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 27

아르까지 스뜨루가츠끼와 보리스 스뜨루가츠끼 형제가 지은, 독특한 제목의 러시아産 디스토피아계 SF 소설.

예전에 예브게니 쟈마찐의 우리들 이후, 오랜만에 읽은 디스토피아계 소설이자 러시아 소설이 되겠다.

원래 절판되어서 구하기가 어려웠는데 몇년 전에 다시 복간되어서 다행히 내 손에 쥘 수 있었다.

이 책 말고,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나 레이 브래드버리의 “화씨 451″ 또한 복간되어 시중에 유통되고 있어, 디스토피아계 소설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참으로 반갑다.

대부분의 디스토피아계 소설과는 달리, 이 책이 다루는 시공간은 미래사회의 창조된 공간이 아니라 작가가 현재하고 있는 레닌그라드다.

어느 순간, 자신도 그 중요성을 가늠하기 힘든 학문적인 성과를 일궈내게 된 천문학자 말랴노프가 미지의 문명(4차원, 외계인으로 대변되는)에 의해 방해를 받게 되고,

그가 학자로서의 양심과 현실적인 안락(행복) 사이에서 갈등하고 고민하는 과정을 주된 줄거리로 그리고 있다.

조지 오웰의 1984나 쟈마찐의 우리들 같은 배경과 내용을 상상했던 나로서는 조금은 당혹케 하는 내용이었으나, 단순히 당대의 소련 사회를 비판하고 풍자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학자들, 또는 일반 대중들도 누구나 겪게 마련인(정도의 차이느 있겠지만) 이상적인 삶과 현실적인 문제 사이의 괴리와 그 간극에서 벌어지는 내면적인 갈등에 대해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해 줄 만한 작품이다.

사실 소설적인 재미는 조금 부족하다 싶지만, 주인공이 그다지 매력적이기 보다는 옆집아저씨 같은 친숙함만을 전해줄 뿐이지만,

읽고 난 뒤에 뭔가 생각할 “꺼리”를 하나쯤 던져주는 내용이다 보니 적어도 독특한 제목에 혹해서 읽었다가 낚였다는 낭패감을 느끼게 할 만한 작품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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