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 25

해가 길어진 탓일까, 모처럼 한가롭게 여유가 느껴지는 주말 오후라 글을 남겨본다.

워낙 관리가 안되는 블로그라 두 주에 한 번 정도 가끔 블로그에 들러 스팸 코멘트 정리나 했을 뿐, 글 쓸 엄두를 못냈는데 그간 쌓여만 있다가 배설되지 못한 소소한 이야깃거리들을 털어내 볼까 한다.

 

#1. 직장 생활

올초에 이곳, 인천으로 발령나서 급히 옮기고 정신없이 새해를 맞았다.

약 3주가 지나고 지점 생활에 겨우 적응되나 싶었던 그때, 설 연휴가 시작되기 전, 또 한번의 인사발령이 있었다.

이번에는 이동이 아닌 진급.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던 과장 승진이었다.

입사 4년 갓 넘은 경력으로는 아주 빠르지만, 내가 다니는 회사가 아직 호봉제를 고수하는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회사라 남들 보다 빠를 것도 늦을 것도 없는 예견된 상황이었고 그래서 진급에 대한 기쁨도 크지 않았다.

(사실 아직 집에는 얘기도 안했다;;)

그 보다는 진급으로 인해 내게 주어진 새로운 역할과 부담감, 책임감 같은 것만이 무겁게 느껴질 뿐이었다.

그렇게 또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고 이제는 좀 여유가 찾아왔다.

업무도, 지점 관리도, 직원 다루는 것도 제법 익숙해졌고, 사무실에서 편안함 마져 느껴질 정도가 되었다.

작년에 처음 발령날 때만 해도, 좌천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정도였는데 요즘 들어서는 그게 “신의 한 수”가 아니었나 싶을 정도니 사람 일이란 참 알 수가 없는 것 같다.

앞으로 또 어떻게 뒤바뀔 지는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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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15

자취생활을 준비하며 필요한 것들을 하나씩 구입했다.

정말 내가 하루하루 일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꼭 팔요한 것이 무엇인가 고민해보니 필요한 것이 많지 않았다.

사람에게 소유란 얼마나 덧없는 것인지 새삼 느낀다.

물론 고승들처럼 욕심을 모두 버리고 청빈한 삶을 살아갈 자신은 아직 없다.

자주 보지 않아서 TV도 사지 않았지만, 꼭 구입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던 게 하나 있다.

바로 라디오.

자취생활하는 사람들이 TV가 필요한 이유가 바로 적적함을 달래주는 수단이기 때문임을 알기에 좀 더 “사람 목소리”에 가깝고 아날로그적인 라디오를 골랐다.

10년전, 군에 있을 때 잠자리에 들기 전 열심히 듣던 라디오.

그때 애청하던 방송이 바로 “이소라의 음악도시”였는데,

요즘은 “허윤희의 꿈과 음악 사이에”를 듣는다.

우연찮게 듣게된 방송인데, DJ의 목소리가 너무 좋다.

포근하고 아늑한 느낌.

게다가 추억속의 노래들을 주로 틀어준다.

아련하게 과거 추억속에 잠길 수 있는 시간.

기독교 방송이라 딱 그 두시간만 열심히 듣고 있는데 자기 전의 그 두시간이 너무 소중하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아직은 적적함, 외로움 보다는 편안함이 훨씬 더 크게 느껴지는 싱글 라이프.

Jan 08

2011년 12월 27일, 해바뀜을 코앞에 둔 날 인사발령이 났다.

연말이라 괜히 마음도 바쁘고 이런저런 정리안된 일들 때문에 신경 쓸 일도 많았는데 이번에 새로 들어온 신입사원들 배치하면서 나만 따로 발령을 냈다.

정기인사가 1월에 예정되어 있었고 그때 내가 부서를 옮기게 될 거라는 예상을 하고 있었기에, 갑작스러운 인사발령에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게다가 생각치도 않던 지방으로의 근무지 이전.

인천, 지방이라고 하기에는 가까운 수도권이지만 인천공항을 밟은 것 말고는 한 번도 간 적 없는 곳.

그리고 집에서 출퇴근하기에는 너무 거리가 멀어서 자취생활을 시작해야 한다.

군대에서 보낸 2년을 제외하고 여지껏 집에서 학교 다니고 직장 다녔던 나에게는 새로운 도전(?)인 셈이다.

사실 그 새로운 도전이 걱정되는 것은 전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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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19

알랭 드 보통의 에세이집을 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많이 알려진 것과는 달리 내게는 그의 글이 그렇게 위트넘치는 재미있는 글이 아니었나보다.

연말에 다가와 연차를 쓰며 책읽기를 마무리 할 수는 있었지만, 그간 이 책을 오랫동안 붙잡고 있으면서 한 장 한 장 책장 넘기기가 아주 어려웠던 걸 보면 말이다.

물론 글 자체가 어려운 글은 아니다.

그런데 작가가 갑자기 주제에서 벗어나 장황하다 싶을 정도로 맘껏 은유를 펼치다 보면 어느 새 주제에서는 살짝 핀트가 어긋난 방향으로 나아가곤 했고, 나로서는 그런 글이 적잖이 거부감을 불러일으켰다.

시작부터 혹평을 하게 되었으나 그의 직설적인 화법들은 반가운 부분도 있다.

괜히 감상에 빠져 현상의 밝은 면만을 칭송한다거나 짐짓 고상한 척 있는 척 하면서 잘난 체하는 모습도 찾아보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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