범죄 가능성을 제거한다는 명분으로 윤리적, 법적 선택권을 박탈당하게 되면서 겪게 되는 인간적 고뇌와 인간성 상실에 대해 자못 진지하게 다루고 있다.

전혀 무겁거나 따분하지 않으면서 이런 주제를 풀어내는 작가의 글재주에 저절로 감탄이 나온다.

내가 읽은 민음사판 책 표지에는 큐브릭 감독의 영화 포스터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면도칼을 든 알렉스의 모습이 얼핏 보면 굉장히 섬뜻하게 느껴지면서도

한 편으로는 인간이 아닌 안드로이드의 모습 같아(물론 사진이 아닌 그림이라 그렇겠지만) 작품의 주제와 교묘하게 겹치면서 알렉스란 녀석을 동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이 소설의 재밌는 점은 결말이다.

중반까지만 해도 “1984″나 “우리들” 같은 암울한 분위기의 디스토피아 소설을 연상케 했으나, 마지막 3부에서 원래대로 자유의지를 회복하고 유치한 과거를 조금씩 벗어버리며 점점 어른이 되어가는 알렉스의 모습을 보며 살짝 입꼬리에 미소가 지어진다.

뭔가 분량이 좀 짧다는 느낌, 중반 이후에 이야기를 좀 더 긴 호흡으로 풀어내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작품 전반의 속도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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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07

일전에도 밝혔듯이 나는 호러물, 미스터리물, 괴기물 이런 장르에 환장하는 사람이다.

그 묘한 취향 탓에 좀비(zombie)가 소재인 영화들은 닥치는대로 보곤 했는데,

특히 조지 로메로 감독의 영화들은 신작이 나올 때마다 빼놓지 않고 봐야 직성이 풀린다.

살아있는 시체, 신체 접촉 또는 공기 중 감염을 통해 끊임없이 세력을 넓혀가는 바이러스같은 존재, 좀비.

출연 작품이 많은 좀비다 보니, 영화마다 모습도 하는 행동도 천차만별이고 어떤 게 진짜 원래의 좀비다운(?) 좀비인 것인지 헷갈릴 지경이지만,

다행히도 그런 좀비들의 선조들 이야기가 있었으니 리처드 매드슨의 1954년 작품, 나는 전설이다(I Am Legend)가 되겠다.

유명한 작가 스티븐 킹은 이 작품을 읽고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했다는 말을 남겼다 하니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작가는 아니지만 그의 미국 문학 내 입지와 유명세를 짐작하고도 남는다.

원래 유명하고 또 대단한 작품이다 보니 지금까지 많이 영화화 되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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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 27

사형 집행이 코앞에 다가온 사형수 사카키바라 료.

그의 억울한 누명을 벗겨내기 위해 고용된 전직 교도관 난고와 상해치사 전과를 가진 채 가석방된 청년 준이치.

사건 당시의 오토바이 사고로 인해 기억을 잃어버린 사형수는, 두려움 속에서 “계단”을 올랐던 기억을 되살려내고..

그 짧은 기억을 단서로 두 사람은 사형수의 무죄를 증명하고 사건의 진범을 찾아내기 위해 짐짓 무모해 보이는 도전을 시작한다.

다카노 가즈아키의 장편 소설, “13계단”은 두 사람의 진범 찾기를 속도감있게 그려내는 한편, “사형제도”의 구조적 모순과 종교적, 윤리적 의의에 대해 진지한 의문을 던지며 독자를 고민하게 만드는 대단한 작품이다.

(제목인 13계단은, 료가 기억해 낸 계단의 기억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그의 형이 집행될 때까지 거쳐야하는 결재자들의 수를 의미하기도 한다)

인간이 또 다른 인간을 사형이라는 제도로 단죄해도 되는가.

과연 인간에게 다른 사람의 목숨을 빼앗을 권리가 있는가.

많은 생각할꺼리를 던져주면서도, 추리소설 고유의 긴장감과 속도감, 마지막 순간에 독자의 뒷통수를 때리는 반전 등 재미라는 토끼를 열심히 뒤쫓은 수작 중의 수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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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 25

무라카미 하루키 -

무엇을 위해 지원하는지는 알지못하였지만 관심조차도 없었다. 가훈을 누군가에게 말하는 것은 내가 이렇게 자신 있다고 자위하는것과 같은것이 아닐까. 아휴, 대체 영업을 위해서는 뭘 해야하는 것인지… 나는 인사담당관의 머리에 사정해 버릴것 같다.

 

 

파울로 코엘료 -

마리아에게 소개받은 이 직장을 위해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아니, 무엇보다도 마리아에게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더욱 컷다. 나는 어제 성 안토니오 성화 앞에서 반드시 이 직장에서 성공해 보리라 맹세했다. 그녀를 위해서라면 이곳에서 밑바닥부터 열심히 해 볼 작정으로 그렇게 애를 태우며 어제 하루를 보냈다. 면접관에게 한마디 넌지시 건네보고 싶다. “날 뽑아주시오.”

 

 

 

 

댄 브라운 -

이 역사적인 순간, 비밀의 장막 뒤에서서 면접관들의 표정을 응시한다. 나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던 이 회사의 문양속에 숨겨진 비밀은 수 없이 많은 예언자들과 또 다른 대중들에게 영감을 주었던 것이다. 나는 다윗왕의 후손으로 이 회사에 일 할 충분할 자격을 갖춘 인물이오. 나의 자기소개서는 크립텍스에 봉해져 있소, 면접관으로서의 자격이 있다면 그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나, 그렇지 않다면 나의 자소서는 식초에 녹아내릴 것이오. ‘오~ 드라코 같은 면접관이여.’

 

 

 

김훈 –

처음 이력서를 냈을때를 기억한다. 온갖 쓰래기같은 이력서 잡동사니 속에 섞여진 내 이력서의 꼴을 수 없이 보아왔다. 그리곤 말 없이 뒤돌아 서서 말끔히 차려입은 양복이 머쓱해 질 정도로 쉴새없이 무어라 혼자 지껄이며 집으로 돌아온다.
또 다시 그런 기억이 가물가물해 질 때 쯤이면, 또 다시 이력서를 작성하고 그리고 몸 속에 깊이 박혀있기라도 하는 버릇처럼 자소서를 써 내려간다. 그리고 내 자소서를 읽을 자소서에 가려진 면접관의 벗겨진 이마를 응시할 것이다. 만일 내가 뽑힌다면 그 때의 느낌은 어떠할까. 몸에서 진기가 쭉쭉 빠져나가는 느낌일까. 내가 암놈으로 태어났다면 그나마 덜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어찌 되었든 나를 뽑아라. 그게 너에겐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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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 20

제목이 확 눈길을 잡아끄는, 장 퇼레 장편소설 “자살가게”

내가 네이X온 대화명에 요즘 읽고 있는 책 제목을 넣어 두고 있는데,
(방어벽 따위 없는 작은 회사에 다니다보니 네이X온을 메인으로 사용 中)

이 책 제목을 달아놓으니 사람들이 내게 많이 힘드냐고, 극단적인 생각은 하지 말라고 한마디씩 던진다.

요즘 업무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힘든게 사실이지만, 적어도 내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는 생각은 1g도 해본 적이 없는데 말이다.

나는 그 동안 살아온게 억울해서라도 지금 죽을 생각이 전혀 없다고!!

자살하려는 사람을 돕기 위해 여러가지 자살용품을 판매하는 자살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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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 11

아무 사전지식 없이, 인터넷에서 일일 특가판매를 하고 있기에 나도 모르게 사버린 책.

이것도 분명 병은 병이다.

아직 읽지도 못한 책들이 집안 여기저기에 무수히 쌓여있는데, 왜 책 지름은 멈추질 않는 것인가.

사실은 박완서, 이해인, 장영희, 정호승 등 이 책의 쟁쟁한 작가군을 보고 사게 됐다는 게 첫째 이유고,

그런 인생 선배들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들이 담겨있다는 게 둘째 이유일 게다.

늘 좋은 일만 벌어질 수도, 항상 행복할 수도, 언제나 평탄할 수도 없는 게 우리네 삶이고 인생이지만 그래도 때로는 지쳐서 누군가의 위로의 손길을 절실히 그리게 된다.

그럴때 옆에서 늘 힘이 되어주는 인생의 조언자가 있다면 좋겠지만,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인생의 호사를 누리지 못하기에 늘 따뜻한 위로와 조언에 굶주려 있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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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 09

도착 [倒錯] [명사]
1. 뒤바뀌어 거꾸로 됨
2. 본능이나 감정 또는 덕성의 이상(異常)으로 사회나 도덕에 어그러진 행동을 나타냄

도작 [盜作] [명사]
남의 작품 일부나 전부를 본떠서 자기가 지은 듯이 대강 고쳐서 자기 글로 만듦. 또는 그렇게 만든 작품

ロンド [(이탈리아어)rondo] [명사]
『음악』 론도. 회선곡(回旋曲)

출처: 네이버 사전

특이한 제목만큼이나 독특한 책 표지를 가진, 오리하라 이치의 소설, 도착의 론도(倒錯のロンド).
(제목에 사용된 도착(倒錯)과 이 소설의 주된 소재인 도작(盜作)은 일본어 발음이 같다고 한다)

아쉽게도 “에도가와 란포 상”을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이 작품은 오리하라 이치의 대표작이자 서술트릭의 걸작으로 널리 알려진 작품이라고 한다.

사실 지난 번에 서술트릭으로 유명하다던 아비코 다케마루의 살육에 이르는 병을 읽고 다소 실망했던 탓에 이번에도 큰 기대를 걸지는 않았었다.

그런데 이 소설은 꽤나 재미도 있었을 뿐더러 작가가 교묘하게 짜넣은 트릭이 상당히 정교해서 마지막 장을 넘길 때까지 굉장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충격적인 반전이라기 보다는 조금 어안이 벙벙해지는 느낌이랄까.

나처럼 멍한 표정을 짓고 있을 머리 나쁜 독자를 위해 친절하게 페이지까지 짚어가며 트릭을 설명해주는 세심함까지 보여주는 대단한 작가다.

트릭의 토대가 된 구성과 도작이라는 소재, 그리고 주인공 “야마모토 야스오”와 “시라토리 쇼”를 중심으로 하는 인물들간의 갈등 관계 등 많은 점에서 좋은 평가를 줄 수 밖에 없는 작품이다.

언젠가 국내에 번역된 그의 나머지 “도착 시리즈”도 한 번 읽어보고 싶다.

Jul 05

소설가 공지영.

평이 극과 극으로 갈리는 작가이긴 하지만, 그가 90년대부터 한국 문학계의 베스트셀러 작가 중 하나였다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으리라.

특히 대중적인 사랑을 많이 받았던 “봉순이 언니”, 영화화되었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최근작 중 하나인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등을 통해 그는 널리 알려진 작가다.

하지만 내가 그의 작품을 접하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것도 그의 대표작으로 꼽기에는 대중적인 인지도와 문학적인 완성도가 다소 부족하게 느껴지는, 초창기 단편집을 통해서.

내가 이 책을 고르게 된 건, 제목 “인간에 대한 예의”가 주는 강한 끌림 때문이었다.

살아가면서 나는 점점.. 무엇인가를 향한 “예의”라는 것이 결코 겉으로 드러나는 형식적인 절차나 방식을 의미하기 보다는 그 내면에 자리한 태도나 의도에 중심을 맞추고 있는 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와 함께, 예의를 갖춘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삶에 대해, 세상에 대해, 타인에 대해,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해 예의를 지킨다는 것.

철이 들고,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아직 한창 더 배워야 하고 성장해야 할 나에게 있어 그것은 쉽게 도달할 수 없는 이상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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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 03

첫번째 꼭지. 타임오프제와 최저임금 4,320원

90년대에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드디어 이 땅에도 절차적인 민주주의가 뿌리내릴 기반이 생겼다.

그 이전에, 수십년간 많은 이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이뤄낼 수 없었을 민주주의.

앞으로는 점점 나아져서 경제적인 면이 아니라 정치적인 면에서 선진국에 다가가리라 믿게 해주었던 민주주의.

그런데 요즘에 나라 돌아가는 꼴을 보고 있노라면 민주주의 시계가 어느 순간부터 거꾸로 돌아가는 듯 해서 한숨이 절로 나오곤 한다.

전태일 열사가 분신하며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고 외치던 시대와 88만원 세대가 눈물짓는 지금은 과연 얼마나 달라진 것일까.

7월 1일, 노동계의 뜨거운 감자였던 타임오프제가 시행되는 첫 날.

노조 전임자에 대한 사용자의 임금지급을 금지하는 제도, 어디까지나 사용자의 입장만을 생각하는 일방적인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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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28

청소년 시기에는 누구나 자기중심적인 사고와 행동을 한다.

늘 “나”를 중심으로 주변 세계를 재구성하고, 거기에 맞춰 사물과 사람과 사건을 인식한다.

그러다, 좀 더 넓은 시각을 갖게 되면서부터, “내”가 아닌 “내 주변”에 관심을 쏟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성장해가고, 어른이 되어 간다.

어른과 아이를 구분짓는 가늠자는 타자에 대한 인식에 있다.

내가 성장하기 시작한 계기는, 고등학교 재학 시절 즈음의 일이었다.

윤리 교과서에 나왔던 문장, “피레네 산맥 이쪽에서의 정의는 저쪽에서는 정의가 아니다.”

파스칼의 “팡세”에 나오는 문장이다.

아주 간결하지만, 그래서 더욱 극명한 공리로 내게 각인된, 저 한 줄의 문장은

그때까지 내가 정의의 사자라도 되는 양, 나는 항상 정의롭고 절대선을 추구한다고 믿어왔던 나의 맹신을 무너뜨렸고,

세상에 절대적인 선, 절대적인 정의, 절대적인 믿음은 없다는 이치를 깨닫게 해주었다.

그래서 나는 껍질을 깨고 아프락사스에게 날아가는 새처럼, 나의 좁은 세계를 파괴할 수 있었고, 비로소 어른이 될 자격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자격”을 얻게 되었을 뿐.

물론 지금의 나를 돌아보면, 어른되기에는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들어 부끄럽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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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27

아르까지 스뜨루가츠끼와 보리스 스뜨루가츠끼 형제가 지은, 독특한 제목의 러시아産 디스토피아계 SF 소설.

예전에 예브게니 쟈마찐의 우리들 이후, 오랜만에 읽은 디스토피아계 소설이자 러시아 소설이 되겠다.

원래 절판되어서 구하기가 어려웠는데 몇년 전에 다시 복간되어서 다행히 내 손에 쥘 수 있었다.

이 책 말고,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나 레이 브래드버리의 “화씨 451″ 또한 복간되어 시중에 유통되고 있어, 디스토피아계 소설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참으로 반갑다.

대부분의 디스토피아계 소설과는 달리, 이 책이 다루는 시공간은 미래사회의 창조된 공간이 아니라 작가가 현재하고 있는 레닌그라드다.

어느 순간, 자신도 그 중요성을 가늠하기 힘든 학문적인 성과를 일궈내게 된 천문학자 말랴노프가 미지의 문명(4차원, 외계인으로 대변되는)에 의해 방해를 받게 되고,

그가 학자로서의 양심과 현실적인 안락(행복) 사이에서 갈등하고 고민하는 과정을 주된 줄거리로 그리고 있다.

조지 오웰의 1984나 쟈마찐의 우리들 같은 배경과 내용을 상상했던 나로서는 조금은 당혹케 하는 내용이었으나, 단순히 당대의 소련 사회를 비판하고 풍자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학자들, 또는 일반 대중들도 누구나 겪게 마련인(정도의 차이느 있겠지만) 이상적인 삶과 현실적인 문제 사이의 괴리와 그 간극에서 벌어지는 내면적인 갈등에 대해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해 줄 만한 작품이다.

사실 소설적인 재미는 조금 부족하다 싶지만, 주인공이 그다지 매력적이기 보다는 옆집아저씨 같은 친숙함만을 전해줄 뿐이지만,

읽고 난 뒤에 뭔가 생각할 “꺼리”를 하나쯤 던져주는 내용이다 보니 적어도 독특한 제목에 혹해서 읽었다가 낚였다는 낭패감을 느끼게 할 만한 작품은 아닌 것 같다.

Jun 19

나는 취향이 좀 별난 사람이라, 괴담류의 소설이나 만화, 영화 등을 아주 좋아한다.

요괴나 괴물, 귀신 등의 존재를 거의 믿지않는 편이지만, 오히려 그래서 그 픽션의 세계에 더 끌리는 지도 모르겠다.

교고쿠 나츠히코의 “우부메의 여름”은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그의 시리즈 3연작 “우부메의 여름”, “망량의 상자”, “광골의 꿈” 중 첫번째 작품으로 일본에서는 2005년에 아베 히로시 주연으로 영화화된 바 있다.

사실 이 책을 구입한 것이 내 얄팍한 기억에는 3년쯤 전이고, 그 때나 지금이나 그런 정도의 배경지식 없이 무작정 접한터라 읽고 나서야 “요괴”를 다룬 소설임을 알게 되었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주인공 세키구치와 교고쿠도가 양자역학의 불확정성 원리까지 운운해가며 뇌와 꿈, 의식과 무의식, 주술과 요괴 등에 대해 다소 복잡한 이야기를 나누더니,

우리에게는 생소하기만 한, “우부메”라는 일본 요괴 얘기를 꺼내는 바람에 “유명세를 탈 정도로 잘 쓰여진 미스터리물”을 기대했던 나로서는 짐짓 실망감을 느껴야 했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기우였을 뿐.

읽어나가다 보니 모든 내용들이 퍼즐 맞추듯 짜맞춰지고, 마지막에 모든 진실이 드러나면서 “잘 썼네!”라는 감탄이 저절로 나오게 만든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은 불교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요괴와 귀신들이 살고 있는 애니미즘의 나라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다신적인 종교관이 힌두의 나라 인도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는 나라이다.

어쨌거나 그런 면에서, 일본의 요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는 이 작품은 별스런 취향을 가진 나에게는 더 흥미롭게 읽힐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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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12

어디 가서 “명함도 못내밀” 사회 초년생 축에 속하는, 미숙함 투성이이지만 어쨌든 2007년 말에 입사했으니, 어느덧 햇수로는 나도 4년차 직장인이다.

벌써 시간이 그렇게 흘렀나 싶어 새삼 세월의 무상함을 절감하게 되고, 그 세월동안 별로 이뤄놓은 것 없는 내 자신을 돌아보며 깊은 반성에 빠져보지만,

그래도 나는 아직 젊고, 그래서 앞으로 살아갈 날이 살아온 날보다 더 많을 것이기에 지금까지 내게 주어졌던 것보다 더 좋은 기회, 더 많은 기회가 있다는 희망의 씨앗을 가슴에 품을 수 있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된다.

엊그제였던가?

같이 일하는 후배사원과 대화를 나누던 중에 지금 다니는 직장과 직장생활에 대한 생각을 잠깐이나마 공유하게 되었다.

평소에도 그 후배사원에게서 주관이 뚜렷하고 생각이 깊다는 인상을 자주 받아왔지만, 이제 갓 수습 딱지를 뗀 것치고는 상당히 많은 고민의 흔적이 느껴지는 얘기를 털어놔서 내심 놀랄 수밖에 없었고, 그걸 계기로 새삼 나의 직장관에 대해서도 고민해 볼 수 있었다.

내게 직장이란 어떤 의미인가?

나는 만족할만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가?

하루 종일 퇴근 시간만 바라보며 지루한 일들에 둘러싸여 한숨만 내쉬고 있지 않는가?

일을 하며 보람을 느끼고, 재미를 맛본 것은 언제가 마지막이었던가?

어느새 사회생활을 갓 시작할 때의 거창한 포부와 계획들은 어디론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고, 점점 편한 것과 쉬운 것만을 찾아 헤매고 있는 나는,

결국 내가 그토록 되기 싫어하던 모습의 “돈벌이 기계”로 점점 체질을 바꾸어가고만 있다.

매일 아무 생각없이 일어나 출근을 하고, 정해진 근무시간 동안 의무방어를 하고, 또 아무 생각없이 퇴근을 한다.

그런데 이렇게 살아도 괜찮을까?

10년, 20년 뒤의 내 자신에게도 떳떳해질 수 있을까?

인터넷에 떠도는 글 중에 「구두 닦는 철학자」라는 글이 있다.

이런 내게는 좋은 자극제로 작용하는 내용이기에 다시 한 번 곱씹어 보며 마음을 다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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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06

몸에 열이 유난히 많아서, 겨울에는 가족들에게서 “인간 난로”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하는 나에게는 여름이라는 계절이 참 힘들다.

한겨울에도, 전혀 그럴 상황이 아닌데도 땀을 흘릴 정도로 뜨거운 삶을 살다보니, 요즘처럼 아직 몸이 적응하지 못한 상태에서 더위가 급습하면 그야말로 기진맥진,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완전히 지치곤 한다.

게다가 남들보다 더 많은 땀을 흘리다보니 땀 냄새를 막아내는 것도,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을 위해 꼭 해야할 의무가 되어버렸다.

작년까지는 데오드란트를 애용했다.

매일 저녁에 샤워하고 나면 겨드랑이를 비롯해서 땀이 자주 나고, 땀 냄새가 나면 삶이 괴로워지는 곳들에 듬뿍 듬뿍 데오드란트를 발라주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겨드랑이 부위의 옷감이 변색을 일으켜 누르스름해지는 게 아닌가!!!

아무래도 겨드랑이 쪽이라 평소에는 가려지는 부위인데다가 유심히 지켜보지 않으면 잘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미세한 변색이긴 했지만, 주로 하얀색 셔츠를 입는 나로서는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올해 “드리클로”라는 제품을 알게 되었다.

원래는 다한증 환자의 치료 목적으로 나온 건데, 여름에 땀 억제용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은 듯 했다.

말 그대로 치료제이다 보니 약국에서밖에는 구입할 수 없다.

20㎖ 작은 병이 11,000원 정도.

생각보다 작은 양이지만, 한 번 발라주면 일주일 정도는 간다. (내 기준)

사용한 지 2주 정도 지났는데, 효과 하나만은 정말 좋은 것 같다.

데오드란트랑 병행해서 쓰고 있는데(드리클로는 겨드랑이 전담 마크), 땀 배출이 억제되어서 그런건지 요즘 물을 자주 마셔서 그런건지 몰라도 예년에 비해 소변을 자주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는 하는데

그것만 제외하면 대체로 만족스럽다.

출퇴근 길에 남다른 “암내”로 주변 사람들의 호흡곤란을 야기시키는 사람들에게 주저없이 이 제품을 건네고 싶다.

후아~ 더운 여름이 오는구나…

Jun 04

“용의자 X의 헌신”으로 국내에 잘 알려진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브루투스의 심장”은 그의 초기 시절 작품이다.

요즘 일본 미스터리 소설에 꽂혀서 다른 책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데다가, G마X이나 옥X 같은 인터넷쇼핑몰에서 4~5천원 정도에 무료배송으로 책 지름을 부추기고 있어서 이 책도 자연스럽게 내 손에 쥐어지게 되었다.

