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 12
괴물급 고교 야구 선수 선동렬을 라이벌 대학에 빼앗기지 않으려고 직접 광주에 내려간 스카우터의 이야기.
이 영화가 서두에 밝히듯이 픽션 99%를 토대로 만든 영화다.
임창정 주연의 유치한 코미디물로 간주되어 시장에서는 무참히 참패한 영화지만, 사실 이 영화의 가치는 1%의 논픽션에 있다.
영화의 공간 배경은 선동렬 선수의 출신 고교(광주일고)가 있는 광주.
시간 배경은 1980년 5월 8일부터 열흘 간이다.
이제 감이 오는가?
3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결코 잊어서는 안될 그 날, 광주 민중항쟁의 단편이 이 영화에는 담겨 있다.
하지만 이 영화가 민중항쟁을 풀어내는 것은 영화 “화려한 휴가”의 방식과는 전혀 다르다.
99% 픽션이라는 옷을 입고 있기에 1% 논픽션의 무게감은 사뭇 가볍다.
역사적 사건의 재조명, 사회적 의식의 재확인이라는 목적에 짓눌려 마치 르포르타쥬인 양 흉내만 내는 영화가 아니다.
스카우터 “이호창”의 시선으로 그 당시 젊은이의 “선택”, 그리고 그 선택의 “변화 과정”을 보여줄 뿐이다.
무게는 한결 가벼워졌으나, 울림은 작아지지 않았다.
이런 영화가 사람들의 선택을 많이 받지 못한 우리네 영화계 현실이 안타까울 뿐.
여담이지만, 나는 배우 임창정을 좋아한다.
그의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홍콩 배우 주성치의 연기 냄새가 조금 맡아진다.
과장된 몸짓과 바보같은 대사 이면에 숨겨진 진지함, 인생의 무게감.
얼마 전 새 앨범을 발표하고 가수 활동을 재개했던데, 연기자로서도 그의 색깔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