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 20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단 한 순간도 지금처럼 공부한 적이 없었다.

다른 친구들이 코피 흘려가며 공부하던 고3 때에도 하루에 10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고,

시험 때가 아니면, 그것도 시험 보기 바로 전날이 아니면 내 스스로 공부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수능을 겨우 한 달여 남겨 놓은 시점에서야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던 나였으니까.

내 스스로 공부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나 자신을 구속하고 속박하기 시작한지 어느덧 1년…

보통 9~10시간, 많게는 12시간이상 자던 잠을 반으로 줄였다.

하루 평균 수면 시간 4시간~4시간 30분 정도.

피곤하면 차렷 자세를 한 상태로도 졸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내가 한참 잠에 취해있었을 그 시간, 밤늦게까지 북적거리던 도시조차 선잠에 빠져버린 어스름한 새벽녘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아침을 열기 위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제는 나도 그들과 함께 호흡한다.

차가운 새벽 공기를 마시며 첫차를 기다린다.

그들처럼 치열하게 세상 속을 헤엄쳐 나가기 위해 신발끈을 졸라 맨다.

시험을 보고 왔다.

일주일 후의 토익을 대비하는 모의고사.

2월 시험 이후 떨어지는 토익 점수에 내심 불안해 하는 요즘이었기에 집에 오자마자 바로 성적을 확인한다.

그리고 지난 번보다 더 길어진 그래프.

문득 은하철도 999의 명대사가 생각났다.

시간은 꿈을 배신하지 않는다.

좋은 점수를 받아서가 아니다.

사실 어디 자랑할만큼 잘 보지도 못했다.

그렇지만, 지난 몇개월간 하향세를 그리는 점수를 보며 내 노력, 그리고 내가 흘린 땀에 대해서 조금씩 의구심을 키워오던 나였기에

오늘 맛본 기쁨은 상당히 달콤한 것이었다.

조금은 돌아갈지라도 분명 내가 나아가는 길은 앞을 향해 있다는 걸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오늘따라 구름을 한껏 머금은 하늘이 더 아름다게 느껴진다.

시간은 절대로 꿈을 배신하지 않는다, 내 땀과 노력이 더해진다면…

 

/사족/ 워드프레스 1.5.2가 나왔길래 오랜만에 업데이트를 했다.

하는 김에 테마도 교체할까 하다가 소스 여기 저기 건드린 부분도 많고,

또 마땅히 맘에 드는 것도 발견하기가 어려워 일단 접어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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