엘리트 로봇공학자로 회사에서 일류 중공업 회사에서도 가장 인정받는 연구자로 손꼽히는 위치에 오른 스에나가 다쿠야.

가난하고 불행했던 성장과정을 거치며 출세와 성공이라는 목표만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그에게 차기 사장의 사위가 될 기회가 찾아오고,

그는 당연히 그 기회를 위해 모든 것을 던지고자 하지만, 때마침 불거진 애인 야스코의 임신은 그의 앞길에 살인에의 유혹이라는 덫을 놓고 만다.

그리고 그는 야스코의 다른 애인들- _-과 모의해서 야스코를 죽이고 그 시체를 릴레이로 운반해 각자의 알리바이를 만든다는 살인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뭐.. 대충 이런 줄거리다.

당연히 그 살인계획이 틀어지게 되고, 사건이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듯 하다가 종국에는 진범, 아니, 숨겨진 범인이 나타나고 모든 의문이 풀리며 사건이 해결된다.

개인적으로는 기대를 많이 했던 탓에 그 기대에는 많이 못미치는 작품이 되어버린 것 같다.

바로 전에 미야베 미유키의 대표작 “모방범”을 읽었기에 그 여운에 가린 탓도 있을 것이고,

작가의 대표작 “용의자 X의 헌신”의 느낌을 기대하며 읽은터라 기대 수준이 너무 높아져버린 탓도 있을 게다.

아무튼 대체로 재미있게 읽긴 했으나 누군가에게 추천할만큼의 재미는 주지 못한 것 같다.

역시 사탕 먹고 수박을 먹는 게 아니었어…

Jun 02

2010년 6월 2일, 제5대 동시지방선거일

아침 일찍 가려고 마음 먹었었지만, 지난 주말에 회사 워크샵 때문에 제대로 쉬지 못해 남은 피로가 발목을 잡았다.

점심을 먹고 느긋한 마음으로 집을 나섰는데, 흡사 여름을 떠올리게 하는 더위가 ‘역시 아침에 오는 건데…” 하는 후회를 불러일으켰다.

본의 아니게 주소지를 이전해놓은 탓에, 지하철까지 갈아타며 편도로 40분 정도 떨어진 지역의 투표소에 다녀와야 했지만

다녀온 뒤 확인해 본 실시간 투표율을 보며, 그래도 다녀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8번의 투표를 한꺼번에 해내야 하기에, 종이에 내가 선택한 후보들 이름을 적어가야 했지만 그래도 소신껏 내 권리를 행사했기에 뿌듯한 기분을 느낀다.

비록 내가 찍은 후보들이 당선의 기쁨을 누리기에는 대중적인 지지가 너무나 취약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 동안 투표 참여하라고 주변 사람들에게 열심히 홍보하고 다녔는데 그래도 확인해보니 모종의 성과가 있는 것 같아 다행스럽다.

May 31

꽤 뚜꺼운 책 3권, “모방범”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는 솔직히 이걸 언제 다 읽나 싶은 심정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어느 틈엔가 나는 소설이 끝에 다다르고 있음을 아쉬워하며 책장을 넘기고 있었다.

일본 추리소설의 여왕이라는 “미야베 미유키”의 장편소설 “모방범”은 트릭과 반전으로 포장된 미스터리 소설은 아니다.

독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사건을 다 궤뚫고서 일련의 연쇄살인과 그 사건 이후의 범인들의 이야기를 열심히 눈으로 좇아가기만 할 뿐이다.

의외의 전개도 없고, 사건을 풀어나가는 매력적인 캐릭터도 나오지 않는다.

다 읽고난 지금에는 오히려 “쓰카다 신이치”라는 소년의 성장소설이라고까지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재미있다.

범인과 형사, 피해자 유족과 그 주변인물들의 심리 묘사가 뛰어나고,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유족)에게 소설의 중심을 맞추고 있어 다소 신선한 느낌마저 안겨준다.

잔혹한 범죄 사건들이 종종 언론에서 회자되고, 우리는 점점 인간성을 상실해가는 범죄자들의 모습에 혀를 끌끌 차곤 한다.

하지만, 그 범죄의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그다지 따뜻한 관심을 가져보지 못한 것 같다.

물론 그들은 대중들에게 피해사실이 알려질까 두려워해야 하는 모순된 입장에 처해있기는 하다.

아직 우리 사회에는 피해자들이 어느 정도 사건의 빌미를 제공했으리라는 편견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끔 포털 뉴스의 댓글 중에서 그런 삐딱한 시선의 편린을 발견할 때면,

나도 ‘글쓴 놈이 그런 일을 당해봐야 정신차리지’ 하고, 저주의 마음을 품게 될 때가 종종 있다.

인간성을 점점 잃어가고 있는 것은 비단 범죄자들만은 아닌 것 같아 씁쓸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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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23

오늘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지 1년이 되는 날이다.

한 편으로는 벌써 1년이 지났나 싶기도 하고, 다른 한 편이로는 아직 1년 밖에 지나지 않은 건가 싶기도 하다.

1년 전 그 날의 기억이 너무 생생해서 1년의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지기도 하고, 그 1년 동안 이 땅의 민주주의는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개탄하며 1년이라는 시간의 무상함을 절감하기도 한다.

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주변 사람들에게 꼭 투표하라고, 가장 소극적이지만 가장 강력한 무기는 투표라고 열심히 떠들고 다니지만

천안함 사건에 대해 정부가 발표한 “부정할 수 없는” “명확한” 증거를 아무 비판적인 사고 없이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는 나의 아버지 세대를 보고 있노라면

내가 아무리 투표하라고 떠들어도, 그래서 투표율이 아주 미약하게나마 올라간다 해도 이 땅의 모습은 6/2 이전과 이후에 별로 달라질 게 없을 것 같다는 절망감이 다가온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포기하려는 것은 아니다.

나는 이번에도 투표를 할 것이고,

소위 말하는 대세와는 거리가 멀어서 당선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걸 알지만, 내가 지지하는 후보를 선택할 것이다.

아직 나는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무너지지 않았다는 순수함을 잃지 않았고

과거 선배들의 노력으로 절차적 민주주의를 이뤄냈듯이, 언젠가는 이 땅에 진정한 민주주의가 자리할 것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았고,

나의 한 표, 너의 한 표, 우리의 한 표가 그런 원칙을 지켜내고, 믿음을 현실로 바꾸는 첫걸음이 되어줄 소중한 권리라는 소신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 분의 죽음을 애도하 듯,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이 밤..

그 분과 그 분이 지켜내려고 했던 민주주의, 이 땅의 미래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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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23

작년 12월에 한겨레21에 연재됐던 “노동 OTL” 기획기사를 읽고 관련 글을 포스팅했었다.

그런데 그때 그 기획기사가 반응이 좋았던 모양이다.

오늘 알게 되었는데, 4월 말에 책으로 묶여 나온 게 아닌가.

4천원 인생: 열심히 일해도 가난한 우리 시대의 노동일기

라는 제목의 책.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봐도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관련 링크 : 인터넷서점 예스24 문화웹진 나비 기사 | 도서 정보

May 08

내가 본격적으로 추리 소설을 처음 접했던 건, 중학생 시절이었다.

물론 그 보다 훨씬 어렸을 때도, 책장에 꽂혀있던 “일본 추리문학 선집”이나 우리나라의 대표 작가인 김종성씨 등의 단편을 읽었던 기억이 나지만 추리소설 한 번 읽어보자고 마음먹고 읽은 건 아마 그 무렵일 것이다.

사실 어렸을 때 읽었던 것들은 어린 내가 읽기에는 성이나 범죄 묘사 부분이 나이에 걸맞지 않다보니 내용 이해도 쉽지 않았고, 그래서 재미도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아무튼 중학생이던 나는 당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던 “소년탐정 김전일”을 열심히 읽으며 탐정류 추리소설에 많은 흥미를 가지게 되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만화라는 매체가 가지는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다.

추리소설은 활자라는 제한된 정보를 통해 상상력을 극대화했을 때 그 재미가 큰 법인데, 글 보다는 그림이 중심이 되는 만화라는 매체는 도무지 상상력이 자리할 공간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또, 폭넓은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데다가 분량의 한계 때문에 트릭이라는 가장 중요한 장치가 허술한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나는 소설에 눈을 돌리게 되었고, 그 무렵에 읽었던 책 중에 애거서 크리스티의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이 있다.

아마 내가 읽어 본 추리소설 중에 가장 특이했던 작품이 아닌가 싶고, 그래서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그때의 충격이 고스란히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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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05

제10회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한 천명관의 “고래”는 한 마디로 재미있는 소설이다.

다음에 등장할 인물을 궁금해하며, 다음 장에 전개될 이야기를 상상하며, 정말 오랜만에 책장 넘기기의 즐거움을 느껴본 것 같다.

국밥집 노파 – 금복 – 춘희로 이어지는 하나의 서사가 이야기의 큰 축을 이루고 있지만,

그 속에는 개성 넘치는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엮어내는 크고 작은 이야깃거리들이 무수히 자리하고 있다.

전통소설을 읽는 듯 하다가도 갑자기 판타지 소설같은 황당함에 놀라게 하는,

“고래”의 낯설지만 그리 낯설게 느껴지지 않은 전통적인 소설 형식의 파괴도 신선하게 다가왔고,

중간 중간 끼어드는 변사의 “구라” 섞인 거침없는 입담 또한 나를 피식거리게 만들기에는 충분했다.

천명관이라는 작가가, 문학적으로 어떤 파장을 몰고 온 작가인지, 그의 문학사적 위치가 어떠한지는 잘 모르겠으나 적어도 이 소설을 통해 그가 이야기꾼으로서 천부적인 재능을 가졌다는 점은 명확히 알 것 같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이 소설은 참 재미있지만, 결코 영화화 되거나 드라마화 되지는 못할 것 같다고.

상업적인 영상의 틀만으로 담아내기에는 “고래”는 너무 큰 상상력이 필요한 작품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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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 12

얼마 전, 대지진으로 인한 참사로 국내에 많이 알려지게 된 나라, 아이티.

뉴스를 통해 접하게 된 아이티의 모습들은 우리가 다큐멘터리를 통해 늘상 봐오던 후진국, 제3세계 국가의 모습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그래서 아메리카 대륙에 아프리카 흑인들이 구성한 나라가 있다는 사실과 그들의 가난한 현실만이 먼저 다가올 뿐이었다.

그러나 “아이티”라는 나라를 알면 알수록 그저 “가난한 약소국”일 뿐이라는 생각은 어디까지나 내 착각이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노예 신분과 식민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한 힘겨운 투쟁의 역사,

그리고 미국의 개입과 군부 독재를 물리치고 민중의 힘으로 이룩한 풀뿌리 민주주의와 그들이 뽑은 대통령 “장 베르트랑 아리스타드”의 존재.

그들은 가난하지만 결코 비참하거나 비굴하지 않았다.

그들의 지도자, 아리스타드는 아홉 통의 편지를 통해 전 세계에 호소한다.

아이티가 원하는 것은 그저 “존엄한 가난”일 뿐이라고,

서구의 방식을 강요하며 그들에게 또 다른 희생을 강요하지 말아달라고.

그렇게 그는 구차한 요구가 아닌 당당한 울림으로 그들의 존엄함을 해치지 말아줄 것을 당부한다.

왜 점점 식량 생산 기술이 진보하는데, 지구 전체의 부는 급속도로 증가하는데 세계의 반은 굶주려야 할까.

왜 의식주라는, 인간의 생존을 위한 기본적인 조건에 대한 협의조차 이루지 못한 사람들이 아직도 세계 도처에 있는 것일까.

허울좋은 미국식 시장주의 경제논리와 생색내기에 지나지 않는 국제 사회의 원조가 얼마나 많은 일반 대중의 눈을 흐리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모쪼록 이번 지진으로 인해 그들의 존엄함이, 그들의 신념이 다치거나 꺾여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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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 05

이 책의 부제는 “대한민국 이십대는 답하라”이다.

에드워드 권, 최정원, 심상정, 황경신, 강도하, 우석훈, 안철수,… 등 사회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는 인생 선배들이 20대 후배들에게 던지는 질문들을 담았다.

각기 살아온 이력이 다르고, 현재 사회에서의 위치도 제각각이지만 그들의 목소리는 한결 같다.

미래를 위해 살지 말고, 지금에 충실하라는 것.

그리하면 미래는 저절로 따라오게 된다는 것이다.

작년에 내가 다니는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직장으로 옮기게 된 후배 사원에게 이 책과 김형태님의 “너, 외롭구나”를 선물했었다.

나도 읽어보지 않은 책을 선물하는 게 내 취향에는 맞지 않는 일이었지만, 새로운 직장에 둥지를 틀고 또 험난한 사회생활을 시작해야 할 사회 초년생에게 꼭 필요한 조언들이 담긴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 스스럼없이 권할 수 있었다.

그리고 20대의 끝자락에서, 나 또한 갈팡질팡하며 누군가의 꾸짖음을 갈구하고 있었기에 뒤늦게 이 책의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나의 20대는 어떠했는가.

돌이켜보면 후회와 부끄러움, 그리고 아쉬움이 가득하지만, 그래도 나름 충실하게 보내 온 삶이었다고 생각한다.

남들이 인정하지 못할지언정 적어도 내 자신에게 떳떳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고, 정답 없는 삶이었지만 정답을 찾아내기 위해 무던히 애쓰고 노력했던 세월이었다.

나는 아직 젊으니까, 아직은 인생의 숙제를 풀어낼 시간이 충분하니까, 지금의 내 자신에 대해 실망하며 너무 조급해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이다.

Carpe di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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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 04

(동영상 하단의 View subtitles를 눌러보면 한국어 자막이 지원된다)

3월 30일에 미니 빅뱅 실험이 성공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가 강입자가속기(LHC) 터널에 총 7 TeV(테라전자볼트)의 고에너지로 양성자 빔을 충돌시키는 실험에 성공했다는 내용이었는데,

그동안 이 실험이 준비되고 있었다는 사실 정도만 알고 있었을 뿐이었던 나로서는 이 실험의 의미가 무엇인지, 이번 성공이 어떤 의의를 가지고 있는지 도통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찾아보게 된 TED.com 의 동영상.

물질이 질량을 가지게 하는 힉스 입자의 존재를 밝혀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줄 가라는 Brain Cox의 설명은 완벽한 이해의 끄덕임은 아닐지언정 왜 이 실험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하는지 정도는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과학, 특히 물리학과 담쌓고 살아온 나같은 문외한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강연.

어쨌든 인류의 새로운 진보를 향해 힘찬 첫걸음을 내딛게 된 이번 실험 성공에 큰 갈채를 보내고 싶다.

[TED.com 직접 링크]

Mar 25

(동영상 하단의 View subtitles를 눌러보면 한국어 자막이 지원된다)

“티핑포인트”“블링크”, “아웃라이어”를 통해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말콤 글래드웰은,

스파게티 소스에 대한 가벼운 이야기를 통해, 세상에는 하나의 완벽한 정답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다양성을 인정하고 각 그룹과 개인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궁극적으로 모두의 행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의 변화라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마케팅적인 차원에서, 소비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100% 알고 있고, 또한 그것을 늘 정확히 표현하는 것이 아님을 일깨워주며 때로는 마케터가 그들의 욕구를 이끌어내줄 수 있어야 함을 알려준다.

이 사람은 볼수록 매력적인 것 같다.

우리나라에 납치해 오고 싶은 인물.

[TED.com 직접 링크]

Mar 11

“생성문법이론”을 통해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언어학자로 손꼽히는 노암 촘스키(Noam Chomsky) 교수.

하지만 그는, 입바른 소리 잘하는 지식인, 미국의 양심으로 더 많이 알려진 사람이다.

이 책은 촘스키와 미국의 독립방송 ‘얼터너티브 라디오’의 진행자 데이비드 바사미언의 세 차례 대담을 두 권의 책으로 엮어낸 것이다.

늘 제한된 정보를 접하고, 잘 짜여진 선전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우리, 즉 대다수의 시민들은 미국식 시장경제의 논리가 가장 이상적이고 가장 민주적인 형태의 경제 시스템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제3세계를 착취하고, 세금을 통해 국민들의 희생을 강요하면서 그들은 언론과 대기업, 그리고 정부의 배를 채우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을 따름이다.

그는 정부와 언론, 대기업 등 “힘을 가진 집단”의 위선과 프로파간다에 속지 말 것을 당부하며, 각자가 자신의 위치에서 권력집단에 맞서 “행동”에 나서야 함을 강조한다.

뭐든 미국적인 것이 가장 좋은 것인양 떠들어대는 우리나라의 언론과 미국을 따라하지 못해 안달이 난 듯한 우리의 대기업들, 그리고 그들을 좇아 그대로 배우지 않으면 마치 우리의 민주주의와 경제가 후퇴하기라도 할 것처럼 호들갑 떨며 조바심 내는 우리의 정치가들이 그동안 얼마나 교묘하게 국민들을 속이고 있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였다.

그 자신은 좀 더 행동하는 지식인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촘스키 교수이지만, 그가 제시하고 있는 유일한 대안,

즉, 시민들 스스로가 잘못된 권력구조에 저항하고, 권력구조를 변화시키기 위해 적극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것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람시의 말 마따나, 다수가 조금씩 자신의 생각을 변화시키는 것, 조금씩 행동하는 것이 더욱 혁명적인 것이 아니겠는가.

6월 2일은 지방선거일이다.

가장 소극적이지만 가장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국민의 행동이 바로 투표를 통한 민의의 표출일 것이다.

국민 각자의 가슴속에 자리한 촛불이 아직 꺼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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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24

야근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오는 길.

라디오를 다시 듣기 하다가 “루시드폴”의 “고등어”라는 노래를 듣게 되었다.

요즘 가수답지 않은 기교없는 목소리.

세련됨과는 거리가 먼 가사.

그러나 요즘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쳐있었고, 그래서 누군가의 따뜻한 위로를 갈구하던 내게는 한 소절 한 소절이 가슴을 때렸다.

이렇게 가슴을 적시는 노래를 들었던 것이 얼마 만이던가.

노래의 끝, “수고했어요 오늘 이 하루도”라는 말이 얼마나 가슴을 울리던지..

문득, 이 루시드폴이라는 가수의 노래들이 “어른”들만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위로해 줄 누군가가, 감싸안아 줄 울타리가 없는 외로운 어른들만이 이해하고 느낄 수 있는 노래.

그리고 나 역시, 조금은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것일까?

Feb 14

Solitude

Laugh, and the world laughs with you;
Weep, and you weep alone.
For the sad old earth must borrow it’s mirth,
But has trouble enough of its own.
Sing, and the hills will answer;
Sigh, it is lost on the air.
The echoes bound to a joyful sound,
But shrink from voicing care.

Rejoice, and men will seek you;
Grieve, and they turn and go.
They want full measure of all your pleasure,
But they do not need your woe.
Be glad, and your friends are many;
Be sad, and you lose them all.
There are none to decline your nectared wine,
But alone you must drink life’s gall.

Feast, and your halls are crowded;
Fast, and the world goes by.
Succeed and give, and it helps you live,
But no man can help you die.
There is room in the halls of pleasure
For a long and lordly train,
But one by one we must all file on
Through the narrow aisles of pain.

                       - Ella Wheeler Wilcox

내가 인상깊게 봤던 영화 “올드보이”

극중 최민식이 갇혀있던 좁은 방의 벽 한 켠에는 섬뜩한 그림과 함께 “웃어라, 온 세상이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 것이다.”라는 인상적인 문구가 적혀있다.

영화를 볼 때에도 머릿속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더니 영화를 본 지 어느덧 몇 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에 와서 갑자기 내 입 속에서 되살아나고 말았다.

그 당시에는 몰랐었는데, 이게 어느 미국 여류 시인의 시에서 인용된 구절이었더라.

‘Ella Wheeler Wilcox’이라는 이름을 가진 시인인데, 시 제목인 ‘Solitude’는 ‘고독’으로 쉽게 번역되지만

그 속에는 ‘혼자 있어서 외롭다’의미 뿐만 아니라 ‘혼자 있어서 자유롭다’라는 뜻도 함의되어 있다나..

곱씹을수록 구절구절 단어 하나하나가 머리를 때리는 시다.

Jan 31

가끔 들르던 인터넷서점에서 메일이 날아왔다.

눈길을 잡아끄는 칼럼 제목..

나이 듦, 매일 새로운 나와 마주하는 일

관심이 생겨 글을 읽어보니 아무래도 내 또래인 모양이다.

그래서일까?

문장 하나 하나, 단어 하나 하나가 “어쩜.. 이렇게도 내 마음이랑 같을까..”하는 공감을 자아낸다.

벌써 1월의 마지막날.

왜 이뤄놓은 것 없이 시간은 저 멀리 달아나기만 하는 것일까.

이미 나는 붙잡을 노력조차 포기해 버린지 오래다.

나는 “나이 먹는다”는 말과 “나이 든다”는 말의 차이를 알 것 같다.

그리고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그냥 “나이를 먹는다”는 사실이 아니라,

내가 생각하고 바라왔던 모습대로 “나이 들지 못한다”는 데에 있다는 걸 조금씩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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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02

연초에 지키지도 못할 계획 세워놓고 작심삼일 운운하는 거.. 정말 싫어하긴 하지만 그래도 연초니까

일단 올해 계획.

1. 따뜻한 사람이 되자.

체온을 높이자는 얘기는 아니고, 올해는 정기적이든 비정기적이든 봉사활동을 해볼까 한다.

취업 후에 중지하고 있는 등록 헌혈도 계속 이어가고.

2. 배우는 사람이 되자.

점점 현실에 안주해서 바보가 되어가는 내 자신이 싫어서라도 올해는 외국어가 됐든, CFA 등의 금융자격증이 됐든 공부를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입사 후 계속 생각해오던 대학원 진학도 구체적으로 알아봐야지.

3. 인간관계를 개선하자.

점점 은둔형 외톨이가 되어가는 것 같다.

주변 사람들에게 자주 연락하고, 만나서 사는 얘기도 주고 받으며 적절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내가 되자.

4. 건강한 사람이 되자.

나이를 한 살 두 살 먹을수록 급격한 체력 저하를 느낀다.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황.

어차피 담배도 안 피우고 술도 의무방어로만 마시는 나니까 술 담배는 됐고, 올해는 운동을 일과에 추가하면 되겠다.

5. 부자가 되자.

재테크의 실패로 남들 웃을 때 허탈한 웃음만 지어야 했던 2009년.

올해는 부자가 되자, 아니 1년만에 부자 되기는 힘드니까 부자되기를 목표로 알뜰 살뜰 재테크에 힘쓰자.

6. 정량에 미달한 책읽기에 힘쓰자.

가장 애용하던 독서시간이었던 출퇴근 지하철 타는 시간에도 피곤하니까 잠으로 때우거나 멍하니 광고판만 째려보는 날이 늘어난 것 같다.

1년 동안 30권.

올해의 독서 목표.

Dec 31

개인적으로는 정말 다사다난했던 2009년도 이제 채 몇시간이 남지 않았다.

