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 13

군대 있을 땐 하루라도 안들으면 허전하던,

그래서 매일 정말 열심히 듣던 라디오였는데 요즘은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거의 듣지 못한다.

사실 개강하고 정상적인 일상이 시작되면서 매일 밤 10시나 11시가 되기 바쁘게 잠자리로 향하는 요즘은 들을 여유가 없기도 하다.

그래도 나를 편안히 꿈의 세계로 인도해주던,

“행복한 밤, 편안한 꿈. 아침에 일어나면 좋은 일만 있을 거예요.”라던 소라누님의 클로징 멘트가 여전히 그립기만 하다.

갑자기 라디오 얘길 꺼낸 건 EBS 라디오 문학관 때문이다.

소리를 통해서만 전해지기에, 청자들로 하여금 TV같은 시청각매체로는 부여할 수 없는 상상의 영역을 제시해주는 라디오 드라마..

그렇기에 청각을 훨씬 뛰어넘는 오감의 만족을 주는게 바로 라디오 드라마가 아니던가.

요즘은 많이 사라졌지만,

내 어린 시절 나의 형과 누나가 라디오 들을 때 옆에서 주워듣던 라디오 드라마는 정말 재밌었던 기억이 난다.

그 때문인가, 요즘은 등하교길에 음악보다는 오디오북을 즐겨 듣는다.

아무튼 EBS 라디오 프로그램 중에 라디오 문학관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KBS에도 이와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이 있다고 들은 것 같지만..)

처음 들었던 건 지난 달 말께였는데, 우연히 듣게 된 것이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었다.

이미 영화는 너댓번을 봤을 쁜더러 원작 소설도 오래 전에 봤던 터라 내용은 새로울 게 없건만

내가 그렇게 영화와 소설을 여러 번 봤을 정도로 좋아하는 작품이고,

작품 자체가 시사하는 바도 큰 이야깃거리라 귀기울여 듣지 아니할 수 없었다.

“엄석대”를 중심으로 한 거대 조직과 이에 맞서다가 끝내는 힘앞에 무릎꿇고,

굴종이라는 달콤한 열매에 취하게 되는 “한병태”…

마치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 중 하나인 조지 오웰의 “1984″에서 “빅브라더”가 이끄는 “영사(영국 사회주의)”에 대항하다가

결국은 개인의 무력함을 깨달으며 무너져내리는 “윈스턴”의 모습을 닮은 그들..

원작 소설을 보며 엄석대의 카리스마에 다소 실망하긴 하였으나 그래도 난 이 이야기가 너무 좋다.

그래서 방송을 듣고, 오랜만에 책장 한구석에 꽂힌 채 어느새 주인의 관심에서 멀어져있던 책을 다시 꺼내 들었나보다.

라디오 문학관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방송된다. EBS 라디오 문학관 페이지

다른 방송국들과는 달리 무료로 지난 방송도 들을 수 있으니,

관심있는 사람은 한 번 찾아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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