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와 앨리스 (花とアリス: Hana & Alice, 2004)
일본 / 2004.11.17 / 로맨스(멜로) / 135분
하나는 어릴 때부터 단짝 친구인 앨리스가 점찍은 남자애를 보여준다며 끌고 간 곳에서 마음을 콩닥뛰게 만드는 꽃미남 소년 미야모토를 발견한다. 몰래 뒷조사를 통해 확인한 바로 미야모토는 한 학년 선배이자 만담동호회 회원. 하나는 만담동호회에 가입해서 미야모토의 관심을 얻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본다. 그러던 어느 날, 하나는 마침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게 된다. (이런!)
머리 다친 선배에게 기억 상실이라 뻥친 것도 모자라 ‘나한테 사랑 고백했잖아!’라고 외치는 귀여운 스토커 하나. 그리고 친구의 애정사기극(?)에 거침없이 동참한 앨리스. 그러나 그들의 우정은 미야모토로 인해 예기치 않은 삼각관계로 발전하는데…
고등학교 다닐 때, 지금처럼 인터넷이 보급되어 있기는 커녕
(98년 당시 이메일 주소 가지고 있는 애는 우리 반에 나 혼자 뿐이었다;;)
CD 레코더조차 귀했던 시절..
당시 가장 흔한 어둠의 경로는 비디오 테이프였다.
나도 가끔 친구들을 통해 일본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을 구해서 보기도 했는데,
자막이 없는 비디오를 만날 때면 적잖이 당황했었던 기억이 난다.
(단, “이웃집 토토로”는 자막 없이 봐도 재밌더라;;)
암튼 그 때 한참 유행하던 영화가 바로 “러브 레터”였으니..
나중에 정식으로 국내 개봉이 이뤄지긴 했으나 이미 볼 사람들은 20세기에 다 봤다고 하는 명작 영화다.
나카야마 미호가 하얀 설원을 뛰어가며 외치는 대사 “오겡끼 데스까-_-”, remedios의 배경음악..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리고 2000년, 뭔가 깊은 여운을 남긴 채 끝을 내며, 모처럼만에 극장을 찾은 나를 당황하게 했던 영화 “4월 이야기”
이와이 슌지 감독은 국내에 많은 팬이 있는 감독 중 하나다.
수채화같은 아름다운 영상과 잔잔히 흐르는 음악..
아련한 사랑의 감정을 따뜻하고 풋풋하게 연출해내는 그의 능력은 분명 대단하다.
별 것 아닌 사랑 이야기도 그의 손을 거치고 나면 한 편의 아름다운 동화가 된다.
“하나와 앨리스”도 마찬가지.
절친한 단짝 친구인 하나와 앨리스, 그녀들 사이에 끼어든 한 남자로 인한 사랑의 줄다리기..
사랑이냐 우정이냐를 놓고 고민하는, 뻔한 삼각관계 이야기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다.
복잡미묘한 둘 사이의 심리 상태를 아주 교묘하게, 그러면서도 적절하게 묘사하고 있다.
마지막 부분, 앨리스의 발레신은 꼭 놓치지 말아야 할 명장면..
이와이 슌지의 영화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