누군가의 책 제목마냥 왜 나이들수록 시간은 더 빨리 흐르는건지 모르겠지만

올해는, 특히 마지막 몇 달간은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다 지나가 버린 것 같다.

해가 바뀐다는 것, 또 한 살 나이를 먹는다는 것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한 편으로는 어제가 오늘이 되는 것이나 올해가 내년이 되는 것이나 똑같은 시간 변화일 뿐이라고 이성적으로 자위하는 나의 이중성을 보면

나란 놈도 참 특이하기는 한 것 같다.

올해의 해넘김도 또 연말 결산과 함께 사무실에서 맞이하게 되었다.

그래서일까?

해넘김이 그다지 실감나지 않는 것은.

어렸을 때는 까마득하게만 느껴졌던 2010년이라는 시간,

자동차들이 날아다니고, 마음대로 우주여행을 다닐 수 있을 것만 같았던 미래가 고작 몇 시간 앞..

이제 나의 지난 날에 이별을 고하고, 새로운 시간을 맞이하자.

아직 나는, 지난 날을 돌아보며 한숨 쉬고, 새로운 날이 다가오는 것을 두려워할 만큼 나이들지 않았다.

아직은 아는 것 보다 배워야 할 것이 훨씬 더 많은 나이니까.

Dec 21

세밑이고, 크리스마스를 코앞에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내 옆자리를 채워줄 누군가의 대한 그리움이 커져 간다.

잘난 것도 하나 없으면서 괜히 눈만 높아서는 이 사람은 이게 부족해서 안되고,

저 사람은 저게 부족해서 안된다며 내맘대로 사람을 재단하고 분류하고 있는 나를 보고 있노라니 한심하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20대 초반에 가졌던 순수함을 점점 잃어버리고 내가 결코 되고 싶지 않았던 “속물”이 되어가는 것 같아 씁쓸함을 느끼기도 한다.

나와 오랜 시간을 함께 할 사람을 만나는 일이 결코 가벼운 일도, 쉽고 간단한 일도 아닐 테지만

지금의 나는, 확실히 너무 무겁고, 복잡한 잣대와 기준으로 사람을 골라내려고 하는 것 같다.

어느 인디언 아버지들은 혼기가 가까워진 딸들을 데리고 옥수수밭으로 간다.

그리고는 옥수수밭에 들어가서 가장 잘 여물고 마음에 드는 것으로 한 개만 따오라고 말한다.

그러면 더 좋은, 더 잘 여문, 더 크고 탐실한 것을 고르기 위해 딸은 헤매고 다닌다.

처음에 괜찮은 옥수수를 보았다가도 좀 돌아보다가 더 좋은게 눈에 띄어 다시 그걸 고르고,

그 후에 다시 더 좋은게 보여 일단 고르지 않고 더 앞으로 나아갔다가 점점 옥수수밭을 헤매게 된다.

옥수수밭에서 자기의 마음에 또는 딱 하나를 고르기란 쉽지 않다.

결국 옥수수밭에서 “더 나은 것”을 찾아 시간만 보내다가 아예 빈손으로 돌아오거나 시간에 쫓겨 마지못해 쭉정이 같은 것을 들고 나오게 된다.

그때 인디언 아버지는 딸에게 일러 준다.

남편감도 옥수수 고르기와 같아서 지나친 기대와 욕심을 가지면 오히려 고르기가 어렵다고,

적당히 괜찮다 싶으면 그냥 선택해서 결혼하는 것이 좋다고.

지금 이 사람 보다 더 괜찮은 사람이 있을 텐데..

더 좋은 조건을 갖춘 사람이 나타날 지도 모르는데..

그렇게 욕심 부리다가 결국 옥수수 고르기에 실패하지는 않을까 싶어 마음 쓰이는 연말이다.

Dec 13

올해 들어서 발음하기도 어려운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이라는 기술을 처음 알게 되고나서 굉장히 큰 충격에 휩싸인 적이 있다.

카메라폰이 그저 셀카나 찍고 영상통화나 하는 정도가 아니라 실생활에 이렇게 접목되어 응용될 수도 있구나 싶어서 그런 기술을 생각해낸 “천재”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었고,

앞으로 이 기술이 실제로 쓰였을 때 달라질 생활 모습을 그려보며 어렸을 때 상상하던 미래 모습이 성큼 다가오기 시작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오늘, “식스센스(Sixth Sense)“라는 기술을 접하고, 나는 벌어진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역시 기술적 진보는 천재들에 의해서 이루어지나 보다.

이런 발상을 해냈다는 사실, 그리고 이걸 오픈소스로 공개해 전 인류의 발전을 위해 연구하겠다는 생각도 너무 위대해 보인다.

세상은 넓고, 천재는 많구나.

[TED.com 직접 링크]

동영상 하단의 View subtitles를 눌러보면 한국어 자막이 지원된다.

Dec 13

“88만원 세대”라는 말이 유행하면서 비정규직 문제가 툭 불거져 나와 사회 전체적인 이슈가 되었지만,

그 이전에도 88만원 세대는 있었다.

일을 하지만, 누구보다 땀 흘려 일하지만 가난함을 벗어날 수 없는 사람들.

Working poor라는 용어를 가져다 붙이지 않아도, 우리는 그들, 우리네 가난한 이웃들의 존재를 의식하고 있었다.

내가 즐겨보는 TV 프로그램 중에 “현장르포 동행(KBS)”이라는, 매주 목요일 밤에 방송되는 프로그램이 있다.

우리 사회에 건전한 기부문화를 뿌리내리고자 한다는 기획의도를 가지고 있는 방송으로,

매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내보내고,

방송 말미에는 과거에 방송됐던 출연자들이 시청자들의 관심과 후원을 받고 어떻게 달라진 생활을 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구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방송을 볼 때마다 나는 의문을 가진다.

과연 저들은, 방송 후 얼마나 다른 삶을 살 수 있을까 하는..

분명 그들은 생각지도 않은 금전적, 정신적 후원을 받게 되고,

그 후원을 통해 오랫동안 그들을 핍박해왔던 빚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도 있으며,

떨어져 지내던 가족과도 함께 살 수 있는 작지만 따뜻한 보금자리도 얻을 수 있으며,

아파도 치료받을 수 없었던 난치성 질환을 치료받게 되어 건강함도 찾을 수 있을 지 모른다.

하지만, 그 후원이라는 것이 대개는 일시적으로 주어지는 것이다 보니,

과연 저들의 삶이 절망의 터널을 벗어나는 것이 언제쯤일까 싶어, 씁쓸함을 느끼곤 한다.

한겨레에 연재 중인 “노동 OTL”은 일할수록 점점 가난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자가 몸소 그들과 함께 체험하며 작성하는 기획 기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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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한 노동의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 2009년 대한민국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 좋은 기사라고 생각한다.

Dec 02

모모“, “끝없는 이야기”로 유명한 동화작가, 미하엘 엔데의 단편소설집이다.

형식은 동화이지만, 나같은 덜 자란 어른이 읽으면 더 좋은 동화들.

타이틀은 “자유의 감옥”을 비롯해서 총 8편이 담겨 있는데, 어느 편 하나 버릴 게 없는 대단한 작품집이었다.

특히 “미스라임의 동굴”과 “자유의 감옥”은 다분히 정치적이고, 철학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어 더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작가의 상상력과 그 상상력을 글로 실어내는 힘, 그리고 그 속에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능력에 감탄할 수 밖에 없다.

사실 “모모”를 읽을 때도 대단한 소설이라고는 생각했지만, 동화의 냄새가 짙게 느껴져서 좀 아쉬운 부분도 있었는데,

이 단편집은 대만족.

“모모”를 읽고나서 약간의 아쉬움을 느꼈다면 꼭 읽어봐야 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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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27

나이듦이 두려운 이유는,

내가 누군가를 닮아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조바심 때문이다.

그것이 나의 증오의 대상일 경우에, 더욱 더..

Nov 26

게으름이란 천(千)의 얼굴을 갖고 있다.

꼭 빈둥거리는 것만이 게으름은 아니다.

방향성 없이 똑같은 하루를 반복하고,

중요한 일을 뒤로한 채 사소한 일에 매달리고,

완벽주의라는 덫에 빠져 결정을 끊임없이 미루고,

늘 바빠 보이지만 실속은 없고,

똥줄이 타야만 일이 되고,

능력이 됨에도 불구하고 도전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게으르다.

– 문요한, 「굿바이, 게으름」 中에서..

Nov 21

몇해 전에, 누군가가 내게 “기자들”이라는 책을 추천해줬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책은 이미 절판되어,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책이었고, 단지 저자 “고종석”이라는 이름만이 내게 기억될 뿐이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읽어두어야지 하고, 내 머릿속의 책장 한 켠에 고이 간직해두고 몇해가 그렇게 지나갔다.

그러다가 얼마 전, 제목에 쉽게 낚이곤 하는 나는,

인터넷 서점의 광고성 메일에서 “경계긋기의 어려움”이라는 책 제목에 나도 모르게 이끌리게 되어 새 창을 띄웠고

곧 그 책의 저자가 바로 “고종석”이라는 낯익은 이름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출판사도 친근함이 느껴지는 “개마고원”이다!)

경계긋기의 어려움.

작가가 사용한 의미와는 차이가 있지만, 나 역시 요즘 여러가지의 모호한 경계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그래서 나와 다른 차원의, 그러나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동시대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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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09

회사에서 집으로 돌아와 아웃룩으로 메일을 확인하던 중,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발견하고 미소를 짓게 되었다.

인터넷 서점에서 온 정기메일이었는데, “신간”란에 반가운 이름이 있는게 아닌가.

그 책은 다름 아닌, “모험도감” [알라딘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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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출판사”라는 출판사 이름도 아주 반갑다.

어렸을 적, 내 소중한 친구 중 하나였던 책이 복간되어 나온 모양이었다.

특히 당시의 표지사실 그 때는 “모험도감”이 아니라 “공작도감”과 “자연도감”이라는 책을 끼고 살았던 나였지만, 아쉽게도 이 두권은 아직 출간되지 않은 듯 했다.

나는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했다.

내 성격이 활달하고 적극적이지 않은 탓도 있었고,

나이차가 많은 형, 누나와 자라다보니 원치 않게 또래보다 조숙해져서(그래서 애늙은이라는 소리도 많이 들었었다) 당시 유행하던 아이들의 놀이거리에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탓도 있었다.

그래서 내게 책은 또 다른 차원의 모험을 할 수 있게 해주고, 늘 새로운 흥미를 일으켜주고, 별스러운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그런 친구였다.

이 “도감 시리즈”를 출판한 진선출판사를 비롯해서 도서출판 사계절, 해문출판사 등이 내 단골 거래처(?)였고,

당시 유행하던 게임북과 공작도감, 자연도감 등의 “도감 시리즈”는 그 중에서도 내가 특히 애용하던 책들이었다.

나도 이제 나이를 먹어 어느 덧, 결혼과 2세에 대해 생각해야 하는 어른이 되었고,

그래서 이제 저 책은, 몇 년 후에 나의 아이들이 읽게 될 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의 반가움이 줄어드는 것은 아닐 것이다.

만약 내 아이가 내 어린시절처럼 저 책에 크나큰 흥미를 가질 수 있다면 어려서 내가 바랐던대로,

같이 친구처럼 놀아줄 수 있는 아버지가 되리라.. 하고 괜한 공상에 빠져본다.

Nov 08

달리는 김에 한 편 더!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장편 데뷔작, 요시노 이발관.

카모메식당(かもめ食堂, 2006), 안경(めがね, 2007)에서 본 익숙한 배우(모타이 마사코 라는 이름의)가 요시노 이발관의 미용사로 나오는 엽기 발랄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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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의 전통이라는 이유로, 남자 아이들에게 바가지 머리(라고는 하지만, 블루클럽의 X두컷이 더 걸맞은 이름같다)를 강요하는 어느 작은 시골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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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06

잘 만들어진 슬로우 푸드 같은 영화.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영화를 처음 접한 건, “카모메식당(かもめ食堂, 2006)”이었다.

여성 감독답게 아주 섬세하면서도 독특한 분위기의 영화로 강한 인상을 남겨주더니,

어쩌다 접하게 된 “안경(めがね, 2007)”으로 또 한 번 즐거운 미소를 머금게 만들어주었다.

무슨 까닭에서인지, 문명을 벗어던지고 싶은 생각에 휴대폰 전파가 닿지 않는 어느 바닷가 마을을 찾게 된 타에코.

그녀는 그곳에서 봄마다 마을을 찾아와 빙수를 파는 사쿠라, 지각을 밥 먹듯이 하는 젊은 생물 선생 하루나, 손님이 붐비는 것을 걱정하는 이상한 민박집 주인 유지 등과 함께 소통하게 되고,

처음에는 사색하는 법을 몰라 지루함을 느끼던 그녀였지만, 어느 틈엔가 사색하고 싶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사색할 수 있는 그곳에서 “사색의 삶”에 적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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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04

일전에 광화문 교보문고에 갔다가 눈에 띄는 책이라 나중에 읽어봐야지 하고 점찍어 뒀던 책.

얼마 전에 갑자기 생각나서 구해 읽었다.

얼마 전, “누들로드 – 국수의 문명사”라는 KBS의 7부작 다큐멘터리를 뒤늦게 본 터라 “먹거리”에 대해 한창 관심이 고조되고 있던 나였기에

더할 수 없는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아주 흥미롭게 읽을 수 있던 책이다.

나는 “먹는 것”에 많은 의미를 둔다.

남다른 식탐을 가진 것도 아니고, 절대 미각을 가진 미식가인 것도 아니지만,

나에게 있어 먹는다는 것은 단순히 생명 유지를 위해 필요한 열량과 영양소를 섭취하기 위한 본능적 행동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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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22

사회에 나가면 누구나 알게 되는 사실

1. 나까지 나설 필요는 없다.
2. 헌신하면 헌신짝된다.
3. 참고 참고 또 참으면 참나무가 된다.
4. 포기하면 편하다.
5.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6. 아니면 말고.
7. 나도 나지만 너도 너다.
8. 목숨을 버리면 무기만은 살려주겠다.
9. 가는말이 고우면 사람을 얕본다.
10. 잘생긴 놈은 얼굴값하고 못생긴 놈은 꼴깝한다.
11. 공부는 실수를 낳지만 찍기는 기적을 낳는다.
12. 까도 내가 까.
13. 난 오아시스를 원했고 넌 신기루만으로 좋았던거지.
14. 동정할 거면 돈으로 줘요.
15. “내 너 그럴줄 알았다” “그럴줄 알았으면 미리 말을 해주세요”
16. 즐길 수 없으면 피하라.
17.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18. 대문으로 가난이 찾아오면 사랑은 창문으로 도망간다.
19. “내 부모에게 욕하는건 참아도 나에게 욕하는건 참을 수 없다”
20. 일찍 일어나는 새가 더 피곤하다.
21. 일찍 일어난 벌레는 잡아먹힌다.
22. 먼저 가는건 순서가 없다.
23. 똥차가고 벤츠온다.
24. 효도는 셀프.
25. 먹는 것이 공부라면 세상에서 공부가 가장 좋습니다.
26. 어려운 길은 길이 아니다.
27. 개천에서 용난 놈 만나면 개천으로 끌려들어간다.
28. 이런 인생으론 자서전도 쓸 수 없다.
29. 새벽에 먹는 맥주와 치킨은 0칼로리.
30. 늦었다고 생각 할 때가 가장 늦은거다.
31. 성형수술하고 나아진게 아니라 하기 전이 최악이었다.
32. 내일 할 수 있는 일을 오늘 할 필요는 없다.
33. 되면 한다.
34. 남자는 애 아니면 개다.
35. 성공은 1% 재능과 99% 돈과 빽만 있음 된다.
36. 지금 쟤 걱정할 때가 아니다. 내가 더 걱정이다.
37. 예술은 비싸고 인생은 드럽다.
38. 고생끝에 골병난다.
39. 하나를 보고 열을 알면 무당눈깔이다.
40. 원수는 회사에서 만난다.
41. 돌다리도 두들겨보면 내손만 아프다.
42. 재주가 많으면 먹고 살 만한 길이 많다.
43. 티끌 모아봐야 티끌.

2년이 되지 않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사회생활을 통해, 내가 공감할 수 있었던 것들은 굵게 표시..

역시 사는 건, 전쟁이다.

Oct 17

아석소조제악업(我昔所造諸惡業)
개유무시탐진치(皆由無始貪瞋痴)
종신구의지소생(終身口意之所生)
일체아금개참회(一切我今皆懺悔)

‘내가 지은 모든 악업은
모두가 시작없는 옛적부터 탐진치로 말미암아 생기었네.
몸과 입과 뜻으로 인하여 지은 모든 악업을
내가 이제 모두 참회합니다.’

불교에서 해탈에 이르는 길을 방해하는 세 가지의 번뇌를 이르는 말이 바로 “탐진치(貪瞋痴)”다.

탐욕, 진에(嗔恚, 화냄), 우치(愚癡, 어리석음)를 말하며, 불도수행에 장애가 되므로 삼독(三毒)이라고도 한다.

요즘 들어, 탐진치 중 탐욕에 빠져있는 나를 발견하고, 경계하기 위하여 이 글을 써본다.

Oct 15

사무실에서 사용할 마우스를 찾다가 벨킨 제품을 주문했다.

컴퓨터 악세사리 쪽에서는 마이너한 메이커이기는 하지만 예전부터 디자인을 깔끔하게 빼고 있다는 생각에 구입하고,

한 일주일 정도 만족하며 사용을 했다.

그런데, 예비군 훈련으로 하루 쉬고 출근해보니 마우스가 안되는 것이 아닌가!!!

어디 단선된 곳이 있는 것도 아니고, USB 연결단자에 이상이 생긴 것도 아닌데, 그냥 인식 불량 상태..

그냥 버릴까하다가, 제품 포장의 “3-year warranty”라는 문구를 보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A/S를 알아보기로 했다.

그래서 찾아낸 곳은 벨킨의 한국 홈페이지 http://www.belkin.com/kr

별도의 A/S센터는 없는 것 같아서 이메일로 문의한 게 10일(토) 밤이었고, 12일(월) 오전에 바로 답장과 함께 전화가 왔다.

A/S 해줄 테니 바로 택배로 물건 보내라며 구입 내역을 같이 보내주면 수리비용은 물론 왕복배송료까지 다 무료란다.

그렇게 13일에 마우스를 고이 싸서 보내고, 15일인 오늘.. 새 제품을 받았다.

A/S 문제로 욕먹는 외국 전자제품 제조회사가 많은 게 사실이고, 삼성이나 LG 같은 국내 대기업 제품을 선택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가 A/S 정책이라는 점에서 이토록 신속하고 깔끔한 처리가 놀라울 뿐이었다.

앞으로도 종종 벨킨 제품을 구입하게 될 듯..

그런데, 택배로 보낸 뒤 새 제품을 받아보기까지 (물론 받고 난 뒤에도) 진행과정에 대해 전화나 이메일, SMS 등으로 한 번도 알려주지 않는 점은 또 한 번 나를 놀라게 했다.

어쨌든 개념 A/S 인정=_=)b

벨킨 고객지원센터
- 운영시간: 평일 09:00~18:00 (12:00~13:00 점심시간), 토요일 09:00~12:00
- 연락번호: 00798-8521-9469 (수신자 부담, 핸드폰 이용 가능), 02-3667-8165~7
- 이메일: koreasupport@belkin.com

Oct 13

한국 사회는 유교적 기틀과 이로 인한 가부장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고,

아직도 집단을 개인보다 우선하는 공동체 문화가 사회 곳곳에, 그리고 사람들의 머릿 속에 선명하게 각인되어 있다.

학교에 가든, 군대에 가든, 직장을 가든, 일정 규모 이상의 집단에 속하게 되면 그 속에 속한 개인의 목소리는 집단의 크기와 반비례하며 점점 줄어들게 마련이다.

그래서 그런 집단에 속하지 못하거나, 집단 내의 주류 문화에 편승하지 못하는 “아웃사이더”들은 그저 숨죽이고 조용히 침묵할 뿐이다.

그리고 그들이 침묵하면 침묵할 수록, 그들의 자리는 한없이 줄어들 뿐이다.

(여성)장애인, 성매매 종사자, 양심적 병역거부자, 외국인 노동자, 탈북자(새터민), 재일조선인 등, 우리가 그동안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많은 아웃사이더들이 이 책을 통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들이 원하는 것, 요구하는 것, 바라는 것들이란 너무나 당연히 주어져야 할 기본적인 권리들이기에 그 목소리는 비장하게 들리지만,

한편으로 그들의 외침대로 쉽게 그 권리들이 주어지지 않을 사회라는 것을 알기에 그 목소리는 애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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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01

이것은 추석을 앞둔 뻘글임을 미리 밝힌다.

오늘은 추석 연휴 전날.

본부장님과 같이 점심을 먹게 되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었고, 본부장님이 얼마 전 새로 오셔서 직원들 얼굴 익힐 겸 해서 갖게 된 자리였다.

아무튼 점심 먹으며 주로 본부장님 얘기에 귀를 기울였는데,

그 와중에 결혼한 직장인 남자들의 경제권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요즘에는 월급이 통장으로 제 날짜에 꼬박꼬박 들어오고,

그걸 아내들이 남편보다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남자들은 아내에게서 겨우 겨우 용돈을 타서 쓰게 되었고,

뭐라도 하나 “지르는 일”에 대해서는 무척 조심스러워져서 아내에게 꼭 허락을 받아야 하고,

그마저도 눈치 보느라 쉽지가 않다는 얘기였다.

사실 아직 미혼인 나 역시도, 내 주변을 통해 접한 이야기를 통해 이런 현실에는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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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10

오랜만에 펼쳐 든 교양서적.

학교 다닐 때, 암기 과목이라면 치를 떨었던 나였기에 “세계사” 수업은 평소보다 더 무거운 눈꺼풀과 싸워야 하는 시간이었다.

자연스레 나는 “세계사”라는 녀석과는 점점 멀어졌고, 덕분에 지금도 평균 이하의 세계사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살아오며 이런 저런 책들을 통해, 단편적인 지식들을 더해가고는 있지만 아직도 나는 모르는 게 참 많다.

그래서 이렇게 흥미로운 소재를 통해 세계사를 다루는 책을 만나면 굉장히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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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05

소설가 현진건은, 지금으로부터 거의 1세기 이전인 1921년에 「술 권하는 사회」라는 단편소설을 발표했다.

“술 권하는 사회”에서 살아가는 지식인 청년이 점점 주정꾼이 되어가는 모습을 담아내고 있는 소설.

요즘의 나는, 점점 엉뚱한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는 우리 사회가 자꾸 내게 술을 권하는 것만 같아 답답하다.

술을 잘 마시지 못하면서도, 나는 술의 힘을 빌어 세상의 부조리함을 극복하고 싶은 충동을 문득 느끼곤 한다.

맨 정신으로 살고 싶다.

.

도대체 이 몹쓸 사회가 왜 술을 권하는고!

