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 25

여름 휴가로 태국에 다녀왔다.

급히 일정을 계획하고 출발하다보니 비행편을 따로 알아보기가 힘들었고,

나 혼자 가는 여행이 아닌, 가족여행이라서 부득이하게 패키지 상품을 골랐다.

짧은 여행이었지만 많은 걸 느낄 수 있어 몸은 조금 피곤해도 보람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앞으로 다시는 패키지 상품으로 여행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들게 된 여행이기도 했다.

여행이라는 게, 꽉 짜여진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로움을 만끽하며 느끼는 즐거움이 가장 큰 것인데

패키지 관광에는 도무지 자유로움이라고는 없었다.

주요 포인트를 열심히 찍어대느라 어딜 가든 후다닥 훑어보고, 인증샷 찍을 시간만 내주는 한국형 관광.

아무래도 나하고는 전혀 맞지 않는 것 같다.

이런 “빠른 관광”을 하기에는 나는 너무나 “느린 사람”이니까.

어쨌든 태국이라는 나라는 참 볼거리가 많은 나라였다.

아직까지 왕정을 하고 있는 나라이고 불교 국가이기에 왕궁과 사원 등 여러 유적들도 볼 만 했고,

무에타이, 트랜스젠더쇼, 코끼리쇼 등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컨텐츠도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런가 하면 몇년 간의 피로가 싹 가시는 듯 했던 타이마사지와 발마사지는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었고,

파타야 비치에서 30분 정도 보트를 타고 더 들어가야 하는 꼬란(산호섬)은 남국의 푸르고 맑은 바닷가와 하얗고 고운 백사장을 가진 바닷가에서의 물놀이를 가능케 했다.

다음에 자유 여행으로 다시 한 번 방문하고 싶은 나라.

그러나 한 편으로는 아쉬운 점도 많았다.

우선, 비록 여름 휴가철이기는 하지만 너무 많은 한국 사람들.

아무래도 비슷비슷한 패키지 관광을 통해 같은 코스를 다니다보니 어딜 가나 익숙한 얼굴들이 가득했다.

한국 사람들 많으면 반갑지 않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외국에까지 나가서 서울의 복잡한 거리 냄새를 맡는다는 것은 내게는 고역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는 태국의 관광 컨텐츠가 가져오는 불편함이었다.

분명 볼거리가 많은 건 맞는데, 왜 나는 뭐든 그렇게 불편하게 느껴지는지 제대로 즐기기가 힘들었다.

트랜스젠더쇼의 화려함 이면에 감춰진 그네들의 고충을 생각하니 마음이 편치 않았고,

내 어머니뻘 또는 이모뻘 되는 아줌마들에게서 마사지를 받을 때는 미안한 마음이 앞섰으며,

눙녹빌리지에서 코끼리쇼를 볼 때는, 코끼리들의 영특함 보다는 그 코끼리들의 서글픈 눈망울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내가 지나치게 감상적인 것일 수도 있겠지만,

관광 컨텐츠를 관리하고 운영하는 태국 정부측의 문제도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짧았지만 즐거웠던 여행.

이것은, 눙녹빌리지 코끼리쇼의 한 장면.

다트를 던져서 멀리있는 풍선을 터뜨리기 위해 코끼리가 던지는 전 포즈를 취하는 모습인데,

태국 생계형(?) 코끼리의 고뇌를 보여주는 것 같다.

아.. 저 코끼리도 한 가정의 가장이겠지.

미니시암이라는 미니어쳐 공원에 가면 태국의 유적들과 함께 전세계의 주요 유적들을 축소시켜 공원을 꾸며놓았는데,

우리나라의 남대문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남대문이기에(물론 복구 작업을 하고는 있지만) 반가운 마음에 한 장 남겨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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