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 19

나는 취향이 좀 별난 사람이라, 괴담류의 소설이나 만화, 영화 등을 아주 좋아한다.

요괴나 괴물, 귀신 등의 존재를 거의 믿지않는 편이지만, 오히려 그래서 그 픽션의 세계에 더 끌리는 지도 모르겠다.

교고쿠 나츠히코의 “우부메의 여름”은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그의 시리즈 3연작 “우부메의 여름”, “망량의 상자”, “광골의 꿈” 중 첫번째 작품으로 일본에서는 2005년에 아베 히로시 주연으로 영화화된 바 있다.

사실 이 책을 구입한 것이 내 얄팍한 기억에는 3년쯤 전이고, 그 때나 지금이나 그런 정도의 배경지식 없이 무작정 접한터라 읽고 나서야 “요괴”를 다룬 소설임을 알게 되었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주인공 세키구치와 교고쿠도가 양자역학의 불확정성 원리까지 운운해가며 뇌와 꿈, 의식과 무의식, 주술과 요괴 등에 대해 다소 복잡한 이야기를 나누더니,

우리에게는 생소하기만 한, “우부메”라는 일본 요괴 얘기를 꺼내는 바람에 “유명세를 탈 정도로 잘 쓰여진 미스터리물”을 기대했던 나로서는 짐짓 실망감을 느껴야 했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기우였을 뿐.

읽어나가다 보니 모든 내용들이 퍼즐 맞추듯 짜맞춰지고, 마지막에 모든 진실이 드러나면서 “잘 썼네!”라는 감탄이 저절로 나오게 만든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은 불교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요괴와 귀신들이 살고 있는 애니미즘의 나라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다신적인 종교관이 힌두의 나라 인도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는 나라이다.

어쨌거나 그런 면에서, 일본의 요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는 이 작품은 별스런 취향을 가진 나에게는 더 흥미롭게 읽힐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ex libris >>

전쟁은 개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목숨을 빼앗는다. 전쟁터에는 당연히 인간다움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다움을 동물에게는 없는 인간만의 특성이라고 가정한다면, 전쟁터에서 살육을 벌이는 이상한 행위 또한 인간다움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인간답게 산다는 것이 과연 어떤 것인지 나는 알 수 없게 된다. 그 전쟁터에서 죽음의 공포에 들개처럼 떨고 있던, 오직 그럴 뿐이었던 나 자신이 —— 가장 인간답다고도 생각한다.

- p.193

 

하늘을 향해 똑바로 자라는 대나무는 땅바닥을 기어다니는 이끼의 마음을 알 수 없는 것이다.

- p.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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