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 08

달리는 김에 한 편 더!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장편 데뷔작, 요시노 이발관.

카모메식당(かもめ食堂, 2006), 안경(めがね, 2007)에서 본 익숙한 배우(모타이 마사코 라는 이름의)가 요시노 이발관의 미용사로 나오는 엽기 발랄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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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의 전통이라는 이유로, 남자 아이들에게 바가지 머리(라고는 하지만, 블루클럽의 X두컷이 더 걸맞은 이름같다)를 강요하는 어느 작은 시골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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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도쿄 출신의 전학생 사카가미가 등장하며, 아이들은 자신들이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개성을 잃고 속박당하고 통제받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사카가미는 아이들에게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언급하며 전통과 싸울 것을 제안하고,

한 편으로는 성인잡지를 공급하여 그 또래 아이들의 막 자라기 시작한 성적 호기심을 채워준다.

그리고.. 결국 아이들은 축제날을 기다리며 작은 혁명을 꿈꾸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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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유쾌하게 웃을 수 있었던 영화였다.

괜히 진지한 척하며 폼 잡지 않아서 좋았고, 억지로 웃음을 자아내지 않아 좋았다.

그러나 발상부터 굉장히 엽기적인 영화였지만, 마냥 웃을 수 만도 없었다.

학교 다닐 때 “두발제한”이라는 학칙으로 아이들의 머리길이를 재단하고, 기준에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반항하는 학생으로 간주해버렸던 우리네 현실이 떠올라 버렸기 때문이다.

두발자유의 움직임이 있어서 지금은 어느 정도 자유로운 헤어스타일이 보장되었다고 알고 있으나, 문제는 그것만이 아닐 것이다.

어려서부터 “해서는 안 될 것”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주입식 교육을 받았던 우리는,

어느 틈엔가 정의롭지 못하고 합리적이지 않은 것들에 대해 반대하고, 저항하는 방법을 잃어버리지 않았던가.

그렇게 바가지 머리를 하고서 “침묵은 금”이라고 되뇌이며 자신의 침묵을 합리화하는 비겁함.

이 영화가 가르쳐주는 건 그런게 아닐까?

영화 속에서 아이들은 점점 자신의 목소리를 낼 줄 알게 되면서 조금씩 성장하게 된다.

하지만 작금의 현실을 보니, 아직 나를 비롯한 우리 사회의 많은 어른들은 다 자라지 못한 것 같다.

침묵은 금이다.

하지만 그것은 항상 참으로 인정되는 공리가 아니다.

침묵은 죄악이다.

적어도 지금은 그렇게 말할 수 있다.

세대는 변해. 전통이 전설이 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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