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주일 전, 8월 11일 저녁 8시쯤.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달려오는 트럭에 치였다.
내 생애 첫 교통사고.
차가 달려오고 부딪치는 그 상황도 또렷하게 기억나는데, 그 순간 나는 이렇게 사고를 당하는구나 싶은 체념(?) 비슷한 감정을 느끼며 무기력하게 그 상황을 그냥 받아들였다.
사실 발악한다고 한들, 그 찰나의 순간에 내가 어찌 해볼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어쨌든 앗차! 하는 순간 나는 차에 부딪쳐 바닥에 튕겨졌고, 당황한 운전자와 함께 바로 인근 병원으로 갔다.
다행히 외상도 없고, X-Ray를 찍어봐도 뼈에 이상은 없었고,
도저히 휴가 내고 입원할 만한 회사상황이 아니라서, 며칠 통원치료 받으며 버티다가 주말을 이용해서 입원해버렸다.
그리고 금요일부터 시작된 병원생활은 오늘 퇴원하면서 끝이 났고, 아직 여기 저기 결리고 쑤시는 것 같기는 하지만 95% 이상 몸이 회복된 상태다.
처음 당하는 사고였고, 처음 해보는 병원 생활이었는데 사고도 사고지만 입원해 있는 게 정말 보통일이 아니었다.
첫날부터 좀이 쑤시고 지루하고 답답해서 치료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퇴원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제는 입원한 사람들 문병을 갔을 때, 또 다른 의미로 쾌유를 빌어주게 될 것 같다.
어쨌든 길조심, 차조심, 사람조심~
#2.
병원에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TV를 멍하니 보는 생활이 계속되었는데,
요즘 주로 나오는 기삿거리는 신종플루와 나로호 발사였다.
2년간의 군생활을 외나로도에서 보냈던 나로서는, “나로”라는 이름도, 나로우주기지도 굉장히 친숙하게 느껴지기에 다른 사람들보다 더 관심있게 지켜보는 중이다.
나로도가 새삼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남열이라든지 평도나 광도 같은 익숙한 지명들이 노출되는 것도 왠지 반가웠고, 당시에 국무총리가 방문한다고 해서 잔뜩 긴장했던(군대 다녀온 사람들은 알 것이다, 높은 분 모시기에 뒤따르는 엄청난 작업거리들을) 기억도 새록새록 솟아나 잠시나마 회상에 젖어들게 만들기도 했다.
그 때는 어떻게 해서라도 빨리 벗어나고픈 곳이었는데, 어느새 추억의 장소가 되어버렸구나.
문득, 나와 함께 동거동락했던 “소라산장” 사람들이 보고싶어진다.
다들 잘 지내고 있을까?
#3.
오늘 퇴원하고 집에 돌아오니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이 기다리고 있었다.
노 통장 서거 후 약 3개월, 올해는 유난히 큰 별이 많이 지는 것 같다.
김수환 추기경님도 그렇고, 세계적인 팝스타 마이클 잭슨, 장영희님, 조오련선수 등 지금 내가 대충 기억하는 분들만 해도 꽤 많다.
내게 2009년은 이렇게 기억되겠구나.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큰 공을 세우신 김대중 전 대통령님, 부디 편안한 곳으로 가시길..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