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 10

같은 부서에 근무하는 상사분의 모친께서 며칠 전 세상을 떠나셨다.

전부터 내게는 인간적으로 잘 대해주시던 분이라 더 마음이 쓰였다.

병세가 위중하신 어머님 때문에 그 동안 회사일에는 거의 신경을 못쓰시고 계신지라 나를 비롯해서 부서 직원들에게는 업무 부담이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었지만 그 문제를 거론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내의 죽음조차 지키지 못한 채 다른 누군가의 길을 밝히기 위해 묵묵히 서 있어야 하는 어느 늙은 철도원의 모습을 강요할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

자주 가 본 것은 아니지만, 빈소에 가면 많은 감정이 교차하는 것을 느낀다.

아직까지는 나와 평소에 안면이 있던 사람의 문상을 가 본 경험은 없지만, 그들을 알고 지냈던 많은 사람들로부터 읽어낼 수 있는 감정들은 내게 간접적으로나마 전해지곤 한다.

그것이 호상(好喪)이라 할 지라도 떠나보내야 하는 사람들의 가슴에는 많은 회한과 슬픔이 서릴 수 밖에 없는 노릇이고,

잔인무도한 악행으로 악명을 떨친 악인(堊人)의 죽음이라 하더라도, 어느 누군가는 그를 위해 눈물을 흘려줄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 그 상사분과 저녁을 먹는데, 이런 얘기를 들었다.

그 동안 회사일에 소홀해서, 부서 사람들에게는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그러나 회사일과 가정일의 기로에서 주저하지 않고 가정일을 택할 수 밖에 없었다고…

그리고 좀 더 자주, 많은 시간을 함께 해드리지 못한 것이 너무나 후회가 된다고…

그 얘기를 들으며 나는 나를 돌아보며 많은 반성을 하게 되었다.

과연 나는 부모님께 어떻게 하고 있는지, 최근에 내가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넨 것이 언제였는지, 부모님 눈가에 깊이 패인 주름의 의미를 한 번이나 생각해본 적이 있었는지…

역니 나는 아직 “덜 자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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