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은 거의 안하지만, 내가 쓰는 메신져들에는 나의 닉네임이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로 되어 있다.
센스쟁이들은 이미 눈치 챘겠지만 동명의 한국 영화가 있다.
2003년에 개봉했던 배두나, 김남진 주연의 영화,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
물론 제목은 하루끼의 소설을 연상시키지만 내용 자체는 바로 이 소설, “카롤린 봉그랑”의 밑줄 긋는 남자를 모티브로 했다 한다.

소재 자체가 상당히 독특한 편이지만, 이미 대강의 내용과 이야기 흐름은 어느 정도 알고 있던터라 신선함은 덜했다.
그래도 젊은 여성 작가 특유의 발랄함이 뭍어나서 부담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읽었다.
애초에 이 책을 고른 이유가 요즘들어 까닭없이 심각하고 마음도 무겁게 느껴지는 나 자신을 위함이었으니 소기의 목적은 달성된 셈이다.
내용이 좀 짧은 게 흠이라면 흠, 그래서 전개 부분에 비해 마무리가 좀 약한 것 같다.
그냥 큰 기대없이 읽을 만한 가벼운 연애소설을 생각하면 될 듯.. ★★★★★ ☆☆☆☆☆
개인적으로 도서관 책에 “밑줄 긋는” 사람들을 싫어하기에, 이 책이 엄청난 베스트셀러가 되어 우리나라의 수많은 청춘남녀들을 낙서가로 만들지 않은 현실이 너무 반갑게 느껴진다.
제발 도서관 책은 깨끗하게 보자-_-;;

ex libris;
그래서 타이 식으로 저녁을 먹은 그 시간 동안 기억에 뚜렷이 남는 거라곤, 오빠 친구 발레리가 프레슨 교도소 정면에 < 맞은편보다 여기가 낫다>라는 이름을 가진 레스토랑이 있다고 가르쳐 준 일뿐이었다.
– p.102
사람들은 용케 마음의 균형을 잡으며 살아간다. 어떤 삶의 방식을 놓고 자신과 타협하고, 그것의 나쁜 면을 인정하되 좋은 면만을 보려고 애쓰면서, 아침마다 스스로를 달랜다. 다시 그것이 허사가 되면서 마음의 곡예는 계속된다. 내 삶이 바로 그랬다. 고통스러운 고독의 시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고 헤쳐 나가야만 할 시간이었다.
– p.110
아이를 임신한 여인은 오로지 착한 생각만을 하는 법이다. 거기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
– p.125
나는, 우리는 뭔가를 착각한 게 틀림없으며, 두 개의 고독을 합친다고 해서 하나의 행복이 만들어지는 건 아니라고 내 생각을 이야기했다. < 음수(-) 더하기 음수는 여전히 음수예요. 그건 수학이라서 이론의 여지가 없어요.>
– p.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