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단 한 순간도 지금처럼 공부한 적이 없었다.
다른 친구들이 코피 흘려가며 공부하던 고3 때에도 하루에 10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고,
시험 때가 아니면, 그것도 시험 보기 바로 전날이 아니면 내 스스로 공부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수능을 겨우 한 달여 남겨 놓은 시점에서야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던 나였으니까.
내 스스로 공부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나 자신을 구속하고 속박하기 시작한지 어느덧 1년…
보통 9~10시간, 많게는 12시간이상 자던 잠을 반으로 줄였다.
하루 평균 수면 시간 4시간~4시간 30분 정도.
피곤하면 차렷 자세를 한 상태로도 졸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내가 한참 잠에 취해있었을 그 시간, 밤늦게까지 북적거리던 도시조차 선잠에 빠져버린 어스름한 새벽녘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아침을 열기 위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
이제는 나도 그들과 함께 호흡한다.
차가운 새벽 공기를 마시며 첫차를 기다린다.
그들처럼 치열하게 세상 속을 헤엄쳐 나가기 위해 신발끈을 졸라 맨다.
…
시험을 보고 왔다.
일주일 후의 토익을 대비하는 모의고사.
2월 시험 이후 떨어지는 토익 점수에 내심 불안해 하는 요즘이었기에 집에 오자마자 바로 성적을 확인한다.
그리고 지난 번보다 더 길어진 그래프.
문득 은하철도 999의 명대사가 생각났다.
시간은 꿈을 배신하지 않는다.
좋은 점수를 받아서가 아니다.
사실 어디 자랑할만큼 잘 보지도 못했다.
그렇지만, 지난 몇개월간 하향세를 그리는 점수를 보며 내 노력, 그리고 내가 흘린 땀에 대해서 조금씩 의구심을 키워오던 나였기에
오늘 맛본 기쁨은 상당히 달콤한 것이었다.
조금은 돌아갈지라도 분명 내가 나아가는 길은 앞을 향해 있다는 걸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오늘따라 구름을 한껏 머금은 하늘이 더 아름다게 느껴진다.
시간은 절대로 꿈을 배신하지 않는다, 내 땀과 노력이 더해진다면…
/사족/ 워드프레스 1.5.2가 나왔길래 오랜만에 업데이트를 했다.
하는 김에 테마도 교체할까 하다가 소스 여기 저기 건드린 부분도 많고,
또 마땅히 맘에 드는 것도 발견하기가 어려워 일단 접어두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