Aug 25

첫인상은 얼마나 믿을 수 있는 판단인가.

과거의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한 이성적인 판단과 무의식에 의해 순간적으로 내려지는 판단 중 어떤 것이 더 정확한 것인가.

티핑 포인트라는 책을 통해 나에게 메가톤급 충격을 안겨줬던 작가, 말콤 글래드웰.

그가 그 이후 내놓은 책이 바로 블링크다.

2초 이내의 짧은 순간에 내려지는 판단력이 얼마나 강력할 수 있는지 “그의 방식대로” 다양한 심리실험과 실증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티핑 포인트가 집단의 행동에 대해 설명해 주는 책이었다면,

블링크는 개인에 촛점을 맞추고 무의식적인 순간 판단의 힘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주는 책이다.

전작에 워낙 감동을 받았던 나였기에, 기대감이 한껏 올라있어서 많은 실망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역시나 배울 것 많은 책이라 중간 이상은 하는 책이었던 것 같다.

그나저나 출간된 지 꽤 오래된 책이고, 그래서 책장에 꽂혀있은 지도 몇 년은 지난 책인데,

왜 이걸 지금에서야 꺼내봤을까 싶기도 하지만, 그거야 내 맘~

Aug 18

#1.

일주일 전, 8월 11일 저녁 8시쯤.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달려오는 트럭에 치였다.

내 생애 첫 교통사고.

차가 달려오고 부딪치는 그 상황도 또렷하게 기억나는데, 그 순간 나는 이렇게 사고를 당하는구나 싶은 체념(?) 비슷한 감정을 느끼며 무기력하게 그 상황을 그냥 받아들였다.

사실 발악한다고 한들, 그 찰나의 순간에 내가 어찌 해볼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어쨌든 앗차! 하는 순간 나는 차에 부딪쳐 바닥에 튕겨졌고, 당황한 운전자와 함께 바로 인근 병원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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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 30

나이가 들수록 시간은 왜 그리도 빨리 지나는 건지.

어렸을 때는 시간과 지금의 시간은 그 무게감이 너무 다르다.

그 때는, “시간이 없다”,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은 거의 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요즘의 나는 늘 시간 부족에 시달린다.

미하엘 엔데의 소설, 모모는 이처럼 늘 “부족한 시간”이라는 굴레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을 위한 동화다.

늘 시간에 쫓기며 바쁘게 살지만, 그런 바쁜 삶 때문에 정작 더 중요한 가치들을 조금씩 잃어버리고 있는 우리들에게 경종을 울려주는 이야기.

하지만 안타까운 건,

이미 이 세상은 회색신사들에게 완전히 점령당해 버려서 누구도 모모의 말에 귀기울여 줄 여유가 없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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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 07

시인 잉에보르크 바흐만이 최초로 엮어낸 산문집, “삼십세”

서른이라는 나이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누군가의 인생에서 중요한 의미가 되는 때인가 보다.

서른이라는 나이가 낯설지 않게 느껴지면서도, 아직은 서른에 모자란 나이의 나로서는 작가의 감성에 공감하기에는 많이 부족하게 느껴졌고,

그래서 내게는 차라리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반복해서 듣는게 더 나았으리라고 생각되었던 책.

시인의 언어는 역시 난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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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 07

첫번째, 큰 그림을 그릴 줄 알아야 하고, 이를 조직원들에게 명확하게 제시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두번째, 조직원들 개개인을 믿어야 하고, 조직원들로 하여금 자신을 믿고 따를 수 있게 해야 한다.

세번째, 조직원들에게 권한은 이양해주되, 책임은 자신이 짊어질 줄 알아야 한다.

나는 많은 걸 바라지 않는다.

내가 바라는 조직의 이상적인 리더는 저 세 가지만 가지고 있으면 된다.

물론 저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건 나도 잘 안다.

그래도 저 이상치와 극단에서 대치하고 있는 현실을 마주한다는 것은 내게는 너무 견디기가 힘들다.

내가 직면하고 있는 세상은, 마치 프랙탈처럼 미시적으로도 거시적으로도 리더답지 못한 리더로 인해 점점 피폐해져 가고 있다.

Jun 19

재일조선인들 문제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되고 관심을 갖게 된 건,

아마도 재일조선인 작가인 가네시로 가즈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GO”를 봤을 때였던 것 같다.

그 전까지만 해도, 그저 일본 내에 우리나라가 아니라 북한과 교류하는 동포들이 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을 뿐,

그들이 어디서 온 사람들인지, 어떤 삶을 살아왔고,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 지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

그러다 “GO”를 보고 나서 그들 또한 우리의 동포들이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일본 우익들의 협박과 사회적 차별에 고통받으면서도 “우리의 것”을 지키기 위해 힘든 투쟁을 하는 사람들임을 알게 되었다.

이 영화는 일본 훗카이도의 유일한 조선인 학교인, “훅가이도조선초중고등학교”에서 1년간 학생들, 교원들과 함께 하며 그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담아 낸 다큐 영화다.

외교적인 문제 때문에 우리 정부는 그들에게 아무런 재정적인 지원도 해주고 있지 않지만, 그들에게 우리나라는 북한과 마찬가지로 “언젠가는 돌아가야 할 고향 땅”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없다.

그들은 민족이라는 지우개로 정치와 이념이라는 구분선을 깨끗이 지우고 살아가는 우리 동포들이기 때문이다.

일본 내에서 “각종학교”로 분류되는 비정규 교과 과정이기에 그들은 대입을 위해 별도의 시험을 치러야 하고,

거리 문제로 초등학교 입학하면서부터 기숙사 생활을 시작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그들은 “우리 학교”를 지키기 위해 함께 울고 함께 웃는다.

남의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내면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외면적인 부분에서도 노력하지 않으면 “우리의 것”을 지켜낼 수 없다며,

추위를 감내하면서까지, 우리가 보기에는 고루하다 싶을 정도로, 치마 저고리를 고집하는 사람들.

2시간 남짓의 러닝타임 동안, 집단화를 통해 강화되는 그들의 “민족주의”라는 낡은 이념이 다소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런 이념적인 접근을 떠나, 이국땅에서 살면서도 고향을 잊지 못하고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고향을 그리는 이들의 이야기라는 차원에서 감상한다면 상당히 감동적인 영화다.

아니, 영화가 아니라 현실이겠지.

지구 상의 유일한 분단 국가, 그 갈라짐의 세월이 길어질수록 더 많은 비극과 고통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Jun 14

방송된지 수년도 더 지난 드라마를 굳이 지금 보게 된 이유는.. 특별히 없다.

국내에도 워낙 익히 알려진 일본 드라마 중 하나이고,

마침 내가 무료하던 게 이유라면 이유일까.

어쨌든 그래서 보게 되었는데, 1화에서부터 주인공 나츠미(타케우치 유코)의 매력에 푹 빠지고 말았다.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레스토랑 “키친 마카로니”에 우연찮은 계기로 가게 된 나츠미가 주문한 오므라이스를 먹으며 “오이시이(おいしい, 맛있다)”라고 말하는 장면은 이 드라마 최고의 명장면!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요리들을 보며 왠지 군침을 흘리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된 것도 이 드라마가 가진 또 하나의 매력이다.

대개 12~13화 정도의 길이를 가지고 있는 일본 드라마는 내용이 짧아서 보는데 부담이 없다.

시즌1 흥행하면 시즌2, 시즌3, 시즌4,… 지치지도 않고 찍어대는 미드는 나를 지치게 한다.

그리고 담백하면서 소소한 일상을 담아내는 경우가 많아서 재벌과 엮이고 의사, 변호사가 나오지 않으면 전개가 안되는 우리나라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는 잔잔한 재미가 있다.

물론 일본 드라마의 오버하는 연기와 연출, 뻔한 전개는 마이너스..

런치의 여왕을 보면서는,

구리 료헤이의 “우동 한 그릇”을 떠올리게 하는 가난한 부녀 손님이 등장하는 에피소드가 제일 어색했던 것 같다.

가난한 서민들에게 살아가는 힘을 주는 “런치”라는 걸 보여주고 싶은 건 알겠지만, 이건 좀..

어쨌든 아버지 뜻을 이어 30년이 넘도록 같은 맛을 지켜내며 “키친 마카로니”만의 “런치”를 지켜나가는 네 형제의 모습을 보니

점점 전통의 것을 잃어가고 있는 우리네 모습과 대비되어 안타까움을 느껴야 했다.

재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종로 피맛골이 사라지고 한옥 가옥들이 철거되는 21세기 대한민국,

장인정신과 전통을 지킨다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Jun 12

일찍이 싯다르타는 인간이 왜 늙고 병들고 죽어야 하는 지에 대해 고민했다 한다.

죽음.

태어남이 있기에 생명은 죽음을 피할 수 없다.

그 어떤 부귀와 영화를 누린다 해도, 언젠가는 죽음이라는 방식으로 생과 세상에 작별을 고해야 한다.

81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작품,

굿’ 바이 : おくりびと : Good & 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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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04

시칠리아의 암소.

고대 시칠리아에서 만들어졌다는 죄인을 처형하기 위한 사형 도구.

이 사형 도구를 만든 사람이 첫 희생자가 되었다고 하니 왠지 프랑스의 ‘기요틴(단두대)’을 떠올리게 한다.

악동 진중권이 쓴 글을 묶어낸 ‘시칠리아의 암소’는 그가 스스로 말하는 자신의 글쓰기 방식(도덕 군자들의 비도덕을 비웃으며 한줌의 부도덕으로 새로운 에토스를 창조하는 글쓰기. 문체의 무거움 속에 은폐된 존재의 경박함을 드러내며, 새털처럼 가벼운 문체 속에 정신의 무거움을 은폐하는 글쓰기. 인정이라는 가면 뒤로 숨은 잔인성을 드러내고 공공연한 공격 속에 인간의 조건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감추는 글쓰기. -p.270)에 의해 쓰여진 그의 초기 작품이다.

그가 “불편한 글”을 쓰게 된 계기에 대해, 그 글쓰기 목적에 대해 설명하는 글도 있고,

스스로 ‘나는 페미니스트가 아니다’라며 고백(?)하는 글도 있다.

출간된 지 10년 가까이 된 책을 굳이 지금 꺼내 읽는 내 취향도 고약하지만,

그 글들이 지금도 그대로 현실을 가감없이 조명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 고약하게 느껴진다.

강산도 변하게 한다던 10년이라는 세월은 이 땅을 조금이나마 “진보”하게 만들기에는 너무 짧은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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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24

무한동력

누군가의 추천으로 보게 된 웹툰이다.

총 102화로 구성되어 있는데, 너무나 일상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는 데다가 마치 내 자신, 그리고 내 주변 사람들을 보는 듯이 만화 속 캐릭터들이 너무 친근하게 다가와서 단숨에 마지막회까지 내달리고 말았다.

억지로 꾸며진 설정과 비현실적인 소재, 먼치킨 캐릭터들이 난무하는 TV나 영화 속 “가상현실”에는 거부감을 느끼기에

평소에도 사람 냄새나는 휴먼다큐가 아니면 TV라는 바보상자와는 접하는 일이 좀처럼 없는 나로서는,

나와 같은 나이의 작가가 그려내는 이야기들이 너무나 현실적으로 느껴져서 상당히 기분좋게 봤던 것 같다.

“무한동력”이라는 소재는, 남들은 불가능하다고 비웃는 꿈일지언정 그 꿈을 위해 사는 것이 얼마나 멋진 삶인지를 보여주는 적절한 소재인 것 같다.

우공이 산을 옮긴다고 하면 세상 사람들은 그를 비웃는다.

지금의 세상은 현실주의자들 뿐이니까.

지나칠 정도로 현실을 좇다보니 꿈 조차도 현실에 가두게 된 현대인들에게는 좋은 약이 되는 작품같다.

현재 야후!에서 완결된 작품을 볼 수 있고, 7월에는 단행본도 출간될 예정이라 하는데,

김형태님의 책들과 함께, 나처럼 꿈을 잃고 사는 20대 청년들이 한번쯤 보고 잔잔하지만 긴 여운을 느껴봤으면 한다.

가장 중요한 좌표: [무한동력 보러가기]

May 23

주말이라 늦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안타까운 일이 벌어져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얼마 전, 장영희 교수의 별세 소식을 들었을 때도, 어제는 탤러트 여운계씨가 세상을 떠났다는 뉴스를 접했을 때도,

재주 많은 사람들이 병마와 싸우다 결국 힘겹게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그런데, 오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은 그 방식이 자살이었다는 점에서,

그 자살의 원인이 (적어도 내가 추측하기에는) 본인 보다는 본인이 아닌 주변에 의한 부분이 크다는 점에서,

그리고 우리나라의 역대 지도자 중 내가 인간적으로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했던 분이라는 점에서 더 울림이 크게 느껴진다.

퇴임 후, 귀향한 봉하마을에서 손녀들을 돌보는 할아버지의 정겨운 모습이 무척이나 잘 어울렸던 분인데,

그런 평화로운 노후의 삶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사실이 고인에게 너무나 미안하고 부끄럽게 생각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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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15

나는 자기계발 서적은 잘 읽지 않는다.

그런 책들을 읽어보면 주장하는 내용들이 익히 다 알고 있던, 뻔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내용을 아는 것이 아니라, 그 내용을 실천하는 게 중요한 터라 자기계발 서적을 100권 읽든 1000권 읽든 책읽기에만 그친다면 달라질 건 없을 뿐이니까.

그럼에도 이 책을 읽게 된 건, 업무상 알게 된 업체의 이사란 사람이 선물로 줬기 때문인데, 사실 읽으면서도 썩 내키지는 않았었다.

100년 가까이 된 고전이고, 나폴레온 힐, 로버트 슐러, 앤서니 로빈스 등에 영향을 준 유명한 책이라고는 하지만,

제목부터 낚시의 느낌이 확 나는게, 흔하디 흔한 재테크 관련 서적이라는 생각이라는 들었다.

다행히 “나는 얼마 투자해서 얼마 벌었다”, “돈 벌려면 뭐부터 해라” 하는 식의 재테크 가이드북은 아니었다.

목표에 대한 뚜렷한 신념과 강한 의지, 반드시 이루어낼 수 있다는 긍정적 사고, 그리고 이를 위한 실천력을 강조하는 책이다.

그런 사고와 태도를 가지고 있다면 누구든, 얼마간의 실패를 경험한다고 해도 언젠가는 자신이 목표로 하던 “부자”의 위치에 이를 수 있다는 내용이다.

저자가 책을 낸 뒤로 한 세기의 시간이 지나갔다.

그가 호언장담하던 대로 그의 조언에 맞게 행동해서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는 세상이 여전히 유효한지는 알 수 없다.

긍정적 사고와 태도, 분명히 살아가면서 중요한 삶의 방식이라고는 생각하지만 덮어놓고 긍정만 하기에는 이 세상이 너무나 많이 변질되어 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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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08

2006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품이라는 타이틀 보다는,

오르한 파묵이라는 작가 이름 보다는,

“내 이름은 빨강(My name is Red)”라는 제목에 이끌려서 읽은 책이다.

90년대 유행하던 “최불암 시리즈”도 아닌데, 왜 요즘 자꾸 빨간색이 좋아지는 지 모르겠다.

추리소설인지 연애소설인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이 작품은 15C 이스탄불을 배경으로, 나에게는 조금 생소한 소재인 “세밀화”를 둘러싼 살인사건과

그 살인사건에 배후에 자리한 동서 문화의 충돌, 문예 사조의 변화와 그에 따른 신구 세력 간의 갈등, 초상화와 우상숭배 등 민감한 종교적 이슈 등을 다루고 있다.

워낙 세계사나 예술 쪽과는 담 쌓고 사는 사람이다 보니, 오르한 파묵이 묘사하는 소설 속 세계는 나에게는 상당히 낯설었고, 그래서 조금은 난해한 부분이 있어서 수월하게 읽힌 것 같지는 않다.

특히 중심 소재인 세밀화의 경우, 삽화가 전혀 없다보니 글로만 묘사된 그림을 상상하며 읽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읽는 재미만큼은 많이 감소된 듯.

그래도 가깝지만 먼 나라 “터키”에 대해서 꽤 많은 부분을 배울 수 있었던 기회이기도 했던 것 같다.

내용 면에서는 터키의 전통 문화를 고수하는 세밀화가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형태적인 면에서 포스트모더니즘적 요소가 눈에 띄는 독특한 소설.

그나저나 터키란 나라도 상당히 매력적인 것 같다.

나중에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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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02

전세계적으로 돼지 독감(SI, Swine Influenza)가 유행이라지..

돼지 독감은 아닌 것 같지만, 나도 뒤늦게 감기 때문에 요 며칠 고생 중이다.

감기가 물러가라~

/사족/ 근데, 드림위즈 이 놈들은 무슨 서버 이전을 이렇게 하는지 모르겠다.

계속 연장 연장하면서 이틀 넘게 이메일도 못쓰게 하더니 아직까지 정상화가 안된 건지 로그인조차 못하고 있다.

초창기 때부터 애용해줬는데, 버릴 때가 된 건가.

May 01

불과 2년 전, 내가 학생이었던 시절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었던 5월 1일.

오늘은 근로자의 날, 노동절, May Day다.

달력의 까만 글씨이면서도 공식적으로 쉴 수 있는 날, 그것도 무려 유급휴가다!

이름에서부터 사회주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이 날은, 1886년 5월 1일 미국의 총파업을 시초로 하고 있어 무려 119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아직도 사회 곳곳에서 근로기준법 준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우리네 사회에서는 노동절을 기념하지 못하는 노동자, 근로자의 날에 쉬지 못하는 근로자가 지금도 너무나 많다.

하기사 최저임금도 보장받지 못하면서 착취 수준의 고된 노동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고,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근로빈곤층의 수가 갈수록 늘어가는 현실을 생각한다면 노동절을 챙긴다는 것은 그저 사치일 수도 있을 것이다.

노동조합을 억압하기 위한 “구사대”가 엄연히 존재했었고, 지금도 어딘가에 있을 지 모르는 사회.

노조의 합법적인 파업 활동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먼저 던지고, 그래서 “귀족 노조”라는 표현이 어린 아이들에게도 너무 익숙한 사회.

언제쯤 우리 사회는 사용자측과 노동자측이 서로 연대하며 발전해나갈 수 있을까.

힘없는 노동자의 한 사람인 나는, 119주년 노동절이 너무 슬프게만 느껴진다.

Apr 28

처음으로 신용카드 결제대금 연체를 했다.

입사하고 1년여의 시간 동안 신용거래 하면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내 신용정보를 조회해 볼 정도로(다행히 내가 다니는 회사는 금융회사라 언제든 조회기록 없이 열람이 가능하다) 신용관리에 민감했던 나였는데,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로 연체가 되었다.

물론 요즘 극심한 현금 유동성 부족에 힘들어하고는 있지만 다행히 꼬박 꼬박 입금되는 월급 때문에 상습 연체자로 몰릴 위기는 아니었다.

카드 결제 계좌를 바꾸는 과정에 일어난 작은 문제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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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29

기품있는 마리아(Maria, Full of Grace)

남미(南美)라는 공간은 우리에게 어떻게 각인되어 있는가?

브라질의 삼바축제와 그 축제 열기만큼이나 정열적인 삶과 사랑, 축구, 커피, 잉카 및 마야 문명,…

그리고 히스패닉들의 범죄와 그 범죄의 주요 매개물인 마약.

영화의 배경이 되는 콜롬비아는 그 남미 지역에서도 주요 마약 생산국 리스트에 올라있는 나라다.

나라의 주요 산업이 농업과 목축업 광업 등 1차 산업 위주로 구성되어 있는 경제 후진국이기에 마약 생산으로 인해 움직이는 지하 경제 규모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결코 작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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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12

괴물급 고교 야구 선수 선동렬을 라이벌 대학에 빼앗기지 않으려고 직접 광주에 내려간 스카우터의 이야기.

이 영화가 서두에 밝히듯이 픽션 99%를 토대로 만든 영화다.

임창정 주연의 유치한 코미디물로 간주되어 시장에서는 무참히 참패한 영화지만, 사실 이 영화의 가치는 1%의 논픽션에 있다.

영화의 공간 배경은 선동렬 선수의 출신 고교(광주일고)가 있는 광주.

시간 배경은 1980년 5월 8일부터 열흘 간이다.

이제 감이 오는가?

3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결코 잊어서는 안될 그 날, 광주 민중항쟁의 단편이 이 영화에는 담겨 있다.

하지만 이 영화가 민중항쟁을 풀어내는 것은 영화 “화려한 휴가”의 방식과는 전혀 다르다.

99% 픽션이라는 옷을 입고 있기에 1% 논픽션의 무게감은 사뭇 가볍다.

역사적 사건의 재조명, 사회적 의식의 재확인이라는 목적에 짓눌려 마치 르포르타쥬인 양 흉내만 내는 영화가 아니다.

스카우터 “이호창”의 시선으로 그 당시 젊은이의 “선택”, 그리고 그 선택의 “변화 과정”을 보여줄 뿐이다.

무게는 한결 가벼워졌으나, 울림은 작아지지 않았다.

이런 영화가 사람들의 선택을 많이 받지 못한 우리네 영화계 현실이 안타까울 뿐.

여담이지만, 나는 배우 임창정을 좋아한다.

그의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홍콩 배우 주성치의 연기 냄새가 조금 맡아진다.

과장된 몸짓과 바보같은 대사 이면에 숨겨진 진지함, 인생의 무게감.

얼마 전 새 앨범을 발표하고 가수 활동을 재개했던데, 연기자로서도 그의 색깔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Mar 11

태생은 인도(India)지만, 발리우드 영화도 아니요, 얼마 전 아카데미를 휩쓸며 화제를 모은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처럼 그들의 가난하지만 가난하지 않는 삶을 그린 영화도 아니다.

다분히 기독교적인 배경을 두고 만들어진 영화라, 헐리우드 영화를 보는 것 같기도 했다.

델리 시내 어느 허름한 극장에서 현지인들과 함께 호흡하며 느꼈던 발리우드 영화의 흥분감은 없었지만 다소 식상한 소재를 가지고도 충분한 감동을 이끌어낸 좋은 영화라는 점은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태어나면서부터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는 장애를 가진 한 소녀(미셸 맥날리)가 자신의 삶을 어둠(Black)에서 빛으로 이끌어 준 스승(데브라이 사하이)을 만나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한 발짝씩 세상을 향해 걸어가는 과정이 그려져 있다.

이야기구조는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위인 헬레켈러-설리반 선생님의 이야기를 닮았다.

애초에 헬렌켈러 이야기에 기초를 두고 만들어진 시나리오이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세월이 흘러 알츠하이머병을 앓게 된 스승을, 자신이 빛으로의 길로 인도하고 보살피려는 소녀(이제는 더 이상 소녀가 아니지만)의 이야기가 한 번 더 감동을 가져 온다.

나같은 평범한 사람에게는 너무나 지겹고 따분한 일상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그 지겨움과 따분함이 그들의 꿈과 닮은 모습일 수도 있다는 깨달음을 넌지시 던져 준 영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셸이 첫 평가에서 전 과목 낙제점을 받게 되었을 때, 둘이 함께 웃음을 터뜨리며 춤추는 씬이었다.

