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 05

내가 정말 부러워하는 사람 중 한 사람, 고양이 책방의 주인인 “다치바나 다카시”와 젊은이 11명과의 인터뷰가 담긴 책.

“청춘표류”라는 제목이 주는 강렬한 포스에 이끌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잠깐 훑어보고(기말고사 기간이라;;), 나중에 덜컥 구매해버린 책.

생각보다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 ★☆☆☆☆

‘다치바나 다카시의 명성을 미끼로 한 낚시질이다!’라고 할 정도는 아니었으나..

나는 솔직히 별다른 감흥을 얻지 못했다.

일본에서 1988년에 나온 책이라 공간적, 시간적으로 이격이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내가 (다치바나 다카시가 말하는) 청춘의 시기가 아니어서?

책속의 주인공들처럼 깊은 좌절과 절망, 혼란을 경험하지 못해서?

암튼 내게는 제목만 그럴싸한 책 리스트에 올릴 만한 책이었다.
(단연코 이 리스트의 1위는 아무도 네 인생을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가 되겠다)

그나저나 내 청춘.. 도대체 언제쯤이면 표류가 끝이 나려나..

 

ex libris;

사람은 변장했다는 그 마음만으로도 변장한 인물이 될 수 있다. 벗어나기 위해서는 모든 변장을 거부해야 한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아나가야 한다.

– pp.24~25

“인내하면서 하는 노동은 소외된 노동이고 그 속에는 유토피아가 없어요. 그렇지만 놀이와 같은 노동이 있어요. 누군가에게 강요당하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의 의지로 하는 노동. 욕구를 억누르면서 하는 노동이 아닌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노동. 자신의 능력을 발견하는 데서 기쁨을 얻는 노동. 놀이인지 노동인지 알 수 없는 자유로운 노동 속에 유토피아가 있다는 거지요.”

– p.34, 이나모토 유타카

“바로 그 점이 중요해요. 솜씨가 좋아지면 보는 눈도 좋아진다는 것. … 솜씨가 좋아질수록 스스로의 솜씨를 엄격하게 바라볼 수가 있고 미크론 단위로 사물이 보여요.”

– p.44, 후루카와 시로

“피아노 한 대를 조율할 수 있을 때까지서너 달의 기초 훈련이 필요하고, 실제 훈련에 들어가서 한 대를 조율하는 데 여덟 시간 정도가 걸리죠. 훈련을 거듭하면 한 대에 두 시간 정도의 시간이 들어요. 중요한 건 훈련이에요. 계속 거듭할수록 시간이 짧아지지요.”

– p.47, 후루카와 시로

“글쎄요. 저도 모르는 사이에 그렇게 걸어왔네요. 나이프를 만드는 것도 그렇고요.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많았는데, 쉽게 하는 건 싫었어요. 쉬운 건 항상 타협을 불러오거든요. 타협이 싫어요.”

– p.59, 후루카와 시로

“어떤 세계에서든 최고가 되는 게 가장 좋다. 그렇지만 이건 모험이기도 하다. 잘못하면 실패로 끝나버리고 평생 네 무대를 잃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남자라면 한번 도전해보거라.”

– p.66, 무라사키 타로의 아버지

“너는 지금 어둠 속을 질주하고 있는 거야. 아무도 언제 이 어둠을 뚫고나갈 수 있을지 알 수 없어. 내일인지도 모르고 일 년 뒤일지도 몰라. 언제 올지는 모르지만 반드시 그런 날이 올 거야. 그떼 네 인생이 도약하는 거야. 그만두면 안 돼. 되돌아와선 안 돼.”

– pp.77~78, 무라사키 타로의 아버지

한 발만 헛디디면 미쳐버렸을지 모를 정도로 방황했던 타로에게 채찍을 들이댄 아버지의 판단이 옳았다. 그날 주위 사람들이 타로를 위로하면 조심스럽게 대했다면 지금의 무라사카는 없을 것이다. 그는 정신적으로 자립했다. 자신의 인생을 두 발로 씩씩하게 걷고 있다.사는 것이 고통임을 깨달은 순간 강한 삶을 안 것이다.

– p.82

“같이 작업을 했던 동화작가가 전에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자네가 하는 일은 많은 사람에게 금세 인정받지는 못할 걸세. 하지만 자네를 주목하고, 인정하고, 기대를 거는 사람이 일본에 한두 명은 있을 걸세. 자네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신경 쓰지 말고, 인정해주는 한두 사람을 위해 열심히 하게나.’ 필름을 주신 분을 실망시키지 않을 사진을 찍겠다고 결심했죠.”

