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x libris;
상자 두개를 한꺼번에 옮기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 나는 그 앞에서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약품인가, 아니면 탄약인가? 나는 과연 누구인가? 의사인가, 아니면 혁명가인가? 결국 나는 탄약상자를 선택했다.
– p.206, 체
빈곤과 기아에 지친 쿠바 국민에게 그는 이렇게 호소했다. ‘내일 자유라는 빵을 쟁취할 수 있다면 오늘의 배고픔쯤이야 견딜 수 있지 않을까?’
– p.239, 피델 카스트로
“게릴라는 그 사회의 개혁자이다. 그들은 힘없는 형제들을 치욕과 빈곤으로 내몰고 있는 정권을 타도하기 위해 싸운다. 게릴라는 그 바탕도 그렇고 무엇보다도 농지의 혁명가이다.”
– p.311, 체
체는 ‘생각하는 인간으로서 행동하되 행동하는 인간으로서 생각하라.’는 베르그송의 멋진 말을 몸소 실천한 것이다.
– p.326
인간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신뢰, 미래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체는 혁명에 관한 설교 속에서도 늘 다음과 같은 결론을 덧붙였다.
“이제 이해하셨다면 자유를 향해 우리와 함께 갑시다.”– p.368
어느 날, 올리브그린색 군복을 입고 M 7-26의 완장을 차고 기관총까지 든 한 소년이 그에게 물었다.
“산토도밍고를 해방시키고 트루히요를 끝장내러 가는 원정대의 대장을 맡으실 건가요?”
“천만에, 대체 어디서 그런 얘길 들었지?”
이 미래의 게릴라는 눈 하나 꿈쩍 않고 대답했다.
“다들 그렇게 얘기해요. 그런데 대장님은 해방자가 아니던가요?”
“나는 해방자가 아니다. ‘해방자들’이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아. 민중을 해방시키는 건 그들 자신이란다.”– p.400
“우리 시대가 당면한 문제는, 기층민중을 헐벗게 만드는 자본주의와 먹고사는 문제는 해결할지 몰라도 자유를 억압하는 공산주의 중에서 택일해야 한다는 점이다. 자본주의는 인간을 제물로 삼는다. 한편 공산국가는 자유에 관한 한 전체적인 개념 때문에 인간의 권리는 희생시킨다. 우리가 그 어느 것도 일률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의 혁명은 쿠바만의 주체적인 혁명이어야 한다.”
– pp.406~407, 피델 카스트로
“적이라는 존재로 하여 혁명가는 행복을 느낀다. 적은 근본적인 변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조건을 창출한다.”
– p.428, 체
여전히 올리브그린색 전투복과 베레모 차림을 고수하는 체의 고집은 점점 그를 국제관례에 어긋나는 모습으로 보이게 했다. 그러나 정작 엄격한 의전절차를 무시하는 것이야말로 그의 재밋거리 중의 하나였다. 산업부 장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한량없는 존경을 받았을 때 느끼는 만족감’에 대해 물어온 한 외신기자에게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영달과 권세라. 정말 지겨운 것들이오!”– pp.428~429
《타임》지는 결론삼아 체라는 인물평을 이렇게 하였다.
피델 카스트로는 현재 쿠바의 얼굴이자 목소리이며 정신이다. 라울 카스트로는 혁명을 위해 뽑은 단검이랄 수 있다. 그렇다면 게바라는 두뇌이다. 그는 이 삼두마차에서 가장 매력적이면서도 동시에 가장 위험한 인물이다. 여자들을 홀리기에 딱 좋은, 우수가 묻어나는 미소를 입꼬리에 흘리면서 체 게바라는 냉정하고도 치밀한 방식으로 쿠바를 이끌고 있다. 놀라운 능력과 지성, 그리고 세련된 유머로서.– p.439
마르크스의 가치는 그가 사회사상 급격한 질적 변화를 창출했다는 것이다. [중략] “자연을 해석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 그것을 변형시켜야 한다.”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의 노예나 도구로 머물지 않기 위해서 인간은 자기자신의 의도에 따라 그것을 변형시켜 재조직해야 한다.
– p.455, 체
“분명, 훌륭한 개혁주의자는 쿠바 국민의 삶의 수준을 높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곧 혁명은 아니다. 혁명은 희생이요, 투쟁이며 미래에 대한 확신이다. 혁명은 우둔한 개혁주의 프로그램을 넘어서는 무엇이다. 그걸 위해서는 개인의 이익을, 개인의 수익만을 따지는 일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새로운 인간상을 획득할 수 있는 것이다.”
– pp.486~487, 체
그는 무척이나 대담한 사람이었다. 의험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므로 가장 어렵고 위험한 순간에 가장 어렵고 위험한 일들을 해내곤 했다. ……그는 순결하고, 용감하고, 모든 것에 초연하고, 욕심 없는, 인류 역사상 가장 훌륭한 인간이었다. 체의 삶은 그를 맹렬하게 반대하는 이념상의 적까지도 감명을 받고 찬사를 할 정도로 위대했다. 그의 죽음은 이 시대의 현실에 경종을 울린다. [중략] ……체는 바로 이 대륙을 짓누르는 억압 때문에 죽었습니다. 체는 이 땅에서 비참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호하려다가 죽었습니다. ……체야말로 인간됨의 전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는 혁명의 극기, 희생정신, 투쟁의지, 혁명적인 노동의 중요성을 몸소 실천하고 보여주었습니다. 그는 마르크스-레닌주의 이념을 가장 신선하고, 순수하고, 혁명적인 방식으로 실천하였습니다. ……그의 가슴과 정신에는 이념의 타락이나 국수주의, 이기주의 같은 것이 없었습니다. 그는 민중을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주저하지 않고 나서서 숭고한 피를 흘릴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 pp.651~653, 피델 카스트로
“[전략] 그래도 체는 포로들을 인격적으로 대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의 일생은 값을 정할 수 없을 만큼 가치가 있습니다. 그의 사상은 러시아와 미국이 달 착륙에 성공하기 전에 이미 우주 전체를 포함하는 넓이를 가지고 있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볼리비아에 있을 때 야영지에서 체가 우리에게 정치와 관련한 강의를 했었습니다. 그때 그는 모든 게릴라 대원들이 볼리비아 사람이라고 단언했습니다. 마찬가지로 페루를 해방시키려고 했다면 우리 모두가 페루 사람이라는 거였어요. 그리고 아일랜드 해방투쟁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들의 투쟁은 라틴 아메리카, 베트남 민중들의 투쟁과 같다. 모든 투쟁이 공동의 적을 가지고 있는데 그 적이 바로 제국주의이다.’ 그런 다음 자신의 견해를 이야기했습니다. ‘인간은 태양을 향해 당당하게 가슴을 펼 수 있어야 한다. 태양은 인간을 불타오르게 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드러내준다. 그가 고개를 숙인다면 그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잃게 되는 것이다.’”
– pp.655~656, 베니뇨(다리엘 알라르콘 라미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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