“인생의 시작이 어머니의 자궁이든 대지이든… 그 여정은 어둠에서 시작되어 어둠으로 끝납니다.
우리 모두 언젠가는 이 어둠을 지나서 광명에 이를 것입니다.”

“꿈은 눈이 아니라 마음으로 보는 것이에요. 전 눈이 안보이지만 꿈이 있어요.”

“내가 넘어지기 전에 나는 법을 알려주고 싶어요. 나도 늙어가잖아요.”

“맥날리 부인, 인생은 아이스크림. 녹기 전에 맛있게 먹어야죠.”

Mar 10

삼십세
                                                  - 최승자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서른 살은 온다.
시큰거리는 치통 같은 흰 손수건을 내저으며
놀라 부릅뜬 흰자위로 애원하며.

내 꿈은 말이야, 위장에서 암 세포가 싹트고
장가가는 거야, 간장에서 독이 반짝 눈뜬다.
두 눈구멍에 죽음의 붉은 신호등이 켜지고
피는 젤리 손톱은 톱밥 머리칼은 철사
끝없는 광물질의 안개를 뚫고
몸뚱어리 없는 그림자가 나아가고
이제 새로 꿀 꿈이 없는 새들이
추억의 골고다로 날아가 뼈를 묻고
흰 손수건이 떨어뜨려지고
부릅뜬 흰자위가 감긴다.

오 행복행복행복한 항복
기쁘다우리 철판깔았네

 

날씨가 많이 풀려서 이제는 봄 기운이 완연히 느껴진다.

꽃 피는 계절이 다가오건만, 나는 왠지 마음이 무겁다.

서른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 때문이리라.

아직 서른에는 못미치는 나이, 스물이라는 단어에 더 익숙한 나이이지만,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라는 노래에 가장 공감하는 게 20대 후반이라는 말이 있듯이 나는 벌써 서른의 감성을 배워가기 시작했다.

그런 요즘의 나에게, 우연히 접한 최승자 시인의,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서른 살은 온다.”

는 표현은 너무나 큰 울림으로 머리를 때린다.

서른이라..

일전에 나이 먹는다는 것은 두려움이 커져가는 것이라는 글을 포스팅한 적이 있다.

서른이 되면, 지금의 나는 더 큰 두려움을 갖게 되겠지?

두려움의 양적 증가라는 산술적인 차원이 아닌, 진정한 어른이 되기에는 서른이라는 나이가 부족한 것일까?

아니면 내가 덜 자란 것일까?

 

“어느 누구도 늙었다고 하지 않겠지만, 스스로 젊다고 내세우는 게 어색하게 느껴지는 나이” – 잉게보르크 바흐만
“서른은 온다. 막무가내로 온다. 갈피 못 잡는 여자여, 부디 정신 차려라.” – 시인 신현림
“무엇을 할 것인가 / 어떻게 살 것인가 / 무겁고 씁쓸한 나이 서른” – 시인 김경진

Mar 09

미학자 진중권이 본래의 전공을 살려(?) 펴낸 책으로, 4만부 넘게 찍어낸 꽤 많이 팔리는 책이다.

상상력이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상상력을 키워내기 위한 노력으로 “놀이”에 대해 다룬다.

우리가 어린 시절, 호기심과 즐거움에 매달려 열심히 “놀았을” 때, 우리의 상상력이 가장 순수하면서도 가장 강했다는 것을 전제로,

주사위, 그림자 놀이, 물구나무, 삼행시(아크로스틱), 마술, 불꽃놀이, 만화경, 종이접기 등에 대해 미학적인 관점에서 재미있게 풀어 쓰고 있다.

지식 전달이라는, 책의 기본적인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동시에 책 읽는 즐거움을 충분히 불러일으키는 책이라는 점에서 근래의 읽은 것 중에서는 가장 유익하지 않았나 싶다.

적어도 책 읽는 동안에는, 나 역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 그 시절 놀이 문화의 향수에 흠뻑 빠져들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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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04

영화 도그빌(Dogville)

- 감독: 라스 폰 트리에(Lars Von Trier)
- 주연: 니콜 키드먼(Nicole Kidman)
- 장르: 드라마
- 제작년도: 2003년

그냥 어쩌다 접하게 된 영화.

생각없이 보게 된 건데, 보통 영화의 1.5배는 되는 러닝 타임이 지루하지 않을 정도로 몰입해서 보았다.

간만에 블로그 포스팅을 부르는 영화였던 것 같아, 잠깐 끄적여 본다.

아래에 씌여진 글은 다수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어서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다소 불편한(?) 글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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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26

똘레랑스의 나라 프랑스, 그러나 태어나면서부터 에뜨랑제(이방인)로 살아가는 소년 “모모”와 그를 돌보는 “로자 아줌마”,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프랑스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유래없이 두 번이나 수상한 작가, 로맹 가리=에밀 아자르.

최고의 작가로 이름을 알리지만 “로맹 가리는 이제 끝났다”는 문단의 평가를 비웃으며, 그는 에밀 아자르라는 이름의 신인 작가를 탄생시켰고,

그 이름으로 두 번째 공쿠르상 수상을 함으로써 자신에 대한 세간의 평가를 뒤엎는다.

물론 그의 사후에 발견된 유서를 통해 진실이 밝혀지게 되지만, 기성 작가의 정형화된 틀을 벗어던지려던 그의 기행은 멋지게 성공한 것이다.

그에게 에밀 아자르라는 이름으로 두 번째 공쿠르상을 안겨준 작품이, “자기 앞의 生(La Vie devant soi)”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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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18

옛날에 서당선생이 삼형제를 가르쳤겠다. 어느 날 서당선생은 삼형제에게 차례대로 장래 희망을 말해보라고 했겠다. 맏형이 말하기를 나는 커서 정승이 되고 싶다고 하니 선생이 아주 흡족한 표정으로 그럼 그렇지 하고 칭찬했겠다. 둘째형이 말하기를 나는 커서 장군이 되고 싶다고 했겠다. 이 말에 서당선생은 역시 흡족한 표정을 짓고 그럼 그렇지 사내 대장부는 포부가 커야지 했겠다. 막내에게 물으니 잠깐 생각하더니 저는 장래 희망은 그만두고 개똥 세 개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했겠다. 표정이 언짢아진 서당선생이 그건 왜? 하고 당연히 물을 수밖에. 막내 말하기를, 나보다 글 읽기를 싫어하는 맏형이 정승이 되겠다고 큰소리를 치니 개똥 한 개를 먹이고 싶고 또 나보다도 겁쟁이인 둘째형이 장군이 되겠다고 큰소리치니 개똥 한 개를 먹이고 싶고…… 여기까지 말한 막내가 우물쭈물하니 서당선생이 일그러진 얼굴로 버럭 소리를 질렀겠다. 그럼 마지막 한 개는?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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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23

김규항은 독설가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쉽사리 희망의 불씨를 발견하지 못하는 그는 비관론자다.

그러나 그는, 내가 아는 한 가장 이상적인 모습의 기독교 신자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는 스스로 B급이라고 낮춰서 칭하고는 있지만, 요즘 같은 세상에 몇 남지 않은 좌파 다운 좌파다.

3년 전쯤에 나는 왜 불온한가라는 책을 통해 그의 삶과 종교관, 진보에 대한 생각을 접했을 때는 20대 중반이라는 나이가 되면서 나를 벗어나 내 주변의 것들에 조금씩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여유를 챙기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그 당시의 나는 더할 수 없이 순수했었고,

그래서 그것이 돈이든, 힘이든, 지식이든, 그 무엇이든 간에 조금이라도 “더 가진 자”가 “덜 가진 자”에게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눠주고 공유할 수 있는 세상이 가장 이상적이고, 그런 사람들이 가장 바람직한 삶을 사는 것이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었다.

그게 무엇이지 잘 모르면서도, 나는 “보수” 보다는 “진보”에 더 호감을 느꼈고, 자연스레 진보라는 단어에 걸맞는 생각과 행동을 따라하게 되었다.

그런 면에서, 그는 나에게 많은 영향을 준 사람이다.

이제는 절판되어 헌책방에서나 겨우 찾아볼 수 있는 “B급 좌파”라는 책을 구독한 것도,

3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그 당시의 “순수”가 많이 씻겨진 나를 좀더 선명한 색조로 채색하기 위해서였다.

그 당시와는 비교할 수도 없이 파쇼화 되어 버린 2008년 대한민국의 현실이 나를 자극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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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14

원인을 알 수 없었고, 누구도 그 원인을 알고 싶어하지 않는, 치욕스러운 백색 실명이 도시를 휩쓸고 지난간 후 4년..

눈먼 자들의 도시는 어떻게 변했을까.

최근 “미네르바”라는 인물의 구속 사건을 보면서, 나는 이 소설에 “리얼리즘 소설”이라는 내 마음대로의 잣대를 부여하였다.

무능하고 부패한 보수 정권은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의지 보다는 현재 가지고 있는 것을 그대로 유지하고 더 키워나가는 데 급급하여 또 다른 실명 사태를 초래하고,

아직도 “개 짖는 소리에 불안감을 느끼는” 일부 시민들은 채 눈을 뜨지 못한 채, 보수 정권의 입장을 더 공고히 해줄 뿐이다.

어릴 적에는 자동차가 쓩쓩 날아다니고, 누구나 달나라에 여행을 다닐 수 있을 거라고 상상하던 2010년을 목하에 둔 지금,

대한민국은 아직도 백색 실명을 앓고 있다.

일전에 시놉티콘이 무너지는 사회라는 글을 쓰면서 정부와 시민 간에 상호 대화가 민주주의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인지 지적했던 적이 있다.

일개 누리꾼에 불과한 “미네르바”가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이유로 자신의 가장 기본적인 표현의 자유조차 주장하지 못한 채 언론과 권력이라는 카르텔에 구속되는 것을 보면서, 나는 민주주의와 대한민국의 상관관계를 재차 따져보게 된다.

언제쯤이면 이 나라는 눈뜬 자들의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인가.

나 역시 눈먼 사람이기에 이런 글을 끄적인다는 게 사실 많이 우습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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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28

군대에서 열심히 나라를 지키던 그 시절..

잠자리에 들 무렵이면 나는 늘 라디오에 귀를 기울였고, 그 당시 나를 포근하게 잠으로 이끌었던 건 이소라의 “음악도시”라는 프로그램이었다.

2시간 가까이 방송을 듣다보면 하루의 피로도 싹 가시면서 즐겁게 잠자리에 들 수가 있었다.

그 때부터 나는 가수 이소라의 음색을 사랑하게 되었다.

몇 년만에 그녀의 앨범이 발매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반사적으로 예약구매를 했다.

여차저차해서 18일 발매된 앨범을 23일에나 받아보게 되었지만, 포장을 뜯을 때의 그 두근거림은 며칠간의 공백만큼이나 더 배가되어 있었다.

며칠간 출퇴근하며 열심히 반복 청취를 했다.

기대감이 너무 컸던 탓일까?

처음에는 6집 눈.썹.달에 못미치는 듯한 느낌에 아쉬움을 느꼈다.

그러나 자꾸 듣다보니 이번 앨범도 나름 색깔을 가지고 있고, 이 추운 겨울에 걸맞는 포근하고 따뜻한 감성을 듬뿍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겨울은 소라 누님과 함께..

Dec 13

한국인터넷진흥원과 네이버가 함께 진행하는 이벤트를 통해 bomnal.pe.kr 도메인을 등록했다.

별로 의미있는 행동은 아니었으나,

어쨌든 2년간 공짜니까=_=)v

Nov 26

고양이발 페티쉬…

Nov 19

경제가 어렵다고 한다.

혹자는 1930년대의 대공황 시기를 빗대어 현재의 위기 상황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10년 전 IMF에서 구제금융을 받았던 경제환란기를 견주어 말하기도 한다.

역사는 한번은 희극으로, 한번은 비극으로 반복된다는 맑스의 말을 굳이 빌리지 않더라도, 작금의 상황은 과거의 어려웠던 시절과 비교할 만한 유사점이 많이 보인다.

하지만 그 당시와 100% 똑같은 일이 또 벌어진다고는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예측하기 쉬운 세상이라면 살아볼 만 하겠지..
아니, 오히려 더 재미없는 세상이 되려나..

30년이라는 가까운 길지도, 짧지도 않은 삶을 살아오면서 “경제가 좋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 나이지만, 요즘의 경제 상황이 안좋다는 건 분명히 실감이 난다.

그건 반토막을 향해 달려가는 내 투자 수익률을 보고 있을 때보다는 길거리에서 목격하는 사람들의 쳐진 어깨와 긴 한숨들, 그리고 힘들다, 죽겠다고 앓는 소리를 하는 주변 지인들의 입을 통해 더 분명하게 와닿는다.

이번 겨율은 못 가진 자, 많이 가지지 못한 자들에게 유독 혹독한 겨울이 되겠군..

요즘 사람들 사이에서 많이 회자되는 야인(?)이 두 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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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05

KKK단의 무차별 학살이 자행되던 미국 땅에, 오늘 첫 흑인(정확히는 유색인종) 대통령이 탄생되었다.

버락 오바마.

나는 그가 처음 힐러리 클린턴과 민주당 경선 후보 경쟁을 벌일 때만 해도 미국인들은 흑인 보다는 여성 대통령 후보를 선택할 거라고 예상하며 그를 과소평가 했었다.

그러나 그는 젊음, 패기, 변화, 혁신 등 경쟁자와 차별화되는 자신만의 분명한 색깔을 드러내며 끝내 대통령 당선이라는 목표에 도달하게 되었다.

부시 대통령의 공화당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극도로 달한 상태인 데다가

최근의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미국인들의 의지가 반영되기도 했겠지만

유색인종, 특히 흑인에 대한 의식의 개선과 “옳은 것이고 좋은 것”이라면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는 개방적 태도가 미국 국민 전반에 자리했다는 증거이기도 할 것이다.

나는 왠지, 이번 금융위기를 받아들이는 미국인들의 반응이 심각하고, 금융왕국의 수성 실패과 함께 무너져버린 자존심이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의 정권 교체라는 결과로 나타낸 것 같다는 데 무게를 많이 두고는 있지만..

어쨌든 미국의 역사에 있어서 오늘은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되겠지.

모쪼록, 그가 현재의 금융위기를 효과적으로 개선시켜 나갈 수 있는, 그런 역량 있는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Oct 24

우리네 삶을 길로 비유한다면, 걷는다는 것은 그 삶의 방식이자 곧 그 삶 자체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길을.. 앞만 보고 똑바로 걷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좌우를 열심히 살피며 신중히 걷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또 미련과 후회 때문에 연신 뒤를 돌아보느라 제대로 나아가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술에 취한듯이 이리 비틀 저리 비틀대며 갈팡질팡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걸으며 휘파람을 부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혼자 묵묵히 무거운 걸음을 떼어가며 나아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어떤 방식으로 인생이라는 길을 나아가든, 우리는 절대 되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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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24

3년 전, 공부가 아닌 삶의 근거지를 옮기려 일본으로 떠났던 친구가 아내와 5개월된 딸아이까지 데리고 갑작스레 한국을 방문했다.

느닷없는 방문이었지만 반가운 마음에 열 일 제쳐두고 달려갈 수 밖에 없었고, 원래 술과는 친하지 않은 나였지만 어제와 그제 이틀간의 과음 따위는 무시하고 즐거운 기분으로 술잔을 기울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함께 어울리던 철없던 그 시절의 모습을 떠올리니, 어느 새 한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이 되어버린 친구의 모습은 격세지감 정도로는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많이 변모해 있었다.

누군가 그랬다.

남자는 결혼을 하면 한 번 어른이 되고, 아이를 낳으면 한 번 더 어른이 되는 거라고.

그래서일까?

그 친구에게서는 내게서 풍기는 유치한 기운이 아닌 진중한 무게감이 느껴졌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한 가정의 아버지의 모습이 얼핏 보이는 듯 했다.

어쨌거나 이국 땅에서 열심히, 그리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친구의 모습이 너무나 멋져 보였고, 또 자랑스러웠다.

그간의 아쉬움을 달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아쉬움만큼 더 값진 시간을 뒤로 하며,

다시 만날 그 날까지, 친구와 그 가족들이 모두 소박한 행복에 젖을 수 있기를 빌어본다.

경헌아, 거기서도 늘 건강하고.. 앞으로 멋진 아빠 좋은 남편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랄게. 친구들이 여기서 응원한다는 거 잊지 말고 화이팅!

그리고 이제 5개월 된 조카 리아, 건강하고 예쁘게 자라렴.

마지막으로 제수씨(?) 료코상, 말은 잘 안통했지만 반가웠어요^^; 셋이서 행복한 가정 꾸리세요~

Oct 01

추리소설인 줄 알고 읽기 시작했던,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은 엄밀히 말하면 애정소설에 더 가까운 것 같다.

천재 수학자 이시가미의 헌신적인 애정이 큰 줄기요, ‘하나오카 야스코’ 모녀를 둘러싼 살인 사건은 곁가지일 뿐이었다.

결국 나는 처음부터 작가에게 배신을 당한 셈이다.

추리소설의 재미는 작가와 작중인물로부터 느끼는 배신감이라고 생각한다.

기대하고 있던 결말, 예상하고 있던 결론이 아니었을 때 느끼는 배신감, 흔히 “반전이 숨겨져 있었다”고 표현되는 그 감정을 느끼기 위해 나는 추리물을 읽는다.

그런 면에서, 시작부터 나를 배신하기 시작했던 이 소설은 (비록 추리소설 보다는 애정소설의 범주에 더 가깝다 하더라도) 나로 하여금 충분한 집중력을 발휘하게 만들었다.

주인공 이시가미가 천재 수학자이기에 당연히 수학과 결합된 복잡한 트릭이 숨겨져 있을 거라 생각했던 나는 또 한 번 배신당해야 했고,

너무나 단순하고 평범하여, 자못 허술하게 느껴지는 결말 부분 때문에 큰 반전을 기대했던 나는 마지막으로 배신을 당해야 했다.

그래도 며칠 동안 퇴근 시간을 즐겁게 만들어 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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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지도 몰라. 그런데 수학의 새로운 문제 하나가 생각났어. 시간 날 때 좀 생각해주지 않을래.”
“뭔데?”
“사람이 풀기 힘든 문제를 만드는 것과 그것을 푸는 것 중 어느 쪽이 어려운지. 단, 해답은 반드시 있어. 어때, 재미있지 않나?”
“흥미로운 문제야. 생각해보지.”
이시가미는 유가와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유가와는 고개를 한번 끄덕여 보이고는 발길을 돌렸다.

- pp.171~172
Sep 16

달콤한 나의 도시의 작가 정이현.

낭만적인 사랑과 그 귀결인 행복한 결혼을 꿈꾸는 우리 시대의 발칙하지만 귀여운 악녀 이야기.

단편집인 “낭만적 사랑과 사회”에는 다양한 악녀들이 등장한다.

때로는 상혼을 위해 상대 남자를 고르고, 때로는 자신의 이상을 위해 남자를 이용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낭만적인 사랑을 완성시키는 악녀들도 있다.

그러나 이런 악녀들의 행동이 결코 밉게만 보이지 않는 것은,

내가 남자이고, 그래서 아직은 사회의 기득권 계층에 속해 있다는 안도감을 조금이나마 느끼고 있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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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사건의 원인이 단 하나뿐이라는 가정은 인생을 덜 살아본 사람들이나 하는 겁니다. 인생은 보기보다 복잡하고 난해한 퍼즐이랍니다.

- p.111, “순수” 中에서
Sep 09

나이를 먹어가며 잃는 것도 많지만, 삶이 덧없지만은 않았는지 어렸을 때는 결코 체득할 수 없었던 삶의 기술들을 하나씩 배워가기도 한다.

그 중의 하나가 어떤 현상을 그 자체로만 바라보는 게 아니라 한 번쯤은 다른 방향에서도 생각해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것이 바쁜 상황에서도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여유로움인지, 단지 어렸을 적의 순수함을 잃고 점점 의심만 늘어나서인지는 모르겠으나 10대~20대 초반의 나를 돌이켜보니 분명 그런 기술이 생긴 것 같기는 하다.

첫번째…

어제, 사업 실패 때문에 수십억원의 사채빚에 시달리던 모 연예인의 자살 소식이 들려왔다.

그 배경이 어찌 되었든, 아직 앞날이 창창한 젊은이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다는 사실은 분명 안타까운 일이고, 그 과정에서 많은 고통을 겪었던 만큼 저 세상에서는 편히 쉴 수 있도록 바라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삼가 고인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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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23

원본 글 출처: 다음 카페 ‘최규호 변호사의 불합격을 피하는 법’

남자가 여자를 고를 때(배우자를 선택할 때)..

읽고서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공감한 글이라 옮겨본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주변 친구들이 하나 둘씩 결혼을 하고, 이미 결혼을 한 선배들로부터 이야기를 들으며 나 역시 “결혼”이라는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된다.

내가 생각하는 배우자감의 우선적 조건은 “밝고 건강한 사람”이지만, 사실 외모나 학력, 직업 등 그 외의 요소들을 완전히 간과할 수 있다고 자신할 수는 없다.

그런 요소들이 “밝고 건강함”이라는 우선적 조건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 것도 사실인 데다가 우리나라의 특수성으로 인해, 결혼은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과 가족의 결합으로 봐야 하고, 따라서 당연하게도 나의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들의 생각과 의견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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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 28

몇 년 전에 이준기 주연의 “플라이, 대디, 플라이”라는 영화가 제작되었다.

원작은 가네시로 가즈키라는 제일교포 작가가 쓴 동명의 소설이었다.

이 영화를 통해 그의 작품들이 국내에도 많이 소개되었고, 그의 이름도 많이 알려지게 되었지만 사실 내가 그의 작품 세계를 처음 접한 것은 “GO”라는 영화를 통해서였다.

역시 동명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GO”라는 작품에는 작가 자신의 분신이기도 한, 조총련계 일본인이 겪는 아노미에 대해 현실적인 묘사가 담겨있다.

비록 이 문제에 대해 적절한 대안을 제시해주지 못한다는 것은 영화(소설)이 보여주는 한계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그런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주었다는 점, 그래서 재일조선인 문제가 일본 사회의 통합이라는 대의를 위해서 작지만 큰 걸림돌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Revolution No.3에도 “순신”이라는 재일조선인 캐릭터가 존재한다.

싸움만큼 공부도 잘 하지만, 자신의 처지때문에 어떤 분야에서든 No.1이 될 수 없음을 간파한 그는 대학진학을 포기하는 비운의 캐릭터다.

GO에서 만큼 재일조선인 문제를 비중있게 다루지는 않지만, 소설을 읽는내내 그의 고뇌가 너무 크게 느껴져서 계속 신경쓰인게 사실이었다.

책 제목이 “혁명”을 뜻하는 “Revolution”을 품고있는 데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이 소설의 주인공들은 “GO”에서와는 달리 “비정상적인”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 작은 혁명을 시도한다.

