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꽤 오랜시간 수학이라는 학문을 배우고 익혔다.
그러나 그 어떤 스승도 내게 “수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는 들려주지 않았다.
그저 셈하는 법, 문제푸는 법만을 배우면서 나는 점점 “난해하고 쉽게 친해지기 어려운” 수학에 대해 흥미를 잃었던 것 같다.
핑계일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수학의 한 분야를 전공삼아 공부하면서도 수학에 대한 자신이 없는 이유이다.
수학이 무엇을 다루는지, 어떤 것을 설명하려고 하는지, 왜 수학을 배워야하는지 그 답을 찾기 이전에 그런 질문조차 품어본 적이 없으니 당연한 결과다.
이언 스튜어트는 그 답을 제시해준다.
자연을 설명하기 위한 기호로서의 수학의 위치와 중요성을, 그는 수학자의 입장에서 열렬히 옹호한다.
자연이 보여주는 패턴들, 대칭성, 대칭붕괴, 카오스, …
두껍지 않은 책 두께에 비해 제법 큰 주제들을 다루고 있어서 다루는 개념들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
그래도 꽤나 흥미롭고 재미있는 주제들이라 읽기에 어려움은 없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교양 수학책! ★★★★★ ☆☆☆☆☆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 때에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ex libris;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새로운 현상에 눈뜨게 됨으로써, 우리가 살고 있고 그 속에 우리의 보금자리가 마련되어 있는 우주에 대해 훨씬 더 심오한 인식과 시각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 p.28
수학자들은 기호를 사용한다. 그러나 음악이 음표라는 기호가 아니고, 언어가 알파벳이라는 기호의 배열이 아니듯이 수학도 수라는 기호가 아니다.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가장 위대한 수학자로 꼽히는 카를 프리드리히 가우스(Carl Friedrigh Gauss)는 수학에서 중요한 것은 ‘표기가 아니라 그 개념(not notations, but notions)’이라고 말했다. 가우스는 그 말을 라틴어로 ‘non notationes, sed notiones’라고 했다.
– p.54
수학이란 뿔뿔이 고립된 사실들의 집합이라기보다는 풍경에 더 가깝다. (중략) 이 풍경을 하나로 이어주는 요소는 다름아닌 ‘증명’이다. (중략) 이와 마찬가지로 수학의 증명도 실제로 적용 가능한 수학에 대한 이야기(story)이다. 이야기를 할 때 시시콜콜한 세부 사실까지 남김없이 묘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영화의 등장인물들이 일일이 그곳에 이르게 된 과정을 생략하고 새로운 상황에 불쑥 나타나듯이 독자들은 스스로 일상적인 과정들을 채워넣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이야기에 구멍이 뚫려 있거나 터무니없는 구성이 들어 있어서는 안 된다.
– pp.60~63
등산가들은 산이 거기 있으니까 산에 오른다고 말한다. 수학자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풀어야 할 방정식이 거기 있으니까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것이다.
– p.79
이런 현상을 ‘초기 조건에 대한 민감성(sensitivity to initial conditions)’, 좀더 전문적인 용어를 사용한다면 ‘나비효과(the butterfly effect)’라고 한다(동경에 있는 나비가 날개를 치면 한 달 후에 그 영향으로 플로리다에서 허리케인이 발생한다). (중략) 그 때문에 초기조건에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는 계를 ‘카오스적(chaotic)’이라고 한다. 카오스적인 운동은 결정론적 법칙을 따른다. 그러나 그 움직임이 너무 불규칙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의 눈에는 거의 임의적인 것처럼 보일 정도이다. 카오스는 단순하고 복잡하고, 패턴이 없는 움직임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그보다 훨씬 파악하기 힘든 현상이다. 카오스는 분명 복잡하고 겉보기로는 아무런 패턴도 갖지 않는 움직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단순하고 결정적인 설명이 가능하다.
– pp.148~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