– p.129, 미야자키 마나부

“일단 가보자고 결심했죠. 목적지는 없었지만 가면 어떻게든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우선 가서 닥치는 대로 시험해보겠자는 생각이었죠. 부딪쳐보고 깨지겠다는 거였어요. 불가능한 일은 없다고 믿거든요. 얼핏 보면 불가능해 보여도, 어딘가에 길이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열심히 노력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 저는 항상 그런 생각을 품고 지금까지 걸어온 것 같아요.”

– p.145, 나가사와 요시아키

“세세한 기술도 여러 가지 있지만, 결국 가장 본질적인 건 자전거의 모습이랄까, 형태를 잡아주는 거라 생각해요.”
나가사와의 말이 흥미롭게 들렸다. 한 분야에 정통한 예술가나 장인들은 그 비법을 물어보면 결국 형태를 파악하는 것이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 pp.152~153, 나가사와 요시아키

“자급자족을 하면 돈이 없어도 의외로 풍요롭게 살 수가 있어요. 실제로 생활해보면서 이것이 진정 인간다운 삶이라는 걸 알게 되었죠.”

– p.163, 마츠바라 히데토시

다사키를 아는 사람들은 그가 우승한 것을 놀라워하지 않았지만, 그의 나이를 듣고는 모두 놀랐다. 그가 그렇게 젊은지 몰랐던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서 열심히 노력하는 동안에 그는 정말로 다른 사람보다 더 빨리 어른이 되었다.

– p.199, 다사키 신야

“열심히 일한 덕분에 1년 뒤에는 100만 엔을 모을 수 있었죠. 그때 문득, 이 돈으로 아파트를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런 짓을 하면 정말 질질 끌려가는 20대를 보낼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결심을 고쳐먹고 이걸 전부 써버리자고 마음먹었죠.”

– p.270, 요시노 긴지

내가 만난 이들은 이상하게도 모두 열등생들이었다. … 시기에 차이는 있지만 모두 어느 시점에선가 보통 사람들의 인생 궤도에서 벗어나버린 사람들이었다.
그 원인은 달랐다. 그렇지만 한 마디로 뭉뚱그려 말한다면 ‘재미가 없어서’라는 단어로 압축될 것 같다. 일반적인 코스를 따라갈 능력이 없어서 뒤처진 게 아니라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아서 스스로 벗어난 것이다.
궤도를 벗어나면서 그들은 자신의 열정을 바칠 수 있는 대상을 찾아다녔다. 그리고 일단 발견만 하면 그 순간 그들은 열등생이 아닌 엄청난 노력가로 변신한다.
이제까지 그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도저히 믿을 수 없을만큼 노력을 거듭해서 하나의 길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간다. 단지 자신과 자신의 의지와 열정만을 믿을 뿐이다. 그렇게 새로운 인생을 열어간다.

– pp.276~277, 다치바나 다카시

자기 인생을 자기 이외의 어떤 것에 맡겨버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자신 이외에 누군가 의지할 수 있는 사람, 의지할 수 있는 조직, 또는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 그러한 것들. 대부분의 사람들은 타자에게 자신의 인생을 내건다.
그러나 구카이나 내가 만나본 젊은이들은 자신의 인생을 그런 것에 내걸지 않았다. 그들은 타자가 아닌 자신에게 자신의 인생을 걸었던 것이다.

– p.282, 다치바나 다카시

역자의 직업상 많은 젊은이들을 가르치고 대화를 나눌 기회가 많다. 그들이 조심스럽게 꺼내보인 고민거리 가운데 가장 자주 말하는 건 ‘이 일을 하고 싶은데, 과연 이 일을 해도 될 것이냐, 전망이 있겠느냐’는 질문이다. 그때마다 역자의 대답은 늘 똑같다.
살아가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발견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축복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무얼 하고 싶은지조차도 모르고 살아간다. 그런 축복을 그냥 외면하고 지나갈 텐가.

– p.286, 역자(박연정)

2 Responses to “다치바나 다카시 著 – 청춘표류”

  1. zzun.net Says:

    청춘표류 (靑春漂流)…

    Trackbacking : http://bomnal.org/php/blog/2006/01/05/280/ 유명한 저널리스트인 다치바나 다카시의 책 중에 처음으로 읽은 책이다. 제목 그대로 표류(방황)하는 청춘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11명…

  2. zzun Says:

    저는 재밌게 읽었습니다. 청춘표류.
    속표지 사진 퍼갑니다~ 출처는 꼭 밝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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