그 혁명이, 젊은 날의 호기로 치부해버릴 수 있는 유치한 움직임에 지나지 않는다 할 지라도 기존의 잘못된 틀을 부수려고 발버둥치는 행동들은 모두 위대한 것이며, 그래서 그들을 보고 통쾌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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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하하.
히로시, 지금, 우리들의 세계는,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있다.
너에게 보여주고 싶었어.

- p.75

 

“(전략) 너는 고된 인생을 살지도 모르겠다. 상처받아 좌절하는 일도 있겠지. 그리고…….”
우리는 세계와의 거의 완벽에 가까운 조화를 느끼면서 히로시의 마지막 말에 귀 기울였다.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춤추는 거야.”

- p.306
Jul 14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작가 로얄드 달.

작가 이름만으로도 어린 시절의 향수가 떠오르려고 하는 작가는 (적어도 내게 있어서는) 그가 유일할 것이다.

그만큼 그의 이야기들에는 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듯 하다.

단편집 “맛”에는 동명의 작품을 포함하여 총 10편의 단편이 담겨 있는데, 짧은 이야기들이지만 결말에는 작은 반전이 숨겨져 있어 책 읽는 재미를 더해 준다.

이 책을 손에 든 며칠 동안은 지하철 출퇴근길이 정말 즐거웠다.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으로 동화책을 읽는 마음으로, ‘이 이야기에는 어떤 반전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더위에 점점 지쳐가는 요즘, 생활의 활력소가 되어 줄 멋진 책!

이 책에 수록된 이야기들

  • 목사의 기쁨
  • 손님
  • 항해 거리
  • 빅스비 부인과 대령의 외투
  • 남쪽 남자
  • 정복왕 에드워드
  • 하늘로 가는 길
  • 피부
  • 도살장으로 끌려나는 어린 양
  • Jul 01

    작년 이맘 때, 어쩌면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이했을 지도 모르는 아는 동생에게 책을 두 권 선물했다.

    한 권은 김형태의 “너, 외롭구나”였고, 다른 하나는 바로 이 책, “LOVE&FREE”였다.

    아직 어리고, 그래서 더 많은 세상과 사람을 경험해 볼 필요가 있는 그 친구에게는 더할 나위없이 적합한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쫓기듯 살아가는 현실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사랑자유라는 절대가치를 위해 오늘도 또 다른 일탈을 꿈꾸는 현대인에게는 심한 갈증을 잠재우는 한 잔의 얼음물 같은 책이랄까..

    노란 표지의 단단하지만 아담한 책 속에는, 두꺼운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서도 담아내지 못한 자유로움과 삶에 대한 열정이 그득하게 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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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un 27

    나이를 한 살 두 살 먹어가면서 느끼는 건 “삶”에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적절한 기술을 알고 이를 활용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오래된 고전인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을 집어든 건, 늘 다른 사람과의 관계맺음에 서투른 나를 위해 꼭 필요한 처방이라는 판단하에서 였을 것이다.

    사랑은 대상이 누구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기술의 문제라는 그의 가르침은 확실히 많은 생각의 “꺼리”들을 내게 남겨주었고,

    아직까지도 “성애”와 “사랑”을 모호하게 받아들이며 명확히 구분하지 못하는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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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un 11

    제목에서부터 유치함과 가벼움, 저속함의 이미지가 연상되는 “뽈랄라 대행진”

    작가가 만든 신조어인 “뽈랄라”는 포르노와 랄랄라의 썩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가 합성된 것으로, ‘솔직하게 휘파람을 불자’라는 뜻이란다.

    저자인 현태준씨는 상당히 익숙하고 친숙한 느낌의 삽화들을 통해 우리에게 다가와 있는 사람이다.

    그의 이름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 할 지라도, 그의 그림을 보며 “익숙함”을 느끼는 경우가 상당히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 역시 그런 부류 중의 하나였으니까.

    늘 터부시 되어왔고, 그래서 직접적으로 입에 담기에는 부담을 많이 느껴야 했던 성性이라는 주제와 그의 어린시절+추억이라는 주제가 결합되고, 여러 글과 그림, 사진들이 어지럽게 배치되어 “우리 모두 모여 솔직한 마음과 자세로 휘파람을 불면서 즐겁게 희망찬 앞날을 향해 힘차게 걸어나가자!!”라는 의미의 “뽈랄라 대행진”이 이루어진다.

    화장실에서 읽기에 적합한 가벼운 주제의 책 중 하나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경박함보다는 경쾌함을 훨씬 더 많이 느낄 수 있어 읽고 난 뒤의 느낌(술도 그렇지만 독서 역시 뒷맛이 상당히 중요하다)이 나쁘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지나치게 진지한 태도로, 까닭없이 인상 쓰며 살아가는 현대인, 그리고 나에게는 잠시나마 좋은 약이 되어 주리라.

    Jun 08

    [관련 링크(Microsoft)] | [관련 프로그램(한글 인코딩 문제 해결)]

    Windows XP와 같은 유니코드 기반 플랫폼에서 유니코드가 아닌 응용 프로그램을 실행시키기 위해서는 주로 시스템 로캘(또는 유니코드가 아닌 응용 프로그램용 언어)이라고 불리는 시스템 단위 변수를 사용하여 응용 프로그램의 유니코드가 아닌 텍스트 데이터를 내부적으로 유니코드로 변환함으로써 언어 환경을 에뮬레이션합니다. 유니코드가 아닌 응용 프로그램의 언어는 시스템 로캘에서 정의된 언어와 같은 스크립트 또는 패밀리여야 합니다. 이러한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 응용 프로그램의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가비지 문자가 나타납니다.

    이러한 접근 방법에는 다음과 같은 사용 제한이 있습니다.

  • 관리자만이 시스템 로캘 값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 시스템 로캘을 설정하려면 시스템을 다시 부팅해야 합니다.
  • 시스템 로캘은 한 번에 하나씩만 설정할 수 있습니다.

    AppLocale(또는 응용 프로그램 로캘)은 유니코드(UTF-16) 기반 Windows XP에서 실행되는 유니코드가 아닌 응용 프로그램으로 인해 발생하는 제한 사항에 대한 임시 해결책입니다. AppLocale은 레거시 응용 프로그램의 언어를 검색하고 유니코드에서/로의 변환을 하는 코드 페이지와 상응하는 시스템 로캘을 시뮬레이트합니다.

    중요 참고;

  • AppLocale은 Windows XP에 도입된 새 응용 프로그램 호환성 기술에 기반하며 이 두 운영 체제에서만 설치할 수 있습니다.
  • 주어진 스크립트(또는 언어 집합)에서 유니코드가 아닌 응용 프로그램을 자주 사용한다면 AppLocale을 사용하는 대신 시스템 로캘 변수를 대상 응용 프로그램 언어로 설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 응용 프로그램 개발자는 AppLocale을 자신의 제품을 유니코드로 마이그레이션하는 대체 수단으로 여겨서는 안 됩니다. 이제 MSLU(Microsoft Layer for Unicode)를 통해 Windows 98과 같이 유니코드가 아닌 플랫폼에서도 배포되는 순수 유니코드 응용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습니다.
  • 쉽게 말해서, 특정 언어의 윈도우에서만 동작하는 프로그램을 사용하기 위해 간단히 쓸 수 있는 유틸리티라고 볼 수 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로케일(Locale) 변경시 시스템을 재시작해야 적용이 가능한데 이 유틸을 사용하면 재시작없이 즉시 적용이 되며, 특정 프로그램 사용시에만 로케일 설정이 가능하므로 활용 방법은 무궁무진~

    Jun 04

    행복한 가정은 살아가는 모습이 비슷하다. 그러나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가 지은, 안나 카레니나는 이렇게 시작한다.

    그가 간파한 것처럼, 불행의 모습은 십인십색 너무나 다른 모습으로 찾아오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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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y 24

    오랜 시간을 나와 함께 해오던 PDA(Palm社의 Z22라는 기종)이 사망했다.

    디지타이저 문제로 화면 터치인식 기능에 문제가 보이길래 어설픈 솜씨로 수리 작업을 했는데,

    뭐가 잘못되었는지 전원이 켜지질 않는다.. ㅜ_ㅠ

    당장 기계가 작동하지 않으니 그 속에 담겨있던 데이터(상당수는 PC에 백업이 되어있긴 하지만)를 어떡해야 하나 하는 아쉬움과 함께, 反문명생활로의 회귀로 인한 불편함에 가슴이 답답해진다.

    그 동안 내가 너무 PDA에 의존하고 있었던 걸까?

    이미 쇠락의 길을 한참 걸어가버린 Palm 기종이라 뒷수습을 어떻게 해야 할 지도 고민거리다.

    PPC쪽은 내 체질과는 너무 맞지 않던데, 아예 플래너에 펜으로 직접 써넣는 아날로그 스타일로 돌아가 버릴까?

    May 24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 것인지 나는 답을 내기가 쉽지 않다.

    물론 내가 생각하는 정의가 있고, 가치판단의 기준이 있지만 그게 절대적이라고는 생각치 않으니까..

    그러나 이것 하나만은 분명할 것 같다.

    아직은 침묵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고, 그래서 세상을 뒤흔들기에는 너무나 작은 움직임과 외침에 지나지 않지만,

    모두가 조금씩 생각을 바꿔나가기 시작하는 계기를 만들기에는 충분하다는 것…

    그렇기에 그들은 혁명적이라는 것…

    소수가 혁명적인 생각을 갖는 것보다 다수의 생각을 조금씩 바꾸어 나가는 것이 더 혁명적이다.

    - A. Gramsci

    May 07

    이미 너, 외롭구나로 나를 한없이 부끄럽게 만들었던 김형태님의 책으로, 시기적으로는 너, 외롭구나보다 앞서 씌여졌다.

    여러 매체에 기고했던 글과 그림들이 世, 家, 人이라는 세가지 카테고리로 나뉘어져 있는데, 사실은 글도 좋았지만 그림들이 더 좋게 느껴졌다는 생각이 든다.

    그가 지향하던 바대로, 그림에는 문외한인 내가 봐도 (어떤 이유 없이) “좋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는 삽화들이 들어가 있어 더 좋은 책이다.

    내용에 대해서는 이미 그간 내 블로그를 통해 숱하게 칭찬을 해댄 터라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기대가 너무 컸던 탓에, 그 기대를 다 채우기에는 좀 부족했다는 생각은 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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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r 27

    딴지 총수 김어준의 그까이꺼 아나토미라는 연재 글에서 제목만 가져왔다.

    글을 다 가지고 오려다가, 저작권 있는 글을 괜히 잘못 퍼오다가 통장 잔고 바닥날 일 생길까봐 링크만 따왔다.

    궁금한 사람은 직접 읽어보기를..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라는 노래가 감성을 물들이기 시작한 “내일 모레 서른”의 입장이다 보니, 제목부터 눈길을 잡아끄는 글이 아닐 수 없었다.

    아직도 제가 있을 곳, 제가 가야 할 곳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나를 비롯한 가련한 청춘들에게 딴지 총수가 가하는 충고 한마디..

    과연 나는 서른이 되었을 때, 내가 뭘 하고 싶고 뭘 잘하는지 너무나 잘 아는 훌륭한 어른이 되어있을 것인가?(이건, 솔직히 좀 무리일 것 같지만;;)

    [관련 글타래]
    원문 보러 가기(한겨레)
    20대가 왜 그렇게 취직하기가 어려운 줄 아십니까?(내 블로그)
    너, 외롭구나(내 블로그)

    Apr 23

    침묵하고 있는 헤라클레이토스에게 누군가가 물었다.

    “헤라클레이토스여, 그대는 왜 침묵하는가?”

    그러자 헤라클레이토스는 아무 대답이 없었다.

    다시 누군가 물었다.

    “헤라클레이토스여, 그대는 왜 침묵하는가?”

    그러자 헤라클레이토스가 마지 못해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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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r 07

    닮고 싶은 누군가의 지난 삶을 훔쳐보는 것은 내게 있어 굉장히 유쾌한 일 중 하나이다.

    내가 관음적 즐거움에 남달리 집착하거나 추구하는 것은 저얼~대로 아니고, 단지 나란 인간이 많이 부족한 탓에 다른 사람의 “사는 법“을 보고 배우는 점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청춘의 문장들…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작가 김연수의 “청춘”시절을 사로잡았던 “문장”에 촛점을 맞추고, 그의 인생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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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r 10

    같은 부서에 근무하는 상사분의 모친께서 며칠 전 세상을 떠나셨다.

    전부터 내게는 인간적으로 잘 대해주시던 분이라 더 마음이 쓰였다.

    병세가 위중하신 어머님 때문에 그 동안 회사일에는 거의 신경을 못쓰시고 계신지라 나를 비롯해서 부서 직원들에게는 업무 부담이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었지만 그 문제를 거론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내의 죽음조차 지키지 못한 채 다른 누군가의 길을 밝히기 위해 묵묵히 서 있어야 하는 어느 늙은 철도원의 모습을 강요할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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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eb 12

    어쩌다가 읽게 된 스티븐 킹 원작의 단편 소설이다.

    사실 나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관계로 금연이라는 게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지 짐작이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 중의 누군가가 금연이라는 목표를 세워놓고 이를 지키려고 안간힘 쓰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대체 저게 얼마나 어렵길래 저렇게 매번 금연과 흡연을 반복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가진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간혹 내가 중독 수준으로 붙잡고 있는 습관들을 돌이켜보면 금연이라는 것도 깨나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이미 최고의 이야기꾼이자 인간 심리 묘사의 달인으로 칭해지는 스티븐 킹은 과연 금연을 꿈꾸는 자들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이 소설을 쓴 듯 하다.

    주인공 모리슨에게 벌어지는 금연주식회사에서의 금연 과정은 악성 사채업자에게 시달리는 채무자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지만, 이 방법이라면 성공 확률이 상당히 높겠다는 독자의 동의를 이끌어내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실제로 이런 회사가 생긴다면(물론 여러가지 법적, 도덕적 한계 때문에 불가능해 보이지만) 비싼 댓가를 치를 각오를 하면서까지 이용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담배 연기 없는 세상을 꿈꾸는 나로서는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Jan 14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쫓기며 늘 작은 것에 눈길을 먼저 주는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아주 가끔은 내가 살고 있는 거시적인 세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될 때가 있다.

    그리고 가끔은, 어떤 알 수 없는 힘의 존재를 느끼곤 한다.

    내 삶을 주시하고 그 방향을 인도하는 어떤 거대한 존재가 있어, 나의 삶이 그에게 종속됨을 어렴풋하게 깨닫는다.

    그 존재가 신이라고 불리는 상징적인 대상인지, 아니면 국가나 사회라는 제도적 장치인지, 그것도 아니면 내가 인지하지 못하는 삶의 또다른 측면인지는 모르겠지만 가끔 그런 존재감을 느낄 때면 약간의 거부감과 함께 경외심을 느끼게 된다.

    너무나 미약하고 초라한 존재인 내 자신을 대비해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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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c 03

    인생(Life)은 B to D라는.. 이제는 식상해져 버린 얘기가 있다.

    사람은 태어나서(Birth) 죽을 때(Death)까지 삶을 살아가게 되고, 그 중간에는 수많은 선택(Choice)들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생에 대한 굉장히 단순화된 정의이지만, 사실 이렇게 명확한 정의도 드물다고 생각한다.

    살아가면서 작게는 점심으로 무엇을 먹을까하는 선택부터, 크게는 대학에 진학할 것인가, 사회에 나갈 것인가하는 선택까지 다양한 갈림길에 서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걸 기계적으로 인지하고 판단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그저 매순간 강요된 선택을 나도 모르게 하는 것이지만..

    지난 일주일간 나는 남들이 행복한 고민이라고 불러주는, 선택의 시간을 가졌다.

    좋은 회사 두 곳을 양손에 쥐고 어느 곳이 더 낫냐는 저울질을 했고, 결국 한쪽으로 기울어진 저울을 보며 힘든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입사 포기 메일을 보내기까지 정말 많이 고민했고, 그래서 한 자 한 자 타이핑된 글자들에도 많은 고뇌와 갈등이 자리할 수 밖에 없었다.

    힘너무 늦어버린 판단 때문에 다른 예비합격자들에게는 너무 몹쓸 짓을 해버렸고, 그래서 홀가분한 생각보다는 죄책감이 더 크게 느껴진다.

    이제 선택은 끝났다.

    절친한 친구 녀석에게 내가 얼마 전 들려준 얘기처럼, 이제는 절대로 흔들리지 않을 것이고 그렇게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대다수 사람들 의견에 반하면서 나는 네임밸류와 편안함보다는 내 자신의 성장성과 미래를 택했고 그 선택이 올바르다고 굳게 믿는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내 자신이 만족할 수 있고 애정을 갖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비록 입사 후, 내가 기대했던 것들과는 많이 다른 회사 모습에 실망하게 될 지라도 나는 나의 선택을 믿고 흔들리지 않는 나의 모습을 지켜갈 것이다.

    그것이 지금의 내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 될 테니까.

    Nov 26

    내게는 너무 과분한 회사인데 덜컥 합격해버렸다.

    요즘 취업 어렵다는데.. 너무 좋은 회사들을 놓고 어디로 갈까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나 때문에 아쉽게 탈락한 사람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Nov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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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내게도 기분 좋은 일이 생겼다.

    그 동안 여러모로 힘이 되어준 가족들, 친구들, 스터디원들, 인턴 동기님들, 후배님들, …

    모두에게 전하고 싶다.

    감사합니다……

    Nov 14

    보바리 부인이라는 작품으로 널리 알려진 작가, 귀스타브 플로베르.

    그가 일상에서 접하는 수많은 단어들에 대해 “통상 관념”으로 정의한 책.

    당연히 그 정의는 사전적인 정의와는 거리가 너무나 멀다.

    당시의 역사적, 문화적 배경 지식이 부족하다보니 책 뒷편의 주석들을 열심히 뒤적여도 공감하기 힘든 내용들도 적지 않았지만,

    생각외로 시공을 초월해서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통찰력이 많이 엿보인다.

    하는 일이 아무 것도 없는 국회의원이라든지, 읽기 힘든 의사의 처방전 글씨, 언제나 이례적이라고 표현되는 여름 날씨 등..

    큰 재미나 감동을 주는 책은 아니지만, 기대했던 것보다는 좀 아쉬웠던 부분이 많았지만, 다소 냉소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이나 세상을 다양한 관점으로 파악하려는 시도는 높게 사 줄만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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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v 10

    지난 번, 젊은 구글러의 특강에서 받은 감동을 잊지 않고 계속 이어가자는 생각에 읽은 책.

    사실 그 당시의 강연이 김태원씨의 대학 생활에 대해 대한 내용이었기에 이 책의 대부분은 새로운 내용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런 점에서 더 가치있었다고 할 수 있다.

    내가 이 책을 집어든 것은, 그때 느꼈던 감동과 그때 다졌던 마음가짐을 상기하자는 이유였으니까.

    아무튼 배울 게 참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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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v 09

    교보문고에서 온 메일에서 본 글..

    요즘 여기 저기 면접 보러다니며 느낀 것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어서 담아본다.

    ===========================================================

    얼마전 면접을 보러 갔다가 면접관에게 이런 얘길 들었다.

    우린 여러분을 뽑으려고 이 자리에 온 것이지 여러분을 떨어뜨리기 위해 여기 있는게 아닙니다.

    나는 무척 감동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사실은 가득이나 떨리는 마당에 너무 감동해서 순간 눈시울이 뜨거워지기까지 했다.
    아주 작은 생각의 차이일지 모르겠지만 정말 다르게 생각하면
    면접이란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피말리고 식은땀 나는 피하고 싶은 두려운 시간이 아닐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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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ct 26

    근래에 발간된 조정래의 장편 소설.

    아리랑과 시대배경이 일치하는 소설이라 한강을 읽자마자 곧바로 구해서 읽었다.

    세계 2차대전 말, 노르망디 지역에서 미군에 의해 생포된 어느 한 독일병사의 사진에서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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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ct 21

    태백산맥아리랑에 이어 드디어 조정래의 세번째 대하소설 한강을 읽었다.

    시대배경은 아리랑태백산맥의 시대 이후, 이승만과 박정희를 거치는 동안의 한반도의 현대사를 담았다.

    해방 이후 친일파를 중심으로 한 권력 독점에 깊은 반감을 가지고 있던 나로서는 더욱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던 소설이었고,

    실제로 주인공 형제(대하소설에 특별한 주인공이 있겠냐마는 그래도 중심이 되는 인물들)인 유일민-유일표 형제들에 대한 애정도 이전 소설들에 비해 남달랐다.

    내가 존경하는 인물인 전태일 열사의 이야기가 비중있게 다뤄져서 더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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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p 18

    어디까지나 나의 절대 기준에서..

    1. 합격자에게만 개별적으로 통보하고, 불합격자에게는 전형이 끝났다는 사실조차 알려주지 않는 회사
    (메일 하나 발송하고, 문자 하나 보내주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모르지만 이런 회사는 내가 붙었더라도 가고 싶지 않다.)

    2. 신춘문예 공모를 하는 건지, 신입사원 모집을 하는 건지 알 수 없는 회사
    (인생의 큰 굴곡이 없었던 내게 ‘인생을 살면서 난관이나 장애물을 극복한 경험’을 써보라거나 다른 사람들과 문제 없이 늘 잘 지내는 내게 ‘조직 생활에서 갈등을 겪었던 경험’을 써보라는 등 소설 쓰기를 강요하는 회사들을 보면, 글재주조차 없는 내가 더욱 안타깝게 느껴진다.)

    3. 장문의 자기소개서를 쓰게 하고서는 서류 발표를 순식간에 해버리는 회사
    (도대체 나는 왜 있는 말 없는 말 지어내며 그 고생을 했던 것인가.)

    4. 면접 보러 가서 면접비 안주는 회사
    (단순히 금액의 크기 등을 떠나서 면접자에 대한 성의라고 생각한다. 다른 할 일 못하고 귀한 시간 내서 참석한 건데 당연히 어느 정도의 성의 표시는 있어야 되지 않나? 아직 나는 면접비 안주는 회사는 겪어보지 못했지만 그런 회사라면 내가 싫다.)

    5. 서버관리 허술한 회사
    (마감시간에 집중적으로 몰리는 지원자들의 태도 역시 문제가 될 수 있지만, 그런 것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매년 같은 상황을 반복하는 회사측의 태도는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 특히 서버 폭주는 대개 대기업이나 공기업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6. 이미지를 스스로 과장하는 회사
    (이건 회사인지 정치인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캠퍼스 리쿠르팅이나 온라인 활동 등을 통해 억지로 이미지를 과장하는 회사들. 어느 정도 실상을 알고 나니 그게 얼마나 가식적으로 느껴지던지..)

    7. 개인적인 자질 평가와는 관계없는 정보를 요구하는 회사
    (가족관계를 꼬치 꼬치 묻고, 집안의 동산/부동산 자산상태, 월수입 적으라고 강요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고 해도, 절대 기죽거나 비굴해지지는 말자!

