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밑이고, 크리스마스를 코앞에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내 옆자리를 채워줄 누군가의 대한 그리움이 커져 간다.
잘난 것도 하나 없으면서 괜히 눈만 높아서는 이 사람은 이게 부족해서 안되고,
저 사람은 저게 부족해서 안된다며 내맘대로 사람을 재단하고 분류하고 있는 나를 보고 있노라니 한심하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20대 초반에 가졌던 순수함을 점점 잃어버리고 내가 결코 되고 싶지 않았던 “속물”이 되어가는 것 같아 씁쓸함을 느끼기도 한다.
나와 오랜 시간을 함께 할 사람을 만나는 일이 결코 가벼운 일도, 쉽고 간단한 일도 아닐 테지만
지금의 나는, 확실히 너무 무겁고, 복잡한 잣대와 기준으로 사람을 골라내려고 하는 것 같다.
…
어느 인디언 아버지들은 혼기가 가까워진 딸들을 데리고 옥수수밭으로 간다.
그리고는 옥수수밭에 들어가서 가장 잘 여물고 마음에 드는 것으로 한 개만 따오라고 말한다.
그러면 더 좋은, 더 잘 여문, 더 크고 탐실한 것을 고르기 위해 딸은 헤매고 다닌다.
처음에 괜찮은 옥수수를 보았다가도 좀 돌아보다가 더 좋은게 눈에 띄어 다시 그걸 고르고,
그 후에 다시 더 좋은게 보여 일단 고르지 않고 더 앞으로 나아갔다가 점점 옥수수밭을 헤매게 된다.
옥수수밭에서 자기의 마음에 또는 딱 하나를 고르기란 쉽지 않다.
결국 옥수수밭에서 “더 나은 것”을 찾아 시간만 보내다가 아예 빈손으로 돌아오거나 시간에 쫓겨 마지못해 쭉정이 같은 것을 들고 나오게 된다.
그때 인디언 아버지는 딸에게 일러 준다.
남편감도 옥수수 고르기와 같아서 지나친 기대와 욕심을 가지면 오히려 고르기가 어렵다고,
적당히 괜찮다 싶으면 그냥 선택해서 결혼하는 것이 좋다고.
…
지금 이 사람 보다 더 괜찮은 사람이 있을 텐데..
더 좋은 조건을 갖춘 사람이 나타날 지도 모르는데..
그렇게 욕심 부리다가 결국 옥수수 고르기에 실패하지는 않을까 싶어 마음 쓰이는 연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