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 04

일전에 광화문 교보문고에 갔다가 눈에 띄는 책이라 나중에 읽어봐야지 하고 점찍어 뒀던 책.

얼마 전에 갑자기 생각나서 구해 읽었다.

얼마 전, “누들로드 – 국수의 문명사”라는 KBS의 7부작 다큐멘터리를 뒤늦게 본 터라 “먹거리”에 대해 한창 관심이 고조되고 있던 나였기에

더할 수 없는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아주 흥미롭게 읽을 수 있던 책이다.

나는 “먹는 것”에 많은 의미를 둔다.

남다른 식탐을 가진 것도 아니고, 절대 미각을 가진 미식가인 것도 아니지만,

나에게 있어 먹는다는 것은 단순히 생명 유지를 위해 필요한 열량과 영양소를 섭취하기 위한 본능적 행동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래서 나는, “가족(家族)”이라는 말 보다는 “식구(食口)”라는 단어가 더 정감있게 느껴지고,

“다음에 같이 술이나 한 잔 하자”는 말 보다는 “다음에 따뜻한 밥이나 한 끼 하자”는 말을 건네는 걸 더 좋아한다.

집에서 혼자 밥을 먹게 될 때도, 대충 먹고 때우자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잘 차리지는 못해도, 나를 위한 정찬(?)을 준비해 놓고 여유있게 밥을 먹는다.

나는 그런 사람이다. (써놓고 보니 역시 나란 놈은 이상하군)

식문화는 인류와 함께 변화, 성장해왔다.

우리의 인사가 끼니를 걱정하던 시절의 “식사는 하셨어요?”에서 끼니를 때우게 된 시절의 “많이 드셨어요?”를 거쳐

배를 채우는 수준을 넘어 미각을 우선하게 되면서 “맛있게 드셨어요?”로 바뀌었다가,

이제는 어느 곳에서, 어떤 분위기 속에서, 어떤 문화를 소비했는지가 관심사가 되면서 “어디서 뭐 드셨어요?”로 바뀌었듯이

우리네 “삶”은 “먹는 것”과 뗄레야 뗄 수 없는 문화적 유대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소비하고 있는 음식들에게는 그 나름의 이야기들이 있다.

이 책은, 비롯 단편적이고 잡학 수준의 지식이긴 하나, 바로 그런 음식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자장면은 어디서 처음 만들어진 음식인지, 핫도그는 왜 “핫도그”라고 이름 붙었는지, 국수가 장수를 상징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책을 읽다보면 흥미로운 얘기들, 놀라운 얘기들도 많다.

랍스터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요리였다든가, “오랑캐 머리”에서 유래했다는 만두 이야기 등..

한 권의 책으로 많은 음식들의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내용의 깊이가 없다는 점이 아쉬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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