    Sep 11

    지나고 나면 어떤 식으로든 후회를 하는 게 인간이고,

    그게 꽃다운 청춘의 시기이자 마지막 학교 생활의 추억이 남아있는 대학 재학 시절이라면 후회는 그 농도가 더 짙어지게 마련이지만..

    내가 졸업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지금, 나의 몇 년 간의 대학생활을 돌아봤을 때 가장 아쉽고 미련이 남는 것은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보고 배우며 나의 모델로 삼을 만한 멘토를 만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분명 인간적으로는 끌리는 좋은 사람들을 몇 명 만날 수는 있었지만, 이 사람처럼 살고 싶다거나 말과 행동의 본으로 삼으려고 했던 사람은 한 명도 없었던 것 같다.

    물론 그건 내 잘못도 크다.

    나의 인간 관계가 그만큼 좁았고, 또 다른 사람의 가치를 알아보는 안목도 부족했고, 결정적으로는 내가 좀 더 어렸을 때 과연 이런 마음가짐조차 지니고 있었을까 싶은 의문이 드는 것이다.

    어쨌거나 후회는 많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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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p 09

    우리나라로 시집 온 일본 여성이 한국생활을 하며 겪었던 여러가지 컬쳐쇼크를 “심각하지 않게” 그려낸 책이다.

    단순하지만 귀여운 그림체로 되어 있는 4컷 만화가 왼편에, 짧은 글이 오른편에 나뉘어 편집되어 있어서 읽기도 상당히 편하다.

    여러가지 일본어 표현이 많이 수록되어 있어서 일본어 공부에도 좋다고 하지만, 문외한인 나는 그런 장점에는 전혀 개의치 않고 내용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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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ug 29

    요즘 개그 프로그램을 봐도 전혀 웃기지가 않아 무엇 때문에 내가 웃음을 잃어버렸는지 고민 아닌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이런 나를 위해 오늘 최고의 코미디가 준비되어 있었다.

    별 생각 없이 인터넷을 뒤적이다가 접하게 된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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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ug 09

    근 다섯 달만에 책 읽고 포스팅- _-;

    12권짜리 소설을 다섯 달이라는 긴긴 시간동안 붙잡고 있었던 이유는..

    딱히 없다;;

    그냥 요즘 워낙 불규칙적인 인생을 살아가다 보니 활자와의 친분 관계가 많이 소원해졌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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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ug 06

    livesofothers.JPG

    (스포 약간 포함;)

    타인의 삶.

    어느 중증 관음증 환자의 위험한 이웃집 훔쳐보기…

    …는 아니다=ㅂ=ㅋ 포스터 보고 혹시나 다른 내용-_-을 떠올렸다면 낭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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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ug 02

    사람들 사이에서 널리 회자되는 정말 흔한 표현 중 하나가, 위기 속에는 위험과 기회가 공존한다는 말이다.

    내가 처음 이 말을 접했을 때만 해도 신선한 충격 비슷한 것을 느꼈었는데 지금은 너도 나도 자주 사용하다보니 상투적인 표현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표현이 좀 진부할 뿐이지, 실제로 위기 속에서 기회를 이끌어내는 경우를 보기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얼마 전에 굉장히 재밌는 기사를 하나 읽었다.

    사업 실패로 100억원에 가까운 부채를 안게 된 어느 사업가가, 참가비를 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OX퀴즈 대회를 개최해서 자신의 빚은 그 참가비로 청산하고 대회 우승자에게는 시가 140억원에 상당하는 건물을 등기 이전해 주겠다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놓았다는 것이었다.

    조금은 황당하고 기발한 발상.

    솔직히 말하자면 OX퀴즈 대회 구상 자체가 현실성이 많이 결여되어 보였다.

    지급 보증도 확실치 않고, 대회 운영에 대한 투명성과 신뢰성도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선뜻 참가비를 내고 언제 시작될 지 모를 퀴즈 대회를 기다릴 사람들을 60만명이나 모은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었다.

    아무리 요즘 “한 방”에 목숨거는 사람들이 많고, 당첨금이 확 줄어버린 인생여전 “로또 복권”으로는 잔뜩 부풀린 사행심을 채워주기에는 많이 부족한 게 사실이지만..

    그러나 그런 생각을 해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사업가의 센스에는 감탄을 금할 수가 없었다.

    정말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내는 사람이로구나…

    한 동안 잊고 지내다가 그 이야기를 다시 접한 것은 어제였다.

    평소처럼 인터넷 게시판을 뒤지다가 OX퀴즈에 관한 글을 읽게 되었고 OX퀴즈 웹사이트도 알게 되었다.

    현실성없는 일이라며 내가 슬쩍 그의 생각에 비웃음을 흘리고 있을 때, 그 사업가는 사업가답게 차근차근 일을 진행시켜 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128등까지 수상자에 대한 상품을 걸어놓고 출제되는 문제에 대한 공신력을 높이기 위한 이벤트까지 열어가며..

    공지사항에 올라온 글은 조회수가 20만건에 가까운 경우도 있을 정도로 퀴즈 대회에 대한 누리꾼들의 관심은 뜨겁게 달구어지고 있었다.

    과연 그 중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퀴즈 대회 참가로 호응을 해 줄 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잘 진행되어서 훗날 불쾌하게 기억되는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Jul 19

    분명 여기 저기에 내 얼굴이 차용된 것 같은데,

    특히 술자리에서 이 카메라 저 카메라에 많이 빌려준 듯 한데..

    왠지 내게 돌아온 사진은 한 장도 없다- _-

    정말 미스테리가 아닐 수 없다.

    사실, 그것 자체는 상관없는데 누군가의 싸이 미니홈피에 내 덜생긴 얼굴이 떡~ 하니 게시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묘하다.

    인터넷이라는 공간이, 비록 미니홈피처럼 사적인 미디어의 틀에 담긴다고 해도 수많은 일반 대중에게 공개될 가능성이 언제나 훤하게 열려있는데 사람들은 이런 사실에 너무 둔감한 것 같다.

    아니면 내가 너무 예민한 건가?

    난 솔직히, 내 얼굴이, 또 내가 아는 사람들의 얼굴이 웹에서 노출되는 것이 너무나 싫은데, 다른 사람들은 아닌가 보다.

    하긴.. 나처럼 덜생긴 녀석이나 그런 문제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이겠지.

    Jul 08

    카페 서비스를 이용하려고 국내 1위의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에 로그인했다.

    나를 먼저 반겨주는 것은, 실명 확인을 하라는 메시지였다.

    identity_confirm.jpg

    드디어 때가 온 것인가?

    뉴스기사 등에 달리는 악성 리플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던 네이버 측에서 법 조항을 내세워 조치를 취하기로 한 모양이다.

    그동안 아무 근거없는 인신 공격성 악성 리플 때문에 명예가 실추되고, 물질적인 재산 피해를 입고, 정신적으로 상처받았을 수많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당연하다 싶은 귀결일 테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운 점도 없지 않다.

    인터넷 실명제가 가져올 수 있는 시놉티콘의 붕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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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un 21

    난, 구직자다.

    아직 졸업을 한 학기 남겨둔 휴학생이지만, 작년 하반기 공채도 해보고, 올해 상반기 공채(내년 2월 졸업자가 지원 가능한 몇 군데)와 인턴 공채를 해봤다.

    마음 먹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또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에는 다른 구직자들에 비해서 “절박함”이라는 요소가 많이 부족한 상태였기 때문에 지원서를 내고, 필기 시험을 보고, 면접을 보면서도 여유를 잃지 않을 수 있었고 합격과 불합격으로 이분되는 결과에 대해서도 그다지 감흥을 느끼지는 못했다.

    내가 정말 가고 싶은 회사, 합격하면 열심히 일할 회사가 아니더라도 모집 공고가 나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열심히 “경험치”를 높이기 위해 지원서를 써냈다.

    그래, 경험치.. 어쩌면 나는 게임을 하고 있는 기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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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un 01

    그대가 만일 시인이라면,
    그대는 이 종이 안에
    구름이 떠있는 걸 분명하게 볼 수 있다.
    구름이 없다면, 물이 있을 수 없다.
    물이 없다면, 나무들이 자랄 수 없다.
    나무들이 없다면, 그대는 이 종이를 만들 수 없다.
    따라서 여기, 구름이 있다.
    이 종이의 존재는 구름의 존재에 달려 있다.
    종이와 구름은 매우 가까운 관계이다.

    – 틱낫한, 평화로움 中에서
    May 31

    1년을 간신히 채우고,
    그토록 사랑한다고 외치던 회사를 떠나고자 합니다.
    다른 직장이 정해진 것도 아니고, 공부를 할 계획도 없지만
    저에게는 퇴사가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회사에 들어오고나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참 많았습니다.
    술들은 왜들 그렇게 드시는지, 결재는 왜 법인카드로 하시는지,
    전부다 가기 싫다는 회식은 누가 좋아서 그렇게 하는 것인지,
    정말 최선을 다해서 바쁘게 일을 하고
    일과후에 자기 계발하면 될텐데,
    왜 야근을 생각해놓고 천천히 일을 하는지,
    실력이 먼저인지 인간관계가 먼저인지
    이런 질문조차 이 회사에서는 왜 의미가 없어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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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y 28

    5월 말에 비보가 이어지는구나.

    90년대 말, 고등학교 다닐 때 본격적으로 빠져들었었던 J-Pop.

    그 때 주로듣던 음악이 Zard였었다.

    60년대 생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동안에 청순했던 그 모습이 눈에 선하다.

    콘서트에 나와서도 춤을 전혀 못추고 겨우 손뼉이나 치며 분위기를 유지하던 순수한 모습.

    한창 나이 때 암투병으로 고생하더니, 끝내 이렇게 아까운 목숨을 잃게 되다니..

    아래는 Zard 공식 웹사이트 메인에 걸린 글.

    ZARDファンの皆様ヘ

    弊社所属アーティストであります、ZARDのボーカル/作詞家、坂井泉水が、
    5月27日15時10分、不慮の事故による脳挫傷の為、永眠致しました。

    坂井さんは、昨年6月、子宮頸癌を患い、都内某病院にて、入退院をくりかえしながら闘病生活を送っておりました。摘出手術により、一度は快方に向かっておりましたが、子宮頸癌の肺転移が認められ、今年4月に再入院を余儀なくされました。主治医及び病院関係者の治療のおかげをもちまして、ここ最近は、早朝に病院の敷地内を散歩するまでになり、気丈にも体調回復のための日課としておりました。5月26日早朝、病室に戻る途中、階段の踊り場(約3メートルの高さ)を通った際、前日の雨により足を滑らせて転落、後頭部を強打したことが、要因となりました。

    これまでZARDを応援して下さった皆様に深く感謝し、いつまでもZARD作品が、皆様の心の中に生き続けることを願っております。

    2007年5月28日
    ビーイングスタッフ一同

    WEZARD.net – Zard 공식 웹사이트

    Zard 정보(일본 위키피디아)

    May 18

    1. WP Upgrade 2.1.3 –> 2.3

    2. 도메인 추가 구입(bomnal.org) 및 셋팅 완료, 이전 중…

    3. 여행 사진 정리(完)

    Apr 30

    여행 사진을 올려보려고 웹상에서 이미지 업로드 공간을 제공하는 곳들을 좀 알아봤다.

    1. 플릭커(flickr.com)

    flickr.jpg

    꽤 많이 알려진 곳이다. 얼마 전 야후!에서 인수해서 몸집이 더 불어났다.

    플래시 UI를 채택해서 업로드 한 사진에 맘대로 노트도 붙일 수 있으며, 여러 사람들과 사진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블로그처럼 태그를 통해 관리도 가능하며, 쉽게 블로그에 이미지를 삽입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장점: 외부 직접 링크 가능, 생각외로 빠른 속도, 다른 사용자와의 이미지 공유, 다양한 업로드 툴 제공

    단점: 파일 업로드 용량 제한(100MB/월, 5MB/Photo), 파일 보기 제한(200개/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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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r 06

    youtube.jpg

    역시 사람 사는 동네는 어딜 가나 비슷한 것 같다.

    우리나라 게시판에서만 볼 수 있는 리플인 줄 알았더니, 얘들도 별 수 없구나.

    Apr 05

    오랜 침묵을 깨고, 오늘 일단 블로그를 다시 설치했다.

    하필 블로그가 설치된 곳만 파일들이 다 유실되어-_-;; (정말 魔가 낀 것일까?)

    그간 열심히 삽질해놨던 테마 파일들과 블로그 내에 업로드했던 이미지 파일들이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지만 불행 중 다행인 건 DB가 그대로 살아있다는 점이다.

    DB까지 날렸으면 정말 눈물 날 뻔 했겠지.

    몇 달만에 블로그에 글을 남겨보는지 모르겠다.

    이것 저것 할 것은 많은 것 같은데 왜 이렇게 하기가 싫은 건지 모르겠다.

    이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귀차니즘…

    근데, 이 테마 30초만에 결정한 것치고는 상당히 상콤한데?

    Mar 04

    ex libris >>

    “임무수행 중 특히 경계해야 할 것이 두 가지가 있소. 술과 여자요. 그건 둘 다 독이오. 술은 감정을 해이하게 만드는 독이고, 여자는 의지를 약화시키는 독이오.”

    이념의 현수막을 내건 정치적 전쟁은 바야흐로 그 수레바퀴를 본격적으로 굴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 어느 쪽에서나 민족은 내세워졌으나 정작 수레바퀴 아래 깔려야 하는 건 민족이었다.

    장광산도 금산도 그리고 조계산으로 뻗어나가고 있는 산줄기들도 농밀한 어둠의 장막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무수하게 뻗은 산줄기들은 모두 북으로 북으로 치달아가고 있었다. 조계산 줄기는 무등산 줄기와 손을 맞잡으며 섬진강에 이르고, 그 지맥은 섬진강을 뛰어넘어 지리산으로 이어졌다. 산속에 산을 품은 지리산의 준령들은 북으로 치달아 오르다가 덕유산을 만나고, 덕유산은 가쁜 숨을 몰아 추풍령에 다다라선 속리산으로 건너뛰는 것이다. 그 줄기가 소백산에 이르러, 원줄기인 태백산맥이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낙안벌을 보듬듯이 하고 있는 진광산이나 금산은 태백산맥이란 거대한 나무의 맨 끝까지에 붙어있는 하나씩의 잎사귀인 셈이었다.

    - 1권

     

    “과거란 망각이 아니라 현재의 축적이라는 말이 맞군.”

    내가 선우 선생한테 하고 싶은 말이 한 가지 있다면, 현실을 파악하는 데 있어서 선우 선생이 겪은 경험에 예속되거나 또는 피해를 입은 보복감정으로 가치를 설정하거나 판단의 기준을 삼거나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것을 탈피하지 못하면 생각이 왜소해지고, 사태를 오판하게 되고, 사람을 오해하게 되고, 스스로 외로워지게 됩니다.

    - 3권

     

    가난이란 육신을 배고프게 할 뿐만 아니라 영혼까지 배고프게 만드는 것이다.

    - 4권

     

    농민은 생체언어로 사회에 발언하고, 생체언어로 삶의 진실을 표현하며, 생체언어로 역사에 참여한다.

    - 5권

     

    전쟁은 정의의 실현을 위해 필요한지 모르지만 전쟁 자체가 정의는 아니다. 전쟁은 정의도 사상도 아니다. 윤리나 도덕은 더구나 아니다. 전쟁은 오로지 힘일 뿐이다.

    그러고보면 이번 전쟁은 겹겹의 싸움이었다. 겉거죽은 이땅을 반 동강낸 미국과 소련의 응등거림이었고, 속거죽은 그 두나라가 내세우는 주의에 따라 무장한 군대의 맞부딪침이었고, 그 속살은 착취한 지주와 착취당한 소작인들의 맞대거리였다. 이번 전쟁은 양쪽 군대만의 싸움이 아니라 지방마다 소작인들이 들고일어나는, 겉과속이 한꺼번에 뒤집어지고 엎어지게 되어 있는 싸움판이었다. 그런 전쟁의 승패가 어떻게 갈라질지는 너무나 뻔한 것이었다.

    - 6권

     

    전쟁은 명분으로 시작되어 광적인 살인과 파괴를 거친 다음 잿더미로 끝난다…… 이학송의 머리에 모아진 생각이었다.

    - 7권

     

    자각하지 못한 자에게 역사는 존재하지 않으며, 자각을 기피하는 자에게 역사는 과거일뿐이며, 자각한 자에게 비로소 역사는 시간의 단위구분이 필요 없는 생명체인 것이다. 역사는 시간도, 사건도, 기록도 아닌 것이다. 그것은 저 먼 옛날로부터 저 먼 뒷날에 걸쳐져 살아서 꿈틀거리는 생명체인 것이다. 올바른 쪽에 서고자 한 무수한 사람들의 목숨으로 엮어진 생명체. 그래서 역사는 관념도, 추상도, 과거도 아닌 것이다. 그것은 오로지 뚜렷한 실체인 것이다. 그러므로 역사는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크는 것이다. 솥뚜껑 같은 사람의 힘과 의지로 역사는 크는 것이다. 솥뚜껑은 하나가 아니었다. 솥뚜껑은 수없이 많았다. 이제 자신도 그 뒤를 따라가는 하나의 솥뚜껑이고자 했다.

    - 10권

     

    전쟁, 그리고 휴전. 그리고 살아남은 자들과 죽은 자들, 살아남은 자들의 마음 속에 영원히 살아갈 자들.

    ‘빨치산’이나 ‘남부군’같은 생소한 단어들을 그 의미와 함께 재미를 통해 알게 해 준 ‘태백산맥’.

    허구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 소설이라는 장르이고, 작가가 좌향의 역사인식을 가지고 책을 집필했음이 분명하기에 이 소설 하나만으로 6.25라는 한국 현대사의 중요 테마, 그리고 이를 중심으로 한 기존의 역사 인식을 일소하고 뒤집어버리기에는 분명 무리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존의 교육을 통해 굳어진, 반공사상이 저변에 깔려 있는 내 역사관에 어떤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은 사실이다.

    스물 일곱 해나 살았건만 역사인식에 있어서도, 어떤 사상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그저 ‘살아가기’만 하는 데 있어서도 많은 부끄러운 모습을 가진 나이기에 상당히 의미있는 텍스트 읽기가 되었던 것 같다.

    Nov 22

    12월 24일 15:15 인천 출발

    12월 24일 18:10 홍콩 도착

    12월 24일 22:25 홍콩 출발

    12월 25일 02:15 델리 도착

    2월 13일 07:40 델리 출발

    2월 13일 15:10 홍콩 도착

    2월 13일 16:40 홍콩 출발

    2월 13일 21:00 인천 도착

    Nov 13

    오늘 문득 책상과 책상 주변을 정리하다가 나라는 존재가 새삼 무겁고 복잡하게 여겨졌다.

    비우는 것 보다는 채우는 것을 선호해왔고,

    버리는 것 보다는 얻는 것을 추구해왔던 나이기에 이미 나와 내 주변은 불필요한 것들로 가득 메워져 있었다.

    사실 무언가와 관계를 맺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것은 그 관계를 단절시키는 일인 것 같다.

    관계맺음에 실패하면 아쉬울 뿐이지만, 없어야 할 관계맺음이 계속되면 남는 건 미련뿐이니까.

    그래서 어려운 일이겠지만, 앞으로 해가 저물기 전 50일 가량은 “비우기와 버리기”를 실천하며 보내기로 했다.

    기약할 수 없는 곳으로 떠나감을 준비하는 이들처럼 정말 내게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오늘부터 나도 다이어트 돌입!

    Nov 13

    옛날 어느 나라에 권세 있고 지혜로운 임금이 있었다.

    그런데 누군가가 나라에 하나뿐인 우물물에 물약을 떨어뜨리고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부터 이 물을 마시는 자는 모두 미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우물물을 마신 백성들은 그 저주처럼 하나씩 둘씩 미쳐버리고 말았다.

    우물물을 마시지 않은 임금 한 사람만 제외하고 모두가 미쳐버렸을 때, 미쳐버린 사람들은 이제 모여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임금이 제정신이 아니라네. 미친 사람을 임금으로 모시고 살 수는 없지 않은가. 저 임금을 쫓아버리세.”

    그리고 지혜로운 임금은 스스로 우물물을 마셨다.

    비로소 모두가 제정신을 찾게 된 그 나라에는 다시 평화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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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v 03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 작은 나무(Little Tree)를 통해 배우는 삶의 지혜

     

    지금도 꾸준히 잘 팔리고 있는, 꽤나 유명한 책이다.

    연말도 되고, 왠지 요즘들어 감성이 많이 메말라가는 것 같아서 책장에서 끄집어 내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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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ct 19

    남들보다 더 잘하려고 고민하지 마세요.

    ‘지금의 나’ 보다 잘하려 애쓰는 게 중요해요.

    Don’t bother just to be better than your
    contemporaries or predecessors.

    Try to be better than yourself.

    Oct 18

    책을 버리고 거리로 나가자
    - 데라야마 슈지 쓰고 김성기 옮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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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ct 18

    내 나이 26살, 사회 진출을 목전에 두고 학부 마지막 학기 도중 휴학을 결심했다.

    먼 훗날 지금의 심정을 잊고 후회하지나 않을까 싶은 마음에, 스스로에게 남기는 글을 적어본다.

    많은 고민 끝에 내린 힘겨운 결정이었건만, 아직도 내게는 많은 미련과 후회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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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ct 18

    큰 스님이 제자들을 모아놓고 말씀하셨다.

    “다들 모였느냐? 너희들이 얼마나 공부가 깊은지 알아보겠다.”

    “어린 새끼 새 한 마리가 있었느니라. 그것을 데려다가 병에 넣어 길렀느니라. 그런데 이게 자라서 병 아가리로 꺼낼 수 없게 되었다. 그냥 놔 두면 새가 더 커져서 죽게 될 것이고, 병도 깰수 없느니라.”

    “자 말해보거라. 새도 살리고 병도 깨지 말아야 하느니라. 너희들이 늦게 말하면 늦게 말할수록 새는 빨리 죽게 되느니 빨리 말해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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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ct 13

    “세상에서 제일 빨리 무뎌지는 칼이 뭔지 알아?”

    “글쎄, 생선 다루는 회칼? 아니면 고기 자르는 칼? 아무래도 자주 쓰는 게 빨리 무뎌질 것 같은데.”

    “아니, 틀렸어. 가장 빨리 무뎌지는 칼은 사람의 마음이야.

    처음에는 바짝 날이 서서 스치기만 해도 큰 상처가 날 것 같지만, 금방 무뎌져서 아무런 감정도 일지 않게 되지.”

    Oct 11

    인간 실격(人間失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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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ct 10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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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p 21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
    - 진중권의 극우 파시스트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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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p 16

    달갑지는 않지만 공채 시즌이라 여기 저기 입사 지원서를 쓰고 있다.

    지금까지 5~6군데 쓴 것 같은데 벌써 지쳐버렸다.

    도대체 내가 왜 이 짓을 하고 있는 것일까 싶은 회의감을 많이 느낀다.

