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만원 세대”라는 말이 유행하면서 비정규직 문제가 툭 불거져 나와 사회 전체적인 이슈가 되었지만,
그 이전에도 88만원 세대는 있었다.
일을 하지만, 누구보다 땀 흘려 일하지만 가난함을 벗어날 수 없는 사람들.
Working poor라는 용어를 가져다 붙이지 않아도, 우리는 그들, 우리네 가난한 이웃들의 존재를 의식하고 있었다.
내가 즐겨보는 TV 프로그램 중에 “현장르포 동행(KBS)”이라는, 매주 목요일 밤에 방송되는 프로그램이 있다.
우리 사회에 건전한 기부문화를 뿌리내리고자 한다는 기획의도를 가지고 있는 방송으로,
매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내보내고,
방송 말미에는 과거에 방송됐던 출연자들이 시청자들의 관심과 후원을 받고 어떻게 달라진 생활을 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구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방송을 볼 때마다 나는 의문을 가진다.
과연 저들은, 방송 후 얼마나 다른 삶을 살 수 있을까 하는..
분명 그들은 생각지도 않은 금전적, 정신적 후원을 받게 되고,
그 후원을 통해 오랫동안 그들을 핍박해왔던 빚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도 있으며,
떨어져 지내던 가족과도 함께 살 수 있는 작지만 따뜻한 보금자리도 얻을 수 있으며,
아파도 치료받을 수 없었던 난치성 질환을 치료받게 되어 건강함도 찾을 수 있을 지 모른다.
하지만, 그 후원이라는 것이 대개는 일시적으로 주어지는 것이다 보니,
과연 저들의 삶이 절망의 터널을 벗어나는 것이 언제쯤일까 싶어, 씁쓸함을 느끼곤 한다.
한겨레에 연재 중인 “노동 OTL”은 일할수록 점점 가난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자가 몸소 그들과 함께 체험하며 작성하는 기획 기사다.
정당한 노동의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 2009년 대한민국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 좋은 기사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