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 09

교보문고에서 온 메일에서 본 글..

요즘 여기 저기 면접 보러다니며 느낀 것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어서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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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면접을 보러 갔다가 면접관에게 이런 얘길 들었다.

우린 여러분을 뽑으려고 이 자리에 온 것이지 여러분을 떨어뜨리기 위해 여기 있는게 아닙니다.

나는 무척 감동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사실은 가득이나 떨리는 마당에 너무 감동해서 순간 눈시울이 뜨거워지기까지 했다.
아주 작은 생각의 차이일지 모르겠지만 정말 다르게 생각하면
면접이란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피말리고 식은땀 나는 피하고 싶은 두려운 시간이 아닐 수도 있다.

나는 그 말을 듣기 전까지 내내
내 앞에 있는 표정 없는 면접관들이 나를 혼내주거나 혹은 떨어뜨리려고 하고있다고만 생각했었다.
그래서 내내 주눅들어 있었고, 틀릴까봐 조마조마했고, 손에서는 계속 식은땀이 났었다.
그래서 면접장에 앉아 있던 나는 내가 아니었다.
그러다 문득 그 얘기를 듣고 나는 퍼득 정신을 차렸다.

매일매일 조간 신문을 꼼꼼히 읽고
사회 문제에 대한 나의 견해를 정해 논리정연하게 정리하고
내가 지원한 회사의 연혁과 전망을 연구하며
면접에 필요한 핵심 영어 단어들을 외워가는 것도 물론 두 말 할 것도 없이 필요하다.
이젠 이런 준비도 없이 면접에 간다는 건 책가방도 들지 않고 학교에 가는 것보다도
더 어리석은 짓이 되었다.

그러나 막상 많은 것들을 달달 외우고 면접에 다녀온 후
내가 가장 절실하게 느꼈던 건 바로 자신감이었다.
그 떨리는 와중에도 웃을 수 있는 여유와 솔직한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노력이었다.
뭔가 더 특별한 단어를 쓰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그것 뿐이었다.

면접장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은 모두 위의 기본 소양들은 누구도 빠짐 없이 가지고 있었다.
설령 누군가 위의 여러 문제 중 몇 가지가 부족했다고 해도 그를 떨어뜨릴 사유가 되진 않았다.
왜냐하면 면접은 면접이기 때문이었다.
면접은 말그대로 서로의 얼굴과 얼굴을 마주하고 그 ‘사람됨’을 보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의 뛰어난 언변이나 대선과 세계화에 대한 유창한 의견보다는
(사실 대선이든 세계화에 대한 견해든 이것 아니면 저것이지 않는가. 1000명의 지원자가 온다면
그 중 80퍼센트 이상의 사람이 같은 의견을 말하는 것이 이상한 것도 아니다 )
그 사람의 자상한 미소와 여유있는 표정을 보고 싶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차례 면접 이후 내가 면접장에서 한 일이라고는
끊임없이 웃는 일이었다.
앞으로의 한국 경제 전망이나 세계 국제 기구에 관한 지식을 외우는 것보다 훨씬 어려웠다.
그러나 분명 효과는 있었다.

이렇게 하여 내가 알고 있는 면접 노하우는 단 하나이다.

웃음을 잃지 않는 것.
웃는 얼굴에 절대 침 뱉지 못하며, 웃으면 복이 온다고 했다.

대학교 4학년. 모두가 처음이며 모두가 어색하고 모두가 서툴다.
설령 내 옆에 앉아있던 사람이 화려한 화술로 면접관을 사로잡았다고 생각할지라도
그 사람의 어딘가는 어색하고 서툴 수 밖에 없으리라고 생각한다.
혹시 그 사람이 전혀 서툴지도 어색하지도 않다고 했다해도
그것이 면접관이 원하는 인재상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면접에서 정말 원하는 것이 완벽함은 아닐 것이다.
넥타이가 삐뚤어졌더라도, 치마가 구겨졌더라도, 대선후보의 이름이 틀렸다고 하더라도
다만 나의 열정이 뭍어나고, 면접 끝까지 웃음을 지킬 수 있을 자신감을 보여줄 수만 있다면
그 어느 바늘 구멍이라도 어떻게든 들어갈 수 있을 승산이 있지 않을까.

가장 현실적이어야 할 취업의 한 가운데에서
나는 긍정의 힘을 믿고 희망의 기운을 믿는다.
불안과 절망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취업난에서 그게 어디 쉽냐고 할테다.
분명히 어렵다. 그 어떤 고난이도의 면접 문제 보다 어렵다.
그렇기에 끝까지 믿는 사람만이 진짜 희망을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면접관을 향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웃음을 지어줄 수 있는 용기를 키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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