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1992년
총칼이 이 땅을 지배하던 시대
일제 식민 정권과 군부 독재 정권에 희생당한 모든 분들께
“칼로 일어선 자 반드시 칼로 망한다”
“그 칼에 봉사한 자 반드시 역사의 칼에 베인다”는
만고의 진리와 심판을 담아
삼가 이 책을 바칩니다.“왜곡된 역사나 날조된 신화보다
더 서글픈 것은 세뇌당한 영혼이다”- 책 앞머리에서

이웃 나라 역사 교과서가 왜곡된 역사를 담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자국의 국민에게는 현대사를 아예 가르치려고도 하지 않는 나라.
대입 시험이 인생의 전부가 되도록 교육 풍토를 조성해놓고,
그 중요한 대입 시험 과목에서 자국의 역사 과목을 선택과목으로 바꿔놓는 나라.
그것도 모자라서, 이웃 나라의 제도를 그대로 답습하느라
나라를 대표하는 외교공관을 뽑는 고위 공무원 시험에서조차 국사 과목을 제외하는 나라.
바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다.
지금은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내가 중고등학교에서 배웠던 “국사” 과목에서 1950년대 이후의 역사는
1~2 페이지 가량으로 요약된, “간추린” 역사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수십년의 역사가 불과 몇 줄로 요약된다.
“1960년대 이후에는 서구의 선진국들도 놀라워할 정도로 고도의 경제 성장이 있었다.
그래서 결국 1988년에는 서울올림픽을 성공리에 개최하게 된다….”
그저 암기량이 적다는 생각만으로 아무 생각없이 현대사를 받아들였다.
나는 그렇게 바보가 되었다.
그리고 나처럼 바보가 되어버린 국민들이 도대체 몇이던가.
나는 “박정희”가 정말 싫다.
나를 이렇게 바보로 만들게 한, 죽어서까지 한국 현대사에 망령으로 남아 떠도는 그가 너무 싫다.
……
만화 박정희, 기획과 출간 과정에서 꽤나 시끄러웠던 책이다.
“그때 그사람들”이라는 영화도 비슷한 무렵에 개봉해서 더 시끄러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고인에 대한 명예훼손이라며 박정희 유가족측에서 반발이 심했던 모양이다.
아마도 내가 이렇게 아무 탈없이 책을 볼 수 있었던 것을 보면, 결국 그 쪽에서 꼬리를 내리게 된 모양이긴 하지만..
객관적인 사실에 기초한 책이지만,
솔직히 박정희라는 인물에 대해 비판적인 느낌이 강한 편이다.
오른쪽 눈을 반쯤 가리고 보는 느낌이랄까.
게다가 분량 문제인지 중반 이후에는 전개가 너무 빠르다는 느낌이었다.
그 길고 긴 박정희의 독재 정권을 단 두 권으로 압축하려니 무리였음은 당연하지만
2권이라는 분량으로, 그것도 글보다는 그림 위주로 풀어내다보니 뒷부분으로 갈수록 구성이 좀 허술하게 느껴졌다.
그런 점만 빼고 보면 참 좋은 책이다. ★★★★★ ★☆☆☆☆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도록 하려고 만화로 기획했다는 출판사의 의도대로
정말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은 읽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