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몇년 전에 읽기를 시도했다가 “아무 재미도 느낄 수 없어” 내던졌던 책이다.
니체를 들먹이며 존재의 가벼움과 무거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도 그랬지만,
특히 주인공 토마스와 테레사, 사비나의 이야기, 그들이 하는 말과 행동, 그들의 생각이 전혀 공감이 가지 않았기에 당연한 반응이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고 다시 집어든 책은, 묘하게도 재미가 있었고 몰입감이 있었다.
그간 내게 무슨 변화가 있었길래?
글쎄, 나는 모르겠다.
그 사이에 내게 있었던 큰 변화라고는 나이를 먹었다는 사실과 이로 인해 파생된 자잘한 것들 뿐.
나이를 먹는다는 건, 뭔가 세상에서 이해할 수 있는 것, 공감할 수 있는 것이 늘어간다는 것일까?
ex libris;
그 당시 토마스는 메타포란 위험한 어떤 것임을 몰랐다. 메타포를 가지고 희롱을 하면 안 된다. 사랑은 메타포가 하나만 있어도 생겨날 수 있다.
- p.18
토마스는 생각했다. 한 여자와 정사를 나누는 것과 함께 잔다는 것은 서로 다를 뿐 아니라 거의 상충되는 두 가지 열정이라고. 사랑은 정사를 나누고 싶다는 욕망이 아니라(이 욕망은 수많은 여자에게 적용된다) 동반 수면의 욕망으로 발현되는 것이다.
- p.22
그녀를 짓눌렀던 것은 짐이 아니라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었다.
- p.144
영혼을 흥분시키는 것은 자신의 의사에 반해서 행동하는 육체에 의해 배신당하는 것, 그리고 이 배신을 목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p.179
이 메타포가 위험하다는 것을 나는 이미 말한 적이 있다. 사랑은 메타포로 시작된다. 달리 말하자면, 한 여자가 언어를 통해 우리의 시적 기억에 아로새겨지는 순간, 사랑은 시작되는 것이다.
- p.240
역사란 개인의 삶만큼이나 가벼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가벼운, 깃털처럼 가벼운, 바람에 날리는 먼지처럼 가벼운, 내일이면 사라질 그 무엇처럼 가벼운 것이다.
- p.257
좋은 책.
그러나 제목이 주는 것만큼의 기대를 만족시켜주지는 못한 느낌.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쉽게 추천해주지는 못할 것 같다.
개인적인 평가로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