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 29

기품있는 마리아(Maria, Full of Grace)

남미(南美)라는 공간은 우리에게 어떻게 각인되어 있는가?

브라질의 삼바축제와 그 축제 열기만큼이나 정열적인 삶과 사랑, 축구, 커피, 잉카 및 마야 문명,…

그리고 히스패닉들의 범죄와 그 범죄의 주요 매개물인 마약.

영화의 배경이 되는 콜롬비아는 그 남미 지역에서도 주요 마약 생산국 리스트에 올라있는 나라다.

나라의 주요 산업이 농업과 목축업 광업 등 1차 산업 위주로 구성되어 있는 경제 후진국이기에 마약 생산으로 인해 움직이는 지하 경제 규모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결코 작지 않다.

마약..

일시적인 쾌락과 함께 복용자를 육체적, 정신적인 피폐함으로 이끌어가는 향정신성 물질.

그러나 화훼농원에서 중노동에 시달리며, 좀 더 존중받는 삶, 좀 더 인간적인 삶을 꿈꾸는 18세 소녀에게 마약은 현실을 벗어나게 만들어 줄 “돈”을 만들어주는 도구일 따름이다.

젊은 여성들이 환약처럼 만든 마약을 뱃속에 삼켜 그녀들의 위장에 넣어 운반시키는 마약 밀매 실태를 영화는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그 과정에서 마리아와 그녀의 친구들인 블랑카, 루시가 겪는 시련과 고통들이 아주 냉정한 시각에서 그대로 그려지고 있다.

애써 과장하고 눈물과 감동을 자아내려 안간힘 쓰는 영화들과 달리,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고발함으로써 지금도 계속 자행되고 있을, 그 자체로서 충분히 비인간적인 범죄인 젊은 여성들의 체내 마약 운반 문제를 다룸으로써 영화는 경제와 정치의 비정성에 대해 더 큰 울림을 느끼게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또 다른 마리아들이 희망보다는 절망에 가까운 꿈을 품속에 지닌 채, 국경이라는 사선을 넘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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