    나란 인간을 몇 백자의 글로 요약해서 보여준다는 것도 우스운 일이지만, 그걸로 사람을 판단해서 걸러낸다는 현실은 더 우습다.

    언제부터 자기소개서가 이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을까.

    채우지 못하는 공란들이 눈에 자꾸 밟힌다.

    난 그간 무엇을 하며 살아온걸까.

    나름대로 치열하게 살려고 노력했던 그 세월이 무의미한 허송의 시간일 뿐이었을까.

    요즘처럼 내 자신이 부끄럽고 초라하게 느껴지는 때가 없는 것 같다.

    Sep 03

    혹자는 말했다.

    우리가 고민하기를 멈추는 순간, 우리는 늙기 시작한다고..

    외롭지 않다면 청춘이 아니다.

    고민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더 이상 삶이 아니다.

    그래서 먼 옛날, 중국땅에 살았던 孟子 할아버지는 이런 말을 남겼다지?

    生於危患 死於安樂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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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ug 26

    몇 년 전에 읽었던 움베르토 에코의 “세상의 바보들에게…”에 읽지도 않는 책을 잔뜩 쌓아놓기만 하는 장서가를 비꼬는 내용의 글이 있다.

    에코의 비판처럼, 전부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장서가는 독서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책장에 꽂힌 책 중에 손을 타지 않은 책들이 얼마나 많던가.

    그러나 대단한 장서가이면서도 동시에 훌륭한 독서가인 사람이 있었으니,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지(知)의 거장, 다치바나 다카시(立花 隆)다.

    아마 그의 “고양이 빌딩”에 소장된 책들은 모두 그의 손이 한 번쯤은 거쳐간 것들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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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ug 20

    ① 전환시대의 논리
    ② 우상과 이성
    ③ 80년대 국제정세와 한반도
    ④ 분단을 넘어서
    ⑤ 역설의 변증
    ⑥ 역정
    ⑦ 自由人, 자유인
    ⑧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⑨ 스핑크스의 코
    ⑩ 반세기의 신화
    ⑪ 대화
    ⑫ 21세기 아침의 사색

     

    한길사의 리영희 선생님 저작집 세트

    역시 개념 충만한 출판사라서 약속은 지키는구나.

    전12권 세트가 264,000원, 여기에 할인쿠폰과 적립금하면 얼추 20만원 돈이라 생각보다 비싸지는 않다.

    그런데 예판이라는데 예판만의 메리트는? 할인쿠폰?

    뭔가 예판스럽지 않다. 맘에 안든다;

    일단 Wish list 상위에 넣어놓기는 하는데, 올해 안에 살지 안살지는 아직 모르겠다.

    누가 옜다~ 하고 선물해주면 좋겠구만-_-;

    Aug 17

    사진을 찍히는 일인 것 같다.

    남들보다 부족한 비쥬얼을 가진 탓에 그동안 사진 찍히기를 꾸준히 거부해왔으나

    본의아니게 최근 두어달 동안 사진 속 등장인물로 많이 출현하게 되었다.

    방금 사진들을 주욱 정리하면서 살펴봤는데, 포즈나 표정이나 엉망이다-_-;

    하나같이 바보같아보이는 사진뿐..

    원판 불변이라고? 글타면 할 수 없고..

    Aug 07

    에.. 걸리고 말았다.

    요즘같이 푹푹 쪄대는 날씨에 감기라니 정말 내 몸은 연구대상이다.

    좀 덥기는 해도; 건조하지는 않은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여름감기라니-_-;

    며칠 쉬다보니 긴장 풀리고 몸이 좀 허해진걸까?

    다행히 기침은 나오지 않지만 두통으로 무거워진 머리가 너무 괴롭다.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두통만은 사라지길..

    Aug 04

    낮은 그렇다쳐도 밤까지 더우면 곤란하잖아..

    Aug 03

    진중권, 그의 글은 불편하다.

    암묵적 합의하에 덮어두었던 장막을 기어이 들춰내어 그 속에 내재한 추악함을 상기시키는 그의 글은 불편하다.

    그리고 그 불편함이,

    심리적 방어기제로 웃음을 만들어낸다.

    내가 가진 추악함, 내가 사는 사회가 가진 더러움을 애써 감추려고 나는 쓴 웃음을 짓는다.

    이것이 내가 그의 글을 읽으며 키득거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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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ul 29

    드디어 7월 28일(어제)부로 5주간의 짧은(?) 인턴 생활이 끝났다.

    어색한 정장 차림과 낯선 회사 분위기에 이리 저리 눈치도 보고, 알게 모르게 신경쓰고 마음 써야하는 일도 많았던 5주.

    그래도 끝나니까 좀 아쉽다는 생각도 든다.

    다시 학교에 돌아가 학생으로 한 학기를 보내야 한다는 점에 한편으로는 좋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한편으로는 지겹다는 생각도 들고.

    그렇지만 5주 동안 많은 것을 얻은 것 같아 다행이다.

    우선은 내 시야가 많이 넓어지게 되었다는 것.

    그러면서 내가 부족한 부분, 그리고 앞으로 배워나가야 할 부분에 대해서도 많이 알 기회가 되었다.

    또 그리 많지는 않지만 좋은 사람들을 알게 되어 인연을 쌓았다는 점도 이번에 얻은 것 중 하나다.

    마지막 Fair 때 생각지 않게 최종 발표를 하게 되어, 250개 가까운 눈이 내게 한번에 쏠리고 그 속에 내가 주인공이 되었던 것도 좋은 경험이었고..

    여러모로 좋았던 5주다.

    이제 남은 것은 마지막 여름 방학, 아니 마지막 방학 1달을 어떻게 보내느냐 하는 문제겠지.

    Jul 20

    오랜만에 책을 읽었다.

    그간 여러가지로 바빠서 책을 읽을 시간이 없었다… 는 건 그저 핑계일 테고,

    사실 딱히 대단하거나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다 그냥 책읽기에 흥미가 좀 떨어졌기 때문일거라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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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un 30

    4박 5일간의 S사의 하계 인턴십 그룹교육에 다녀왔다.

    예상외로 세뇌교육(?)도 별로 없었고, 일정은 빡빡했지만 나름 여유가 있었다.

    어젯밤은 마지막 발표 때문에 잠을 못잤지만-_-;

    암튼 늘 ‘우물 안 개구리’ 수준에서 머무는 내게는 새롭고 좋은 경험이었고, 강한 자극이 되어주었다.

    내가 모르는 부분, 알아야 할 부분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했고, 불투명하기만 한 진로 문제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였다.

    돌아와서 확인한 이번 학기 성적은 나를 무척 당혹케하고, 좌절케하고, 화가나게 하지만,

    어쨌든 올 상반기에는 실보다는 득이 더 많으리라 생각한다.

    벌써 5주 중에 1주가 지나버렸지만, 다음주부터는 더욱 분발하기를..

    Jun 21

    어제 마지막 시험이 끝나고,

    오늘부로 내 생애 마지막 여름방학 시작~

    Jun 18

     

    시험도 막바지.. 슬슬 방학이 다가오는 시점에 오랜만에 포스팅하는 간단 리뷰~

    (날이 갈수록 글쓰기가 귀찮아지고, 포스팅하기가 부담되니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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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un 02

    책이 참 예쁘다. 겉도 속도 예쁘다.

    나처럼 보는 눈 없고 센스없는 놈조차도 보자마자 눈을 빛냈을 정도다.

    그러나 겉모습만 그럴 듯하고 내용은 3류 잡지 수준인, 속 빈 강정은 절대 아니다.

    한 사람의 따뜻한 온기가 그대로 전해져오는 꽉 찬 느낌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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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un 01

    선거 결과를 보니, 누군가의 분석처럼 부패무능을 압도했다는 생각이 든다.

    결정난 일에 더 이상 딴지 걸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씁쓸한 뒷맛이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20대 초반의 유권자가 한나라당을 더 많이 지지했다는 사실이 왜 이렇게 낯설게 느껴지는지..

    다수의 선택이 과연 옳은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4년이 지났을 때 지금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당선된 후보들은 공약(空約)이 아닌 공약(公約)을 성실하게, 제대로 실천해주었으면 한다.

    May 31

    늦은 시간에 갔는데도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아무래도 이번 선거 역시 투표율이 상당히 낮을 것 같다.

    이전 세대의 잘못을 그대로 답습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결국 나도 사람이 아닌 당을 보고 찍어버렸다.

    물론 그네들과는 지지하는 정당이 다르지만 본질적으로는 별로 다를 게 없다.

    부끄럽게 생각한다.

    소수 정당이기에 당선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어차피 뽑히지도 않을 거니까” 다른 차선을 선택한다는 태도는 싫다.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만 있다면 가능성 없는 최선보다는 가능성 있는 차선을 택해야 한다는 타협은 싫다.

    당선 여부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난 내 선택과 결정을 믿는다.

    May 31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꽤 오랜시간 수학이라는 학문을 배우고 익혔다.

    그러나 그 어떤 스승도 내게 “수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는 들려주지 않았다.

    그저 셈하는 법, 문제푸는 법만을 배우면서 나는 점점 “난해하고 쉽게 친해지기 어려운” 수학에 대해 흥미를 잃었던 것 같다.

    핑계일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수학의 한 분야를 전공삼아 공부하면서도 수학에 대한 자신이 없는 이유이다.

    수학이 무엇을 다루는지, 어떤 것을 설명하려고 하는지, 왜 수학을 배워야하는지 그 답을 찾기 이전에 그런 질문조차 품어본 적이 없으니 당연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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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y 16

    뒤돌아보면 별로 해놓은 일도 없으면서 혼자 바쁘게 보내는 5월.

    지난 주에는 더운 날에 땀을 쏟으며;; 예비군 훈련도 받았고,

    그제는 사무자동화 산업기사 시험을 보고 왔고(합격-_-v),

    지금은 다음 주에 있을 FRM 시험 때문에 열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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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r 28

    시험기간에 읽은 아사다 지로의 장편 소설, 천국까지 100마일.

    언제나 그렇듯이 그의 소설은 따뜻하다.

    눈물이 펑펑 쏟아지는 커다란 감동보다는 잔잔하고 길게 여운이 남는 감동을 지향하는 아사다 지로의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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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r 26

    The bird fights its way out of the egg. The egg is the world. Who would be born first must destroy a world. The bird flies to God. That God’s name is Abraxas.

    – Hermann Hesse, Demian

     

    그냥 갑자기 이 시가 땡겨서..

    데미안을 다시 읽어볼까 하는데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다.

    Apr 22

    대략 4~5년전 쯤에 베스트셀러로 뭇사람들에게 읽혔던 가시고기,

    흔한 소재인 “모성애” 대신에 “부성애”를 다룬 책.

    백혈병에 걸린 아이와 그 아이에게 사랑밖에는 줄 것 없는 어느 아버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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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r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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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r 10

    미디어다음에 강풀 작가의 새 만화 “26년” 연재가 시작되었다.

    1년전에 5.18 25주기에 맞춰 광주민중항쟁 관련 특집만화를 그린 적이 있었는데 그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작업인 모양이다.

    며칠전 예고편에 이어 오늘 첫화가 올라왔는데, 아직 연재 초기라 이렇다할 감흥은 없다.

    강풀 작가는, 내가 알기로, 90년대 학번을 가지고 있다.

    80년대 학생운동의 현장에서 직접 투쟁하지는 않았으나 선배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받은 세대다.

    그래서 그의 새 작품에 많은 기대가 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있는 그대로, 만화라는 미디어가 가진 장점을 십분 발휘하여 많은 젊은 세대들이 진실에 좀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학살자는 여전히 전대통령 예우를 받으며 잘 살고있는 반면, 희생자와 그 가족들은 숨죽이고 침묵해야 하는 사회.

    이 모순된 사회에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는 것 같아서 반갑다.

    Apr 10

    “전라도 놈들은 자기밖에 모른다. 겉으로는 잘해주는 척하다가도 꼭 뒷통수를 때리는 믿을 수 없는 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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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r 09

    또 떨어졌네;;

    Apr 04

    과제 때문에 이 시간에도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방에 불을 끄고 스탠드만 켜놔서 그런지 아늑하고 왠지 기분 좋다.

    오랜만에 듣는 라디오도 너무 좋다.

    소라 누님 목소리에 이어서 성식이형 목소리..

    어젯밤에 열심히 자둔 덕에 졸음도 아직은 찾아오지 않고 있고,

    이제 과제도 90% 정도는 마무리 된 상태..

    잇힝~

    Apr 01

    좌부녀(座敷女).

    일본말로 “미치광이 여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한다.

    왜 뜻도 통하지 않는 원제를 그대로 가져다 썼나 싶으면서도,

    “미치광이 여자”라는 번역된 제목을 달고 있는 막화책 표지를 생각해보니 이것도 좀 아니다 싶다.

    비도 오고, 밀리고 밀린 과제들을 보니 한숨만 나오길래 머리도 식힐겸 들쳐 본 만화다.

    원래 공포물을 좋아하는 데다가, 작가가 “드래곤 헤드”를 그린 모치즈키 미네타로라서 별 고민없이 선택했다.

    실은 그 전부터 추천하는 사람들을 여럿 봐오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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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r 29

    로그인은 거의 안하지만, 내가 쓰는 메신져들에는 나의 닉네임이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로 되어 있다.

    센스쟁이들은 이미 눈치 챘겠지만 동명의 한국 영화가 있다.

    2003년에 개봉했던 배두나, 김남진 주연의 영화,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

    물론 제목은 하루끼의 소설을 연상시키지만 내용 자체는 바로 이 소설, “카롤린 봉그랑”의 밑줄 긋는 남자를 모티브로 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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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r 27

    책을 받고서 기분이 좋았다.

    인상적인 표지와 제목이 주는 강렬함도 한 몫 했지만 그보다는 두툼한 두께와는 달리 가볍게 느껴지는 무게와 본문의 재생지 질감이 주는 편안한 느낌 때문이었을 것이다.

    요즘 우리 출판계에서 유행을 타고 있는 양장본 표지와 고급스런 종이 질감에만 익숙해진 나로서는 마분지로 만들어진 표지와 본문의 약간은 거친 듯한 느낌이 오히려 더 좋게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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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r 24

    번역은 모두가 추천하는 방곤 교수, 출판사는 문예출판사다.

    사실 예전에는 번역같은건 따지지 않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더 까다로워지는건지 요즘은 누가 번역했나, 출판사는 어디냐를 꼭 미리 챙겨서 확인하곤 한다.

    특히나 이 책처럼 (내 지적 수준에서) 쉽게 소화하기 어려운 작품이라면 이런 선택이 더 신중해지는건 어쩔 수가 없다.

    사르트르가 1938년에 발표한 “구토”는 그의 초기작이자 그의 “실존주의” 사상의 원류가 되는 작품이다.

    이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은 20세기의 문학과 철학을 논할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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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r 19

    어제, 그러니까 3월 18일 오후 4시에 연대 대강당에서 박노자 초청 강연회가 있었다.

    원래는 100주년 기념관에서 하려던 것을 표가 매진되어 좀 더 큰 자리로 옮기느라 대강당으로 이동했다 한다.

    생각보다 사람이 무지 많았다.

    주최측이 이야기하길 1200~1300명 가량..

    교복입고 온 고등학생도 있었고, 백발이 성성한 노인분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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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r 07

    고등학교에 다니며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막연하게나마 대학 생활에 대한 환상을 조금씩이라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것이 현행 입시 제도로 말미암은 것이든, 학교 행정에 의해 제시된 것이든, 아니면 학생 스스로가 상상한 것이든간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현재 상황(고등학생 신분)보다 훨씬 이상적인 대학생활을 기대하며 그 힘든 수험생활을 잘 참고 견뎌내는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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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r 05

    당신들의 대한민국 이후 5년…

    그간 박노자 교수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가.

    노르웨이에서의 5년간 그는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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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r 01

    방학이 아쉽고 개강이 두려운 건 초딩 때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방학 숙제의 압박도, 새로운 교실과 새로운 친구들에 대한 기대반 설렘반 맘은 없지만..

    어찌 됐든 학교 가기 싫은 건 똑같다.

    왜 하필 개강 첫날부터 9시 수업인거냐-_-;

    왜 하필 마지막 수업이 6시에 끝나는거냐-_-;

    왜 하필 꽃샘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거냐-_-;

    아.. 가기 싫다.

    Feb 25

    이번 학기도 22학점 꽉 채워서 달려야할 듯.

    졸업에의 길은 멀고도 험난하도다.

    마지막 학기나 되어야 겨우 숨돌릴 수 있겠군.

    그래도 어쨌든 주4파로 복귀, 잇힝~

    Feb 25

    1. 제품 기본 정보

    “누리안”은 한누리비즈에서 새롭게 출시한 전자사전 제품이다. “누리안”이나 “한누리비즈”가 생소한 이름이긴 하나 “에이원프로” 사전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이전에 “에이원프로” 사전을 판매하던 곳이 한누리비즈사로 이번에 새로운 브랜드를 사용하여 새제품을 출시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기본적인 UI 등은 이전의 “에이원프로” 사전들과 비슷하거나 같은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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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eb 17

    우리나라 번역판 표지는 뭔가 임팩트가 덜한 느낌이라서 일본 아마존 사이트에서 업어 왔다.

    ..

    처음에 제목만 봤을 때는 그저그런 “귀신의 집”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런데 포장을 뜯어보니 왠걸..

    반사회성성격장애를 가진 정신이상자의 광기어린 살인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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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eb 14

    요즘 즐겨듣는 모던락밴드 그룹..

    아직 1집밖에 안나온 신예그룹인데, 얼마 전에 우연히 노래를 들어보고 꽂혀 버렸다.

    그 뒤로 학교 오가며 계속 반복 재생 중이다.

    고놈의 저작권 뭐시기 때문에 올리지 못하는게 천추의 한.

    롤코의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의 느낌..

    Ready, Get Set, Go! 란 곡을 꼭 한번 들어BoA요~

    흠.. 그나저나 도서관에서 공부는 안하고 무선인터넷질만 하고 있으니-_-;;

    Feb 11

    귀화한 러시아 지식인 박노자.

    그의 새 저서 당신들의 대한민국 2권이 나온 시점에 뒤늦게 1권을 꺼내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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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eb 02

    삶과 죽음, 행복과 불행, 사랑과 애증, 풍요와 빈곤, 몽상과 현실…

    우리의 짧지만 긴 인생은 이러한 모순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작가는 같은 모습으로, 같은 환경에서 자란 일란성 쌍둥이의 판이하게 다른 삶을 대조하며 삶속의 모순들을 드러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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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eb 01

    2006년, 올해는 단재 신채호 선생이 뤼순감옥에서 세상을 달리한지 70주기가 되는 해이다.

    일본의 패망과 함께 우리의 주권이 회복된 지도 어느덧 60여년이 지났지만 선생은 아직도 국적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이고,

    선생의 묘는 국립묘지에 안장되지 못하고 가묘 상태로 방치되어 있다.

    아직까지 친일세력이 사회 지배세력으로 군림하는 나라이니 그럴만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마는 씁쓸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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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n 21

    논객(論客)[명사] 의론이나 변론을 잘하는 사람. 담론에 능한 사람.

    – 네이버 국어사전 인용

    요즘 들어 자칭 타칭 논객으로 형용되는 사람들이 무수히 많지만,

    나는 “논객”이라는 말을 들으면 진중권이라는 이름과 그의 모습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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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n 16

    이문열의 79년작, 사람의 아들.

    그의 초기작답게 포스가 물씬 뿜어져 나온다.

    작가 스스로도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이라고 한껏 치켜세우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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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n 13

    딱히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고,

    그냥 기분전환~

    새 번호는 about 페이지에서 확인하3

    Jan 12

    중국소설, 허삼관 매혈기.

    제목에서 짐작되겠지만 주인공 허삼관은 집안에 큰 일이 생겨서 돈이 필요할 때마다 자신의 피를 판다.

    피 두 사발(400ml)에 35원, 그는 자신의 힘과 온기, 그리고 생명을 담보로 처절한 매혈 인생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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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n 12

    몇년 만에 다시 얼굴 보게 되어서 반가웠는데,

    또 헤어짐이라니..

    긴 여행은 아니지만 조심해서 잘 가고,

    항상 건강하고 가서 공부 열심히 하길..

    다음에 얼굴 볼 때까지 안녕!

    Jan 11

    어느 날 갑자기..

    아무 예고도 없이 사람들은 하나둘씩 눈이 멀어 버린다.

    그러나 단 한사람 눈이 멀지 않은 사람이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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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n 05

    “이름이란 뭐지? 장미라 부르는 꽃을. 다른 이름으로 불러도 아름다운 그 향기는 변함이 없는 것을.”

    – 셰익스피어, 로미오와 줄리엣 中

    꽤 오랫동안, 귀차니즘의 압박으로 영화나 음악은 리뷰 글을 안쓰고있다;;

    일기장에 짤막하게 느낌이나 감상을 몇 줄 끄적거리기는 하는데, 블로그 포스팅은 내게 상당한 정신적 고역이기에 자제하는 편이다.

    그런데 간만에 좋은 영화를 봐서 글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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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n 05

    내가 정말 부러워하는 사람 중 한 사람, 고양이 책방의 주인인 “다치바나 다카시”와 젊은이 11명과의 인터뷰가 담긴 책.

    “청춘표류”라는 제목이 주는 강렬한 포스에 이끌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잠깐 훑어보고(기말고사 기간이라;;), 나중에 덜컥 구매해버린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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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n 03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속에 불가능한 꿈을 간직하자.

    –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

    몇년 전부터 우리나라 젊은이들 사이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체 게바라,

    그리고 그에 관한 책 중 가장 널리 읽히고 있는 “체 게바라 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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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n 03

    문명의 이기를 떠나보내다..

    곁에 없으니까 금새 허전..

    프랭클린 플래너가 좋아보여 사려다가 가격을 보고 흠칫..

    A4 용지 접어서 써야하나.. [PocketMod]

    Jan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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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c 29

    좀전에 YBM 사이트 들어갔다가

    내년 2월 토익 시험(34,000)을 접수하고,

    마침 MOS 쿠폰 이벤트가 진행 중이길래 냉큼 expert 2장, core 2장을 질러버렸다. (200,000)

    아흑.. (∏ へ ∏) 카드 결제하고 나니 순간적으로 느겨지는 자금의 압박이란;;

    연말이라 여기 저기 돈 빠져나가는 곳은 많고,

    들어올 데는 없고-_-;; 이러다 신용 불량 되겠3~

    Dec 28

    1권 여명편 黎明編
    2권 야망편 野望編
    3권 와룡편 臥竜編
    4권 책모편 策謀編
    5권 풍운편 風雲編
    6권 비상편 飛翔編
    7권 노도편 怒涛編
    8권 난리편 変乱編
    9권 회천편 回天編
    10권 낙일편 落日編

    외전 1권 별을 부수는 자 星を碎く者
    외전 2권 율리안의 이제르론 일기 ユリアンのイゼルロン日記
    외전 3권 천억의 별,천억의 빛 千億の星,千億の光
    외전 4권 나선미궁 螺旋迷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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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c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